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최초 공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부부 지자체 산하 기관 계약 내역

대통령 아들 부부에 대한 특혜인가, 실력인가?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문준용·장지은 부부,
고양어린이박물관과 2년 연속 5회 계약
-
박물관, 2년간 두 사람(관련 회사 포함)에게
총 4381만1800원 지급

⊙ 미디어아트 사업 관련 준용씨 부부와의 계약서, 견적서, 회계 관련 서류 입수
⊙ 고양어린이박물관, 준용씨(FX Factory)와 4회 계약… 총 2881만1800원 받아
⊙ 고양어린이박물관, 장지은씨가 속한 렛츠랩(LET’s lab)과 1500만원에 계약
⊙ ‘각서’와 ‘개인정보 수집·활용 동의서’엔 준용씨 도장 선명
⊙ 준용씨, 2017년 10월 경기도미술관과 530만원짜리 계약 체결
⊙ 준용씨가 대표인 FX Factory, 2016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과 계약하기도
⊙ 준용씨, 포천시 도시재생사업에 자문역 맡았다는 보도 나와… 市長은 부인
⊙ 공교롭게도 관련 지자체長 상당수 與黨 소속
⊙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 극소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반론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와 며느리 장지은씨가 2018~2019년 2년 연속 고양어린이박물관과 계약을 체결하고, 미디어아트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준용씨는 2017년 경기도 산하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미술관과 계약을 맺고, 전시 작품을 출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선 경기도 포천시 도시재생사업(자문)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고양어린이박물관(이하 박물관)은 경기도 고양시가 출연해 설립한 고양문화재단이 위탁 운영·관리하고 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3조에 따라 이 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공립박물관’으로 분류된다. ‘고양시 어린이박물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제5조, 7조, 9조에 의해서도 박물관은 사실상 시장(市長)이 관리·감독하는 구조다.
 
  박물관과 준용씨 부부가 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다. 현직 대통령 아들 부부가 특정 지자체와 연달아 계약을 맺고, 지자체 산하 기관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준용씨는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유학했다. 장지은씨도 준용씨와 마찬가지로 건국대에서 현대미술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 모두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준용씨, 2018년에만 고양어린이박물관과 네 차례 계약
 
  최근 《월간조선》은 최연혜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박물관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계약서, 견적서, 회계 관련 서류 일체를 입수했다.
 
  이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준용씨는 2018년 한 해에만 미디어 아티스트 작가 자격(개인 자격)으로, 또 자신이 대표로 등재된 ‘FX Factory(에프엑스 팩토리)’ 명의로 박물관과 총 네차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박물관이 준용씨와 FX Factory에 지급한 금액은 총 2881만1800원이었다.
 
  여기서 FX Factory에 대해 잠시 알아볼 필요가 있다. FX Factory는 지난해 경기도 모(某) 초등학교에 코딩 교육 프로그램 융합 교재를 납품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FX Factory는 이 학교와 수의계약을 통해 해당 교재를 납품했는데, 계약서상 납품액은 121만2200원이었다.
 
  FX Factory의 코딩 교육 프로그램 융합 교재 납품은 논란을 낳았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초등학교에 교재를 납품한 사실을 두고 일각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딩 교육에 편승해 (부부가)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것이다.
 
  준용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딩 교육 프로그램 융합 교재를) 납품하는 학교가 너무 많고, 학교마다 납품한 교재가 조금씩 다르다. 공공기관에서 구매한 미디어아트 작품도 많다”고 밝혔다. 이미 상당수 학교에 교재를 납품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참고로 이 학교와 계약을 맺을 때 ‘계약 대리인’으로 나섰던 이는 준용씨의 아내 장지은씨였다.
 

 
  계약은 수의계약… 선명하게 날인된 준용씨 도장
 
문준용씨가 박물관이 주관한 〈상설전시실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개편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및 설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날인한 ‘각서’와 ‘개인정보수집 동의서’. 오른쪽 하단에 준용씨의 도장이 찍혀 있다.
  준용씨와 FX Factory가 박물관과 계약한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계약 금액이 가장 큰 건(件)은 〈상설전시실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개편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및 설치〉다. 이 건과 관련해 준용씨와 박물관이 계약한 ‘계약서’의 일부다.
 
  〈[제2조 사업개요]
  가. 사업명: 2018 고양어린이박물관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개편
  나. 일시: 2018년 계약 이후~2018년 6월 30일 설치완료(이후 상설운영)
  다. 장소: 고양어린이박물관 3층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라. ‘예술가’의 역할 및 내용: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개편과 관련하여 ‘생태계’를 주제로 빛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및 설치
 
  [제3조 계약/지급조건]
  ‘전시’를 담당하는 예술가에게 지급하는 금액(이하 ‘작품료’라 함)에는 창작을 위해 소요되는 제반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금액과 지급 조건은 다음과 같다.
  가. 작품료(세금 포함)는
  금 21,800,000원(금 이천일백팔십만원)으로 한다.
 
  (하략)〉
 
  이 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입수한 서류엔 계약에 따른 준수사항을 담은 ‘각서’도 있는데, 각서엔 “상기 본인(법인)은 귀 기관과 수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붙임 결격사유 중 어느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으며 차후에 이러한 사실이 발견된 경우 계약의 해제·해지 및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받아도 하등의 이유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각서 하단에는 문준용씨 도장이 선명히 날인돼 있다. 또한 ‘개인정보 수집·활용 동의서’에도 준용씨의 도장이 찍혀 있다.
 
  이 건의 ‘과업지시서’를 보면 준용씨가 작가 자격으로 수행해야 했던 일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과업지시서의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2. 과업의 범위
  ○ 고양문화재단 고양어린이박물관(이하 박물관) 3층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전시 체험물 제작
  ○ 그림자 극장 주제에 맞추어 미디어아트를 활용하여 전시체험물(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제작 및 설치
  ○ 제작물의 하자로 인하여 보완 요구 시 보안 또는 새로 제작하여 설치 진행
 
  (중략)
 
  4. 과업 내용
  구분: 애니팩토리 그림자 극장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종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생태계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
  - 이야기의 조각을 암시하는 정지 이미지 디자인
  - 빛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반응하는 소프트웨어 제작
  - 체험형 인터랙티브 장치 제작(3개) 및 하드웨어(프로젝터 3대·4000안시 이상, 컴퓨터 1대) 설치
  - 무선 충전 이동식 장치 충전 테이블 디자인〉
 
  요약하면 준용씨는 박물관 내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는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상 이 건의 계약 시작 시점은 ‘2018년 6월 7일’이었으며 준용씨의 작품이 설치 완료된 시점은 ‘6월 30일’이었다. 23일간의 작업을 통해 준용씨는 2000만원 이상의 작품료를 박물관으로부터 받은 셈이다.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는 준용씨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빛으로 여는 세상(Lighting The Eco)’ 영상에서 발견한 준용씨(가운데).
  유튜브에는 앞서 설명한 ‘그림자 극장’ 관련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빛으로 여는 세상(Lighting The Eco)’이라는 제목의 2분42초짜리 영상이다. 이 동영상엔 준용씨의 얼굴도 잠깐 등장한다.
 
  준용씨가 미디어 아티스트 작가로서 2180만원을 받고 개편을 주도한 ‘그림자 극장’은 박물관에 마련된 하나의 전시실이다. 어린이들은 불빛이 나오는 휴대용 손전등을 목에 걸고 그림자 극장에 입장하게 된다. 손전등을 전시실 내에 설치된 작품에 비추면 시각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상기(上記) ‘과업지시서’의 ‘과업 내용’에 적힌 대로 빛을 비추면 센서가 작동하는 원리인 듯하다. 예컨대 번데기 형태의 모양에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을 비추면 어린이들은 음향이 나옴과 동시에 나비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상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 작가는 빛을 통해 생명을 얻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생태계의 순환을 보여주고 있어요”라는 자막이 있다.
 
 
 
‘나는야 건축크리에이터’ 사업   191만1800원에 계약

 
박물관이 2018년 7월 12일 〈여름방학 특별교육 ‘나는야 건축크리에이터’ 교육키트 제작〉 건과 관련해 FX Factory와 계약을 맺은 후, FX Factory가 박물관에 발급한 세금계산서.
  2018년 7월 12일 박물관은 〈여름방학 특별교육 ‘나는야 건축크리에이터’ 교육키트 제작〉 건과 관련해 FX Factory와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8월 3일, 박물관은 FX Factory 계좌에 계약 대금 191만1800원을 입금했다. FX Factory가 박물관 측에 7월 11일 제출한 ‘견적서’에는 이 건과 관련해 필요한 물품들의 내역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견적서를 표로 재구성하면 〈표2〉와 같다.
 
  이 품목 중 2만9000원으로 책정된 ‘제작 키트’의 단가가 주목된다. 제작 키트는 실제로 어린이 교육 목적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종이로 경주 불국사나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모형을 제작할 수 있고, 불도 들어오도록 만들어진 게 이 키트다. 이때 키트 구매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2만원이다. FX Factory가 박물관에 납품하기 위해 작성한 견적서에는 2만9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410만원’ ‘100만원’짜리 계약 내역은 무엇?
 
〈빛으로 여는 세상 손전등 제작〉의 Vive Tracker(왼쪽). Vive Tracker는 개당 단가가 91만7000원으로 이를 3개 구입해 총 275만원이 소요됐다.
  FX Factory는 2018년 11월 29일 박물관과 〈빛으로 여는 세상 손전등 제작〉이란 건으로 또다시 계약을 체결했다. 박물관이 12월 20일 FX Factory에 지급한 금액은 410만원이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FX Factory가 11월 20일 작성한 ‘견적서’와 ‘과업지시서’ 내역을 종합해 표로 재구성하면 〈표3〉과 같다.
 

  박물관은 앞서 언급한 〈빛으로 여는 세상〉 프로젝트에 필요한 손전등 제작 및 일부 교체를 위해 FX Factory와 계약한 듯하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품목인 손전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총 6개의 손전등 중 새 제품 3개는 ‘Vive Tracker(바이브 트랙커)’이다. ‘Vive Tracker’란 ‘가상현실 시스템 추적기’로 불린다. 예를 들어 레이저 건(laser gun)에 Vive Tracker를 장착하면 실제 총을 쏘는 것 같은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기자가 ‘네이버 쇼핑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Vive Tracker는 거의 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최저 8330원에서 최고 783만120원이었다. 하지만 견적서상의 가격대(91만7000원)의 Vive Tracker는 찾기 어려웠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체험물 제작〉 관련 작품 사진. 이 건은 총 100만원짜리로 이 금액 역시 Fx Factory로 입금됐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12월 4일, FX Factory는 또 다른 건으로 박물관과 네 번째 계약을 맺었다. 이때는 〈빛으로 여는 세상 손전등 제작〉 건 계약이 종료되기도 전이었다. 네 번째 계약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체험물 제작〉이란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로 박물관이 FX Factory에 계약금으로 지불한 금액은 100만원이었다. FX Factory가 박물관에 전달한 ‘물품검사 내역서’는 〈표4〉와 같다.
 
  이 품목들에 대해선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MPR121’이란 정전식(停電式) 터치센서 모듈로 우리가 흔히 아는 전자회로기판과 그 모양이 유사하다. ‘Bare Touch board(베어 터치보드)’ 역시 전자기판과 비슷한 형태로, 이 보드에 설치된 센서를 터치할 경우 음향 효과 등이 일어난다. ‘Arduino(아두이노)’도 형태는 전자기판과 닮았다. ‘Arduino’에 모터나 센서 등을 장착하면, 모터를 돌아가게 하거나 센서를 통해 불빛을 반짝거리게 할 수 있다. ‘Neodium Magnet(네오디움 마그넷)’이란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움(Neodium)으로 만든 자석(磁石)이다.
 

 
 
장지은씨가 몸담고 있는 ‘렛츠랩’, 1500만원 계약

 
  준용씨가 박물관과 네 번의 계약을 체결한 이듬해인 2019년 4월, 장지은씨가 몸담고 있는 ‘렛츠랩(LET’s lab)’이 박물관과 계약을 맺었다. 렛츠랩은 박물관이 기획한 〈소리의 발견 사운드랩 프로그램 개발 및 설치〉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월간조선》(2019년 10월호)은 장지은씨를 국내 언론 최초로 인터뷰하며, 장씨가 박물관이 주관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과 함께 렛츠랩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엔 장지은씨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만 파악했을 뿐, 정확히 어느 정도의 금액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번에 최연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는 박물관이 렛츠랩과 맺은 계약에 관한 서류도 첨부돼 있어, 그 구체적인 내역을 알 수 있었다. 렛츠랩이 이 건으로 박물관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총 1500만원이었다.
 
  그렇다면 렛츠랩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우선 장지은씨가 공저(共著) 형식으로 쓴 《미래교육 인사이트》(2019년 7월 발간)란 책에 실린 장씨에 관한 소개글을 보자.
 
  〈미디어 예술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 사범대학에 들어가 교육학 석사,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수의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미래교육 콘텐츠를 개발했으며, 어린이박물관 자문위, LET’s Lab 객원교수 등 신진 교육공학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지은씨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렛츠랩에 대해 “《미래교육 인사이트》 저자로 참여했던 네 사람이 공부를 열심히 해보려고 만든 일종의 스터디 그룹”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씨는 “다 같이 모여 연구도 하고 논문도 읽는 모임”이라며 “지금은 연구소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렛츠랩의 대표자는 장씨와 함께 《미래교육 인사이트》를 쓴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윤○○씨다. 《미래교육 인사이트》에 적힌 소개글에서 윤씨는 렛츠랩의 설립자로 기재돼 있다. 윤씨에 대한 소개글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에 입학했지만 교육공학과에서 길을 발견했다. 석사, 박사를 거쳐 이제는 교육공학과에서 강의까지 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다 잠재돼 있는 자신의 기업가 정신을 발견하고, 교육공학 연구소 LET’s lab을 설립했다.〉
 
  장지은씨 역시 윤씨와 마찬가지로 이화여대에서 교육학 석사와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렛츠랩’도 박물관과 수의계약으로 체결
 
  박물관이 주관하는 ‘소리의 발견’ 기획전은 2019년 6월 18일부터 2021년 3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장기(長期) 프로젝트다. 박물관 개관 3주년을 맞아 개최되고 있는 이 기획전은 4명의 미디어 아티스트와 사운드 아티스트의 작품 7점을 전시하고 있다.
 
  ‘소리의 발견’은 ▲소리를 만나다 ▲소리를 느끼다 ▲소리를 보다 ▲소리를 연주하다 ▲소리를 디자인하다 등 총 5개 세션으로 구성돼 있다.
 
  장지은씨가 몸담고 있는 렛츠랩은 이 중 ‘소리를 디자인하다’의 ‘사운드랩’을 담당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본지(本誌)와의 통화에서 ‘사운드랩’에 대해 “사운드랩은 어떤 특정한 작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자율체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렛츠랩과의 계약 역시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수의계약서에 날인한 이는 렛츠랩 설립자 윤○○씨였다. 〈표5〉는 박물관과 렛츠랩이 맺은 계약 관련 서류 중 ‘견적서’의 구체적인 내역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윤씨 명의로 계약을 했고, 렛츠랩은 윤씨의 개인사업체로, 서류상 장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 박물관은 ‘소리의 발견’ 홍보물에 ‘사운드랩’을 장지은씨가 공동기획을 했다고 홍보하면서 정작 윤씨(렛츠랩 대표)의 역할은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렛츠랩 대표 “장지은 박사가 가장 큰 역할”
 
고양어린이박물관은 〈소리의 발견〉 홍보물에 ‘사운드랩’ 분야를 장지은씨가 ‘공동기획’했다고 적었다.
  윤○○씨는 《월간조선》이 보낸 서면 질의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질의: 〈소리의 발견 사운드랩 프로그램 개발 및 설치〉 건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던데, 이는 고양어린이박물관(이하 박물관)에서 먼저 의뢰를 해온 건가요. 계약이 체결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답변: 고양어린이박물관에서 먼저 의뢰를 주셨습니다. 장지은 박사를 통해서 렛츠랩의 교육 분야 전문가 그룹과 함께 협업하고 싶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질의: 렛츠랩은 윤○○ 박사님의 개인사업체로, 서류상 장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박물관은 ‘소리의 발견’ 홍보물에 ‘사운드랩’을 장지은씨가 공동기획을 했다고 홍보하면서 정작 윤 박사님의 역할은 따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답변: 렛츠랩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나, 애초에 교육공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렛츠랩에 속해 있는 연구원들은 상근제는 아니며, 프로젝트별로 가장 적합한 사람들로 팀을 꾸려서 일을 하는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고양어린이박물관 건은 장지은 박사가 가장 적임자였기 때문에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교육과 관련된 부분(활동지, 교육 안내 브로셔 등 개발) 작업에 함께 했으며, 거기에 제 이름과 역할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질의: 그 전 해(2018년) 장지은씨의 부군이 되는 문준용(FX Factory 포함)씨가 박물관과 네 차례 계약을 맺고 박물관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듬해 장씨가 속해 있는 렛츠랩이 ‘소리의 발견’을 수주했습니다. 대통령 아들 부부께서 2년 연속 특정 공공기관(지자체 산하)과 계약을 맺은 셈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답변: 이 부분은 제가 답변드릴 수 없는 내용입니다.〉
 
박물관이 〈여름방학 특별교육 ‘나는야 건축크리에이터’ 교육키트 제작〉과 관련해 촬영한 대형 워크시트 사진. 이 워크시트는 총 9장 제작됐는데 개당 단가는 3만2000원이었다.
  박물관 측은 《월간조선》에 2018년에만 준용씨와 4건의 계약이 체결된 이유에 대해 “전시와 교육 파트별 연계 사업 추진 건으로 분류해 총 2건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림자 극장’과 ‘손전등 제작’은 전시 부문, ‘나는야 크리에이터’와 ‘체험물 제작’은 교육 부문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소리의 발견’의 ‘사운드랩’ 진행을 장지은씨가 ‘공동기획’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렛츠랩과 계약을 체결한 이유에 대해 박물관 측은 “렛츠랩 연구원 일원 중 ‘사운드랩’에 대해 장지은씨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였기에 공동기획에 ‘렛츠랩(장지은)’으로 기입하였으며, 어린이 전시 연계 활동 기획에 있어서는 장지은씨와 윤○○씨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렛츠랩(장지은, 윤○○)’으로 기입하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지은씨에게도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고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기사 마감 시점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준용씨, 2017년 경기도미술관과 ‘530만원’짜리 계약 체결
 
  이보다 앞선 2017년 문준용씨는 경기도미술관과 〈‘미술은 폼이다展’ 작품 제작〉과 관련해 계약을 맺었다.(※문준용씨가 경기도미술관과 계약할 당시의 경기도지사는 남경필씨였음.) 경기도미술관과의 계약 금액은 530만원이었다. ‘전시 계약서’의 ‘목적’란에 적힌 내용이다.
 
  〈■목적
  A. 경기도미술관은 해당 작품 〈비행〉을(를) 2017년 10월 25일에 시작하여 2018년 08월 19일에 종료하는 ‘미술은 폼이다 Art Is Form’의 일부분을 전시하고자 한다. (이하 ‘전시’)
  B. 경기도미술관은 이 계약에 있어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될 시설물의 소유자로서 모든 권한을 갖는다.
  C. 당사자들은 경기도미술관이 공공의 목적을 위하여 전시장 내에서 작품을 소유하고 관리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중략)
 
  ■작가 지급비
  A. 작가 사례비
  작가는 전시 출품 사례비로 300,000원 받는다.
  B. 운송
  경기도미술관은 전시 설치를 위해 필요한 작품 및 장비의 임차 및 운송을 책임진다.
  C. 제작 지원비
  경기도미술관은 전시 출품 작품 외에 신작을 제작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경기도미술관과 작가가 협의하여 전시출품 사례비 이외에 작품 제작 지원비 5,000,000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경기도미술관은 경기도가 설립한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경기문화재단 정관(定款) ‘임원’에 관련한 사항 제3장 8조 3항에는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복수 추천된 자 중에서 도지사가 임명한다. 대표이사는 재단을 대표하고 재단의 업무를 총괄한다”고 되어 있다. 경기도미술관 역시 경기도라는 광역자치단체가 상급 기관인 공공 미술관이다.
 
 
  준용씨와 FX Factory, 포천시·수원시와도…
 
  지난 1월 준용씨가 포천시 도시재생사업 자문과 관련해 포천시 청사(廳舍)를 방문한 사실이 한 지역 언론에 보도됐다. 이 매체는 청사를 방문한 준용씨 사진도 함께 보도했다. 《경인일보》 1월23일자 보도의 일부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38)씨가 포천시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해 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포천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씨는 하루 전인 22일 박윤국 시장과 부시장, 해당 실무자 등을 만나 시 도시 재생사업에 대한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고위 관계자는 “관내 도시재생 사업에 이미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며 “준용씨도 문화 콘텐츠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모셨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윤국 시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더 이상의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포천시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신읍동 일대를 대상으로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총 사업비는 28억원이다. 이 중 국비(國費)·도비(道費)는 약 20억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연혜 의원실 관계자는 포천시에 준용씨가 방문한 목적, 계약 관련 사항 등을 질의했다. 시(市) 측은 준용씨가 방문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준용씨와 별도의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고 알려왔다.
 
  문재인 정권 출범 바로 전해인 2016 년 준용씨는 수원시립 아이파크미술관과도 계약을 맺었다. 이때도 FX Factory가 계약 당사자로 나섰다. FX Factory는 2016년 8월 26일, 10월 21일 이 미술관 측에 각각 58만원, 290만4000원의 청구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
 
  문제는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된 기관들을 운영하는 지자체장들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정치적으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반면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가 워낙 극소수라 관련 프로젝트 공고가 나올 경우, 선발되는 작가들 역시 ‘그 사람이 그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별개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며느리가 특정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프로젝트를 2년 연속 수주했다는 건 주목할 수밖에 없는 ‘뉴스’다.
 
  물론 문준용·장지은 부부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며느리라고 해서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대통령 자제라는 ‘태생적 지위’ 외에 ‘사회적 지위’라는 게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사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승기    (2020-03-26) 찬성 : 2   반대 : 2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