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8월 17일 이종찬(李鍾贊) 의원이 민주자유당의 탈당을 결행했습니다. 5월 김영삼(金泳三) 후보와의 대선 후보 경선을 거부한 지 석 달 만입니다. ‘들러리 후보’가 아니라 ‘홀로서기’에 나서려는 것이었죠. 당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련의 ‘옐친 혁명’을 한국에서 일으키겠다며 말이죠. 9월 3일 ‘새 정치 국민연합’이란 정치 결사체를 만듭니다. 제가 정치부 기자로서 처음 정당 만들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새 정치를 열망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총집결하여 반드시 참민주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동시에 낡은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 굳게 단결하여 겨레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는 민주 대장정에 함께 나섭시다.”
“우려할 만큼 심각한 단계에 이른 정치불신은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집단적 거부임은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낡은 정치 전반에 대한 총체적 부정인 만큼 국민 여망에 부응하여 개혁의 새 정치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국민후보를 추대해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할 것입니다.”
‘국민후보’란 단어만 빼면 최근까지도 여러 번 들어본 듯한 말들입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이나 그때나 ‘정치불신은 우려할 만큼 심각’하고, ‘여야 정당은 낡은 정치에 빠져’ 있고,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 열망은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어찌됐습니까. 이종찬 의원에 뒤이어 10월에 김용환(金龍煥), 박철언(朴哲彦) 의원 등이 추가 탈당했지만 이들이 만든 새한국당은 전혀 새롭지 않았습니다. 이종찬 의원이 민자당 경선 당시의 인기를 몰아가지 못하자 곧바로 후보 교체 얘기가 나왔고, 이어 김우중(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불거졌습니다. 김 회장의 대선 출마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더니 몇 안 되는 소속 의원이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새한국당 당사 마련을 위해 분담하기로 했던 돈을 놓고도 갈등이 생겼습니다. 몇몇이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국민당과 합당 교섭을 벌이더니 대선을 앞두고 투항하고 말았습니다. 단기필마(單騎匹馬)가 되어버린 이종찬 의원도 결국은 국민당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고 말았지요. 그들이 내세웠고,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1992년판 새 정치는 이렇게 요절(夭折)하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새 정치를 말하고 있지만…
제가 두 번째로 정당 만들기를 엿볼 수 있었던 기회는 머지않아 또 다가왔습니다. 1997년이었죠. 9월 8일이었습니다.
“변화와 창조를 열망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부름이 저에게 고뇌에 찬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드렸던 저의 다짐을 희망찬 큰 정치로 이 땅에 키워내겠으며 더 큰 바다로 나가고자 합니다.”
이인제(李仁濟) 경기도지사가 직을 내놓으면서 낭독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의 일부입니다. 이것도 결국은 새 정치를 하겠다는, 1997년판 새 정치 선언이었습니다. 이 전 지사는 실제 대통령 후보직과 당 대표직을 분리해 실천하는 등 기성 정당과 약간 다른 점을 보여줬지만, 경선 불복이라는 원죄(原罪)와 불리한 언론 환경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11월 4일 국민신당 창당 때까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고민은 깊어갔습니다. 단기간에 중앙당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긴 했지만 지방에서 선거운동을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중앙당이든 지구당이든 조직을 가동할 만한 돈도 없었습니다. 이 전 지사가 잘나갈 때는 돈을 대겠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300억원을 내놓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 전 지사의 측근 핵심한테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이 전 지사 캠프 내에 돈은 돌지 않았습니다.
11월 창당과 더불어 몇몇 언론의 집중포화로 이 전 지사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돈 얘기는 아예 쏙 들어갔습니다. 돈 대겠다는 사람과 전화통화도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턴 그야말로 오기(傲氣)로 버티는 것 같더라고요. 운동원들의 눈에 핏발이 서고 조그만 일 하나에도 민감했습니다.
기자는 때로 정떨어지는 질문을 던질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살갑게 대하던 당직자들이 선거가 임박할수록 몇몇 기자를 스파이 대하듯 했습니다. 선거 취재를 여러 번 해본 저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일부 신참 기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는 당직자들과 언쟁하는 일도 잦았던 기억이 납니다.
‘1997년판 새 정치’는 그래도 대선을 완주(完走)하며 싹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원내정치에 영향을 미칠 현역 의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자라진 못했습니다만.
깨끗한 정치 표방했던 열린우리당
이후 제가 기자연수를 떠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을 들여다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멀리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읽은 바로는 이종찬, 이인제씨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되더군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후원’ 아래 집권당을 쪼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창당 명분은 역시 비슷하더군요.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대회에서 김원기(金元基) 의장은 “우리당은 낡은 정치의 썩은 뿌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선언합니다.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와 지역주의를 철저히 분쇄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잠자던 새 정치가 또다시 불려 나왔습니다.
‘깨끗한 정치 실천 선포식’이란 이벤트도 열었고, 국회의원 면책특권 남용과 경선 불복을 금지하는 윤리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창당 축하메시지에서 “투명한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이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을 측면 지원한 셈이지요.
현직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으니 창당 과정은 순조로웠고, 아마 자금 또한 넉넉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지지율은 당초 집권당인 민주당에 계속 뒤졌습니다.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을 ‘배신’한 결과였지요. 만약 탄핵사태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현역 의원들 대다수가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에 여전히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제1당은커녕 2당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정치 문외한이 내건 새 정치의 미래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3년. 처음 등장한 새 정치가 이제 헌 정치가 됐을 법한데, 그게 아직도 죽지 않았더군요. 이번에는 그야말로 ‘새’ 사람이 들고 나왔습니다. 컴퓨터 보안전문가 안철수죠. 앞의 세 경우와는 여건이 많이 다르죠. 젊은이의 멘토라는 성가(聲價), 부산이란 잠재적 지역기반, 상당한 재력(財力)이 눈에 띕니다.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정치권 밖의 인물이라는 점이죠.
그가 요즘 신당 만든다고 전국 투어를 다니고 있습니다. 신당에 관한 그의 가장 최근 얘기는 “10월과 내년(6월 지방선거)에 기회가 생기면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결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가 정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9월호에서 저희가 정당을 만들어본 분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현역 의원이 대거 가세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하더군요. 정말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일까요.
저는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신 신공(神功)이 필요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꾸 민주당의 아류(亞流)로 남지 말고 자기 브랜드를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자신에게 기대 한 자리 꿰차 보려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 엘리트를 찾아나서야 합니다.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서 제갈량을 모시지 않았다면 중국 삼국시대의 한 축을 맡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치권의 메시지는 명료해야 합니다. 둘 다 잡으려다 하나도 잡지 못하는 게 정치권입니다. 이런 영묘(英妙)함이 그에게 있을까요. 작년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허무 개그성 행보’ 하나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 않을까요.
새 사람이, 어떤 새 방식으로, 새 정당을 만들어갈 것인지를 한번 흥미롭게 관찰해 보시죠. 만약 그게 변별력이 없는 상품이라면 그땐 과감하게 국민의 눈을 또 한번 속인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새 정치를 열망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총집결하여 반드시 참민주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동시에 낡은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 굳게 단결하여 겨레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는 민주 대장정에 함께 나섭시다.”
“우려할 만큼 심각한 단계에 이른 정치불신은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집단적 거부임은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낡은 정치 전반에 대한 총체적 부정인 만큼 국민 여망에 부응하여 개혁의 새 정치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국민후보를 추대해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할 것입니다.”
‘국민후보’란 단어만 빼면 최근까지도 여러 번 들어본 듯한 말들입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이나 그때나 ‘정치불신은 우려할 만큼 심각’하고, ‘여야 정당은 낡은 정치에 빠져’ 있고,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 열망은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어찌됐습니까. 이종찬 의원에 뒤이어 10월에 김용환(金龍煥), 박철언(朴哲彦) 의원 등이 추가 탈당했지만 이들이 만든 새한국당은 전혀 새롭지 않았습니다. 이종찬 의원이 민자당 경선 당시의 인기를 몰아가지 못하자 곧바로 후보 교체 얘기가 나왔고, 이어 김우중(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불거졌습니다. 김 회장의 대선 출마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더니 몇 안 되는 소속 의원이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새한국당 당사 마련을 위해 분담하기로 했던 돈을 놓고도 갈등이 생겼습니다. 몇몇이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국민당과 합당 교섭을 벌이더니 대선을 앞두고 투항하고 말았습니다. 단기필마(單騎匹馬)가 되어버린 이종찬 의원도 결국은 국민당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고 말았지요. 그들이 내세웠고,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1992년판 새 정치는 이렇게 요절(夭折)하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새 정치를 말하고 있지만…
제가 두 번째로 정당 만들기를 엿볼 수 있었던 기회는 머지않아 또 다가왔습니다. 1997년이었죠. 9월 8일이었습니다.
“변화와 창조를 열망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부름이 저에게 고뇌에 찬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드렸던 저의 다짐을 희망찬 큰 정치로 이 땅에 키워내겠으며 더 큰 바다로 나가고자 합니다.”
이인제(李仁濟) 경기도지사가 직을 내놓으면서 낭독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의 일부입니다. 이것도 결국은 새 정치를 하겠다는, 1997년판 새 정치 선언이었습니다. 이 전 지사는 실제 대통령 후보직과 당 대표직을 분리해 실천하는 등 기성 정당과 약간 다른 점을 보여줬지만, 경선 불복이라는 원죄(原罪)와 불리한 언론 환경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11월 4일 국민신당 창당 때까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고민은 깊어갔습니다. 단기간에 중앙당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긴 했지만 지방에서 선거운동을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중앙당이든 지구당이든 조직을 가동할 만한 돈도 없었습니다. 이 전 지사가 잘나갈 때는 돈을 대겠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300억원을 내놓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 전 지사의 측근 핵심한테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이 전 지사 캠프 내에 돈은 돌지 않았습니다.
11월 창당과 더불어 몇몇 언론의 집중포화로 이 전 지사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돈 얘기는 아예 쏙 들어갔습니다. 돈 대겠다는 사람과 전화통화도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턴 그야말로 오기(傲氣)로 버티는 것 같더라고요. 운동원들의 눈에 핏발이 서고 조그만 일 하나에도 민감했습니다.
기자는 때로 정떨어지는 질문을 던질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살갑게 대하던 당직자들이 선거가 임박할수록 몇몇 기자를 스파이 대하듯 했습니다. 선거 취재를 여러 번 해본 저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일부 신참 기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는 당직자들과 언쟁하는 일도 잦았던 기억이 납니다.
‘1997년판 새 정치’는 그래도 대선을 완주(完走)하며 싹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원내정치에 영향을 미칠 현역 의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자라진 못했습니다만.
깨끗한 정치 표방했던 열린우리당
이후 제가 기자연수를 떠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을 들여다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멀리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읽은 바로는 이종찬, 이인제씨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되더군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후원’ 아래 집권당을 쪼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창당 명분은 역시 비슷하더군요.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대회에서 김원기(金元基) 의장은 “우리당은 낡은 정치의 썩은 뿌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선언합니다.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와 지역주의를 철저히 분쇄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잠자던 새 정치가 또다시 불려 나왔습니다.
‘깨끗한 정치 실천 선포식’이란 이벤트도 열었고, 국회의원 면책특권 남용과 경선 불복을 금지하는 윤리강령도 발표했습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창당 축하메시지에서 “투명한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이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을 측면 지원한 셈이지요.
현직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으니 창당 과정은 순조로웠고, 아마 자금 또한 넉넉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지지율은 당초 집권당인 민주당에 계속 뒤졌습니다.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을 ‘배신’한 결과였지요. 만약 탄핵사태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현역 의원들 대다수가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에 여전히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제1당은커녕 2당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정치 문외한이 내건 새 정치의 미래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3년. 처음 등장한 새 정치가 이제 헌 정치가 됐을 법한데, 그게 아직도 죽지 않았더군요. 이번에는 그야말로 ‘새’ 사람이 들고 나왔습니다. 컴퓨터 보안전문가 안철수죠. 앞의 세 경우와는 여건이 많이 다르죠. 젊은이의 멘토라는 성가(聲價), 부산이란 잠재적 지역기반, 상당한 재력(財力)이 눈에 띕니다.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정치권 밖의 인물이라는 점이죠.
그가 요즘 신당 만든다고 전국 투어를 다니고 있습니다. 신당에 관한 그의 가장 최근 얘기는 “10월과 내년(6월 지방선거)에 기회가 생기면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결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가 정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9월호에서 저희가 정당을 만들어본 분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현역 의원이 대거 가세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하더군요. 정말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일까요.
저는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신 신공(神功)이 필요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꾸 민주당의 아류(亞流)로 남지 말고 자기 브랜드를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자신에게 기대 한 자리 꿰차 보려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 엘리트를 찾아나서야 합니다.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서 제갈량을 모시지 않았다면 중국 삼국시대의 한 축을 맡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치권의 메시지는 명료해야 합니다. 둘 다 잡으려다 하나도 잡지 못하는 게 정치권입니다. 이런 영묘(英妙)함이 그에게 있을까요. 작년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허무 개그성 행보’ 하나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 않을까요.
새 사람이, 어떤 새 방식으로, 새 정당을 만들어갈 것인지를 한번 흥미롭게 관찰해 보시죠. 만약 그게 변별력이 없는 상품이라면 그땐 과감하게 국민의 눈을 또 한번 속인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