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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아시아 문명의 뿌리를 찾아서 5] 조지아의 트빌리시와 바투미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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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는 지정학적으로 동양의 선봉에서 아시아문화, 유럽문화 그리고 이슬람문화 등 다양한 문화를 수용한다. 포도주 창시국으로서 많은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서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재조명될 국가임에 틀림이 없다. 입국 수속이 마치면 출입국 관리직원이 작은 레드와인 1병을 선물로 주는 포도주와 깊은 인연을 가진 나라. 이제는 흑해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도약을 꿈꾸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의 아고라(agora) 등을 방문하면서 그 느낌이 좋아 공항 가는 길이 아쉬웠다. 자꾸 시간을 끌다가 할 수 없이 기차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이라는 안내표지를 보고 해당 플랫폼으로 가서 기차, 아니 전철을 타니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신없이 졸았다. 아니나 다를까 겨우 눈을 떠니 마지막 정거장이었다. 모두 내리기에 같이 내렸다. 역 밖으로 나가니 비행기 등의 모습이 없다. 주위에 물어보니 공항은 상당히 떨어진 곳이라는 것이다.

놀라서 창구에서 공항 행(行) 티켓을 발급 받으려고 하자 직원이 "가지고 있는 티켓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직원이 안내해 준 1번 플랫폼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지금 오후 1시다. 비행기는 3시. 그렇다면 1시간 이상이 걸리면 체크인이 여의치 않을 것 같다. 마음을 안정시켰다.
 
이번 비행기를 놓치면 돈이 좀 들더라도 그 다음 비행기를 타기로 마음먹으니 그나마 진정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걸리는지는 알아야 겠다. 구글맵을 켜니 기차가 흔들리고 눈도 침침하여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 할 수 없이 옆에 직장인으로 보이는 친구에게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보자 15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다행스럽게 비행기를 놓칠 염려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항으로 나아가 체크인을 하였다.
문제는 또 발생했다. 키예프를 거쳐 조지아로 가기 때문에 2개의 보딩패스를 발급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창구 직원의 답변이 이상하다. 전자 보딩패스가 없어 보딩패스를 오프라인으로 발급받으려면 한 장 당 15유로라는 것이다. 2장 발급에 30유로다. 아니, 이럴 수가……. 그간 한 번도 이 같은 비용청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 물론 티켓을 발급할 때 이와 같은 내용이 있었다고 하니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으니 달리 할 말은 없었다.
 
30유로를 내고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를 타니 마음이 좀 심란하였다. 중간 기착지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는 좀 추웠다. 생각보다는 덜 추웠지만 기분도 좀 다운되어 있었으니 상승작용 등으로 심란하게 만들었다.

다시 키예프 공항 라운지에 가니 시설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데 스프가 일품이었다. 추운 데에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그나마 살 것 같다. 의자도 널찍해서 누워서 자기에도 여유 공간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모습이 시원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리스 아테네 등과는 달리 라운지에 와인도 제공이 되었다. 따뜻한 스프로 몸을 데우고 나아가 포도주를 한 잔을 하니 우크라이나 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상쇄시켜 주었다.
 
바투미行 기차를 타고
 
조지아의 전원풍경을 보기 위하여 트빌리시(Tbilisi)에서 흑해의 항구 도시인 바투미(Batumi) 행(行) 기차를 타기로 했다. 이 기차는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비용은 25라리. 한화로 1만원 정도다. 5시간 가까이 걸린다. 어제 키예프에서 급히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였다.
 
아침에 간단히 사워를 하고 트빌리시 역으로 향하였다. 영어 표기가 없어서 어느 건물이 역사(驛舍)인지를 알 수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겨우 택시기사가 알려 주었다.
 
역사라고 하지만 2층이 플랫폼인데 게이트가 겨우 2개만 있을 뿐이다. 3층이 티켓 오피스이고 그 위는 호텔로 보인다. 생각보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영상 2~4도 정도 되는 것 같다.
 
열차를 타려고 하니 승무원이 전자티겟을 확인하고 자신의 명단에서 재확인하며 또한 여권을 통하여 동일인인지를 재차 확인하다. 승차권은 2등실 1호차 56번이었는데 2층칸이었다.
 
마침 좌석이 마주보는 좌석이었는데 유럽 배낭여행 커플이 앉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 정신없이 자는 데 그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옆에는 현지인으로 보였다. 부모님과 아들 내외 그리고 두 명의 딸이 타고 있었다. 어린 애들이 아주 예뻐 보였다. 그중 3~4살 밖에 안 되는 막내 아이가 가장 활발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모든 것이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바로 뒤가 계단이어서 잘 못하여 떨어지면 위험할 수도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인지 애들의 엄마는 연신 주의를 준다. 조지아에서 본 어느 가족의 일상이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한없이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는 조지아주와 잘 어울렸다.
 
눈을 창가로 돌리니 멀리 산세가 높아 보인다. 그리고 눈도 쌓여 있었다. 그 앞에 평야가 펼쳐져 있고 집들이 간간이 보인다. 열차 가까이에 있는 집들은 사람이 사는 흔적이 없는 것 같다. 내팽개친 폐가로 느껴진다.
그에 반하여 기차는 새로 개통한 것인지 매끄럽게 레일 위를 미끄러지고 있었다. 객차 내부도 상당히 청결하였고 분위기가 밝고 좋았다. 현대적인 느낌이다. 창밖 전경은 좀 더 목가적이다.
 
현대적인 기차, 행복한 조지아 가족, 차창밖 낡은 집, 그 너머에 펼쳐진 평화롭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낮은 구릉지대, 그리고 멀리 산세가 높고 눈을 품은 산맥 등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며 조지아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필자는 행복한 마음에 노트북을 꺼내어 간단히 기록해 본다. 그리고 지나가는 풍경도 핸드폰에 담아 본다.
 
포도주의 원산지이고 노아의 방주의 흔적도 보인다는 조지아. 그 나라가 조용히 필자의 눈앞에 펼쳐진다. 다만 러시아어와 비슷한 표기가 좀 이국적이고 또한 낯설다. 이제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났다. 그리 급할 것이 없는 이국땅에서의 오전 어느 날이다.
 
트블리시에서 바투미로 가는 기차는 5시간 동안 천천히 나아간다. 창가의 전경도 그리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슬로우 라이프 중의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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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어느 농장의 모습이다.

마침 옆에 조지아 현지인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각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소 고집스럽고 결단력이 있어 보이는 50~60대의 할아버지, 조용하면서 순정적으로 보이는 포근한 인상의 할머니, 그저 착해 보이는 아들, 좀 더 생활력이 있어 보이는 며느리, 예쁘나 다소 어색한 나이의 큰 딸, 천방지축 모든 것이 궁금하고 즐겁고 활기찬 막내 딸.
각각의 모습 면면이 그저 보기가 좋다. 이들에게 최대의 관심 포인트는 활발한 막내딸이다. 그저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여기저기 다니고 싶고 소리를 지르고 온 몸을 움직이다. 그러나 소란스럽지 않은 활발함이 즐겁다.
그러나 막내딸은 모든 순간이 즐거운 모양이다. 그저 연신 조잘 거린다. 자리에 일어나서 움직이는데 문제는 바로 2층 계단 옆이어서 좀 위험해 보였다. 어머니는 연신 마음이 편하지 않다.
혹시 저러다가 떨어지거나 넘어져서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이에 반하여 할머니는 조금 다르다. 다리로 안전대를 유지하고 더 넘어가지 않게 조치를 하고 있으나 막내딸이 강하게 원하는 것 같으면 다리를 풀어 이를 허용한다. 이제 막내딸이 위험한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럴 때면 여지없이 어머니의 손이 막내딸을 잡아챈다.
 
막내딸은 이에 저항하거나 심지어 울면서 불만을 표시한다. 막내딸 역시 어머니의 염려를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조용히 불만을 표시할 뿐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애달프기도 한 모양이다. 할아버지는 가족전체를 위하여 커피를 사서 주거나 막내 손녀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모두에게 5시간은 무료한 시간이다. 할머니는 핸드폰을 연신 꺼내어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할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대화하며 침묵의 어색함을 깨뜨리기도 한다. 기차는 약간 덜컹거리면서 부드럽게 나름 열심히 달려 나간다. 기차의 흔들거림이 그리 나쁘지 않다. 오히려 부드럽게 흔들거리는 것이 가볍게 안마를 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다. 슬로우 라이프의 가운데 있음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의 핸드폰 통화음이 독특하다. 마치 회색지대의 메아리 같이 느껴졌다. 약간은 회색도시 내지 회색 전원에 어울리는 음악 같다. 그리고 보니 베이루트에서 이방인 여행자의 심금을 달래어 주는 블루스 음악과도 맥락이 비슷해 보인다. 이국적인 매력이 강하게 풍긴다. 그 음악을 어떻게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창가에 보이는 전경과는 잘 어울리는 독특함이 있다.

중앙아시아만의 색깔은....

중앙아시아만의 색깔로 느껴진다. 그저 문화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약간은 중독성이 있어 보인다. 그 독특한 음악이 못내 메아리쳐서 다시 듣고 싶게 만든다. 한번 이 지역 음악에 대하여 한번 연구해 보고 싶게 만든다. 유목인들의 이동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고독함을 잔잔히 달래어 주는 그런 부드러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투미로 가는 기차는 마치 유럽여행을 가는 것처럼 편안했다. 감사했다. 기차가 너무 깔끔하고 안내 직원의 대화는 영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그러자 여행은 고생이라는 생각도 난다. 사실 바투미는 조지아 내의 도시여서 크게 흥미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Yerevan)에 가고 싶었다. 그저 호기심이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는 비행기 값도 비싸고 또한 비자도 받아야 하므로 좀 번거롭고 입국자체가 불확실하여 다음기회에 하기로 했다.
 
기차 안에서 열심히 구글링을 하니 바투미에서 야간 침대기차로 예러반에 간 경험을 소개한 블로그를 읽었다. 기차도 멋져 보였다. 바투미에서 내리면 예러반에 가는 티켓을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바투미 역에 내려 예레반 행(行) 기차표를 예매하려 했다. 그러나 유갑스럽게도 직행 열차가 없었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성수기에는 기차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비수기에는 야간 침대열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달리 방법이 없는지를 물어 보았다.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실망한 표정이 미안했던지 "기차는 없지만 버스는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설 버스터미널에 가서 물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자신이라면 예레반에 가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고 덧붙인다. "너무 시간이 타이트하다"는 것이다.
 
숙소로 걸음을 옮기는데 "신설 버스터미널에 들러 물어 보라"는 철도 직원의 말이 걸렸다.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역시 만만찮았다. 버스터미널 특히 '신설' 버스터미널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다.
겨우 찾아가니 어느 건물이 터미널 건물이고 티켓오피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물어물어 티켓오피스에 가서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레반에 갔다가 트빌리시에 내일 저녁 8~9시 전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서광이 비치는 답변을 들었다. "여기서(바투미) 예레반까지 오후 2시와 밤 11시50분에 가는 버스 편이 있고 예레반에서 오후 3시에 트빌리시로 오는 버스 편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트빌리시에서 공항까지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그렇지만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어차피 이들 두 국가 즉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전원풍경을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예레반까지 가는데 70라리. 그리고 예레반에서 트빌리시까지 가는데 45라리. 도합115라리였다. 한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고 티켓을 끊었다.
 
그러자 마음이 좀 급해졌다. 그래서 걷는 대신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하기로 했다. 문제는 숙소를 찾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아파트형 호텔의 일부 방을 구입하여 이를 활용하여 호텔업을 하는 것 같았다. 겨우 찾아서 방으로 가니 그나마 방은 바다가 보이고 건물도 좋고 아주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숙박료는 50라리. 한화로 2만원 정도여서 가성비가 아주 좋았다. 알고보니 이곳은 성수기와 비성수기 가격 차이는 3배 가까이 난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방이지만 비성수기여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이를 활용하도록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자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미니밴을 타고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좀 억울한 생각도 들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저녁은 비교적 제대로 먹기로 했다. 블로그의 글을 보니 쉐라톤 호텔의 스카이 바가 가성비가 좋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전화기를 들고 스카이바를 예약을 하였다. 스테이크가 2만원 내외, 그리고 와인도 2만원 정도가 있다고 한다.
그래야 버스 안에서 고생도 참을 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염려도 동시에 느껴졌다. 막상 쉐라톤 호텔의 스카이 바가 과연 그렇게 저렴할 수 있을 것이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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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바투미시 모습이다.

바투미에서 예레반까지 그리고 예레반에서 트빌리시까지의 버스기행을 포기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20여시간 이상의 버스기행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건강상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행 도중에 중요한 순간에 적정한 판단이 중요하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너무 무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 등에서의 슬리핑 버스도 8시간 내지 10시간이었고 그것도 침대차량이어서 가능하였으나 20여 시간을 그것도 쉬지 않고 버스로 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판단에는 바투미에서의 좋지 않은 경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곳 사람들은 공격적일 정도의 불친절성이다. 그리고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이곳은 전형적으로 흑해를 접한 관광단지이고 카지노가 성행하는 곳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에는 춥고 접근성이 떨어져 관광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열악한 상황은 지역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성수기에 이들 지역 경제는 심각하다. 저녁 7~8시에 고급식당이나 일반 대중식당에 손님이 하나도 없을 정도이니 그 심각성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많은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버스터미널 혹은 기차역에서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 등 대중교통 편이 구글맵에서조차 제공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만큼 관광객 등 외부 손님이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아니라면 이는 더 큰 문제이다. 물론 현재 기차를 현대화하는 등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이런 경험 등이 조지아와 주변국가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흐리게 만들었다. 조용하고 목가적이며 전원적인 정취를 접하고자 한 당초의 생각에 대하여 의문을 일으킨 것이다. 무리하게 버스로 전원적인 정취를 맛보고자 하는 생각이 의미가 없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그 대신 바다가 보이는 좋은 호텔방에서 모처럼 단잠을 푹 잤다. 덕분에 몸 상태가 나아진 것 같다. 적당히 포기하는 것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다음 기회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한 달간 사는 프로젝트를 꿈꾸는 이에게 좋은 장소 
 
저녁의 바투미는 다소 조용하고 어두웠지만 해안 관광도시의 전경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따라 만든 긴 산책로를 조용히 걸어도 좋았다. 날씨도 그리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약간의 추위는 느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시내 중앙에는 나름 독특한 건물이 꽤 있었다. 그리고 조명등으로 장식을 하여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분수 쇼도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쉐라톤 호텔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고대 건물양식으로 건물외벽에 조명으로 장식으로 하여 이국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주위로 엄청나게 큰 건물들이 서 있었다. 또한 새로운 건물의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다.
 
다만 관광지치고 조명이 너무 어두웠다. 심지어 호텔주변도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밝고 활발한 인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력 사정 등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추위가 더해져 좀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흑해는 지중해보다는 위도가 높아 좀 더 추운 지역이다. 그래서일까, 교통 편의성이 미흡하여 지중해보다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지역이다. 그런 특성이 바투미에 잘 나타나 있었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차제에 좀 더 과감하게 투자를 하여 이를 활성화는 프로젝트가 필요해 보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등을 부각하여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 보였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비용을 고려하면 여전히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처럼 한 달간 사는 프로젝트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좋은 관광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아서 문제이다. 나아가 영어를 전혀 쓸 수가 없다. 식당에는 영어표기조차 안 되어 있다. 물론 이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물가가 싸다. 그리고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치안도 그리 나빠 보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바투미는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서 한번 고려해볼 장소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이곳까지 오는 비행기 편이 좀 부담이 된다. 그래서 한 달 보다는 2~3개월 정도 사는 프로젝트에 적합할 장소일지 모른다.
 
동남아의 혼잡함과 무질서함보다는 좀 나은 편이기는 하다. 물론 이 모든 조건이 좀 더 나아지면 그만큼 물가가 높아져 그때는 오히려 장점보다는 단점이 줄어질 것이다. 싸면 싼만큼 그 대가를 치려야 하는 모양이다.
 
5시간을 거쳐 바투미에서 트빌리시까지의 긴 기차 여행은 조지아의 전원풍경을 다시 볼 수 있게 했다. 처음 볼 때에는 실망이 컸다. 다시 보니 정감이 생긴다. 먼저 폐허인줄 알았던 빈집(?)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2층 외벽만  있고, 공사 중인 것 같은 집에 사람이 산다니 좀 신기하다.
 
평원도 다시 보니 좀 독특하다. 평원과 구릉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저 멀리 험준한 산맥이 보이고 산 중턱에는 수북이 눈이 쌓여 있었다. 길은 편도 1차선. 아직 발전이 미흡한 탓일 것이다.
공항에서 입국수속 후에 출입국 직원이 미니 포도주병을 주는 나라. 그리고 버스요금과 화장실 사용료가 같은 나라. 맥도날드의 값이 비교적 비싼 나라이다.
 
트빌리시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고대의 건물은 낡아서 역사적 가치는 있을지 모르지만 도시 분위기를 어둡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전통적인 음식이나 재료는 싸고 나머지 현대적 음식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맥도날드도 한국의 맥도날드에 비하여 결코 싸지 않다.
 
여정에 지친 상태에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 추위가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길가 상점에서 외투를 샀는데 값이 25라리. 한국돈으로 1만원이다. 모양새도 좋고 추위를 적당히 막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반면 이곳의 맥도날드 빅맥 1세트가 20.45 라리이다. 옷은 엄청 싸고 맥도날드는 엄청 비싸다.
음식도 전통음식은 싸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음식은 비쌀 것이다.
 
바투미의 기차역은 초현대식이다. 기차 역시 초현대식이어서 쾌적하다. 그런데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 편이 전혀 없다. 일반인조차 버스가 있는지 잘 모를 정도이다.  기차는 현대식인데 일부 구간에서는 시속 30km로 운행한다.
 
최신 현대 문물이 들어오지만 이를 제대로 소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사람들의 천성은 착한 것 같다. 그러나 가끔은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좀 공격적이다. 전체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슬로우 삶을 사는 느낌이다. 잘 살아야겠다는 욕심이나 의욕은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공산주의 치하에서 상당기간 지내온 결과이고 부작용으로 보인다.

조지아의 매력과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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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의 한 와인가게.
조지아의 잠재력 등에 대하여는 앞으로 연구해볼 과제일 것이다. 잠시 본 것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약간은 회색도시 같은 느낌만 들 뿐이다.
 
조지아 트빌리시에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체감 추위가 상당하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산 25라리(한화로 1만원 상당)의 외투가 유난히 돋보이는 날씨다. 필자의 일부가 된(?) 외투의 옷깃을 쓰다듬어 본다.
 
오늘은 시내투어 등을 포기하고 그냥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한다. 카페 2층 창가로 내려다보이는 트빌리시는 그저 촉촉하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비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뛰어 다닌다. 그리고 보니 여기에 피신을 잘 한 셈이다. 핸드폰과 노트북의 충전을 위하여 온 것인데 결과적으로 비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 본다.
 
문자 그대로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다. 오늘 비행기는 밤 11시니 시간 여유가 있다. 그간 밀린 컴퓨터 작업도 재미가 있다. 여기는 비가 오는 데도 우산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물론 비가 아주 억수같이 내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겨울비여서 우산을 쓰지 않으면 상당히 추울 텐데…….마치 비와는 거리가 먼 사람처럼 걱정하는 모습이 어색하고 생뚱맞기는 하다.
 
만일 조지아 바투미에서 예레반, 그리고 트빌리시까지 버스여행을 강행했다면 좀 무리가 따랐으리라. 스스로 잘한 결정이라 자신을 다독여 본다. 대신 좀 무료하기는 하다.
조지아라고 하면 그저 슬로우 라이프만 생각날 뿐이다. 딱히 갈 만한 유적지도 생각나는 것이 없다. 물론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찾고 싶지가 않다.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그저 넋 놓고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외국의 패스트푸드점 등이 밀집된 거리이다. 전통음식점 등에 비추어 가격이 비싸지만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가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보인다.
 
모처럼 가져 보는 여유이다. 그저 쫒기는 기분으로 명소 등을 쫒아 다닌 것 같다. 이제 귀국도 준비하고 나아가 이번 기행을 마감할 시점이기는 하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에서 딱히 기대할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아직은 발전이 덜 된 나라고 과거에 실크로드의 한 지점이었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국가 중의 하나일 뿐이다. 과연 이 국가들에게서 무엇을 중심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딱히 그 방향성은 없다. 그저 한번 돌아보고 그 가능성 등을 찾아보려고 할 뿐이다.
 
사실 한국과는 좀 멀다. 특히 육로 교통은 최악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의 중심국가로서 중요성이 있다. 그만큼 잠재력은 크다. 그런 측면에서는 중요한 나라들임은 분명하다.

입력 :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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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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