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각 영화 스틸컷 모음
무르익는 추석 연휴에 극장가가 뜨겁다. 3일 영화 〈남한산성〉이 개봉했다. 조선조 병자호란(丙子胡亂) 당시 왕실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몽진한 이후 주화파와 척화파가 대립하는 혼돈의 시대상을 그렸다. 베스트셀러인 동명 원작소설과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 화려한 주조연(主助演) 라인업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최근 몇 년간 추석 극장가에선 사극(史劇)과 시대극(時代劇) 열풍이 불었다. 조선조 초중반기 때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역사적 시공간의 범위도 넓었다. 온가족이 함께 보며 우리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할 수 있고 역동적인 드라마의 재미 또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근현대사와 직접 맞닿아 있어 비교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조선시대를 다룬 영화가 많았다. 지난 5년간 추석 극장가를 사로잡은 선 굵은 ‘조선조(朝鮮朝) 사극영화 5편’을 소개한다.
1. 〈고산자, 대동여지도〉 (2016)
조선 최고의 지도인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팔도를 누빈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했다. 〈이끼〉 〈한반도〉 〈실미도〉 〈공공의 적〉 등 묵직한 주제의 작품으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의 복귀작이었다. 대한민국 전국팔도의 화려한 절경을 품은 아름다운 영상미로 찬사를 받았다. 아쉽게도 작년 9월 7일 개봉 당시 경쟁작 〈밀정〉의 인기에 밀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밀정〉 역시 일제강점기 때 의열단의 독립운동을 다룬 시대극이었다.
주제는 역사로 기록되지 못한 김정호의 일생이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기 위해 김정호는 절박한 사명감으로 고군분투한다. 대동여지도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한다. 당대 권신(權臣) 흥선대원군은 그의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려고 모략을 꾸민다. 인기배우 차승원이 김정호 역을,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일각에선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考證)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정호라는 인물에 대한 사료가 거의 없어 상상력이 가미된 관련 이야기에 대한 평가와 해석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주연을 맡은 차승원의 호연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차승원은 당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고정출연, 재치 있는 입담과 훈훈한 인간미를 선보이고 있었는데 같은 시기 사극영화 개봉으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부각됐던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올해 추석특선영화로 선정돼 KBS1 채널에서 특별 방송됐다.
2. 〈사도〉 (2015)
극중 부자(父子) 사이로 나온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살 떨리는 신경전과 애증(愛憎) 관계가 선연한 감동과 먹먹한 여운을 낳은 작품이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조선시대 영조 임금과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애통한 운명을 그렸다. 재위기간 동안 왕통(王統) 논란에 시달렸던 영조는 예법과 학문에 있어 완벽한 군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다. 그만큼 뒤늦게 얻은 세자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세자는 어릴 적부터 특출 난 총명함으로 영조의 기쁨이 됐다.
그러나 세자는 성장해나가면서 자유분방한 무예와 예술에 재능을 보였고 영조는 실망과 갈등을 거듭한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에 대해 세자의 원망도 늘어갔다. 기어이 아연한 ‘뒤주 속의 죽음’으로 이승에서의 부자의 연(緣)은 참담하게 막을 내린다.
1000만 관객 신화를 달성한 영화 <왕의 남자>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이 역시 사극영화인 <평양성> 이후 4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1762년 영조가 기행을 일삼는 둘째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8일 만에 죽게 만드는 비극적 실화 임오화변(壬午禍變)을 영화로 옮겼다. 끝내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 한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교적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를 다룬 만큼 중심 플롯 전개상의 연출기술은 참신했다. 역순(逆順)진행과 교차편집을 적절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먼저 사도세자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히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이어 사도세자가 8일 동안 갇혀 있는 현재와 부자 간 갈등이 고조되던 과거를 번갈아 전개해나간다. 배우 송강호가 영조 역을, 유아인이 사도세자 역을, 문근영이 혜경궁 홍씨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당시 누적 관객수 624만 7651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3. 〈명량〉 (2014)
당시 7월 말 여름에 개봉해 9월 추석 때까지 열풍이 이어졌다. 2014년 9월 기준 1760만 525명 관람으로 한국 영화 사상 최다관객을 동원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임진왜란 6년, 1597년 당시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 전함에 맞서 싸웠던 조선 수군(水軍)의 ‘명량대첩’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적 영웅,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가 됐다. 배우 최민식이 충무공 이순신으로, 류승룡이 용병 구루지마로, 조진웅이 왜장 와키자카로 분했다. 당시 유례없는 흥행으로 2014년 제5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최민식)을 수상하기도 했다.
누명을 쓰고 파면 당한 이순신은 선조의 재신임으로 삼도수군통제사에 재임명돼 국가의 존망이 달린 해전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이순신에게 남은 건 잿더미가 된 거북선과 12척의 배, 전의를 잃고 낙심한 사졸과 백성들뿐이었다. 적장은 잔인무도한 용병 구루지마. 330척의 왜병 대선단(大船團)은 포말을 헤치고 파도를 가르며 전진해왔다.
삶과 죽음의 회오리바다, 명량에서 이순신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전쟁에 임한다. 전체 상영시간 중 61분이나 지속됐던 악전고투(惡戰苦鬪)의 해상(海上) 전투씬이 압권이다. 당시 배우 최민식은 신념과 용기의 상징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대인물에 몰입, 진중한 용맹함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영화 〈최종병기 활〉로 사극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당시 김 감독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판타지적 영웅의 이미지가 아닌 솔직한 내면과 인간적 심리가 담긴 ‘입체적 캐릭터’로서의 이순신을 그려내고자 했다. 수십 종의 난중일기 완역본을 비교 해석했다. 난중일기 초서체와 이충무공전서, 선조실록 등 사료는 물론 다양한 전문가들의 해석과 역사 자료를 탐구했다.
4. 〈관상〉 (2013)
천재 관상가(觀相家) 내경이 당대의 정승 김종서(金宗瑞)에게 ‘사헌부(司憲府)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라’는 명을 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내경은 관상을 통해 수양대군의 역심(逆心)을 간파한다. 계유정난(癸酉靖難) 회오리에 휘말린 내경은 먹구름이 드리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동안 조선조 군신 간의 갈등ㆍ권세와 의분의 충돌 등은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활용됐다. 영화 속 계유정난 역시 비슷한 소재지만 ‘관상쟁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접목되면서 이야기는 여러 국면을 타고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배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등 인기배우들의 총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내경 역에 송강호, 수양대군 역에 이정재, 김종서 역에 백윤식, 팽헌(내경의 처남) 역에 조정석, 진형(내경의 아들) 역에 이종석, 기생 연홍 역에 김혜수가 캐스팅됐다.
전작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누적 관객수 913만 4114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극중 치밀한 복선과 반전 장치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기구한 운명과 뜨거운 부성애, 역사적 군상들의 욕망과 번뇌를 묘파했다.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당시 “난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진 못했소”, “호랑이 사냥이 끝났다”, “내가 왕이 될 관상인가” 등의 대사들이 유행했다. 2013년 10월 개최된 900만 관객 동원 기념 '땡큐 이벤트'에서 이정재는 영화 속 자신의 명대사로 “시나리오에는 없던 대사인데 즉석에서 감독님이 만들어 주셨다. ‘저 자는 자기 아들이 저리 절명할 줄 알았을까?’라고 하는 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당시 모 은행은 영화 관객수와 연계한 금융상품을 한시 판매하기도 했다.
5.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조선 광해군(光海君)에 대한 이중적인 평가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광해군 8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15일을 중심으로 했다. 붕당 쟁론과 정치 갈등으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격분과 공포로 난폭해져 가던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의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구성진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광대 하선을 발견해 광해의 대역을 맡긴다.
하선은 점점 정치의 묘리(妙理)를 깨달아가고 부조리한 세상, 도탄에 빠진 백성을 위해 대동법을 실시하고 실리외교를 주장하게 된다.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군과 달리 인간미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임금의 달라진 모습에 궁정은 조금씩 혼란에 빠진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누적 관객 1232만 3595명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이병헌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시대의 폭군 혹은 비운의 군주로 당대와 후대의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는 조선의 15대 왕 광해군의 이면에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을 놓치다>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올드보이>의 황조윤 작가가 각본을 맡아 광해군 재위 시절 사라진 15일 간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배우 이병헌이 광해군과 하선 역을, 류승룡이 허균 역을, 한효주가 중전 역을 맡았다.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2012년 9월 13일 개봉했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최근 몇 년간 추석 극장가에선 사극(史劇)과 시대극(時代劇) 열풍이 불었다. 조선조 초중반기 때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역사적 시공간의 범위도 넓었다. 온가족이 함께 보며 우리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할 수 있고 역동적인 드라마의 재미 또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근현대사와 직접 맞닿아 있어 비교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조선시대를 다룬 영화가 많았다. 지난 5년간 추석 극장가를 사로잡은 선 굵은 ‘조선조(朝鮮朝) 사극영화 5편’을 소개한다.
1. 〈고산자, 대동여지도〉 (2016)
조선 최고의 지도인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팔도를 누빈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했다. 〈이끼〉 〈한반도〉 〈실미도〉 〈공공의 적〉 등 묵직한 주제의 작품으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의 복귀작이었다. 대한민국 전국팔도의 화려한 절경을 품은 아름다운 영상미로 찬사를 받았다. 아쉽게도 작년 9월 7일 개봉 당시 경쟁작 〈밀정〉의 인기에 밀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밀정〉 역시 일제강점기 때 의열단의 독립운동을 다룬 시대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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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포스터 캡처 |
일각에선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考證)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정호라는 인물에 대한 사료가 거의 없어 상상력이 가미된 관련 이야기에 대한 평가와 해석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주연을 맡은 차승원의 호연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차승원은 당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고정출연, 재치 있는 입담과 훈훈한 인간미를 선보이고 있었는데 같은 시기 사극영화 개봉으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부각됐던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올해 추석특선영화로 선정돼 KBS1 채널에서 특별 방송됐다.
2. 〈사도〉 (2015)
극중 부자(父子) 사이로 나온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살 떨리는 신경전과 애증(愛憎) 관계가 선연한 감동과 먹먹한 여운을 낳은 작품이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조선시대 영조 임금과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애통한 운명을 그렸다. 재위기간 동안 왕통(王統) 논란에 시달렸던 영조는 예법과 학문에 있어 완벽한 군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다. 그만큼 뒤늦게 얻은 세자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세자는 어릴 적부터 특출 난 총명함으로 영조의 기쁨이 됐다.
그러나 세자는 성장해나가면서 자유분방한 무예와 예술에 재능을 보였고 영조는 실망과 갈등을 거듭한다.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에 대해 세자의 원망도 늘어갔다. 기어이 아연한 ‘뒤주 속의 죽음’으로 이승에서의 부자의 연(緣)은 참담하게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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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사도> 포스터 캡처. |
비교적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를 다룬 만큼 중심 플롯 전개상의 연출기술은 참신했다. 역순(逆順)진행과 교차편집을 적절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먼저 사도세자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히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이어 사도세자가 8일 동안 갇혀 있는 현재와 부자 간 갈등이 고조되던 과거를 번갈아 전개해나간다. 배우 송강호가 영조 역을, 유아인이 사도세자 역을, 문근영이 혜경궁 홍씨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당시 누적 관객수 624만 7651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3. 〈명량〉 (2014)
당시 7월 말 여름에 개봉해 9월 추석 때까지 열풍이 이어졌다. 2014년 9월 기준 1760만 525명 관람으로 한국 영화 사상 최다관객을 동원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임진왜란 6년, 1597년 당시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 전함에 맞서 싸웠던 조선 수군(水軍)의 ‘명량대첩’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적 영웅,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가 됐다. 배우 최민식이 충무공 이순신으로, 류승룡이 용병 구루지마로, 조진웅이 왜장 와키자카로 분했다. 당시 유례없는 흥행으로 2014년 제5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최민식)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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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명량> 포스터 캡처. |
삶과 죽음의 회오리바다, 명량에서 이순신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전쟁에 임한다. 전체 상영시간 중 61분이나 지속됐던 악전고투(惡戰苦鬪)의 해상(海上) 전투씬이 압권이다. 당시 배우 최민식은 신념과 용기의 상징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대인물에 몰입, 진중한 용맹함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영화 〈최종병기 활〉로 사극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당시 김 감독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판타지적 영웅의 이미지가 아닌 솔직한 내면과 인간적 심리가 담긴 ‘입체적 캐릭터’로서의 이순신을 그려내고자 했다. 수십 종의 난중일기 완역본을 비교 해석했다. 난중일기 초서체와 이충무공전서, 선조실록 등 사료는 물론 다양한 전문가들의 해석과 역사 자료를 탐구했다.
4. 〈관상〉 (2013)
천재 관상가(觀相家) 내경이 당대의 정승 김종서(金宗瑞)에게 ‘사헌부(司憲府)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라’는 명을 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내경은 관상을 통해 수양대군의 역심(逆心)을 간파한다. 계유정난(癸酉靖難) 회오리에 휘말린 내경은 먹구름이 드리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동안 조선조 군신 간의 갈등ㆍ권세와 의분의 충돌 등은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활용됐다. 영화 속 계유정난 역시 비슷한 소재지만 ‘관상쟁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접목되면서 이야기는 여러 국면을 타고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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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관상> 포스터 캡처. |
전작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누적 관객수 913만 4114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극중 치밀한 복선과 반전 장치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기구한 운명과 뜨거운 부성애, 역사적 군상들의 욕망과 번뇌를 묘파했다.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당시 “난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진 못했소”, “호랑이 사냥이 끝났다”, “내가 왕이 될 관상인가” 등의 대사들이 유행했다. 2013년 10월 개최된 900만 관객 동원 기념 '땡큐 이벤트'에서 이정재는 영화 속 자신의 명대사로 “시나리오에는 없던 대사인데 즉석에서 감독님이 만들어 주셨다. ‘저 자는 자기 아들이 저리 절명할 줄 알았을까?’라고 하는 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당시 모 은행은 영화 관객수와 연계한 금융상품을 한시 판매하기도 했다.
5.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조선 광해군(光海君)에 대한 이중적인 평가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광해군 8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15일을 중심으로 했다. 붕당 쟁론과 정치 갈등으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격분과 공포로 난폭해져 가던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의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구성진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광대 하선을 발견해 광해의 대역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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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캡처. |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이병헌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시대의 폭군 혹은 비운의 군주로 당대와 후대의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는 조선의 15대 왕 광해군의 이면에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을 놓치다>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올드보이>의 황조윤 작가가 각본을 맡아 광해군 재위 시절 사라진 15일 간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배우 이병헌이 광해군과 하선 역을, 류승룡이 허균 역을, 한효주가 중전 역을 맡았다.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2012년 9월 13일 개봉했다. 제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