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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현장 취재-윤석열 공식 선거운동 22일간의 기록

22일간 총 94회 유세… 약 9700km 이동, 서울-부산 편도 27회 거리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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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단일화는 더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한 안철수의 진격”
⊙ 安, “尹의 공정과 상식에 安의 통합과 미래가 합쳐지면 더 좋은 대한민국 만들 수 있어”
⊙ “어느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아. 오로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께만 負債 있다”
⊙ 박정희·김영삼·김대중 生家 방문, 역대 大選 후보 중 유일
⊙ 윤핵관 장제원이 말하는 단일화 협상 全權
⊙ 부산·광주 택시기사, “조국·추미애가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2월 18일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 사진=조선DB
  1일 차(2월 15일)
  서울~대전~대구~부산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월 15일.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 하늘에는 간간이 눈이 흩날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22일간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현충탑 참배를 마친 윤 후보는 방명록에 “순국선열이 지켜온 대한민국,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랑스러운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다음 일정은 오전 9시30분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었다. 9시53분 청계광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광장 입구에 시민단체가 설치한 ‘코로나 백신 접종 사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선 후보 중 유일한 조문이었다.
 
  윤 후보가 출정식에 등장하기에 앞서 이준석 당대표와 종로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5t 유세차에 올랐다.
 
  연예인으로 구성된 ‘국민스타유세단’도 행사 분위기를 고조했다. 이들은 선거기간 내내 후보와 함께 전국을 돌며 후보가 연단에 오르기 전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청년 유세단을 지원받아 윤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이 발언할 기회도 줬다.
 
 
  “大選 승리로 광화문 시대 열겠다”
 
2월 15일 서울 청계광장 출정식. 사진=조선DB
  10시 정각 윤 후보가 천안함에서 순직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 다문화가정 출신 여성,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등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윤씨는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아들의 보상금을 해군에 전액 기증했다.
 
  윤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힘없이 흩날리던 눈발이 매서워졌다.
 
  “저 윤석열, 위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정권 교체하겠습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이번 대선은 부패와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선거,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하는 선거입니다.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은 우리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철 지난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 쳤습니다. 권력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고 내로남불로 일관했습니다. 이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정권 교체로 반드시 심판합시다.
 
  3월 9일 대선 승리로 국민의 광화문 시대를 엽시다.
 
  지금부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승리의 행진을 시작하겠습니다. 전진합시다, 전진합시다, 전진합시다 여러분!”
 
  이날 출정식에 모인 인파는 청계광장 전체 면적의 40%가량만을 채우는 수준이었다. 대선 후보 출정식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역구(당원협의회)별로 따로 동원하지 않아 참석자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오전 10시27분 윤 후보가 대전 유세를 위해 청계광장을 떠나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오전 11시 대전행 KTX 열차에 오른 윤 후보는 특실이 아닌 일반실에 탔다. 창가석에 앉은 채 통로석은 비워뒀다. 참모와 수행원들은 창가석과 통로석을 모두 채워 앉았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경부선을 따라 대전~대구~부산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산~대구~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왔다.
 
  낮 12시20분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중구 은행동) 유세에서 윤 후보는 “지난해 7월 정치를 시작하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이 대전”이라며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최고 대학에서 공부하는 인재들이 (탈원전으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전은 오래전 박정희 대통령께서 국방과 과학의 도시로 시작했다”며 “(당선되면)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만들겠다. ‘제2대덕연구단지’를 조성하고 방위사업청을 이관해 대전을 국방혁신기지로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로 이동한 윤 후보는 오후 2시50분 동대구역 광장에 등장했다. 지원 유세를 나온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에게 “▲TK(대구) 신공항 활주로 확장 및 국비 지원 ▲대구공항 이전 부지 공단 개발 ▲구미공단 활성화 ▲포스코 본사 서울 이전 반대 등을 약속해달라”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예, 형님, 물론입니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구 연설에서 “대구·경북의 경제 발전을 설계할 대구경제과학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유세 첫날 부산에서 어퍼컷 세리머니 탄생
 
2월 15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윤석열 후보가 처음으로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뉴시스
  부산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오후 5시22분 서면 유세장에 도착했다. 서면은 부산에서 젊은 층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이날 서면에서 ‘어퍼컷’ 세리머니가 탄생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부산을 살리기는커녕 부산은 초라하고 재미가 없다고 했다. 부산이 재미가 없나? 저는 부산역 앞에만 내리면 가슴이 뛴다. 부산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얼마나 멋진 곳인가. 이런 배은망덕한 정권 한 번 더 구경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KDB 산업은행 부산 이전 ▲가덕도신공항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부산·울산·경남 GTX 연결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등을 부산 지역 공약으로 밝혔다.
 
  유세 첫날 윤 후보는 말문이 막히면 고개를 좌우로 돌리곤 했다. 하지만 선거운동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늘어 능숙하게 연설해나갔다.
 
  선거운동 첫날부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화제였다. 이준석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는 필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없이 박빙으로 이기든, 단일화로 큰 격차로 이기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부산에서 만난 거제도 출신 60대 택시기사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택시기사는 “부산은 한국의 홍콩이다. 야성이 강하기에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 이번에는 나도 윤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2일 차(2월 16일)
  광주~전주~청주~원주~천안

 
  2일 차 첫 유세는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렸다. 유세장에는 150명가량이 모여 있었다. 이 중 취재진·경찰이 절반을 차지했다. 유세차 반경 약 20m에는 건강원 두 곳, 정육점, 약재상, 생선가게 등이 있었다. 전형적인 재래시장이었다. 윤 후보가 도착할 때쯤 유세장에 나타난 한 40대 국민의힘 당원은 지인을 만나 “갑자기 당에서 ‘사람이 없으니 얼른 (유세장으로) 가라’는 연락이 와 나왔다”고 말했다.
 
  후보 도착 5분 전부터 눈이 내리더니 오전 10시 후보 연설이 시작되자 눈발이 더 굵어졌다.
 
  윤 후보는 “제게는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며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치 구도를 깨야 한다. 잘사는 사람은 민주당 찍으면 안 되느냐”고 했다.
 
 
  “왜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나”
 
  이날 윤 후보는 논란이 된 ‘광주 복합쇼핑몰’을 언급했다.
 
  “광주시민들께서 다른 지역에는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랍니다. 어떨 때는 대전에도 올라갑니다. (쇼핑몰 짓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쇼핑몰) 유치를 누가 반대합니까.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습니까.
 
  수십 년에 걸친 민주당 독점 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습니까. 여러분 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이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까. 전국에 (복합쇼핑몰이) 많습니다. 왜 광주에만 없는 겁니까.”
 
  지난 2월 9일 윤 후보는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정치보복 예고’라고 비판하자 윤 후보는 광주에서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선생께서 과거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무인도로 간다면 무엇을 가져가고 싶냐’고 물으니 ‘실업 문제, 부정부패, 지역감정, 이 세 가지를 가져가고 싶다’고 하셨다. 부정부패는 정치보복의 문제가 아니다. 저 윤석열, 그런 보복 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광주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추미애와 조국이 윤석열을 키워줬다”면서도 “이재명이 당선되지 않겠느냐. 일평생 살면서 어찌 깨끗하게만 사느냐. 윤석열·안철수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좋은 학교 나오지 않았느냐. 검찰공화국이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광주 유세를 마치고 곧장 전주로 이동한 윤 후보는 낮 12시5분 전주역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이곳에서 “민주당은 선거 전문 정당 같다. 선거 때만 되면 예외 없이 아주 예쁜 옷을 입고는 과자도 들고 나타나 (말로만) ‘이거 준다’ ‘저거 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수십 년 동안 많이 달라진 게 있는가. 전북이 발전했느냐”며 “이제 호남,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북 지역 공약으로 ▲국립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 ▲새만금 지역 금융업 유치 등을 말했다.
 
  오후 3시20분에는 충북 청주(상당구)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청주시 상당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정우택 후보도 함께했다.
 
  오후 6시에는 강원 원주(원주 문화의거리)에서 이날 마지막 유세를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모두 마친 후 충남 천안으로 이동했다. 선거운동 중 사망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거운동원의 빈소를 오후 8시30분경 조문했다.
 
  윤 후보는 광주 일정을 시작으로 전주~청주~원주~천안을 거쳐 자택(서울 서초구)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날 약 600km를 차량으로 이동했다.
 
 
  3일 차(2월 17일)
  안성~용인~성남~송파~서초~여의도~종로

 
  이날 첫 유세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안성에서 시작했다. 이곳에는 국민의힘 김학용 후보가 출마했다. 오전 10시 안성 유세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민주당은 3억5000만원을 넣어서 8500억원, 1조원 가까이 수익을 갖게 만든 사람을 대통령 후보라고 한다”며 “이 사람들(민주당)은 국민을 속이는 공작 전문가들”이라고 했다.
 
  안성 연설 이후 선거운동이 종료될 때까지 윤 후보는 거의 모든 연설에서 ‘3억5000만원’ ‘8500억원’ ‘1조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상대 후보를 비판했다.
 
  오전 11시30분 용인(수지) 유세에 이어 오후 1시에는 경기 성남 유세가 잡혔다. 성남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본거지다.
 
  야탑역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정치를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했다.
 
 
  “강아지나 키우며 편하게 살고 싶었다”
 
  윤석열 후보는 성남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법조인에서 정치인으로) 전직(轉職)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검찰에서) 퇴직하면 집에서 강아지나 키우며 편하게 살고 싶었습니다만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고…. 또 제가 26년간 보수·진보, 내 편 네 편 할 것 없이 부정부패만을 감시해온 사람 아닙니까.
 
  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부패 세력과 싸워왔습니다. 이 사람들이 겉으로는 ‘민주화, 민주화’를 말하지만 이거 다 위선이고 국민 기만입니다. 제가 누구 못지않게 이 실체를 잘 압니다. 그러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제게 대선에) 나오라고 하신 거 아닙니까. 저,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저, 누구에게도 빚이 없고 부채도 없습니다.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이 자리까지 오게 키워주신 국민께만 부채가 있습니다.”
 
  윤 후보는 오후 2시10분 서울 송파구 유세, 오후 3시30분 서초구 유세에 나섰다. 이날 윤 후보의 서초 유세가 마무리된 후 서초구민 사이에서는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여성이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고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연설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가자 3시55분경 파란 목도리를 한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이 여성은 자신이 파란색 목도리를 두른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측이 당내 경선 당시 이 후보를 비판해온 이들을 상대로 각종 고소고발 등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를 포함한 많은 민주당 당원들은 지난 몇 년간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해왔습니다. 때로는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고소나 고발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언제 어디서든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할지는 분명합니다. 저는 그분(윤석열 후보)을 저의 대통령으로, 제 한 표를 기꺼이 그분에게 드리겠습니다.”
 
  다음 날 이 여성의 발언이 기사화되자 윤 후보는 자기 페이스북에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에 있다”며 “언제 어디서든 내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저 윤석열은 비판과 쓴소리에 늘 귀 기울이겠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항상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 합류한 유승민 전 의원
 
  서초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여의도로 이동해 오후 4시30분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의원은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해 조건과 직책 없이 돕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유승민 선배의 격려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며 “야권 통합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의 합류로 윤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 경쟁했던 이들과 ‘원팀(one team)’을 구성했다.
 
  유 전 대표는 예정에 없던 오후 5시30분 종로 유세에도 동행했다. 종로구 동묘앞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는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후보도 함께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유 전 의원을 도왔던 한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뒤늦게 나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유 양쪽 모두가 서로를 절실하게 여기지 않았죠. 유 전 의원은 자존심이 세기에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인데다가 개인 사정까지 겹쳐 윤 후보를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또 윤 후보를 둘러싼 인사들이 유 전 의원과는 노선이 다르잖아요. 이 때문에 유 전 의원의 진의(眞意)가 윤 후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면도 있고요. 그러던 참에 비(非)윤핵관 인사를 통해 윤-유 간 직접 대화가 성사돼 만남이 이뤄진 겁니다.”
 
 
  4일 차(2월 18일)
  경북 상주~김천~구미~칠곡~대구 달성~대구 달서~대구 중구

 
  이날은 경북 남부 지역을 방문했다. 오전 11시 상주 풍물시장 유세를 시작으로 낮 12시 김천(김천역) 유세를 이어갔다.
 
  구미 유세에 앞서 오후 2시에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윤 후보의 방문을 앞두고 생가 입구에는 지지자 700명가량이 모였다.
 
  한 젊은 여성은 5세 남자아이와 함께 생가에서 윤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은 “구미에 사는데 윤 후보가 온다고 해 가족들이 모두 왔다”며 “남편은 인파에 밀려 생가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했다.
 
  이 여성에게 윤 후보가 당선될지 물으니 즉각 “네”라는 답이 나왔다. 또 단일화 없이도 이길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가 추모관 뒤편 생가로 들어서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박근혜 대통령한테 사과부터 하십시오”라고 세 번을 크게 외쳤다.
 
  윤 후보는 지난해 9월 17일에도 이곳을 방문했으나 당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항의를 받아 방명록도 쓰지 못한 채 추모관에서 참배만 한 뒤 떠나야 했다.
 
  생가 사랑방 등을 둘러본 윤 후보는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사회 혁명 다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라고 썼다.
 
  구미역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오후 3시 연단에 올랐다. 4시10분에는 왜관역에서 칠곡 유세를 이어갔다.
 
 
  다부동 찾아가 이재명 안보관 비판
 
  대구 북방에 있는 칠곡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최일선인 다부동이 있는 곳이다. 칠곡이 가진 상징성 때문에 윤 후보는 안보와 관련된 내용으로 연설의 3분의 1을 채웠다.
 
  “6·25 남침 때 다부동 전투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에는 선거도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저와 여러분 모두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습니다. 낡은 좌파 사회혁명 이론에 빠진 자들이 자기네들끼리 끼리끼리 지내다가 정권을 잡고는 이권을 갈라 먹었습니다. 또 북한에 굴종해 나라의 외교안보가 무너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 김정은과 평화쇼를 하더니 극초음속미사일, 탄도미사일로 되돌아왔습니다.”
 
  지난해 12월 11일 다부동 전적비를 방문한 이재명 후보는 ‘우리가 북한에 비해 군사비를 수십 배 지출해 재래식 전력은 북한을 압도하니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어지느냐”고 했다.
 
  오후 5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사저가 있는 대구 달성군(대실역)에서 유세를 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광주 복합쇼핑몰을 두고 보인 민주당의 반응을 비판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국민 행복을 책임져야 할 정당이 (복합쇼핑몰을 반대해서) 되겠습니까. 제가 왜 달성에 와서 광주 이야기를 하느냐면요. 민주당이 잘되고, 호남도 잘되는 것이 우리 국민의힘에도 좋고, 또 이 달성에도 좋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호남을) 자기들의 정치 거점으로서 투쟁 의지만을 부추기는 (데 활용하는) 정치인을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퇴출시키고 끌어내야죠?”
 
  분식집에서 김밥을 말다가 위생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구경 나온 50대 여성은 “윤석열이 왔다는 소식 듣고 잠깐 나와봤다”고 했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이 여성은 “나도 박근혜 좋아하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윤석열이 돼야 한다”고 했다.
 
  달성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오후 6시 달서 월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이어 6시58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기억공간을 방문했다.
 
  오후 7시20분에는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장에 도착했다.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의원도 동성로 무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연설에서 “호남이 잘되는 것이 영남이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보다 사흘 앞서 이곳을 찾았다. 무대 바로 뒤편에 있는 분식집 종업원은 “윤 후보를 보러 온 사람이 훨씬 많다. 길목까지 가득 차지 않았느냐. 이재명 후보가 왔을 때는 무대 앞에만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고 했다. 인근 꽃집 상인은 “(윤 후보가) 한 세 배는 많다”고 했다.
 
  유세장에는 곽상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구 중남구 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모여 있었다. 이들은 기호(번호)만 다를 뿐 모두 빨간색 복장을 했다.
 
  젊은 층도 많았다. 정모(28·남)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윤석열 후보가 보수 정당 대선 후보로 나온 것은 아이러니”라면서도 “인물보단 당을 보고 투표하기에 윤 후보라고 문제 될 건 없다”고 했다. 김모(21·남)씨는 윤-안 단일화에 대해 “3파전으로 가도 박빙이지만 이긴다고 본다.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정권 교체 위해 尹 후보 뽑을 수밖에…”
 
  한 중년 여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을 여러 장 들고 서 있었다. 이 여성에게 ‘왜 대통령 사진을 들고 있느냐’고 물으니 “좋아하니까…”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가 박 대통령을 힘들게 했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선 윤 후보를 뽑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5일 차(2월 19일)
  울산~경남 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2월 19일 김영삼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윤석열 후보. 왼쪽은 김영삼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청년보좌역. 사진=뉴시스
  유세 5일 차에는 경남 동부 일대를 방문했다. 오전 10시 울산 유세를 시작으로 오전 11시30분 경남 양산, 낮 12시30분 김해, 오후 3시 거제, 오후 4시10분 통영, 오후 5시40분 진주, 오후 7시10분 창원 유세 순이었다.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보다 유세 일정을 많이 잡았다. 이 후보가 한 곳에서 선거운동을 길게 하는 식이라면 윤 후보는 되도록 많은 곳을 방문해 30~40분가량 머물렀다. 연설에 15~20분 정도를 쓰고 나머지는 무대 인사와 어퍼컷 세리머니에 활용했다.
 
  윤 후보는 이날 울산 연설에서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원전이 전기를 값싸게 공급했기에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국제적인 산업경쟁력이 됐다”며 “값싼 전기가 울산 경쟁력의 기초다. 이런(탈원전) 엉터리 산업 정책을 도대체 왜 만들어냈는가. 왜 울산 앞바다에 어민들이 반대하고 시민이 반대하는 신재생, 풍력발전을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도시철도 체계를 구축하고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위해 촘촘한 교통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김해 김수로왕릉 광장 유세에서 “김해로 오는 차 안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생각하며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께서는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택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국익을 위해 민주 진영에서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한미FTA, 이라크전 파병을 관철하신 분입니다. 지금 민주당이 이렇습니까? 지금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당이 맞습니까?”
 
  이날 광장에서 만난 조정숙(67)씨는 “시장 상인들은 다들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가게 문 닫고 윤 후보를 보러 온 상인들도 많다”고 했다. 또 “김해는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 후 민주당 강세 지역이 됐다”고 했다.
 
  이틀 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선대위원장인 김정호 의원이 이곳에서 유세를 했다. 광장 뒤편에서 유료주차장을 관리하는 한 노인은 “윤 후보 유세가 3배는 많다”고 했다. 인근 신발가게 사장은 “오늘이 배배(4배)는 많다”고 했다.
 
  윤 후보는 거제 유세에 앞서 오후 2시50분 김영삼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방명록에는 “정직하고 큰 정치로 개혁의 문민 시대를 여신 김영삼 대통령님의 정신을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청년보좌역도 함께했다. 김 보좌역은 권영세 의원실에서 6급 비서로 일하다가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윤석열도 놀란 거제 人波
 
  오후 3시20분 거제 유세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는 이렇게 말했다.
 
  “존경하는 거제시민 여러분. 왜 이렇게 많이 나오셨습니까. 여러분. 저도 솔직히 놀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방 소도시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 폭 15m, 길이 80m가량 되는 길목이 가득 찼다. 청계광장 출정식과 비교하면 두세 배쯤은 돼 보였다.
 
  거제는 서일준 의원의 지역구다. 9급 공무원 출신인 서 의원은 윤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인파에 밀려 무대 앞으로 가지 못한 정명희(52)씨는 딸(22)과 함께 유세차 뒤편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정씨는 “서 의원이 주말마다 지역에 내려와 봉사하며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국민의힘에서 돌아선 이들도 윤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 노조에선 국민의힘을 취급하지 않는데 서 의원에게는 마이크를 준다. 이렇게 많이 모인 데는 서 의원의 역할이 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거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에도 적극 나서지 않고 고향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 같다. 김영삼 대통령이 지역 발전은 시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존경한다. 거제 사람은 문 대통령을 야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범대에 재학 중인 정씨의 딸은 “마음에 두는 후보는 없지만 대안으로 윤석열 후보를 뽑겠다”며 “정권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 서로 경쟁하게 돼 나라가 좋게 바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거운동 6일 차. 윤 후보는 다음 날(2월 21일)로 예정된 TV토론회 준비를 위해 유세 일정을 잡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후보들은 대체로 토론회 전날과 당일은 외부 공개 일정을 최소화했다.
 
 
  8일 차(2월 22일)
  당진~서산~홍성~보령~군산~익산

 
  8일 차에는 서해안 일대를 찾았다. 오전 10시 충남 당진 ‘솔뫼성지’가 첫 방문지였다.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 생가를 성역화한 곳이다. 성지 앞에는 지지자 약 100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김대건 生家서 “여기가 西學의 본거지구먼”
 
  윤 후보는 성지 입구를 지나며 “여기가 서학의 본거지구먼”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마중 나온 김성태 신부와 비공개로 5분가량 산책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옆에서 “저희도 4대째 가톨릭이에요”라고 했다. 김대건 신부 동상을 지나 생가까지 둘러본 윤 후보는 “과거 명동성당을 본당으로 상당 기간 주말 미사를 계속 드렸다”며 “대한민국 정부의 의사결정권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를 통해 보여준 박애와 국민통합, 헌신의 마음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5분가량 성지순례를 마친 윤 후보는 오전 11시 충남 당진 당진시장 유세에 나섰다. 대선 후보가 왔지만 상인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상인들에게 ‘윤 후보가 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좋은 말씀 많이 하시는 거 같다”는 말만 돌아왔다.
 
  이날 당진 유세에서 윤 후보는 “반공 논리나 안보팔이를 하자는 게 아니다. 국가안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사드와 같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 전쟁광인가. 김정은한테 조아리고 위장 평화쇼를 하면 안보와 평화, 경제 기초가 만들어지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낮 12시 충남 서산, 오후 2시10분 충남 홍성, 오후 3시40분 충남 보령, 오후 5시 전북 군산, 오후 6시20분 전북 익산 유세 순으로 일정을 보냈다. 이후 오후 7시20분에는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김주원 종법사를 예방했다.
 
  김 종법사는 윤 후보를 만나 “여기 안 다녀가면 대통령 못 돼요”라고 했다. 원불교는 창시된 지 107년이 됐다. 익산을 근거지로 삼은 지 97년가량 됐다고 한다. 원불교 재단이 소유한 원광학원은 호남에서 가장 큰 사학이다. 김 종법사는 윤 후보에게 염주를 선물로 줬다.
 
  선거운동 기간 중 윤 후보 유세장 주변에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윤 후보를 비난하는 시위를 자주 벌였다.
 
  이날 홍성 유세에선 대전충남지역대학생연합회 학생들이 ‘선제타격 웬말입니까’라는 팻말을 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를 본 일부 지지자들이 이 학생들을 밀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퍼지자 보령 유세장 사회자는 지지자들에게 “젊은 시위대에 대꾸하지 말아달라. 윤석열 후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9일 차(2월 23일)
  정읍~목포

 
  윤 후보는 첫 일정으로 오전 9시50분 전북 정읍에 있는 동학농민혁명운동기념관을 찾았다. 동학농민군의 위패가 있는 구민사(救民祠)를 참배하고는 방명록에 “권력의 부정부패에 항거하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일깨운 동학혁명의 정신은 지금도 우리 가슴에 타오르고 있습니다”고 적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동학혁명이 비록 혁명에는 실패했지만 동학혁명 정신은 지금도 면면히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 타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10분가량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곧장 전남 목포로 이동했다.
 
 
  목포에서 金大中 15번 언급
 
  윤 후보는 오후 1시5분 목포역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13분짜리 연설에서 ‘김대중’이라는 단어가 15번 등장했다.
 
  “저나 국민의힘이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습니다” “김대중의 정치적 고향인 이 목포에서도 ‘대구가 잘되는 것이 목포가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되는 것’이라고 여러분께 외칩니다.”
 
  이날 목포역 광장에는 지지자 150명이 모였다. 광장 부근 구두수선 가게 주인은 “이 정도면 많이 온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목포시 관계자에게 ‘목포역 유세를 어떻게 보았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유세를 앞두고 전세버스 4대를 동원했다”고 주장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목포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로 향했다. 오후 2시20분 목포에서 배를 타 3시46분 하의도에 도착했다. 편도 43km인 뱃길이다. 오후 3시59분 생가에 도착한 윤 후보는 추모관부터 들렀다. 묵념을 한 후 전시된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봤다.
 
  생가 본채에 들어가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입니다. 위대한 정신입니다.”
 
 
  10일 차(2월 24일)
  수원

 
  이날 오전 11시30분 여야 전직 국회의장·국회의원들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모여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식을 열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면 어떤 정파나 지역, 계층과 관계없이 전부 함께 가고 통합하겠다”며 “정부를 맡으면 독선과 아집이 아닌 선배님들께 여쭤보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는 정치, 경청하는 정치를 반드시 하겠다”고 밝혔다.
 
  원로 정치인들은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다. 이인제 전 의원은 “단일화는 두 사람이 결단만 하면 끝난다”고 했다.
 
  오후 2시30분에는 경기 수원 팔달문 앞에서 집중 유세를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을 괴롭히는 좌·우파, 부정부패와 26년간 싸운 정치 8개월 초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세 현장에 나온 한 국민의힘 당원은 “윤석열이 대통령 되는 것도 별로다. 또 (정치)보복할 것 아닌가. 5년마다 이러면 큰일 난다. 그런데 이재명이 되는 것은 싫다”고 했다.
 
  수원 유세를 마친 후 오후 4시30분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짐 로저스를 만났다. 이후 윤 후보는 다음 날(2월 25일) 열리는 TV토론회를 준비했다.
 
 
  12일 차(2월 26일)
  인천 연수~서구~부평~서울 양천~구로~마포~은평

 
2월 26일 응암역 유세에서 무대에 오른 어린 아이에게 윤 후보가 어퍼컷 세리머니를 가르쳐주는 모습. 사진=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윤 후보는 이날 인천 지역과 서울 서부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오전 10시30분 인천 연수구 연설을 시작으로 오전 11시40분에는 인천 서구 먹자골목을 방문했다. 이어 오후 1시30분 인천 부평, 2시40분 서울 양천구 목동, 3시30분 구로구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오후 4시30분에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방문했다. 이어 5시30분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6시30분 은평구 응암동 유세를 끝으로 일정을 마쳤다.
 
 
  13일 차(2월 27일)
  포항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에도 윤석열 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안 후보 측이 윤 후보 측에 ‘단일화 결렬’을 통보하며 사실상 단일화가 최종 결렬된 듯한 상황이 벌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예정된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시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 과정을 일지로 정리해 공개했다.
 
  윤석열 캠프가 협상 과정을 공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안 단일화가 최종 결렬되고 만약 선거에서 지더라도 윤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했다.
 
 
  尹錫悅 없는 悅情열차
 
  윤 후보는 이날 계획된 경북 일정(영주~안동~영천~경산~경주)을 마치고 오후에는 ‘신경주~포항’ 구간에서 ‘열정열차’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열정열차는 이준석 대표가 무궁화호 열차를 개조해 교통이 불편한 내륙 지역을 찾아가 공약을 홍보할 목적으로 준비한 유세 열차다. 열정열차에는 이준석 대표가 탑승해 앞선 26일부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고 28일까지 이어갈 계획이었다.
 
  지난 2월 12일 벌어진 문제의 ‘구둣발’ 사건도 이 열정열차 안에서 벌어졌다. ‘단일화 결렬’ 해프닝으로 윤 후보는 정작 자신을 위해 특별 제작된 기차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한 번도 타지 않았다. 정작 이 대표만 열차에서 3일을 보냈다.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윤 후보는 경북 포항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5시40분 북포항우체국 앞 연설에서 윤 후보는 “포스코가 포항에서 세계적으로 발돋움하는 멋진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포스코가 포항에 남아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포스코는 자회사를 포항에 남겨두고 지주사(持株社)는 서울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곧이어 6시20분에는 죽도시장을 둘러본 후 유세차에 올라 처음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윤 후보는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지금 부정선거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 당일 투표만 하시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투표하지 못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시고 사전투표를 해달라. 저도 첫날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포항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강원 동해로 이동했다.
 
 
  14일 차(2월 28일)
  동해~강릉~속초~홍천~춘천~서울

 
  이날 유세는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인 동해에서 시작했다. 윤 후보가 무대에 오르기 전 권성동 의원은 “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다. 바로 윤 후보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게 충성하고 헌법에 충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윤핵관이었지만 지금은 ‘윤멀관’이다. 이제 새로운 윤핵관이 누구냐. 바로 이철규”라고 했다.
 
  동해 연설을 마치고 강릉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오후 2시23분 강릉 유세차에 올라 두 손을 쥐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 15~20분 수준이었던 연설이 강릉에선 30분으로 늘었다.
 
 
  강릉서 유세하리라 꿈에도 생각 못 해
 
  윤 후보는 “강릉의 외손(外孫)이다. 할머니가 성남동 중앙시장에서 가게를 했다. 국민학교 시절 방학 때 강릉에 오면 제일 먼저 할머니 가게부터 갔다. 어릴 때 추억이 밴 바로 이 장소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바로 전날인 지난 2월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정치개혁안’을 발표한 데 대해 윤 후보는 “의석을 몰아줬더니 (법안) 날치기 통과를 일삼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해 다수당의 횡포를 해왔다. 대통령 선거를 열흘 남겨놓고 무슨 놈의 정치개혁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양식(良識) 있는 정치인들이 있으나 이재명 일당에게 내몰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셔서 우리가 정부를 맡게 되면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멋진 협치를 해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지키고 경제를 번영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하자”며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외가 어른들께 들었습니다. 6·25 때 인민군이 철수하면서 사람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제삿날이 같은 집이 수천 가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강릉 시민은) 누구보다 공산주의 싫어하고 안보관이 투철한 시민들 아닙니까. 제가 여기서 공산주의니, 빨갱이 타령하면서 정치하고 정권을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윤 후보는 오후 3시10분 속초, 5시10분 홍천, 6시30분 춘천 유세를 이어갔다. 이후 서울로 이동해 오후 9시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본 업주를 만났다. 곧이어 9시40분에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이어령 선생 빈소를 조문했다.
 
 
  15일 차(3월 1일)
  서울

 
3월 1일 신촌 유세. 왼쪽부터 이준석 당대표,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후보,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정책본부장. 사진=조선DB
  삼일절을 맞아 윤 후보는 오전 11시30분 국립서울현충원 독립운동가 묘역을 참배했다. 참배를 마친 후 낮 12시에는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앞에서 유세했다. 오후 2시에는 서울 집중 유세가 열린 신촌으로 이동했다. 신촌 유세장에선 이준석 대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등이 한데 모여 ‘원팀’을 만들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란 말을 믿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정권이 5년 그대로 연장된다. 우리 후손들에게 지난 5년과 같은 시간을 또 물려주려는가”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북핵 선제타격’ 발언을 옹호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에서 전부 일어나 (윤 후보를) 전쟁광으로 몰아세운다”며 “윤 후보가 말하는 선제타격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시점에 실행하는 자위적 선제타격으로 유엔헌장 51조에 나오는 국가의 권리”라고 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전 권투 세계 챔피언 홍수환씨가 등장해 윤 후보에게 글러브를 선물했다. 이 글러브는 1977년 홍씨와 맞붙은 카라스키야가 당시 착용했던 장갑이다. 윤 후보는 이 글러브를 끼고 어퍼컷을 했다.
 
  유세장 인파에는 하늘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NO WAR’를 적은 피켓을 든 이들도 여럿 있었다. 윤 후보는 사전투표일이 다가오자 유세마다 사전투표를 강조했다.
 
 
  조국수호 집회 열렸던 서초동 방문
 
  신촌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서초동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3시에 서초동 대검찰청 인근에서 친문 정당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당)’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2019년 ‘조국수호 집회’가 열리던 곳이다. 2년 전 ‘조국수호대’를 자처했던 이들은 “조국에게 속았다. 윤석열에게 빚이 있다”며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장에는 파란 복장에 빨간 풍선을 든 이들, 빨간 복장에 파란 풍선을 든 이들이 뒤섞여 있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 16일 차인 지난 3월 2일 마지막 TV토론회를 준비했다. 토론회를 두 시간 남겨두고는 오후 5시30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당사에서 만났다. 이날 TV토론회를 마친 후에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했다.
 
 
  17일 차(3월 3일)
  아산~공주~세종~사천~마산

 
3월 3일 충남 공주 공산성 유세 당시 모습. 사진=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이날은 오전 8시 국회에서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성사를 알리는 기자회견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참배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기자회견 때문에 취소됐다. 오전 10시30분 아산(온양온천역), 11시40분 천안, 오후 2시 공주 공산성, 오후 3시 세종(조치원역) 순으로 선거운동이 이어졌다. 이날 연설의 키워드는 ‘단일화’였다.
 
  윤 후보는 가는 곳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며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함께해 국민의힘의 가치와 철학, 외연을 더욱 넓히고 더 많은 국민 목소리를 담아내겠다”고 했다.
 
  경남 사천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오후 6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유세를 했다. 피곤했는지 무대에 오른 후 어퍼컷도 없이 연설을 바로 시작했다. 뒤이어 오후 7시30분 마지막 일정인 마산역 유세장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이곳에서도 “사전투표에 꼭 참여해달라”고 했다. 마산 유세장을 찾은 이들은 현장의 인파를 보고는 “많이 왔다”고들 했다.
 
  선거운동 후반부로 갈수록 윤 후보의 목 상태도 나빠졌다. 이 때문에 마이크 성능이 좋지 않으면 인상을 찌푸리며 마이크를 바꿔달라고 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바빴던 날
 
  18일 차(3월 4일)
  부산~경주~경산~대구~안동~영주~울진

 
3월 4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하는 윤석열 후보. 사진=조선DB
  윤 후보는 이날이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바빴던 날이었다. 유세와 참배, 위문을 포함해 총 12개 일정을 치렀다. 사전투표 첫날 윤 후보는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대연 제6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오전 9시1분 투표소에 도착한 윤 후보는 9시2분 신분증을 제출한 뒤 투표용지를 건네받고 기표소로 들어갔다. 덩치 때문에 기표소를 덮는 커튼이 윤 후보의 몸을 다 가리지 못했다. 기표소에서 1분가량을 보낸 윤 후보는 9시5분경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윤 후보는 사전투표를 마친 직후 투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회견을 막았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다른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반면 서울 소공동에서 사전투표한 이재명 후보는 투표 직후 투표소 앞에서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는 투표를 마친 후 9시20분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했다. 마침 이날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윤 후보가 다음 유세 장소인 부산 사하구로 떠나자 부산 지역 초선 의원들은 서로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사하구는 5선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이고, 사하구 다음 일정인 사상구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사하구와 사상구 유세장 두 곳을 모두 참석하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했다. 늦게 도착하느니 안 가느니만 못 하기 때문이다.
 
  초선 A의원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자 보좌관은 “윤핵관(사상구)으로 가시죠”라고 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의 유세 여부는 의원 영향력에 달려 있다”고 했다.
 
  부산 지역 초선 의원 중 유세 일정이 잡힌 사례는 연제구(온천천)가 유일하다. 이는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온천천에서 유세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30분 사하구 유세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KDB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다시 강조했다. 윤 후보가 연설을 마치고 마이크를 조경태 의원에게 넘기자 조 의원은 김영삼을 연상케 하는 특유의 화법으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상구에선 하태경 의원이 유세차에 올라 “장제원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꿨다. 장제원·윤석열·안철수에게 큰 박수를 달라”고 했다.
 
  오전 11시30분 사상구 유세차에 오른 윤 후보는 “서울은 날아가는데 부산은 기어왔다”며 “1980~90년대를 넘어가며 서울과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부산이 발전해야 대구, 광주도 발전할 수 있다. 부산을 아시아 최고 해양 첨단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연설 마지막에는 “사상의 아들 장제원 의원이 인내와 끈기로 (단일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도 감사하다. (단일화는) 철수가 아니라 정권 교체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진격, 안철수의 진격”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자 장제원 의원이 대신 인기를 차지했다. 20분 동안 쉬지 않고 지역 주민과 사진을 찍었다.
 
 
  장제원, “全權은 너무 정치적인 단어”
 
  사상구 유세장에서 만난 장 의원은 “단일화가 반드시 되리라 믿었다”고 했다.
 
  “선거가 달려 있기에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판이 깨져요. 서로 간의 감정 문제도 중요하고요. 우리 후보는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안 대표는 정치적·사회적 열망(熱望)이 있었기에 결국엔 단일화가 되리라 믿었습니다. 단일화 타결까지 협상이 세 번이나 깨지지 않았습니까.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했습니다.”
 
  ― 윤 후보가 협상 전권을 부여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전권은 무슨…. 윤 후보로서는 제가 (직업) 정치인이고 후보의 생각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보신 거죠. 전권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인 단어 아닙니까. ‘장제원의 역량을 믿고 맡기겠다’ ‘장제원이 잘 협의할 테니 협상 결과도 받아들이겠다’는 신뢰의 의미죠.”
 
  ― 안 대표는 언제쯤 윤 후보 지원 유세를 합니까.
 
  “곧 할 겁니다.”
 
  안철수 대표는 윤 후보를 돕기 위해 다음 날 이천 유세장에 등장했다.
 
  ― 부산 시장 출마 계획 있으십니까.
 
  “전혀 없습니다. 박형준 시장이 계속해야죠.”
 
  윤 후보는 이날 낮 12시30분 부산 구포시장, 오후 2시20분 경북 경주, 3시40분 경북 경산, 5시30분 대구 달서 두류공원, 7시30분 경북 안동, 8시50분 경북 영주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 일정이 몰린 이유는 지난 2월 27일 단일화 협상 결렬로 인해 소화하지 못한 일정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울진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문하기 위해 오후 10시40분에는 울진을 찾았다.
 
 
  사전투표 논란
 
  이날 대구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운행 중에도 유튜브로 국민의힘 유세 영상을 볼 정도였다. ‘단일화 덕분에 윤 후보가 쉽게 이기지 않겠느냐’고 기사에게 물었더니 “사전투표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이길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전투표를 앞두고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이유는 확진자 수를 대폭 늘려 3월 9일 본 투표를 못 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기사는 ‘사전투표 부정선거론’을 믿고 있었다. ‘음모론’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아 대화를 더 이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이 택시기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사건들이 보도됐다. 선관위가 확진자 투표 관리를 제대로 못 해 논란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19일 차(3월 5일)
  제천~충주~여주~이천~경기 광주~남양주~광진~노원

 
3월 5일 경기 이천 유세. 사진=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오전 10시 충북 제천, 11시10분 충북 충주, 오후 1시30분 경기 여주, 오후 2시30분 경기 이천에서 유세가 이어졌다. 이천에선 윤 후보와 안철수 대표가 함께 손을 잡고 무대로 등장했다. 단일화 이후 안 대표의 첫 유세 지원이었다. 안 대표는 흰색 점퍼를 입었다. 국민의힘 선거사무원이 아니면 유세용 빨간색 점퍼를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상징인 공정과 상식, 여기에 저 안철수의 통합과 미래가 합쳐지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청중이 안철수를 연호하자 안 대표는 “구호를 윤석열로 바꿔달라”고 했다.
 
  안 대표의 지원 유세에 윤 후보는 힘이 났는지 이천 유세에서는 수위 높은 용어를 써가며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김만배 일당이 1조원 가까이 빼먹은 돈은 성남 시민의 돈이고 국민의 돈입니다. 이 돈으로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서민들, 청년들이 들어가서 좀 살도록 하면 안 됐습니까. (이제 와서) 무슨 놈의 얼어 죽을 기본주택을 운운합니까. (이 후보의 공약인) 임대주택 100만 채,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여러분들은 믿으십니까.”
 
  이어 윤 후보는 오후 3시40분 경기 광주, 5시 남양주에서 유세했다. 서울로 이동한 윤 후보는 6시10분 안 대표와 함께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유세에 등장했다. 애초 안 대표는 이천 유세에만 참석하려 했으나 광진 유세에도 참여했다.
 
 
  노원 대신 광진 유세 택한 안철수
 
  이날 안 대표의 광진구 유세 참여를 두고 ‘노원에 사는 안 대표가 이준석 대표를 피하기 위해 노원 유세 대신 광진 유세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윤 후보를 최대한 돕기 위해 광진구 일정을 오히려 추가했다”고 밝혔다.
 
  광진구 유세 인파는 출정식보다 서너 배 많아 보였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차원에서 지역구별로 당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다. 유세차도 5t짜리가 동원됐다.
 
  유세장에는 육사 동기회나 군 출신 모임에서 자체 제작해 들고나온 대형 깃발이 항상 눈에 띄었는데, 이날 광진구 유세에서는 이런 대형 깃발이 특히나 많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깃발이 너무 많아서 (방송사) 카메라가 후보를 잡는 데 방해가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광진구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오후 7시10분 노원역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선거운동을 했다. 이곳은 안철수 대표가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이자 이준석 대표가 출마했다가 낙선한 곳이다.
 
  노원 유세장에는 1t 유세차가 사용됐다. 이 유세차에 윤석열, 안철수, 이준석 당대표가 모두 함께 오르기엔 비좁아 보였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1t, 3.5t, 5t급 유세차를 활용했다. 유세 장소와 중요성을 고려해 급이 다른 유세차가 사용됐다.
 
 
  20일 차(3월 6일)
  서울 강동~중구~경기 의정부~동두천~파주~고양~김포~부천~서울 금천

 
  본 투표를 앞둔 윤 후보는 3월 6~7일 양일간 서울과 수도권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이날은 9곳에서 유세를 했다.
 
  오전 10시 서울 강동구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서울 중구 동대문, 낮 12시30분 경기 의정부, 오후 1시50분 경기 동두천, 3시20분 경기 파주, 4시20분 경기 고양, 5시20분 경기 김포, 6시40분 경기 부천, 8시 서울 금천을 찾았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대구 달성과 동성로에서 윤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21일 차(3월 7일)
  경기 구리~하남~안양~시흥~안산~화성~오산~평택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 구리, 11시 경기 하남, 오후 1시30분 경기 안양, 2시30분 경기 시흥, 3시30분 경기 안산, 4시50분 경기 화성 동탄, 5시40분 경기 오산, 7시 경기 평택에서 유세했다. 안철수 대표는 하남과 화성 유세에 동참했다.
 
  윤 후보는 이날 하남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의 슬로건인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란 표현을 이렇게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가) 경제, 경제 하는데 워낙 부정부패 비리가 많으니까 국민을 잘 먹여 살려주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고 물타기를 합니다. 경제라는 것은 대통령이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기업·민간이 정부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돈도 많고 훨씬 똑똑합니다. 이제는 대통령이나 정부가 그저 멍청한 짓만 하지 않고 정직하기만 하면 됩니다.”
 
 
  22일 차(3월 8일)
  제주~부산~대전~대구~서울

 
  윤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야 제주를 방문했다. 이날 제주 방문 대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7일 이재명 후보가 제주에서 선거운동을 하자 일정을 수정했다.
 
  이틀 전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주도는 이동에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며 제주 방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오전 10시 제주에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첫 유세를 했다. 이후 부산으로 이동해 오후 1시10분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고 부산 연제구 온천천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 등장했다. 이날 연제구 유세장에는 부산 지역 유세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다.
 
  윤 후보는 “결승선을 앞둔 스타디움에 들어와 있다. 결승선을 1등으로 끊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제주, 서울, 어디에 살든지 모두 하나”라고 했다.
 
  마스크와 목도리를 모두 주황색으로 맞춘 국민의당 당원 김모(51)씨는 안 대표를 보기 위해 대구에서 내려왔다고 했다. 김씨는 “단일화가 최선”이라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리라 믿었는데 조건 없는 단일화가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거에서 이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는 “안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할 것 같다”며 “국민의당 당원은 국민의힘, 특히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부산에 거주하며 대안 우파 활동을 해온 70대 B씨는 “어쨌든 윤석열이 우리한테 왔으니 밀어줘야 한다”고 했다. B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보수 신당(新黨) 창당 운동도 해온 인물이다.
 
 
  “대구는 정치적 고향”
 
3월 8일 서문시장 유세. 사진=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대구 거점 유세가 열린 서문시장에도 수많은 지지자가 몰렸다. 상인들은 “유례없는 인파”라고 했다. 오후 3시30분 연단에 오른 윤 후보는 “경북이, 대구가, 서문시장이 제 정치적 에너지의 원천”이라며 대구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대구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늦깎이(검사)로 여기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여러 차례 근무도 했습니다. 정치도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불러서 시작했고 또 키워주셨습니다. 대구는 제게 정치적 고향입니다. 마지막에 이 서문시장에서 기를 받고 가겠습니다. 힘이 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22일 동안 계속 (유세를) 다니다 보니 목이 다 쉬어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도 “이 서문시장에 오니 힘이 난다. 목이 뚫린다. 고맙다. 사랑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부정적으로 봤다. 이 기사는 “당초 안철수 후보를 찍을 생각이었는데 후보직을 사퇴해버렸다. 우리 아내는 ‘왜 저 사람은 매번 저러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될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다”면서 우회적으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윤 후보는 오후 6시 대전 노은역에서 선거운동을 한 뒤 곧장 서울로 이동했다.
 
 
  애국가 제창으로 유세 마무리
 
3월 8일 서울시청광장 피날레 유세. 사진=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오후 8시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 피날레 유세가 열렸다. 윤 후보가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배우 김부선씨도 올랐다. 김씨는 윤 후보가 당선되면 광화문에서 춤을 추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는 대선 경선 당시 본선에서 경쟁했던 당내 경쟁자들이 모두 참여했지만 홍준표 의원은 불참했다.
 
  8시30분 무대에 등장한 윤 후보는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로 정치를 모르는 제가 이 자리까지 왔다”며 “그래서 어느 세력 누구에게도 빚을 진 게 없다. 오로지 우리 시민 여러분,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께만 부채가 있다.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만 좇아가겠다”고 했다.
 
3월 8일 마지막 선거운동인 강남역 유세. 사진=조선DB
  피날레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오후 10시 건대입구 거리 인사와 오후 11시 강남역 부근 거리 인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오후 9시55분경 건대입구에 도착한 후 300m가량을 걷고는 10분 뒤인 10시5분 강남으로 이동했다. 윤 후보는 예정된 일정보다 앞선 10시37분 강남역 유세차에 올랐다.
 
  윤 후보는 “모든 걸 다 바쳐서 청년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게 하겠다”며 “약속을 정직하게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곤 애국가를 제창하곤 유세를 마무리했다.
 
  윤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은 이날 오후 10시48분에 끝났다. 예정보다 일찍 유세를 마치자 ‘선거에서 이겼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마지막 날 윤 후보가 이동한 거리는 1006km였다.
 
  지난 3월 9일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약 9703km를 이동했다”며 “이는 서울-부산을 편도로 27회 이동한 거리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유세는 94회, 전직 대통령 생가 참배 및 조문(8곳), 거리 인사(2곳) 등을 포함하면 총 104곳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유세 횟수는 ▲인천·경기 24회 ▲서울 16회 ▲대구·경북 15회 ▲부산·경남·울산 14회 ▲대전·충남 10회 ▲강원 6회 ▲충북 3회 ▲전북 3회 ▲광주·전남 2회 ▲제주 1회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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