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러스트=조선DB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240번 버스 사건’이 일단락되면서 여러 반향(反響)이 나오고 있다. 13일과 1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40번 버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1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240번 버스에서 아이만 내리자 엄마가 문을 열어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는데도 버스 기사가 그대로 출발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5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내리고 뒷문이 닫혔다“며 ”아이만 내리고 엄마는 못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머니가 울부짖으며 아이만 내리고 본인이 못 내렸다고 문 열어달라고 하는데 (버스기사가) 무시하고 건대입구역으로 갔다“며 ”다음 역에서 문 열리고 아주머니가 울며 뛰어나가는데 큰소리로 욕을 하며 뭐라 하더라"고 술회했다.
해당 게시물의 사실과 책임 여부를 놓고 인터넷 상에선 글쓴이 측 주장과 운전기사 김씨 측 주장이 대립했다. 글쓴이 측 입장을 옹호한 여러 네티즌들이 11일 밤부터 버스운송사업조합 조합 홈페이지에 '240번 버스 기사를 처벌하라'는 글 수십 건을 게재하며 사건은 커졌다. 인터넷엔 '240번 버스의 만행'이란 제목의 기사까지 나왔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관리·감독 권한으로 12일 오전 240번 버스 CCTV(폐쇄회로영상)를 확인, 기사 김모(60)씨에게 경위서를 받았다. 서울시 확인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당일 오후 6시 20분 건대(건국대학교)역 정류장에서 16초간 출입문을 열었다. 해당 정류장에서 내린 승객 10명 중 3명이 어린이였다. 이후 김씨는 문을 닫고 10m를 운행, 편도 3차로 도로의 2차로에 진입했다.
서울시는 버스가 출발한 후 10초 뒤 좌우를 두리번거리던 김씨가 해당 시점에서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김씨는 "10m를 운행한 뒤 승객 한 명이 내리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미 2차로로 진입한 뒤라 세울 수 없어 다음 정류장까지 갔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의 버스 승·하차는 금지된다.
보도에 따르면 12일 김씨는 서울 광진경찰서에서 조사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경찰서에서 대기하던 중 자신을 비난하는 수천 건의 인터넷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조사를 마치고 나서 그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내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고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경찰에 문의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부터 사건의 향방은 역전됐다. 12일 오후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버스기사 김씨의 딸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자신의 아버지를 옹호하는 글을 게재했다. 당시 버스기사였던 글쓴이의 아버지는 “아주머니(아이 어머니)가 '아저씨!'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이를 동반한지 몰라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게시물에서 그는 “저희 아버지는 승객의 말을 무시하지 않았고 욕 또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
| 해당 사건 버스기사의 딸이라 주장하는 글쓴이의 게시물. 사진=인터넷 캡처 |
그러자 12일 밤, 당초 버스기사를 비판한 게시물을 올렸던 글쓴이가 같은 커뮤니티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자신을 '버스 관련 내용을 처음으로 올렸던 글쓴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제대로 상황 판단을 못하고 제 감정에만 치우쳐서 글을 쓰게 된 점 기사님께 너무 죄송할 따름“이라며 ”이 일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13일 서울시는 김씨가 운수사업법과 도로교통법, 버스 운영 매뉴얼을 준수했다고 판단했다. 안전 문제 때문에 정류장이 아닌 곳에 버스를 세우고 승객을 내리도록 하기 어려웠으므로 어머니의 요청에 정차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봤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240번 버스 사건을 보고나서 무고죄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제목의 청원 게시물이 올라왔다. 청원을 제기한 글쓴이는 “무고죄 강화를 안 시키니 무조건 남을 선동하고 비난해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직장을 잃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청원개요에 적었다. 이어 “(무고한 사람을 모함하는) 가해자에 대한 책임을 더욱 키워서 함부로 신고를 못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240번 버스기사를 해임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던 홈페이지였으나 하루 만에 이처럼 정반대의 청원이 게재된 것이었다.
![]() |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한편 23년 경력의 버스기사인 김씨는 회사에서 주는 '무사고 운전 포상' 두 번, '이달의 친절상' 네 번을 받았다고 한다. 올 7월 정년을 맞았지만 이번 달 1일부터 1년씩 계약하는 촉탁직으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12일 오후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던 그는 14일 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초 김씨는 버스회사 측에 “정신적인 고통이 크다”며 휴직계를 냈으나, 회사 측의 만류로 당분간 휴가를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