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8일 2주 전 신장 쇼크로 숨진 배우 고 이미지(본명 김정미, 향년 58세)의 빈소가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사진=뉴시스, 연합뉴스tv 캡처
신장쇼크로 고독사한 중견배우 고(故) 이미지(58)씨에 대한 연예계 및 네티즌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과 함께 출동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씨가 숨져 있었다. 경찰은 고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가족에게 연락했다. 최근까지 고인은 오피스텔에서 홀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경찰 관계자는 "이달 8일 고인이 오피스텔로 돌아온 모습이 CCTV에 담겨 있다"며 "타살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자를 단순히 역산(逆算)해 본다면, 사망 2주 만에 고인이 발견된 셈이다. 물론 현재 경찰은 "(고인이) 숨진 지 2주일 만에 발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비뇨기 계통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부검의는 1차 구두소견을 통해 '신장쇼크사'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했다. 경찰은 또 고인이 평소 신장 관련 질병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유가족 역시 "고인이 생전 신장 쪽에 문제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최종부검 결과는 20여 일 후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고인은 평소 SNS에 반려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나의 보물들"이라는 문구도 적어 네티즌들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현대의 비극, 고독사
고인의 사망 소식으로 세간에는 고독사에 대한 우려와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서 한정근 시사문화평론가는 "이번 배우 이미지씨의 고독사는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즉 고독사 누계가 2012년 이후 6년 동안 5175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과 프랑스는 이미지의 사례와 같은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단절을 정부 차원에서 막고 있다"며 "각 지역마다 노인클럽과 교육기관을 활성화해 노년의 삶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2년 749명이었다가 2016년에는 1232명으로 집계됐다. 5년 사이 64%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노년층이 아닌 40~50대의 중년층에서 무연고 사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간 중년층 무연고사는 2098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노인층 1512명에 비해 586명(39%)이나 많은 숫자다. 고인 역시 58세를 일기(一期)로 생을 마감했다.
연기파 배우, 이미지
고인은 1960년생으로 1981년 MBC 공채 11기 탤런트로 데뷔, 36년 동안 배우로 활동했다. 영화 <춘색호곡>과 드라마 <야상곡> 출연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쳐나갔다. 48%라는 높은 시청률을 달성한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달동네에 살던 배우 한석규의 연인 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대하사극 KBS <태조왕건>에서는 견훤의 부친인 아자개의 부인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MBC <전원일기>에서는 극중 주인공 노마의 엄마로, <육남매>에서는 슈퍼 주인으로 열연했다.
이 밖에도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뿌리 깊은 나무> <파랑새는 있다> <무인시대> <태양인 이제마> <황금사과> <거상 김만덕>에서 여러 캐릭터로 변신해 다채로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철가방 우수氏> 등에도 출연하며 스크린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KBS 단막극 <13월의 로맨스>에 출연, 가수 태진아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2015년 MBN 드라마 <엄마니깐 괜찮아>가 유작(遺作)이 됐다.
한편 이 같은 비보에 가수 태진아는 28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비보를 접하고 크게 놀랐다"며 "좋은 배우 한 명이 우리 곁을 또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13월의 로맨스>에서 나와 이미지씨가 주인공을 맡았다. 어린 시절 친구 사이였다가, 황혼의 나이가 되어 연인의 감정을 느끼는 두 사람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더해 "내게 연기 조언도 세심하게 해주던 고마운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태진아는 "생전에 그에게서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회식·지인 모임 등으로 3번이나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항상 즐겁고 긍정적인 모습이어서 '고독사'라는 기사내용에 참 놀랐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고독사라는 표현은 잘못... 늘 밝게 웃고 지인들과 어울려 살았다"
<13월의 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가수 태진아뿐 아니라, 해당 작품을 연출한 감독 또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28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언론과의 통화에서 신철승 감독은 "(고인이) 강아지와 단둘이 살아왔던 것으로 안다"며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데 3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특히 더 외로워했다"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면서 "최근 작품 활동이 많지 않았던 까닭에 경제 사정도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참 착한 사람이었는데 외롭게 떠나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한편 28일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자신을 고인의 이모라고 밝힌 유가족은 '고독사'라는 표현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 가족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며 "고인이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아지와 둘이 살았지만 '고독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고독사라고 하면 외부와 차단된 채 무관심 속에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늘 밝게 웃고 지인들과 어울리며 살았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저 갑작스럽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45분,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