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갤러리현대] 이우성,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21, 천 위에 아크릴릭, 아크릴릭 과슈, 204 × 407 cm.jpg](/editor/cheditor/attach/2026/20260319154936_xuhnotbf.jpg)
이우성,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21, 천 위에 아크릴릭, 아크릴릭 과슈, 204 × 407 cm, 갤러리현대
동시대 한국 구상회화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작가 이우성의 개인전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가 3월 18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현재’의 감각을 ‘풍경’으로 확장한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로, 회화와 드로잉, 사운드 작업 등 약 40여 점이 공개된다.
이우성은 그동안 ‘생활과 미술’을 주제로 일상의 장면을 회화로 끌어들이며, 친구와 가족, 동네, 사회적 사건 등 다양한 서사를 화면에 담아왔다. 사생화, 민화, 풍속화, 민중미술의 어법을 유연하게 차용해 동시대 ‘우리’의 정서를 친근하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집중해온 ‘인물’에서 ‘풍경’으로 시선을 옮긴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특정 장소에 깃든 기억과 감각, 시간의 층위를 중첩시키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는 풍경 회화를 제시한다.
이우성은 “풍경이 가진 시간의 얼룩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의 밀도를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우성, 이제 곧 행진 시작합니다, 2025, 캔버스에 아크릴릭, 아크릴릭 과슈, 130.5 × 162.5 cm, 갤러리현대
장소에 쌓인 시간, 감각으로 재구성
전시장에는 한강대교, 종로3가역, 뚝섬유원지, 경포 해변 등 실제 장소를 기반으로 한 작업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현장에서 촬영하거나 기록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억과 상상, 감각을 더해 화면을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적인 풍경 위에 초현실적인 빛과 색, 만화적 인물이 겹쳐지며 현실과 기억, 감정이 교차하는 독특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예컨대 제주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고요한 자연 풍경 속에 인물의 불안과 고독이 스며들고, 정방폭포를 그린 작업에서는 역사적 비극과 현재의 풍경이 한 화면에서 교차한다. 작가의 풍경은 특정 장소의 재현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이 충돌하고 중첩되는 ‘시간의 공간’으로 작동한다.
걸개그림과 사운드… 감각의 확장
전시에서는 대형 걸개그림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전통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담던 걸개그림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작가는 여기에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풍경을 담아낸다.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마을을 그린 작품은 분단의 현실과 개인의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는 작가가 직접 기록한 사운드가 흐른다. 지하철 소리, 귀뚜라미 소리, 보신각 타종, 기타 연주 등 다양한 소리가 공간을 채우며 관람객이 풍경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너’라는 질문… 시간과 관계에 대한 사유
전시 제목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에서 ‘너’는 단순한 타인을 넘어, 과거와 현재의 자신, 기억이 축적된 장소, 그리고 그 안의 관계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작가는 풍경을 통해 개인의 감정과 공동의 기억, 시간의 흐름을 연결하며, 우리가 서 있는 ‘지금’의 의미를 되묻는다. 이번 전시는 특정 시대나 사건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장소의 기억과 시간의 감각을 환기시키며 관람객 각자의 해석을 유도한다.
전시는 4월 26일까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