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개월 넘게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가다

아이들의 웃음과 전쟁 희생자들의 눈물이 공존하는 나라

  • 글·사진 :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1oo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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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래 전사한 이스라엘 군인들을 추모하는 스티커. 이런 스티커가 이스라엘 전역에 부착되어 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침공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 국민들은 1년 6개월 넘게 전쟁 속에서 살고 있다. 기자는 지난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이스라엘을 현지 취재하며 주요 도시인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가자지구 주변 시민들의 일상을 살펴봤다. 한 시민은 기자에게 “관광지가 붐비지 않으니 지금 여행을 오는 것은 꽤 좋은 선택”이라 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으로 이스라엘 분위기는 활기찼다.
 
  예루살렘은 베이지색 도시다. 건물 외벽 색에 대한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루살렘을 걷다 보면 마치 고대 도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예루살렘 올드시티(Old City)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지금 이스라엘이 전쟁 중임을 잊게 할 만큼 경쾌하게 골목을 가득 메운다. 골목에서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함께 끼어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올드시티 내 유대인들의 성지인 ‘통곡의 벽’은 옛 예루살렘 성벽의 일부다. 벽 주변은 기도하는 유대인들로 가득해 분위기가 매우 엄숙하다. 벽 너머 보이는 황금빛 돔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했다고 전하는 곳에 세워진 이슬람 성원(聖院).
 
예수의 무덤으로 알려진 성묘교회 안 예수가 못 박힌 ‘골고다’ 언덕에 만들어진 기도 장소. 작은 소리로 말해도 울리는 건축 구조로 되어 있어 장엄함을 자아낸다.
 
이스라엘인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마하네 예후다 시장에선 빵 굽는 연기, 고소한 견과류 냄새가 끊이지 않는다.
  수도인 텔아비브로 이동하면 갑자기 현대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높은 빌딩과 도심 곳곳을 지나는, 서울지하철 1호선을 빼닮은 이곳 지하철에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텔아비브는 치안이 매우 좋은 편이라 밤에 러닝을 하는 시민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야간에 급작스럽게 울리는 공습경보마저도 시민들에게는 하나의 ‘소리’에 불과한지 그들은 마시는 술잔조차 내려놓지 않은 채 이스라엘의 승전을 기원할 뿐이다.
 

  하지만 2023년 그날 하마스가 기습 침공했을 당시의 현장이 아직도 남아 있는 키부츠(유대인들이 운영하는 집단농장 공동체) 마을인 니르 오즈(Nir Oz)와, 같은 날 하마스의 습격을 받은 ‘노바 음악 페스티벌’ 현장에서 이스라엘의 눈물은 아직 흐르는 중이다. 단언컨대 현시점의 이스라엘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아이러니하게 공존하는 나라다.⊙
 
예루살렘 홀로코스트(나치의 집단학살) 박물관 안에 조성된 ‘기억의 전당’은 600명에 달하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초상화로 가득하다.
 
삼성 로고가 새겨진 텔아비브의 한 고층 빌딩. 이스라엘에서 삼성 모바일폰의 시장점유율은 47%(2022년 기준)에 육박한다.
 
텔아비브 시내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퇴근 시간에는 매우 붐빈다.
 
텔아비브 도심 한가운데서 러닝을 즐기는 시민.
 

 
슈퍼 노바 음악 페스티벌 현장을 급습한 하마스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공간.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부츠 마을 니르 오즈가 하마스에 습격당할 당시 피해를 입은 한 가정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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