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에 광화문 집회까지... 文 정부 규제에 뿔난 가상화폐 투자자들

한 청원인 "(규제한다는) 말 한마디에 국민들은 수백만, 수천만 원 날려야 했다"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12-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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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시행된 문재인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에 투자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28일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가열되자 투기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발급 전면 중단, 규정을 지키지 않은 거래소에 대한 폐쇄 방안 등이 골자였다.
 
해당 규제가 발표되자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10%대 이상 폭락하는 등 관련 시장이 요동쳤다. 해외에서도 관련 가격이 급락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경우 한국 정부의 규제가 발표된 다음날인 29일, 전날 대비 11% 하락해 1만3600달러(약 1456만 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관련 주가도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업체인 페어틈이 전날 장중 30% 가까이 급락했고, 디지털파워, 롱핀 등 다른 가상통화 관련주도 6% 이상 하락했다.
 
이에 피해를 입거나 불안에 휩싸인 여러 투자자가 “규제가 지나치다”며 반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할 돈 없는 서민들은 몽땅 거지 만들겠다는 것인가”
 
규제가 발표된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상화폐 규제 반대집회 포스터가 게재됐다. 해당 포스터에는 ‘대한민국이 공산국가입니까?’라며 ‘아마추어 정권의 불법적인 암호화폐 규제! 결사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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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어 ‘300조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전부 강제로 폐쇄시키고, 부동산 투자할 돈 없는 서민들은 몽땅 거지 만드시겠다?’라고 지적하며 ‘가즈아!(‘가자’의 유행어) 광화문으로!’라는 등 집회 및 궐기(蹶起)를 촉구하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다.
 
포스터를 게재한 글쓴이는 자신을 ‘암호화폐&블록체인 규제반대 범국민 행동본부’ 소속이라고 밝혔다. 내일(30일) 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관련 규제에 대해 반대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당 집회가 개최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4차산업혁명 부르짖으면서 가상화폐 금기시하는 게 올바른 일인가”
 
29일 현재까지 문재인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단행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또한 쇄도하고 있다.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비트코인에 과열 투기가 심화되면 전면 거래소 폐쇄를 검토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주식이나 부동산도 똑같은 투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왜 세금을 증여를 하는 건가. 공산주의도 아니고 왜 정부에서 마음대로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해당 청원인은 “국내 가상화폐 이용자가 100만 명 이상이다. 이들의 반발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의 흐름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적 발전의 한계점을 보이는 시점에서 (관련 규제는 세계시장에서) 뒤떨어지려는 발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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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다른 청원인은 급작스러운 정부의 관련 규제에 “시장이 출렁였다”며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 관련자들의 가상화폐 거래소 발언 때문에 시장이 출렁였다. (투자한)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큰돈을 날려야 했다”며 “갑자기 저 말 한마디에 국민들은 수백만, 수천만 원을 날려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청원인은 규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규제 필요하다.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툭하면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발언이 나와서 시장이 폭락해 국민들은 말 한마디에 큰 손실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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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또 다른 청원인은 자신의 주장에 번호를 매겨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가 지닌 부당함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그가 넘버링까지 하면서 강력 비판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과한 표현이나 맞춤법 등은 일부분 순화시켜 교정했다.
 
1.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요, 법치주의 국가인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패쇄하겠다”는 말을 언론에 퍼뜨리는 것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일인지 묻고 싶다.
2.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최초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허가해 준 공무원이나, 관리감독을 맡은 공무원의 불성실을 문책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안 아닌가.
3. 정부는 4차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는데, 지금 가상화폐에 대해 터부(금기)시하고 부정하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일인가.
4. 최소한 국민들의 정상적인 자산 증식 활동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투기’ 운운하는 분들이라면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저는 적은 재산을 모으는 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뉴스에서 한 말씀 하시는 공무원들은 어떻게 수십 억이나 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5. 서민들이 어떻게든 긴 노후 생활을 위해 고민하고 자산을 늘리려고 하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은 앞으로 부디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
 
금감원장 “(가상화폐) 거품 빠질 것... 내기해도 좋다” 네티즌 “투기판 잡겠다면서 내기해도 좋다니”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출입기자 송년 만찬회에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가상화폐 투자 열풍과 관련한 질문에 “결국 거품이 빠질 것”이라면서 “(거품이 빠진다고) 내기를 해도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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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7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최 원장의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다수의 네티즌들은 비판 공세를 펼쳤다. 가뜩이나 정부 규제로 불만이 많았던 투자자들의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사 하단에 “금감원장이 할 말이 아닌 것 같다” “진짜 투기인 부동산도 제대로 잡지도 않으면서 서민들 힘들게 하는 데 집중하나” “(자신이 있다면) 당신 직위를 걸고 내기하라” “투기판을 잡겠다면서 내기해도 좋다니”라는 등 비판성 댓글을 달며 일제히 지적했다.
 
전문가 “가상화폐 가격,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 균형적인 시각으로 건전한 측면도 봐야”
 
29일 오후 YTN 라디오에 출연한 박성준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전망에 대해 “거품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 입장으로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2009년 탄생 이래로 비트코인 가격이나 변동 폭을 보면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다. 안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그동안) 돈이 없는 일반 서민들은 적은 돈으로 재테크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그 와중에 비트코인을 가지고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니까 (우리나라에서) 투자 열풍이 갑자기 급증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센터장은 가상화폐의 부정적 측면만 볼 게 아니라 긍정적 측면도 조화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그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가상화폐의 건전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긍정 측면과 부정 측면을 조화롭게 바라보는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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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 지하상가 ‘고투몰’에서 한국블록체인거래소 관계자가 비트코인 간편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최근 관련 규제를 제시한 정부 대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이번 정부 특별대책을 보면 너무 한쪽에 편협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각자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기에, 충분한 전문가들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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