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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은 김대중 정부가 2000년 6·25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추진한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 중 ‘참전 용사 명예 선양’의 일환으로 3년 동안 추진한 것에서 비롯됐다. 유해 발굴은 육군본부가 담당관실을 만들어 진행했다. 최초 유해 발굴은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328고지에서 시작됐다.
국방부 산하 ‘유해 발굴·감식단’ 2007년에 조직돼… 현재까지 국군 유해 8325구 찾아
당초 한시적이었던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이 공식적으로 본격화된 건 국방부 산하에 유해 발굴·감식단이 조직된 2007년부터다. 이로부터 10년 동안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은 6·25 전사자 유해 8325구를 찾았다.
전체 발굴 대상이 1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군 유해·발굴 사업의 진척도는 현재까지 7.3%인 셈이다. 이 같은 속도로 사업을 계속한다면 완료하기까지 145년이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1년에 8개월 작업… 인력·예산·장비 부족해도 연평균 800구 발굴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의 사업 성과가 낮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자연적 또는 인위적으로 지형이 변해 전투 현장을 찾아내기 쉽지 않고, 발굴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장비가 부족하다.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과 땅이 얼어붙는 겨울엔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국군 유해 발굴·감식단에 허락된 시간은 1년에 길어야 8개월인 셈이다.
제한된 기간에 소수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상황에서도 연평균 800구 이상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찾아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열악한 여건을 개선하고, 차후 성과를 내려면 ▲예산 ▲인력 ▲장비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간 국회 국정감사에서 줄곧 나왔던 주문이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건 예산이다. 돈이 있어야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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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때 예산 급증… 박근혜 정부 들어 연평균 15.8% 감소
《월간조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07~2017년 국방부 유해 발굴·감식단에 배정된 예산은 총 538억원이다. 연평균 50억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다. 그마저도 적은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07년 8억1000만원에서 시작된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은 이명박 정부 때 증가세를 보인다. ▲2008년 16억8000만원 ▲2009년 29억2000만원 ▲2010년 79억1000만원 등으로 예산이 늘었다. 가장 많은 84억2000만원이 배정된 2011년 이후엔 지속적으로 예산이 감소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마지막 해인 2013년엔 69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2014년 57억5000만원 ▲2015년 50억5000만원 ▲2016년 36억5000만원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평균 매년 15.8% 감소했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6%인 34억4000만원이다. 2011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같은 기간, 국방예산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인 4%씩 증가해 2014년 35조7056억원에서 2017년 현재 40조3347억원이 됐다.
국방예산이 4조6291억원 많아지는 동안 유해 발굴·감식 사업 예산은 23억1000만원 줄었다. 예산 규모와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국군 유해 발굴은 사실상 군 내부에서조차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명맥만을 유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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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미수습자 수색 작업 예산은 사실상 1150억원
국군 유해 발굴과 달리 지난 3년 동안 전 사회적 관심 속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신 수습’ 작업이 있다. ‘세월호 사고 사망자 시신 수습’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유해 수색에 썼거나 투입할 예정인 예산은 ▲선체 인양 1090억원 ▲선체 수습 40억원 ▲정부 합동 세월호현장수습본부 운영비 20억원 등 총 1150억원이다.
정부가 추가 비용 400억원가량의 보전을 요구하는 선체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의 요구를 수용하고, 9월까지 예정된 미수습자 유해 수색 작업이 연장된다면 향후 총 비용 규모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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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관련 추모시설 건립 비용은 최소 700억원 이상
세월호는 ‘해상 사고’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대형 참사다. 특히 당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들 상당수가 사망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사고다. 이 같은 참사가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는 건 정부의 의무지만, 세월호 인양과 향후 무기한 연장될 수도 있는 선체 수색 작업 관련 비용을 정부가 책임지는 데 대해선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사실상 미수습자 9명의 유해를 찾는 데 들인 돈은 세월호 인양비를 포함해 1150억원이다. 1명당 127억원이 들어간 셈이지만, 현재까지 수습된 온전한 형태의 시신은 1구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뼛조각과 치아 등을 찾은 게 전부다.
그럼에도 기왕 들어간 예산을 감안하면 지난 3년 동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온 온갖 괴담의 진원이었던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재확인하는 작업이 불필요한 건 아니다. 이제부터는 세월호 인양·수색 작업에 들어간 세금이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공동체’가 되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양안전체험관(안산) 400억원 ▲국민해양안전관(진도) 270억원 ▲일반인 세월호 사고 사망자 추모관(인천) 30억원 ▲4·16안전공원(안산) 미정 등을 세월호 사고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완료 또는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수습 지원’ 명목으로 ▲일반인 추모관(인천) 운영비 2억4000만원 ▲정부합동분향소(안산) 운영비 80억원 ▲팽목항 분향소(진도) 운영비 7억원 등 총 90억원(2015~2017년)을 지원했다.
문재인이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에 세월호 만큼만 관심 가져도
문재인 대통령은 6월 6일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됐다”며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국립현충원)에 모시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이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에 세월호 만큼만 관심 가져도
문재인 대통령은 6월 6일 ‘국군 유해 발굴·감식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됐다”며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 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국립현충원)에 모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의 경우처럼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준다면 60여 년 동안 조국 산야에 묻혀 있던 호국 용사들이 더 많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