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수감 때보다 작은 박 前 대통령 독방…알고 보니 미군 범죄자 수용하던 곳

노회찬 “스위트룸” 박주민 “부당특혜” 對 네티즌들 반론 “3평 독방이 황제수용인가”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10-20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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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최근 구속연장 결정이 내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수용생활 실태를 두고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 찬반양론이 격화하며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진행 중이다.

포문(砲門)은 앞서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이 열었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노회찬 의원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은 각종 시설이 갖춰진 10.08㎡ 면적의 거실을 혼자 사용하고 있다”며 “사실상 일반 수용자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을 혼자 쓰는 특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접견 횟수 등 박 전 대통령의 수용생활을 두고 “‘황제수용생활’을 할 수 있다는 특권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1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노 의원은 “일부 재소자는 신문지 두 장 반 크기인 0.3평 공간에서 자는데 (박 전 대통령은) 호텔로 따지면 스위트룸에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19일 노 의원은 서울구치소 과밀수용 문제 및 박 전 대통령 독방생활의 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 몸소 시범까지 보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된 감사원 4층 대회의실에서 노 의원이 신문지를 활용해 바닥에 드러누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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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캡처
이 같은 퍼포먼스를 벌인 후 그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CNN을 통해 교도소 수용상태에 대해 유엔 기구에 인권침해로 제소한다고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거실의 면적은 10.08㎡로 일반 수용자의 10배”라고 지적하며 “인권침해로 제소할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수용자들”이라고 역설했다.

노 의원이 감사원 대회의실에 드러누운 바로 그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또한 거들었다. 19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서울구치소 독거실 현황과 관련해 법무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교정시설 현황표에도 등재되지 않은 독거실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다소 터무니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다른 교도소에선 유사한 크기의 방에 5명이 넘게 수용돼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 방을 혼자 쓰는 박 대통령은 오히려 부당한 특혜를 받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황제수용인가 인권침해인가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팀 ‘MH그룹’ 관계자를 인용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MH그룹이 CNN에 보낸 문서 초안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만성질환과 영양부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해 ‘침대도 없고 밤에도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을 잘 수 없는 등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과연 어떤 수준의 독방이기에 박 전 대통령은 고통을 호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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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독방 크기는 10.08㎡로 평수로는 약 3평 정도다. 과거 여러 수용자가 함께 쓰던 방을 개조했고 일반 수용자들과 분리하기 위해 여자 수용동 한쪽 구석에 조성됐다. 방안에는 TV, 책상, 사물함이 마련돼 있다. 샤워시설, 싱크대, 화장실, 접이식 매트리스, 난방을 위한 전기열선 등이 있다. 세면장과 화장실을 빼고 방 실내 면적만 약 8㎡(약 2.3평)이다.

일반 수용자 기준 1인당 사용 면적은 약 2.58㎡, 0.8평이다. 일반 독거실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6.56㎡, 1.9평 혹은 5.04㎡, 1.5평이 해당 면적이다. 박 전 대통령이 다른 수용자들보다 비교적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박 전 대통령 수용 실태에 대해 ‘또 다른 차원’에서 강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3평짜리 독방’이 노 의원이 비유한 것처럼 ‘황제수용’ ‘스위트룸’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냐는 것이다. 비록 불명예스럽게도 탄핵으로 물러난 지도자라지만,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 3평짜리 독방에서 재판을 받는 게 과연 특혜라고 지적할 만큼 ‘융성한 대접’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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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캡처
실제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7조를 보면 대통령은 재직 중 탄핵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에도 필요한 기간의 경호와 경비를 받도록 규정돼있다. 탄핵으로 구치소에 수감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그에 걸맞은 경호 및 필요한 경비는 지원하도록 돼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법무부 교정본부 측은 "박 전 대통령이 고령에 여성이고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른 수용자들과 접촉할 경우 위해 등의 우려를 고려해 독거실을 배정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현재 상황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는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설명 자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적정 면적의 수용거실에 수용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방의 형편이 엄청나게 좋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수감생활을 한 전직 대통령들이 많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경우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해 봐도 박 전 대통령 독방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 반란죄, 내란죄, 수뢰죄 등으로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수감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별채 감방’은 6평이었다.  

박 前 대통령 독방은 과거 美軍 범죄자들 가둔 곳

1995년 11월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6.6평 규모의 접견실, 화장실 등으로 구성된 방을 썼다. 같은 해 12월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전두환 전 대통령 또한 일부 시설이 개조된 6.47평 크기의 독방, 접견실, 화장실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근래 교정당국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잠을 자는 방만 4평 규모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이 현재 사용 중인 독방은 주로 한미행정협정(SOFA-주한미군지휘협정)을 위반한 미군 사범(事犯)들이 수용됐던 방이라고 한다. 주한 미군 범죄자(犯罪者)들을 가뒀던 곳이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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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캡처
이와 관련 지난 태극기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기각을 촉구했던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쓴 소리를 하기도 했다.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는 3평보다 더 넓은 (수용실에) 있었는데, 그럼 박 전 대통령(만) 황제수용이냐”며 “박 전 대통령이 황제수용(皇帝收容)이면 한명숙 전 총리는 황후수용(皇后收容)”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 역시 가세했다. 온라인상의 관련 보도기사 아래 네티즌들은 댓글을 달며 “박 대통령 독방이 호화판(豪華版)이면 가서 생활해보라” “(그렇다면) 현재 박 대통령 (수용생활)보다 더 좋은 북유럽이나 미국 구치소는 호텔인가” “6개월이나 구속하고 죄를 찾지 못해서 다시 또 연장 구속해 감옥 생활 시키는데 그럼 인권침해가 아니고 무엇인가” “아무리 싫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다. 다들 너무하신다”고 반박했다.

한편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노회찬 의원은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인권침해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일명 ‘드러눕기’ 퍼포먼스를 한 뒤 직접 자신의 이름을 휴대폰으로 검색해봤다고 한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본인의 이름을 검색한 후 자신이 언급된 기사를 확인하는 노 의원의 모습은 ‘연합뉴스’ 카메라에 포착됐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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