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니 세상이 새로워지는 기분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많은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올랐으면서도 그 자리가 뭔 자리인지 모르고 유세만 부리다가 허송세월한 지도자도 있는데 반해 이명박 당선자의 행보는 어쨌든 당장은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얻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 측의 정부 부처(部處) 개편 대목에 이르면 때로는 기존의 관념과 틀을  뒤집는 혁명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쾌도난마(快刀亂麻) 같은 시원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열심히 개편했다는 부처의 이름이 유치해서 차마 두 번 다시 부르기 싫을 정도라는데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인재과학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를 거쳐 보건복지여성부에 이르면 도무지 이것이 일국의 부처이름인가 하는 생각에 할 말을 잃을 지경입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그 어떤 대상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온 국민이 공기처럼 매일 접해야 하는 정부 부처의 이름을 지으려면 최소한 그 부처가 뭐하는 부서인지 정도는 이름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세상에 ‘행정안전부’라는 정부 부처가 어디 있습니까. '행정을 안전하게 하는 부서'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여기서 안전이 ‘치안’(治安)을 뜻하는 것이라면, 국민 치안은 행정안에 당연히 속하는 분야인데 굳이 부처 이름에 ‘안전’이라는 말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국토해양부'는 또 뭡니까? 국토해양부가 있다면 '국토육지부'도 있어야 하고, '국토공중부'(혹은 국토상공부)도 당연히 있어야 아귀가 맞습니다. 더구나 국토해양부는 해양관련 일을 위주로 하는 부서라는 느낌을 줍니다.  
 
'농수산식품부'는 농업이나 수산업으로 생산된 식품의 유통과 안전문제를 다루는 업무를 하는 부서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그냥 ‘식품부’라고 하면 됩니다. 식품이 주가 아니고, 농업과 어업관련 일이 주 업무라면 ‘농수산부’라고 하면 됩니다.  ‘기획재정부’도 뭐하는 곳인지 저는 감을 잡지 못하겠고, ‘인재과학부’도 뭐하는 곳인지 그 이름을 보고서는 알 기 힘 듭니다.

 
새 정부 부처 이름 짓기 중 꼴불견 하이라이트는 ‘보건복지여성부’입니다. 여성부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 끼친 악행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지마 역시 그 최고는 호주제 폐지 운동을 주도한 것일 것입니다.

이 부서는 실제 여성의 인권 향상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예를 들어 이혼녀나 미혼녀들이 받는 사회적 편견문제, 낙태문제  같은 근본적이고 시급한 여성 문제- 오로지 호주제 폐지 운동에 부서의 운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급진적 진보 성향의 여자들이 돌아가면서 수장을 하면서 '성씨를 없애자'는 일부 몰지각한 여성운동가나 단체들과 합세하여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오던 여러 가지 아름다운 전통을 공격하여 쓰레기통에 쳐 박고, 전통이 가진 권위를 조롱하는 일을 주 업무로 하면서 국민세금을 낭비해 온 부서가 바로 여성부입니다.
 
지난 10년 간 이 부서가 국민에게 끼친 악영향을 생각하면 이 부서는 당장 없어져도 시원찮을 상황인데, 여성계에서 반대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보건복지여성부'라는 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작명을 해서 그 뿌리를 살려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 부처의 폐지를 반대했다는 여성계라는 사람들이 누구겠습니까. 밤만세면 온갖 거짓 통계와 날조된 여론을 내세워 호주제 폐지해야 된다며  목소리 높였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