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체에 저출산현상과 인구감소의 위기감이 팽배해있지만 교육과 산업,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인 서울을 향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의 젊은이들은 상당수가 취업난, 높은 집값과 고물가, 고향을 떠나 온 경우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불안감, 이로 인한 심리적 압박 등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1년 4월 서울시 제37대 시장에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같은해 9월 새로운 조직 미래청년기획단(이하 미청단)을 신설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청년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든 것이다.  2개반 8개팀으로 구성된 미청단은 서울청년종합계획 수립, 청년정책 전달체계 구축과 운영, 청년정책 홍보 등 서울 청년의 삶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은 ‘청년서울’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30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이런 오 시장의 청년정책을 앞장서서 진행해나가는 인물이 김철희 미래청년기획단장이다.  지난 2일 서울시청에서 김 단장을 만나 서울시가 만들어나가는 ‘청년서울’에 대해 들었다.  

 2025년까지 청년예산 6조3천억원

-미래청년기획단은 오세훈 시장이 신설한 조직입니다.  지자체에 40명이 넘는 규모의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청년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죠. 미청단의 설립 취지를 소개해주십시오.

“’갓생(God生 :신과 인생을 합친 신조어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나가며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차세대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 청년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처럼 ‘자립’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청년서울을 만들기 위해 양‧질의 정책 확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런 비전을 담은 중장기 로드맵이 바로 ‘청년 행복 프로젝트’입니다. 이전의 청년정책 종합계획인 2020 서울형 청년보장에 비해 예산을 8.8배 늘려 2025년까지 예산 6조 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요.  대표적인 사업으로 청년취업사관학교, 청년몽땅정보통, 영(young)테크. 청년인생설계학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청년들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정책은 취업일 것 같습니다..

“오세훈 서울시가 새롭게 시작한 청년취업사관학교,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국제캠프, 미래청년일자리 세 가지가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가장 시급한 청년 일자리 문제인 기업과 청년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4차 산업분야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입니다. 현재 15개 캠퍼스를 운영중이며 올해 5개소를 추가로 열어 총 20개 캠퍼스에서 3천명을 교육할 예정입니다.  출범 후 수료생 4명 중 3명이 취업과 창업에 성공했고 기업에서는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 출신을 안 써 본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기업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또 청년들이 선호하는 글로벌기업과 스타트업, 국제협력기관 등에서 인턴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국제캠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요. 2021~2022년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에 참여해 교육을 수료한 청년 중 50.3%가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래청년일자리는 콘텐츠 사업, 제로 웨이스트와 같이 향후 일자리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돼 청년들이 선호하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신성장 분야 기업에서 6개월간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23년 미래 청년 일자리를 통해 근무하던 기업에 교용 승계가 된 청년은 42.5%에 달하고 사업에 대한 만족도 또한 기업 96.4%, 청년 82.4%로 높습니다.”

-단순히 취업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인생을 지원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도 호응이 높다고요. 

“인생 전환기에 놓인 청년들의 진로설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인데요. 평균 4:1의 경쟁률을 보이고 2023년 참여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4.64점으로 높았습니다. 수료식에 참석해보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많았지요. 한번은 학교생활도, 취업도 쉽지 않아 은둔자로 살았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인생이 달라졌고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에도 합격했다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을 헛되이 보낼 뻔 했다’며 눈물흘리는 청년을 보고 저도 가슴이 찡하는 동시에 일하는 보람을 느꼈지요.  올해는 작년에 새롭게 도입한 ‘대학 비진학 청년을 위한 코스’를 확대해 보다 섬세하게 청년들의 인생설계를 지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청년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은 '청년서울'을 내세우며 서울시에 미래청년기획단을 신설했다. 사진=뉴시스

재테크와 인생계획 도와주는 '영테크'

-서울시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주거문제죠. 청년도 예외가 아닙니다.

“청년을 위한 전월세자금지원은 서울시는 물론 정부와 금융기관 차원에서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자신에게 맞는 조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진행중인 것을 알려드리자면 서울시는 오는 4월 23일까지 '2024년도 청년월세 지원'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 주민등록이 있는 만 19~39세 무주택 청년 1인가구 중 기준중위소득 150%이하에 해당하면 서울주거포털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서울시는 2022년 지자체 최초로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이사비(40만원)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사업 3년차를 맞아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원대상기간과 모집횟수를 확대해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

-집 한 채 마련하기 쉽지 않다보니 ‘영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아이디어로 2021년 11월부터 ‘서울 영테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이 재테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스스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일대일 재무상담과 금융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보통 민간기업의 청년재무상담서비스는 금융상품 추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영테크는 특정상품 및 기업과 연계되지 않습니다. 전문가에게 금융교육을 받고 본인의 재무상태를 점검받고 상담할 수 있으면서 인생의 방향성도 같이 고민하고 도와주었다는 반응이 많아요. 올해는 재무상담 1만명, 금융교육 5천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는 2030 청년 지원의 일환으로 국방부와 mou를 맺고 젊은 병사들의 취업과 인생설계, 재테크 등 현안을 서울시의 청년행복프로젝트와 연계하기로 했다. 가운데가 오세훈 시장, 맨 오른쪽이 김철희 단장. 사진=서울시 제공

마음의 어려움이 있다면 서울시로   

-코로나19와 취업난 등으로 우울증, 은둔 등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많아서인지 서울시가 운영중인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도 시선을 끄는데요.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은 타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청년지원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기본 6회의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전문상담기관 및 의료기관과 연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 프로그램도 질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향후 더 추가해나갈 청년정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2024년 서울시는 청년관련 57개 사업에 약 8천7백억원을 투입해 청년역량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기존 사업 외에 청년 예비인턴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고요. 청년해외일경험사업, 고립은둔청년 전담센터 개소 등이 새로 시작되며 그밖에 청년역량성장기회 제공과 취약청년 집충케어, 청년복지 사각지대 해소, 민간네트워크 확장 등을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

-서울시가 청년을 위해 하는 일이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합니다. 다만 개인이 일일이 체크해서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렵지는 않을까요.

“서울시 청년정책 종합 플랫폼 ‘청년몽땅정보통’을 이용하면 됩니다. 서울시는 물론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청년정책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청년들이 신청 시기를 놓치거나 정책을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개인이 등록한 관심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정보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로그인하면 사용자의 기본정보와 활동 정보를 토대로 정책을 맞춤으로 추천받을 수도 있어요. 

오프라인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면 시청과 각 구청에 있는 청년센터를 찾으면 됩니다. 서울시 내 1개의 광역청년센터와 15개의 지역별 청년센터를 운영 중인데, 청년센터에서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안내받을 수 있고 청년센터에서 진행되는 여러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동네 친구도 만들 수 있으니 낯선 서울생활이 막막하다면 꼭 가까운 청년센터에 방문해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