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후 일주일간 관련도서 1000권 넘게 판매…〈즐거운 사라〉 등 일부 희귀본 책값 7~10배 뛰기도

새 출간 불투명해진 마광수의 '영혼들'…‘추모독서’로 품귀현상 일어나나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09-20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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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인이 된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2015년 9월 자택에서 자신이 쓴 책들을 세워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최근 타계한 고(故) 마광수 교수 유족들이 그의 저술(著述) 저작권 관리에 나선 가운데, 마 교수의 시, 소설, 에세이 등 대표작과 마지막 유고(遺稿) 등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마 교수의 저작권을 승계한 이복 누나인 조모씨가 “더 이상 책 출간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생전 100여권의 저서를 남긴 마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의욕적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근래 출간된 유고소설집 〈추억마저 지우랴〉 외에도 에세이집과 장편소설 역시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조씨는 18일 해당 언론사에 “최근 법무법인 화우에 저작권관리를 맡겼다”며, 고인의 저술들이 더 이상 거론되거나 출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화우 측은 현재 고인의 저작권계약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마 교수의 경우, 구두계약이 이뤄진 경우도 존재해 이메일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의 한 변호사 역시 "마 교수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저작권 문제가 확인이 안 돼 유족이 이에 대한 실태를 확인하려고 한다"며 "현재는 고인의 뜻에 부합한 출간(계약)인지 조사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마 교수 사망 후 계약서 없이 책이 출간되거나 고인의 원고를 갖고 있다며 이를 출간하겠다는 출판사들이 몇 군데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족 측이 마 교수 저술의 현황과 추이 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법무법인 도움으로 전문적인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마 교수의 마지막 유고소설집 〈추억마저 지우랴〉와 고인의 생전 소설집 〈나는 너야〉, 〈나만 좋으면〉 등을 펴낸 어문학사 측은 19일 《월간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족에게 직접 들은 바는 없으나 (유족 측이) ‘이후 건(件)에 대해서는 출간은 원치를 않는다, (신작은) 여기까지 스톱(Stop)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나올 책은 더 이상 내지 않겠다는 뜻 같다”고 말했다. 또 “(마 교수의 각 저작들) 출판권에 대해서도 이제 (해당 법무법인 담당 변호사 측에서) 조사를 할 거고 유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선) 모른다”며 “다만 어느 출판사가 됐든 간에 그분이 생전에 써뒀던 장편, 단편 등 좋은 글들이 꽤 많으니까 미발표된 것들을 살려서 출간을 하길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을 아꼈다.
  
어찌 됐든 지금으로선 유족 측 의견에 따라 마 교수 저술에 대한 법적인 저작권 관리가 시작된 만큼,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새로운 저작 출간이 가능할지 여부는 현재 불투명한 상태다. 이 시점에서 남겨진 마 교수의 저작들은 더욱 조명 받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추모독서’ 열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마 교수의 필화(筆禍)를 부른 문제작 〈즐거운 사라〉(서울문화사)는 당시 중고 판매 사이트에서 정가(4300원)의 10~40배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고 한다. 10일 한 중고 거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즐거운 사라〉의 초판본 판매글의 경우 “구하기 힘든 마광수 작가의 초판본”이라며 정가의 35배에 달하는 15만원을 제시했다. 품귀현상을 노린 중고책 판매자들이 책값을 비싸게 부르는 경향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독자층의 관심 역시 뜨거워 서로 반향(反響)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고인이 2013년 출간한 〈2013 즐거운 사라〉는 최근 전국 서점에서 품절 현상까지 나타난 바 있다. 책의 내용은 원작과 전혀 다르지만, 고인이 생전 〈즐거운 사라〉의 판매금지 해제를 바라는 마음으로 동명(同名)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간 당시 해당 도서는 1000부를 찍었으나 잘 팔리지 않아 한동안 재고로 쌓여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5일 고인의 사망 소식에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출간 4년 만에 출판사 측이 2쇄 1000부를 더 찍기로 결정까지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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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마광수 교수의 첫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12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마 교수의 작품들은 별세 후 일주일간 1230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마 교수의 근작(近作) 〈마광수 시선〉이었고 이어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개정판)〉,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월간조선》은 ‘마지막 영혼’으로 남을지도 모를, 현재 추모독서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마광수 교수의 대표작 5권을 소개한다. 고인은 생전에 시집, 소설집, 장편소설, 에세이집 등 다양한 장르의 저술을 남긴 바 있다.
   
1. 즐거운 사라(서울문화사, 1991)

여대생 사라의 문란한 성생활을 다룬 소설 〈즐거운 사라〉는 1991년 처음 출간된 해에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발행정지 처분을 받아 다음 해 청하출판사가 재출간했다. 1995년 대법원에서 음란물 확정판결이 난 뒤론 '금서'가 돼 현재는 중고 거래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의 외설 논란으로 마 교수는 1992년 구속된 후 대학 교수직에서 면직됐다. 해당 작품의 판매금지 해제를 기원하는 뜻에서 2013년 마 교수의 새로운 작품인 〈2013 즐거운 사라(책읽는귀족)〉가 나오기도 했다.

2.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자유문학사, 1989)


마광수 교수의 첫 대표 에세이집이다. 사랑, 신념, 문학과 교육, 문화 등 여러 방면에 관한 마 교수의 다양한 관심사가 잘 드러나 있다. 우리 사회의 이중적 양면성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희망이 밝고 경쾌하게 표현됐다. 출간 당시 100만부가 팔릴 만큼 베스트셀러로 유명세를 탔다. 대부분 소설로 오해하지만 장르는 ‘문화에세이'다.

3. 가자, 장미여관으로(자유문학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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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를 낳았던 고 마광수 교수의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마광수 교수의 대표시집이다. 마 교수는 소설 뿐만 아니라 시인으로도 유명했다. 1977년 정통문예지 《현대문학》에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당세풍(當世風)의 결혼>, <겁(怯)>, <장자사(莊子死)> 등 여섯 편의 시를 발표했을 때, 청록파 박두진 시인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제목 ‘장미여관’은 시세계 속 성적 판타지의 상상 공간으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나그네의 여정(旅程)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여관이다. 또 다른 하나는 ‘러브호텔’로서의 장미여관이다. 인간의 본질적 고뇌인 ‘생의 방랑과 사랑의 변주곡’이다.

4. 마광수 시선(페이퍼로드, 2017)

마광수 교수 40년 시작(詩作)의 총결산 자선(自選) 시집이다. 저자의 주된 문학적 관심사인 ‘성적 욕망’ 혹은 ‘사회적 일탈’에 대한 꿈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으며 진지한 문학적 탐구정신도 깃들어 있다. 저자의 시편 곳곳에는 인간 본래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그 본능의 진실을 드러내려는 시도와 노력이 담겨 있다. 첫 시집 《광마집》부터 《일평생 연애주의》까지를 망라한 해당 시집에서 저자의 대표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5. 추억마저 지우랴(어문학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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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마광수 교수의 유작 소설집 '추억마저 지우랴'

마광수 교수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다. 세상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28개의 단편을 묶은 저자의 유고소설집이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의 진면목을 과감하게 표현했던 작가 마광수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철학을 고수했다. 다소 기괴하지만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표현한 저자만의 성적 상상력이 펼쳐진다. 흡입력 있게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마 교수만의 독보적인 SF소설 역시 수록돼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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