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가수 태연(28)이 28일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태연은 이날 오후 7시40분경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고 지하철 7호선 학동역에서 논현역 방향으로 주행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K5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해당 택시는 바로 앞의 아우디 차량을 다시 들이받으면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아우디 차량 운전자 1명과 택시 승객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의 외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일으킨 태연 역시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음주운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음주 감지가 돼야 음주 측정을 시행한다”며 “태연의 경우 음주 감지가 되지 않았으므로 측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개인 일정으로 이동 중이던 태연의 운전 부주의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 차량 운전자 및 승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며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현재 태연은 사고에 대한 조치 후 귀가해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다친 곳은 없는 상태”라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논란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한 A씨가 사고 당일 오후 10시경 SNS에 글을 남기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가해자인 태연에게 ‘연예인 특혜’가 제공됐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태연의 사과 여부 논란, 또 다른 피해자라고 주장한 사람의 증언, 견인기사라고 주장한 사람의 반박, 구급대원의 반론, 경찰 입장 등 여러 시각이 엇갈리며 사건이 복잡해졌다.
SNS 등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사실 관계 확인보다 의혹이 또 다른 의혹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월간조선》은 이런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이번 교통사고의 쟁점을 총정리했다.
1. 피해자 A씨의 주장 “유명세와 인기인이 좋더라... 구급대원들, 가해자 먼저 챙겼다”
사건 당일 피해자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구급대원들이 가해자인 태연을 먼저 살폈다는 내용과 피해자들의 상태를 묻는 태연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 골자였다. 해당 내용을 요약 발췌했다.
“가해자(태연)가 유명 아이돌이라는 이유인지 가해자 먼저 구급차에 태워 병원 가려고 피해자들을 기다리라고 했다. 택시 아저씨 목 부근에서 피가 나는데 그냥 까진 거라고 괜찮다고 했다. 택시 아저씨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구급차에 앉아 있으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가해자 타야 한다고 못 타게 했다. 가해자는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더니 부하 직원 격려하듯 어깨를 툭툭 치기도 했다. 응급실에 왔더니 구급대원 하나는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시시덕거렸다. 사람을 살린다는 사람들이 사고 난 환자들 앞에서 웃고, 유명인 먼저 챙긴다니. 유명세와 인기인이 좋은 거더라.”
2. 견인기사 B씨의 주장 “태연은 떨면서도 차주와 동승자들 걱정부터 해... 구급대원들, 기본대처 다 했다”
사건 당시 태연의 차량을 견인했던 견인기사 B씨는 A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했다. 구급대원들은 피해자들의 상황을 먼저 파악했고, 태연 역시 구급차 대신 매니저 차량을 타고 이동했으며, 피를 보인 택시기사도 구급대원들에게 “괜찮다”고 말했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태연에게 가해진 이른바 ‘연예인 특혜’ 의혹과 상반되는 주장인 셈이다. 다음은 해당 글의 전문이다.
“당시 견인기사다. 현장에서 태연은 사고 나고 놀라셔서 보험 접수부터 먼저 하고 있었다. 경찰차와 구급차는 뒤늦게 왔었고 차주들이랑 동승자들은 구급차를 기다리면서 서 있었다. 태연은 당시 운전석 쪽 에어백이 터지면서 가슴 통증과 연기 때문에 어지러워하며 앉아 있으면서 계속 보험 접수를 진행했다. 그 후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구급대원은 먼저 다친 분들에 대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사실 연예인이라 수군수군하긴 했지만 기본대처는 다 했다. (태연이) 돌아가기 전에 구급대원끼리 연예인이냐며 얘기한 것이다.
태연은 구급차를 타지도 않고, 근처도 가지 않고 매니저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음주 측정은 경찰관이 오자마자 다 같이 있는 곳에서 측정했다. 택시기사도 피가 보였지만 구급차 이용보다는 차 보험 접수하는 데 정신이 없었고 괜찮다며 구급대원을 물러가게 했다. (내가) 태연과 옆에서 계속 대화를 했었는데 떨면서 차주와 동승자들 걱정부터 하더라.”
3. 또 다른 피해자 C씨의 주장 “누구도 피해자·택시기사 신경 쓰지 않아... 젊은 사람(태연)이 사과 대신 어깨 치더라”
29일 또 다른 피해자 C씨가 사건의 진실 공방에 가세했다. C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써서 재반박에 나섰다. 현장에 있던 누구도 피가 난 택시기사를 살피지 않았다는 점, 태연이 사과 대신 어깨를 쳤다는 점, A씨가 다소 격앙된 상태에서 글을 썼지만 분명 사실이었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 C씨는 자신을 당시 A씨와 함께 택시를 타고 있던 동료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이하 해당 게시물의 핵심 내용을 발췌했다. 분량이 길어 문맥상 여러 부분을 생략했다.
“태연 관련 글을 SNS에 쓴 동료 직원(A씨)과 같이 택시를 타고 있었던 사고 당사자다. 가해자의 부주의로 인해, 사고를 당하고 다친 건, 분명 저희다. 동료가 글을 올린 의도는, 연예인 가해자가 사고를 내긴 했지만 처리 과정에서 몇몇의 구급대원 및 경찰에게 너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어서였다. (동료의) 글은 분명 사실이었고 더불어 사고 당시, 사고 직후 그리고 지금까지 가해자에게서 그 어떤 죄송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구급대원과 경찰들이 도착한 후에, 아무도 저희와 택시기사 아저씨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가해자만 유독 챙겨서, ‘육안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정말 많이 다쳤거나 아니면 음주운전 사고인가? 젊은 여자가 좋은 차를 타고 있어서 그런가’라는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사고 현장을 보면 택시는 앞뒤로 모두 나가 반파가 되었던 상황이다. 안 죽은 게 천운이었다고 할 정도였다.
택시 아저씨가 구급대원들에게 여러 번 요청하고 나서야 한 구급대원이 저희에게 ‘어디가 아프신데요? 병원 가셔야 해요?’라고 심드렁하게 물어봤다. 제가 제일 화가 나는 건 저희와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그 누구도 먼저 ‘어디가 아프냐? 앰뷸런스 타시라’라고 물어보지 않았고 신경도 안 썼다는 점이다. 저희는 사고 후 약 10~20여 분을 밖에 방치돼 있었다.
가해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저와 동료에게 ‘괜찮아요?’라고 물어봤고 제가 아무 말도 안 하자(대답하기엔 짧은 시간이기도 했고 솔직히 사고를 내고 나선 운전석에서 나와 보지도 않는 것에 화가 났었다.) 제 어깨를 두 번 툭툭 치고 다시 차 쪽으로 돌아갔다. 태연이라는 걸 몰랐고 젊은 분이 사과 대신 어깨를 쳐서 기분이 매우 상하긴 했다.”
4. 소방서 측 입장 “연예인이라 우선한 것 아냐... 다른 피해자들 부상은 경미했다"
이와 관련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소속된 강남소방서 측은 피해자들 주장에 대해 다시 반박에 나섰다. 소방서 측 입장의 핵심은 ‘가해자 태연만 우선적으로 살핀 게 아니다’라는 점이다. 소방서 측은 “출동 후 현장 상태를 스캔한 뒤 택시, 아우디, 벤츠 모든 차량을 살폈다”며 “태연을 제외한 모든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하 29일 《동아일보》 보도에 나온 소방서 측 입장을 토대로 쟁점을 재정리했다.
쟁점 1)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우선시했나?
구급대원들은 신고 접수 후 약 4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총 구급차량 2대와 구급대원 6명이 출동했고, 태연씨를 비롯한 피해자분들의 상태도 모두 확인했다며 당시 상황 파악이 중요했기 때문에 접수자나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착 당시 순서대로 아우디, 택시, 벤츠 차량을 확인했다. 3대 중 벤츠만 에어백이 터져서 우선순위를 뒀다.
쟁점 2) 왜 다른 피해자들을 살피지 않았나?
현장의 피해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조치를 취한다. 당시 피해자들 상태를 확인했을 때 부상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판단됐다. 택시기사 출혈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한 것이 아니라 찰과상으로 인해 피가 난 정도였다. 택시 승객이었던 피해자 2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유리 파편으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허리 등 관절 부상 부분은 가슴 통증(태연의 증상)보다는 급박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태연의 상태를 더욱 응급하다고 판단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쟁점 3) 태연을 알아본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농담하고 시시덕거렸나?
사고 현장 수습 과정에서 그런 행동과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들을 병원까지 이송한 이후, 즉 사고 수습 과정이 모두 끝난 뒤에 대원들끼리 사담을 나눴을 수는 있다. 그러나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구급대원들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연예인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5. 경찰의 입장과 남는 궁금증
경찰에 따르면 당시 태연은 음주운전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병원에 가겠다고 해 추후 조사하기로 한 뒤 귀가 조치했다. 아우디 차량 운전자은 아프다고 하지 않고 귀가했다. 경상을 입은 택시 승객 2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택시 운전자는 경찰서에 와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현재 경찰은 사고와 관련, 태연의 운전 부주의, 즉 전방주시 태만 등으로 인한 단순 교통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태연과 피해를 입은 운전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29일 경찰은 피해 차량 운전자 및 택시 승객의 진단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아 검토한 후 가해자 태연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태연의 벤츠 차량 조수석에는 검은색 푸들이 줄에 묶여 있지 않은 채 옷 같은 것에 덮여 있었다고 한다. 어느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태연은 검은색 푸들 ‘진저’와 ‘제로’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 반려견이 조수석에 타고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태연의 반려견이 해당 사고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태연이 운전한 벤츠 차량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29일 ‘스포츠Q’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낸 태연의 차량은 ‘벤츠 SLK 55AMG’로 출시가가 약 1억120만 원이다. 해당 차량의 연비는 가솔린 기준 9.1km/ℓ이다. 2015년까지 국내에 정식 수입됐지만 지금은 단종됐다. 배기량은 5461cc고 최대 출력은 421hp이다.
6. 태연 “조심히 운전할 것... 기사님께 사과 드렸고 나머지 몇몇 분 컨택 원하지 않았다”
29일 태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걱정시켜 미안해요. 기사님께는 사과를 드렸고 나머지 몇몇 분들은 저의 컨택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해 생겨서 말씀드려요. 좀 더 조심히 운전할게요. 걱정 끼쳐드려 미안해요.”
해당 게시물 아래 한 네티즌이 ‘허위사실 유포한 이들을 고소하라’고 요구한 댓글에는 “네, 그럴 예정입니다. 제가 좀 더 주의할게요”라고 답했다.
태연의 교통사고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