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금융 위기로 민심이 흉흉하지만 금년 우리나라 농작물은 대풍작이라고 한다. 태풍도 오지 않고 비도 적당히 내리고 일조량도 풍족해 벼와 채소, 과일일 모두 잘 되여 오히려 농민들은 농산물 값이 떨어질까 걱정들을 하고 있다.
금년에는 온 산의 단풍도 유난히 빛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가 안와서 건조했더라면 단풍이 들면서 다 말라 떨어졌으련만 일주일 간격으로 비가 알맞게 내리고 적당한 일교차와 햇빛으로 전국의 산야가 이 달 중순부터 유난히 붉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문수봉에서 본 옛 이름 삼각산의 세 봉우리가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맨 왼쪽부터 최고봉인 백운봉, 인수봉(810.5m), 만경봉. 만경봉(799.5m) 밑으로 노적봉이 뻗어 내렸다.
“서울 사람들 참, 좋겠네.”
서울 사람들이 단풍 구경하기 좋은 곳은 어딜까.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눈 뜨면 올려다 보이는 북한산이나 도봉산이나 관악산에 가면 산세와 어우러진 가을 정취를 담은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산 풍경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가 836.5m이고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은 739.5m이다. 이 두 산은 설악산이나 지리산, 한라산보다는 한참 낮지만 산세의 웅장함으로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부러움을 잔뜩 사는 산이다. 
문수봉(727m) 너럭바위에 앉아 서울을 내려다본다. 10월 11일 보현봉(714m) 북사면은 곱게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혼자 보기 아깝게 보였다.
조선왕조 숙종 37년 1711년에 완공된 북한산성 숲길은 곧 단풍나무 터널이 될 것이다.
동쪽에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장벽이요, 북에서 보면 첨예한 뿔이 셋이 솟은 것 같이 보이는 삼각의 준봉인 북한산은 북쪽으로 이어진 바위산인 도봉산과 더불어 인구 1천만의 수도 서울을 감싸 안고 있는 진산(鎭山)이다.
1983년 4월 2일 도봉산을 포함한 서울시 관할지역 39.7Km2, 경기도 관할지역 38.7Km2, 총 78.45Km2 지역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북한국립공원의 단풍이 이달 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북한산 능선 어디에서나 서남쪽으로 관악산과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10월 중순이면 피크를 이룰 북한산 연봉의 단풍.
북한산 능선 곳곳에는 크고 작은 기암들이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등산 장비 없이 마구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
비봉능선의 기암절벽 중에 하나인 사모바위.
북한산의 등산로는 북한산성을 기준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내려가 가 어떻게 찾아가라고 일러주기 어려울 정도다. 등산인 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등산 기점은 우이동, 정릉, 세검정, 구파발, 북한산성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산 원효봉, 의상봉, 문수봉, 진달래능선, 백운봉과 도봉산 다락능선, 포대능선, 신선대, 오봉, 우이암 능선에서 보는 가을 단풍은 설악산 저리가라고 할 만큼 장관을 이룬다.
차 몰고 줄서서 몇 시간씩 달려가서 단풍 구경을 하고 올 것이 아니라 김밥 싸들고 마음 편하게 전철 타고, 버스 타고 가까운 북한산과 도봉산을 찾아가 보자.

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 등산 지도.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등산 지도.
“ 정상주(頂上酒)는 절대 안돼”
지난 10월 초 연휴 때 북한산국립공원에서만 등산인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났다. 시내에 있다고 그리 높지 않다고 북한산과 도봉산을 얕잡아 보면 큰 일이 난다.
산에 갈 때는 첫 번째로 신발 밑창이 밋밋하지 않은 요철이 확실하게 패인 등산용 신발을 꼭 신어야 한다. 등산로가 아닌 아슬아슬한 바위 길을 절대 오르내리지 말아야 한다.
산에서 기분 좋다고 도시락 까먹으면서 한잔, 두잔 마시고 음주 등산을 하다가 죽거나 중상을 입는 사고가 주말마다 북한산국립공원 안에서 발생을 하고 있다.
자만(自慢)이 禍를 부르고 생명까지 앗아간다.
산은 신성한 곳, 어느 산이건 우리 모두 아끼고 가꿔야 하는데 산에 가면 아직도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등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수봉을 지나 대남문을 거처 대성문으로 뻗은 북한산성 너머로 동서울 일대도 내려다보인다.
북한산 능선에서 보면 봉우리마다 북사면의 음지에서부터 단풍은 빨갛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주명건 (세종대 재단 이사장) 박사가 문수봉 정상에서 뜻밖에 펼처진 북한산 능선의 가을 단풍에 취해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신선이 따로 있나.”
일상의 고뇌를 다 잊고 단풍 잎 사이로 눈부시게 빛나는 영롱한 가을빛을 헤집고 북한산과 도봉산의 정기를 온 몸에 받으며 산등성이와 골짜기를 넘나드는 순간, 산에 오르는 이들은 모두는 신선이 된다.
북한산과 도봉산이 우리를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