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미국의 바이든 정부 하에서 미북간 핵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려면 북한 인권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코리아소사이어티’가 2월 4일 2014년 2월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나온 것을 기념해서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그 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인권 문제가 핵 문제에 밀려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 없이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석좌는 “미북대화에서 북한 인권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실제 북한과의 협상에 얼마나 전념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서 “협상에는 검증 과정, 경제적 지원 , 미북 간 정치관계 변화 등이 필요한데 북한 인권 문제 제기 없이는 이 사안 중 어느 것도 진전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재임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인권특사가 바이든 행정부 내 북한 인권 문제 논의를 주도하는 동시에 미국을 대표해 유엔 등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 개선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빅터 차 석좌는 코로나19, 중국 및 미얀마 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 인권 사안 등 대북정책에 대한 즉각적인 관심이나 행동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 정권 인수위원회에 북한인권 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북한 인권 유린 사안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필요할 경우 관련 개인과 단체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반드시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지적들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대북전단금지법 등 북한인권문제들이 한미간 갈등 요소가 될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과 맥을 같이 한다.

한편 미국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도 2월 4일, ‘눈에서 멀어진다고 닿지 않는건 아니다(Out of Sight, Not Out of Reach)’라는 제목의 특별보고서에서 외국에서 반체제활동을 벌이는 인사들에 대한 ‘초국가적 탄압’ 실태를 지적하면서 북한의 행태를 고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7년에 말레이시아에서 있었던 김정남 암살 사건을 비롯해 같은 해 중국에서 있었던 한국 인터넷매체의 탈북자 출신 기자 납치사건, 반김정은운동을 벌이는 탈북자 및 그 가족들에 대한 디지털 위협과 사이버공격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