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진] 지진 여파에 아수라장 된 포항… 작년 경주 이어 경북 지역 끝없는 지진 발생에 혼돈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 “지진 깊이 8km로 낮아서 체감 컸다… 현재로서는 양산단층 아닌 장사단층으로 추정”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11-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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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포항고등학교 인근 학원 근처 담장이 무너졌다. 사진=뉴시스
 
15일 오후 2시29분경 경북 포항시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이다. 진앙은 북위 36.10도, 동경 129.37도다. 지진의 깊이는 9㎞로 파악됐다. 오후 3시 기준 전국에서 총 6000건에 달하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1분 정도 지나자 지진 여파로 부산과 경남 일대가 수초 간 지진동(地震動)을 겪었고, 심지어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 도심의 건물들도 흔들리는 현상이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와 카카오톡이 잠시 불통되는 경우도 있었다.
 
‘아수라장’ 포항... 지진 강타로 학교·상점·아파트 등 피해
 
이날 지진이 강타한 포항 현지는 ‘아수라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처참한 피해상을 낳았다. 상점 내 진열된 물건들이 어지럽게 바닥에 추락했고, 한동대학교 외벽이 무너져 벽돌 파편이 땅에 널브러졌다. 선린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천장 및 각종 내벽 자재들이 무너졌다. 길가에 세워둔 한 차량 앞 유리는 지진 여파로 떨어진 아파트 외벽에 파손되기도 했다. 자동차를 전시해 둔 매장 유리벽이 박살났고 포항고등학교 인근 학원 담장 또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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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인해 포항의 한 대학교 기숙사 천장이 무너졌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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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갈라진 포항의 한 도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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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포항 시내 한 가정집에 지진으로 인해 흔들린 물건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 규모 지진은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 규모(5.8)였던 작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역대 두 번째가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 5.4 지진에 앞서 오후 2시22분32초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2시22분44초에도 인근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두 차례의 전진(前震)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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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포항 시내 한 상점에 지진으로 인해 흔들린 물건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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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진앙 근처 자동차 매장 유리가 지진 여파로 파손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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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지진 피해를 입은 선린대학교 기숙사.

2시49분경 다시 포항시 북구 북쪽 7km에서 규모 3.6의 여진도 발생했다. 4시49분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규모 4.6의 여진이 이어졌다. 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은 지진현황 브리핑을 하며 사태파악 및 수습책과 대비책 마련에 분주했다. 작년 경주 지진 발생 당시 긴급재난문자가 늦었다는 질책을 받았던 기상청은 이날 포항 지진을 감지한 지 19초 만에 조기 경보를 했다고 전해졌다.
 
기상청 “내일 수능으로 국민들 불안… 여진 철저 감시로 최선 다하겠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이날 발생한 포항 지진에 대해 “계속된 여진에 대한 철저한 감시로 국민 여러분이 안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일 수능시험이 있어 많은 국민이 불안해할 줄로 아는데, 교육부와 협력체계를 유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만일 지진이 (더) 발생한다면 즉각적, 신속적 대응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포항 지진 현황과 관련 ‘작년 경주 지진과 이번 포항 지진 사이에 연관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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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4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아파트 외벽이 주차된 차량 앞유리에 떨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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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북쪽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긴급 보고 및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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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이 지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분은 추후에 정밀분석을 해야 한다. 보통 알려진 경우 작년은 양산단층 지류 부분이고, 현재 포항은 장사단층이라고 그 윗부분이다. 장사단층 부근으로 지금 추정된다. 추가로 정밀 분석해서 보도자료 등 다른 형태로 제공하겠다. 현재로는 포항 지진 단층이 장사단층으로 보이는데 추가 정밀분석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한반도 땅속 단층구조에 대해서 연구가 부족해서 단층을 지금 상황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장사단층으로 추정된다고 해달라.”
 
이번 포항 지진의 체감이 왜 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센터장은 “진동과 관련된 느낌은 국민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지상에 있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발생 깊이가 경주는 15km, 현재 지진정보로는 8km로 낮아서 체감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오늘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얕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때문에 진동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정밀 분석을 거쳐야겠으나, 깊이가 (경주 지진보다) 얕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강한 여진이 있을 수 있다”며 “안 일어나면 다행이지만 그 시점은 몇 시간 후가 될지, 며칠 후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진원지 포항은 작년 9월 12일 최대 위력의 지진이 발생한 경주와 인접한 지역이다. 포항-경주-부산-양산은 활성단층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양산단층’으로 연계돼 있다고 전해진다. 더해 경주에서 울산까지 잇닿아 있는 ‘울산단층’ 역시 활성단층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지층 아래에는 활동성 단층 2개, 활성단층 1개가 통과하고 있다. 거의 모든 경남북 지역의 일대가 지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활성화냐, 아니냐’ 논란의 ‘양산단층’
 
여기서 활성단층이란 말 그대로 활성화된 단층, 즉 지각 운동으로 지층이 끊긴 곳을 단층이라고 하는데 그중 과거에 움직였거나 앞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곳을 활성단층이라고 칭한다. 또 신생대 4기(약 250만 년) 동안 지금까지 1번 이상 지층 이동이 일어난 단층을 말하기도 한다. 반면 활동성단층이란 과거 50만 년 내에 2번 이상 지층 이동이 일어나거나 또는 5만 년 내에 1번 이상 일어난 단층을 뜻한다. 활성단층과 활동성단층 등은 지진이 재개될 위험성이 존재해 원자력발전소 등 내진설계에 참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산단층에서 최대 7.6, 울산단층에서는 최대 8.3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양산단층 활성화 논란은 작년 경주 지진 발생 당시 불거졌다. 과거 강력한 지진이 별로 일어나지 않았기에 양산단층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시각이 달랐다. 하지만 지난해 경주 강진 이후에는 활성화 쪽으로 기울었다. 당시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경주 지진이 양산단층대와 평행한 덕천단층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의 메인층이나 가지층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양산단층의 활성화는 지난해 지진으로 증명된 셈이며, 문제는 어느 정도로 활성화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활성화냐, 아니냐’를 두고 지진 발생 때마다 논란에 휩싸이는 양산단층은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경상남도 양산시를 거쳐 부산광역시에 이르는 영남 지방 최대 단층대를 뜻한다. 너비 1km, 길이 약 170km의 규모다. 동해의 후포단층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변환단층 중 하나다.
 
양산단층의 활성화 여부를 놓고는 30년간 논쟁이 이어져 왔다. 본격 논의는 1983년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로부터 촉발됐다. 당시 이 교수는 양산단층 주변의 소규모 지진 발생을 근거로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책연구소가 즉각 반론을 제기했고, 원자력발전업계 내에서도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1997년 한일 양국의 교수 3인으로 구성된 ‘양산단층의 활성관계’ 한일 공동연구팀의 조사로 양산단층이 20만~30만 년 전에 형성된 제4기 단층임을 확인하면서 활성 여부 논쟁이 재점화됐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2000년대 이후 월성 원전(原電) 5㎞ 이내 활성단층 3곳이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2001년 6월 4일 자 보도에서 경북 월성원전 주변에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추정되는 단층이 8개 존재하며, 이 중 3개의 활성단층은 월성원전에서 불과 5㎞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의 의뢰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3년간 수행한 연구에서도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은 활성단층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났지만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 뒤로 작년 경주 지진 때 다시 논쟁이 촉발됐고, 이번 포항 지진으로 양산단층 활성화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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