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5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투기까지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하는 진정한 방위산업 강국, 항공산업 강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며 "첨단 항공 엔진과 소재, 부품 개발 등에 신속하게 착수해 우리 방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 강구영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8개월간 수장을 찾지 못했던 KAI는 3월19일에 김종출 신임 사장의 취임, 몇일 뒤에 이어진 이 대통령의 방문 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AI에는 지난해 악재가 많았다. 신사업 수주에서 연거푸 실패했고, 경영 실적이 동종 업계에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KAI는 지난해 초 수주 목표를 8조4000억원대로 잡았지만, 실제 수주액은 6조4000억원대에 머물며 목표치의 75%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군수 사업의 대부분은 내수로 구성되며 수요자인 한국정부(방위사업청)과 계약을 통해 제품의 연구개발, 생산, 성능개량, 후속 지원 등을 한다.
방위사업청은 2025년 9월에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을 추진했는데, 사업 수행업체로 KAI를 제치고 대한항공-L3Harris(미국 방산업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또 같은해 10월에 방위사업청은 1조5000억원대의 전자전기(블록 I) 체계개발 계약에서 KAI를 제치고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KAI가 연달아 수주 전에서 실패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강구영 전 사장이 퇴임한 뒤 임시 대표 체제로 운영된 탓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한 편에서는 사기업인 대한항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KAI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방산업계 빅 4(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중에서 꼴찌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원대, 현대로템 1조원대, LIG 3000억원대인 반면, KAI의 영업이익은 2700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이를 인식한 듯, 김종출 신임 사장은 "사업 수주에 앞장서서 그동안의 실패를 만회하겠다"며 '수주 10조원대'의 목표를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수장 공백'이라는 경영 부담을 털어낸 KAI에게 새로운 기대를 하는 측과,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분 비중이 큰 준공기업으로서의 한계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양분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