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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명·김혜경 법카 불법 유용’ 공익제보자 조명현씨

“매일 법카로 구매한 ‘이재명 샌드위치 세트’ 한 달에 100만원 넘어”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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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한국에서 못 살지 않을까요?”
⊙ “돈이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이재명 찾아갔을 것”
⊙ “공익신고자 신분 될 때까지 이틀에 한 번꼴로 거처 옮겨가며 살아”
⊙ “공황장애·우울증… 생계 위해 야간 택배 일 하다가 다쳐”
⊙ “거짓된 사람이 국민과 나라 대표한다면 그 피해는 국민이 보게 돼”
‘공익제보자 A씨’로 알려진 조명현씨. 사진=월간조선
  지난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테 안경을 쓴 정장 차림의 남성이 기자회견을 했다. ‘공익제보자 A씨’라는 명칭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부인 김혜경씨의 세금 횡령 범죄 및 공무원 사적 유용 등을 제보하고 신고한 조명현씨였다. 조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21년 3월부터 10월까지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으로 일했다. 조씨가 맡은 업무는 김씨를 의전(儀典)하는 일이었다. 그러던 2021년 12월, 언론을 통해 ‘김혜경씨 불법 의전’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 그제야 자신이 해온 업무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조씨는 자신이 겪은 그간의 일을 제보하기로 결심했다.
 
  2022년 1월 조씨의 제보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구매한 샌드위치와 초밥 등이 경기도지사 공관인 ‘굿모닝하우스’와 수내동 자택으로 배달됐다는 사실 등이 이때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11월 7일 조씨는 그간의 제보 자료를 모아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를 펴냈다. 조씨는 “나는 피해자도, 정의로운 사람도 아니”라면서도 “세금을 유용한 이 대표 부부의 잘못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제보와 책 출간을 절대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 정확한 사실만을 담았다”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11월 11일 조명현씨를 만났다.
 
 
  “제보 이후 공황장애 우울증 앓아”
 
  ―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를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언론 보도나 인터뷰만으로는 이재명 부부에 관한 내용을 모두 전달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김혜경씨 불법 의전’ 등에 얽힌 내부의 일들을 책을 통해 보다 세세하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 지금까진 얼굴을 밝히지 않고 제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제 진정성을 의심하더군요. 그래서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책을 출간하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
 
  “1년 하고도 6개월이 더 걸렸습니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제가 겪었던 일을 쭉 나열하는 식으로요.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내용을 가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일각에서는 돈을 목적으로 제보하고, 책을 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돈을 바랐다면 차라리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겠지요. 이 대표에겐 당연히 그럴 능력과 권력이 있었으니까요. 제보 이후 많은 고통이 따랐는데, 정말 돈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이 길을 선택했을까요?”
 
  ―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제보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다고 책에서 밝혔습니다. 어떤 병에 시달렸던 겁니까.
 
  “공황장애와 우울증이었습니다.”
 
  ― 지금은 회복한 상태인가요.
 
  “정신과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치료를 받느라 잠시 미뤄두고 있습니다. 제보 이후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야간 택배 일을 하고 있는데, 오른팔과 등 쪽 근육이 파열됐거든요. 현재 치료 중입니다.”
 
 
  “아내 없었으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
 
조명현씨(왼쪽)와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씨는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가 해온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 지난 2022년 1월,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등에 관한 첫 보도가 나온 뒤 파장이 매우 컸습니다. 이후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텐데, 제보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까.
 
  “한국에서 공익 제보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인 걸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제보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 어떤 점이 그렇게 힘들었습니까.
 
  “공익신고자 신분이 될 때까지 저와 아내는 이틀에 한 번꼴로 장소를 옮겨가며 모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과 처부모님 모두 마음을 졸이며 걱정을 많이 하셨지요. 가족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 아내분의 희생이 컸겠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며 뭐라고 조언하던가요.
 
  “가정의 안위를 생각해 처음엔 제보를 고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당신이 겪은 일을 꼭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지요.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껏 버티기 어려웠을 겁니다.”
 
  2010년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에 취임했다. 당시 조명현씨는 성남시 산하 성남문화재단에서 공연 기획 및 진행, 안내 직원 관리, VIP 의전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다. 성남문화재단의 당연직 이사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는 재단 주최 행사가 열릴 때마다 김혜경씨와 함께 참석했다. 조씨는 직접 이 대표 부부를 의전하며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 성남문화재단에서 일하며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성남문화재단 동료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이 대표 부부와 가까워질수록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는 소원해졌습니다. 이재명 부부의 방문은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세부 일정이나 방문 내용을 알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저에 대한 뒷담화가 늘어갔지요. 재단의 한 간부가 ‘걔 많이 컸다. 좀 눌러줘야겠다’고 말한 걸 전해 들었습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은수미 시장이 새로운 성남시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재단 내 조명현씨의 역할과 입지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참고 버텼지만, 2020년 결국 성남문화재단을 퇴사했다.
 
  그러던 2021년 초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소현씨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한다. 경기도청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이었다. 조씨는 이를 받아들이고, 그해 3월 경기도청으로 들어가 근무를 시작했다.
 
  한편, 배씨는 이 대표가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변호사 사무실에서 경리 업무를 보며 인연을 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배씨는 지난 8월 10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금지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모님팀’에서 김혜경 의전
 
  ― 경기도청에서는 무슨 일을 했습니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비서실로 들어가 7급 비서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이 지사의 각종 수행을 전담하는 의전팀이었지요. 그 의전팀은 다시 ‘지사님팀’과 ‘사모님팀’으로 나뉩니다. 저는 배소현씨와 함께 ‘사모님팀’을 맡았습니다. 음식, 약, 옷, 비품 등을 구매해 경기도지사 공관이나 수내동 자택으로 배달하는 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 7급 비서관이 하는 업무와는 맞지 않아 보이는데, 자괴감이 들진 않았습니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직장 생활이 힘든 건 저뿐만이 아니잖아요. 특히, 한 집안의 가장인 저로서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모님팀’의 막내였기 때문에 이런 잔심부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지요. 더군다나 당시 저는 김혜경씨 의전 업무가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누구 하나 그게 잘못됐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니까요. 배소현씨가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라고 제안했을 때도 ‘사모님(김혜경) 모시는 일을 같이 해보자’라고 했었습니다.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그것이 불법 의전이란 걸 알게 됐지요.”
 
  ― 금전적인 보상은 어땠습니까. 월급은 많이 주던가요.
 
  “성남문화재단에 있었을 때의 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청으로 들어갈 때 성남문화재단에서 쌓은 경력을 하나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돈이 안 되니까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한 집안의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법기관, 공정하고 바른 판단 내려줬으면”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가 2022년 2월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김씨는 어떤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사진=뉴시스
  ― 경기도지사의 월급은 1000만원이 넘습니다. 이재명·김혜경 부부가 고작 식대를 아끼고자 법인카드를 사용했을까요.
 
  “그분들의 속마음까지 제가 알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가 매일 아침 먹은 샌드위치 세트만 한 달에 100만원이 넘습니다.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지요.”
 
  ―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둘을 위해 쓴 법인카드 비용 및 ‘카드깡(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행위)’ 비용을 합산하면 얼마 정도 됩니까.
 
  “세부적인 금액은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
 
  ― 경기도청에서 근무하기 이전부터 이재명 대표가 이런 식으로 세금을 유용하고 있었을까요.
 
  “그렇다고 봅니다. 제가 경기도청에 입사하자마자 법인카드로 음식을 사서 경기도지사 공관과 수내동 자택으로 배달하라는 일이 떨어졌으니까요. 제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이 일이 계속됐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그렇지만 누구 하나 이 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11월 8일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법조계는 “공익제보자가 있는데도 압색 영장 기각은 이례적”이라고 했는데요. 심정이 어떻습니까?
 
  “사법기관의 판단을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제 제보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법기관이 공정하고 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재명, 이 사건의 주범”
 
  ― 지난 10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이재명 대표 역시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을 검찰에 이첩(移牒)했습니다. 이 대표 역시 수사받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물론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 사건의 주범입니다. 이 대표는 과거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 대표는 소위 ‘이재명 세트’로 불리는 샌드위치 세트를 매일 아침 먹었습니다. 모두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매한 음식입니다. 샌드위치 2개, 닭 가슴살 샐러드, 컵 과일 2개로 구성된 식단이지요. 이 대표는 샌드위치 빵이 눅눅해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추가 금액을 내고 야채를 더 추가한 샌드위치를 사 와야 했습니다. 지출 조건에도 맞지 않는 품목을 법인카드로 구매한 건데, 이는 이 대표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 외에도 주말 밥상, 샴푸, 로션, 향수 등 여러 물품을 ‘카드깡’ 방식으로 구입해 이 대표 측으로 전달했습니다. 국민 세금을 불법 유용한 행위에 대해 당연히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도 이재명 대표는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지지도 1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위협은 커질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저와 제 아내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어렵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저는 우리 사회에 아직 최소한의 정의가 있고, 그것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면서 현재 논란이 되는 이재명의 측근들도 실제 만나보신 적 있습니까.
 
  “같은 조직 내에 있다 보니 오며 가며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맡은 업무가 달라 딱히 관심을 두진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거의 밖에 나가서 일했기 때문에 그분들과 접점이 생기진 않았습니다.”
 
  ― 제보 이후 이재명 대표 측으로부터 따로 연락이 온 적은 있습니까.
 
  “2022년 1월 첫 보도가 나간 뒤 배소현씨와 이재명 대표의 측근 2명이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배씨는 전화를 걸어 한번 만나자고 하더군요. 이 사람들에게 저는 이재명의 앞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느껴졌을 겁니다.”
 
 
  “공익제보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시스템 필요”
 
  ―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신고자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 많았다고 책에서 밝히셨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습니까.
 
  “공익신고자로 지정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공익신고자 신분이 됐다는 사실도 국민권익위의 트위터 댓글을 보고 알게 됐습니다. 이때 국민권익위의 행정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또 우리 사회에서 공익제보자는 ‘내부고발자’라는 주홍글씨가 찍히게 됩니다. 저 또한 새 직장을 구하기 어렵게 됐지요. 그래서 늘 생계 걱정을 해야 합니다. 야간 택배 일을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국민권익위에 신청한 긴급구조금도 삭감됐습니다. 그마저도 신청한 지 9개월이 지나서야 지급됐지요. 공익제보자들이 안전하고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위 사건 관련 재판을 위해 아직 공개하지 않은 증거 자료 혹은 추가 제보 내용이 있습니까.
 
  “수사기관에는 제가 가진 자료를 모두 제공했습니다. 관련 내용 또한 모두 진술했고요.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책을 많이 팔아야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정치인이잖아요? 국민께서 이 사건을 정확히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거짓된 사람이 국민과 나라를 대표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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