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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20년 주목해야 할 20인

도쿄올림픽 금메달 꿈꾸는 도마 요정 여서정

체조 영웅 여홍철의 딸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 꿈 이루겠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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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홍철 경희대 체육학과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뜀틀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 뜀틀 금메달 수상으로 체조의 불모지(不毛地)인 우리나라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여 교수는 JTBC의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에서 활약 중인데, 승부욕은 여전하다.
 
  수영 영웅 박태환과의 ‘폐활량 테스트(물속에서 숨 참기)’에서 승리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딸 여서정은 이런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부전여전(父傳女傳)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어린이조선일보》는 2011년 8월, 여서정을 인터뷰했다. 7월 30일 남춘천초등학교 체육관(강원 춘천시 온의동)에서 열린 ‘2011 교보생명컵 꿈나무 체육대회’ 체조 3학년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당시 체조 꿈나무 여서정은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은메달을 땄지만 전 꼭 금메달을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릴 거예요. 지금처럼 매일 10시간씩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다 보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겠죠?”
 
  8년 뒤 여서정은 약속대로 여 교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여자 도마 부문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32년 만이었다.
 
  여서정은 1년 뒤인 2019년 2월 23일 국제체조연맹(FIG) 종목별 월드컵에서도 도마 부문 금메달을 땄다. 한국 여자 선수가 FIG 기계체조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건 사상 처음이었다.
 
  아시안게임과 체조 월드컵에서 딴 금메달을 아버지 목에 걸어줬지만 여서정은 여전히 배고프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을 꿈꾸는 까닭이다. 그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로 메달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은 도마를 앞으로 짚고 공중에서 720도 회전 후 착지하는 것이다. 완벽히 두 바퀴를 돌아 착지하는 것이기에 도마를 등지고 내리게 된다. 난도 6.2점으로 여자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 중 어려운 편이다.
 
  여서정은 2019년 국제체조연맹으로부터 독자 기술 ‘여서정’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기술 승인은 국내 여자 선수 중 최초이며, 남녀를 통틀어도 그의 아버지 여홍철, 양학선 등에 이어 네 번째다. 여 교수는 ‘여 1’ ‘여 2’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부녀가 전 세계에 도마 기술을 보급한 셈이다.
 
  딸은 아버지 뒤를 이었다는 소식에 “정말 영광스러웠고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고 말했다.
 
  여서정의 주 종목 ‘도마’는 여자 기계체조 4종목(마루·평균대·이단평행봉·도마) 중 하나로, 길이 120cm, 폭 95cm, 높이 125~135cm의 체조 기구를 이르는 말이다. 구름판을 밟고 나서 도마를 짚고, 공중 동작 후 안정적으로 착지하는 종목이다.
 
  여 교수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딸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제 사람들이 ‘여홍철의 딸 여서정’이 아니라 ‘여서정의 아빠 여홍철’로 불러주길 바란다.”
 
  딸이 화답했다.
 
  “과거엔 ‘피를 물려받았다’는 말이 가장 싫었어요. 내가 흘린 땀과 눈물이 가려지는 것 같았고, 부담을 느껴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빠가 여홍철이라는 게 정말 영광스럽고 행복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없는 힘까지 끌어모아 도마를 향해 달려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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