'길가에 핀 극약' 청산가리 6000배 달하는 맹독의 나무 '협죽도'는 무엇인가

미량에도 높은 치사율... 왕조시절 독화살과 사약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12-3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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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 협죽도. 사진=조선DB
최근 부산과 울산 지역의 학교 및 주택가에서 맹독 성분을 가진 나무 '협죽도'가 자라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의 한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정원 곳곳에 협죽도 수십 그루가 식재돼 있었다. 기존 관리사무소가 위험 안내판을 세워 관리했으나 최근 위험성을 안 주민들이 제거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어린이 놀이터 인근과 산책로 옆 정원 도처에 2∼3m에 달하는 수십 그루의 협죽도가 군락을 지어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수년 전 아파트 조성 공사 당시 관상용으로 협죽도를 정원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30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조만간 아파트 자치기구 회의를 소집해 제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도 협죽도가 가로수로 조성돼 있었다. 해당 지역의 관할구청이 20년 전 인근 철로를 걷어내고 그 길을 따라 협죽도를 심었다고 전해졌다. 보다 못한 한 시민의 경우 담당 구청에 협죽도를 제거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시민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혹시나 잎을 따거나 줄기를 입에 넣으면 즉사할 수 있어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해운대구, 사상구 등에는 아직도 300여 그루의 협죽도가 있는 녹지대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경남 통영의 한 공원 및 거리에 협죽도가 관상용으로 길러지고 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20년간 방치됐다고 알려진 통영의 협죽도 주변에는 작은 경고판만 설치돼 있어 주민들의 지적을 받았다.
 
1990년 말 바다였던 해당 지역을 매립하고 해안을 공원으로 조성할 당시, 독성이 있지만 공기 정화 능력 등 긍정적인 면도 일부 있어 조경을 위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살인에 사용되기도
 
2012년에는 지인에게 협죽도를 달여 마시게 한 뒤 사망 보험금을 타낸 한 무속인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3년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지인에게 협죽도를 달여 마시게 한 뒤 사망하게 만든 혐의(위계에 의한 살인 등)로 무속인 박모씨를 구속했다.
 
2012년 9월 박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지인에게 독초인 협죽도와 투구꽃을 달인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게 해 그해 10월 경남 김해의 한 모텔에서 심장마비로 숨지게 만들었다. 이후 지인 명의로 가입된 사망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심지어는 2015년 충북 제천에서 보험금을 노린 한 20대가 아버지와 여동생을 독살할 당시 협죽도를 사용했다는 말도 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는 협죽도 가지에 소시지를 끼워 먹다가, 프랑스에서는 바비큐 장작으로 사용하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자살 나무' 혹은 '길가에 핀 악마'
 
협죽도는 꽃이 화려해 조경수로 애용됐다. 강심제, 이뇨제 등 껍질과 뿌리는 일부 약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맹독성을 가지고 있다. 잎과 줄기 등에 있는 독성물질인 라신의 경우 청산가리의 600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올레안드린, 네리안틴 등의 유독물질도 함유돼 있다. 미량이라도 치사율이 높아 독화살이나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자살 나무'라고도 불린다. 일각에서는 나뭇잎 한 장으로도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협죽도는 잎이 좁고 줄기는 대나무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으로, 꽃 색깔은 복숭아와 유사하다. 외국어 학명의 경우, 독성을 나타내기 위해 그리스어로 죽인다는 뜻을 지닌 '올리오'와 사람을 뜻하는 '안드로스'를 합쳐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협죽도와 접촉하거나 흡수하게 되면 설사, 구토, 현기증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심장마비를 발생시킨다.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오염 및 공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능력이 있으며 관상수로서의 가치가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까지 협죽도가 지닌 치명적인 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없어 생장이나 식수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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