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몇 살 위인 선배가 최근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完走)하고 귀국했습니다. 유럽의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피레네 산맥 주변에 있는 길입니다. 가장 놀랄 일은 그 길이 800km 정도나 된다는 것입니다. 생활속의 걷기를 6년째 실천하고 있는 저조차 처음 ‘도전’ 얘기를 들었을 때 “생환(生還)이 가능할까”라고 농담을 했을 정도입니다. ‘생환’ 후에는 기념 식사를 하면서 “평생 얘깃거리 하나 만들었네요”라고 둘이 함께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이 길은 유럽의회가 1987년 선포한 문화여행로로, 역사적으로 의미를 둘 만한 종교 건물과 민간 건물이 주변에 1800개 정도 있다 합니다. 이 정도면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문화유산 답사 코스라 해도 손색이 없지 않겠습니까. 유럽인들이 많이 찾지만 여하튼 가장 최근 통계를 보면 4월 한 달 동안 1만명 이상의 세계인이 이 길을 걸었다고 하네요.
한국인으로서 ‘산티아고 순례자’가 되려면 여러가지를 두루 갖춰야 합니다. 체력(體力), 기본이죠. 하루에 꼬박 25km 이상씩을 걸어야 하니까요. 담력(膽力), 당연하죠.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가 프랑스어, 스페인어 다 못하고 영어도 서툴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가겠다는 것은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사람이 잘 살지 않는 곳이니 치안도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간이 여간 크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거기다 여력(餘力)도 있어야죠. 시간과 돈입니다. 시간은 40일 가까이 국내를 비워야 하니 직장인은 물론이고 웬만한 자영업자도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돈은 생각보다 많이 들지는 않지만 여하튼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만원 이상은 들여야 하니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삼력(三力)’을 갖춘 선배한테 제가 출발 전부터 부탁을 했습니다. 틈틈이 메모를 하고 사진도 찍어서 답사기를 꼭 쓰라고요. 이번호에 그 글을 실었습니다. 6월 5일 귀국해 시차(時差) 적응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바로 쓴 것이니 어느 답사기보다 따끈따끈한 내용입니다.
해외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든 아니든 여가(餘暇)를 이렇게 즐기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여가를 TV 보면서 지낼 순 없는 일
자영업을 하는 제 친구 중에 등산 마니아가 있습니다. 국내 산이란 산은 거의 올라가 봤다고 하더군요. 저와도 몇 년 전까지 가끔 주말에 서울 근교의 산에 다니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이 친구는 저와 보조를 맞추다가 어느 순간 산악 구보(驅步)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실력을 보여주곤 합니다. 워낙 오랫동안 등산으로 단련한 몸이라서 그 체력을 제가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트레킹에 맛을 들여서 중국 윈난·쓰촨에서 티베트·인도에 이르는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가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실제 갔다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친구는 트레킹 외에 개 키우는 데도 푹 빠져 있습니다. 공장 부지에 개를 열 마리 이상 키운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진돗개, 풍산개 쯤은 저도 알겠는데, 닥스훈트가 어쩌고, 포메라니안이 어쩌고 할 때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더니 이 친구, 언제부터인가는 스크린 골프에 빠져 아파트 이웃사람들과도 골프방에 가곤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와 대학동문인 이 친구는 대학 재학 당시 당구에도 거의 미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으로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고, 한번 빠지면 당분간은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넌 나중에 늙어서 심심하진 않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어느 누구와 만나든 한두 가지는 공통으로 즐길 만한 것이 있을 테니 말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와 함께할 일이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축복이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집에 앉아서 TV 리모컨만 돌리는 은퇴자들을 많이 보셨잖습니까.
유년기부터 여가 경력을 쌓지 못한 50대 베이비 부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잡지를 봤더니 흥미로운 조사가 있더군요. ‘도시지역 50대 장년층의 여가생활 실태’란 제목이었습니다. 딱 제 얘기란 생각이 들어서 주의깊게 살폈습니다.
지금 50대는 베이비 부머란 단어와 항상 붙어 다닙니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취미·여가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여건이 안 돼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안 된다는 말에는 돈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놀 줄 모르는’, 새로 단어를 만들자면 ‘유맹(遊盲)’이 많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도 이런 사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453명을 심층면접했다는데, 절반이상(52%)이 스포츠나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문·잡지·책 읽기, TV시청, 인터넷 이용 등 휴식형 여가활동 중에서 TV시청이 제일 많았습니다.
여러 야외활동을 뜻하는 적극적 여가활동에서도 종교모임·친목모임이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낚시·등산·영화·공연관람 등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50대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여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 글의 필자인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6·25 후 근검절약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시간절약에 민감했다. 유년기부터 여가경력(leisure career)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주어져도 적극적으로 다채로운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저는 젖먹이일 때 50년대를 지나 별다른 기억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참 뛰어놀 나이인 60년대엔 해질 때까지 축구만 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좀 할 줄 아는 몇 가지 구기(球技)를 제외하면 배드민턴, 볼링, 스키, 골프 등은 40세를 전후해 배웠네요. 등산, 트레킹은 50세 안팎에 본격적으로 시작했고요. 고스톱, 포커 등은 할 줄은 알지만 즐기지는 않습니다. 제법 많다고 생각했는데, 헤아려 보니 그리 많은 게 아니군요. 저보고도 남들이 “놀 줄 모른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는 시간 활용법을 고민하는 휴가였으면
제대로 놀 줄 모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남자의 경우, 집에 있으면 TV 리모컨 싸움, 밖에 나가면 술타령을 하기 십상일 것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든 바람직한 중장년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서 leisure career를 쌓자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낚시·등산, 여행 등과 같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 여럿이 편을 갈라 할 수 있는 스포츠 등에 취미를 붙여 놓자는 것이지요. 어느 정도는 실력이 붙어야 함께 어울릴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몇 가지 정도는 더 할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또 하나는 사회봉사 활동입니다. 국내도 좋고 국외도 좋습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일 중에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용돈 정도를 벌 수 있다면 일석이조지만, 단순한 봉사도 보람있는 일일 것입니다. 올해 1월 말 제가 글로벌평화재단(GPF) 관계자와 함께 아프리카 케냐에 갔었는데 정말 도와줄 일이 무궁무진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몇 달, 몇 년 정도 그런 일에 봉사하는 것도 우리의 남은 삶을 기름지게 하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월을 지나고 있는데 날씨는 벌써 여름입니다. 이른 휴가를 떠나는 분들도 많이 눈에 띕니다. 쉬는 동안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지요. ‘난 정말 잘 놀고 있는 것일까’, ‘만약 은퇴를 한다면 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
저도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노는 법’에 관한 한 쌓아 놓은 career가 빈약하단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제가 주변의 많은 친구들을 잃은 것도 워낙 각종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간지 기자 생활의 특성이라는 것이 있는 데다 저는 그중에서도 바쁘다는 정치부·사회부만 돌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남들은 그런 사정을 이해해 줄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leisure career를 위해서 연구를 하고 몇 가지를 더 배워 둬야겠다는 각오를 다져 봅니다.⊙
이 길은 유럽의회가 1987년 선포한 문화여행로로, 역사적으로 의미를 둘 만한 종교 건물과 민간 건물이 주변에 1800개 정도 있다 합니다. 이 정도면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문화유산 답사 코스라 해도 손색이 없지 않겠습니까. 유럽인들이 많이 찾지만 여하튼 가장 최근 통계를 보면 4월 한 달 동안 1만명 이상의 세계인이 이 길을 걸었다고 하네요.
한국인으로서 ‘산티아고 순례자’가 되려면 여러가지를 두루 갖춰야 합니다. 체력(體力), 기본이죠. 하루에 꼬박 25km 이상씩을 걸어야 하니까요. 담력(膽力), 당연하죠.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가 프랑스어, 스페인어 다 못하고 영어도 서툴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가겠다는 것은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사람이 잘 살지 않는 곳이니 치안도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간이 여간 크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거기다 여력(餘力)도 있어야죠. 시간과 돈입니다. 시간은 40일 가까이 국내를 비워야 하니 직장인은 물론이고 웬만한 자영업자도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돈은 생각보다 많이 들지는 않지만 여하튼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만원 이상은 들여야 하니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삼력(三力)’을 갖춘 선배한테 제가 출발 전부터 부탁을 했습니다. 틈틈이 메모를 하고 사진도 찍어서 답사기를 꼭 쓰라고요. 이번호에 그 글을 실었습니다. 6월 5일 귀국해 시차(時差) 적응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바로 쓴 것이니 어느 답사기보다 따끈따끈한 내용입니다.
해외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든 아니든 여가(餘暇)를 이렇게 즐기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여가를 TV 보면서 지낼 순 없는 일
자영업을 하는 제 친구 중에 등산 마니아가 있습니다. 국내 산이란 산은 거의 올라가 봤다고 하더군요. 저와도 몇 년 전까지 가끔 주말에 서울 근교의 산에 다니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이 친구는 저와 보조를 맞추다가 어느 순간 산악 구보(驅步)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실력을 보여주곤 합니다. 워낙 오랫동안 등산으로 단련한 몸이라서 그 체력을 제가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트레킹에 맛을 들여서 중국 윈난·쓰촨에서 티베트·인도에 이르는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가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실제 갔다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친구는 트레킹 외에 개 키우는 데도 푹 빠져 있습니다. 공장 부지에 개를 열 마리 이상 키운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진돗개, 풍산개 쯤은 저도 알겠는데, 닥스훈트가 어쩌고, 포메라니안이 어쩌고 할 때는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더니 이 친구, 언제부터인가는 스크린 골프에 빠져 아파트 이웃사람들과도 골프방에 가곤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와 대학동문인 이 친구는 대학 재학 당시 당구에도 거의 미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으로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고, 한번 빠지면 당분간은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넌 나중에 늙어서 심심하진 않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어느 누구와 만나든 한두 가지는 공통으로 즐길 만한 것이 있을 테니 말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와 함께할 일이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축복이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집에 앉아서 TV 리모컨만 돌리는 은퇴자들을 많이 보셨잖습니까.
유년기부터 여가 경력을 쌓지 못한 50대 베이비 부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잡지를 봤더니 흥미로운 조사가 있더군요. ‘도시지역 50대 장년층의 여가생활 실태’란 제목이었습니다. 딱 제 얘기란 생각이 들어서 주의깊게 살폈습니다.
지금 50대는 베이비 부머란 단어와 항상 붙어 다닙니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취미·여가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여건이 안 돼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안 된다는 말에는 돈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놀 줄 모르는’, 새로 단어를 만들자면 ‘유맹(遊盲)’이 많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도 이런 사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453명을 심층면접했다는데, 절반이상(52%)이 스포츠나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문·잡지·책 읽기, TV시청, 인터넷 이용 등 휴식형 여가활동 중에서 TV시청이 제일 많았습니다.
여러 야외활동을 뜻하는 적극적 여가활동에서도 종교모임·친목모임이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낚시·등산·영화·공연관람 등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50대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여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 글의 필자인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6·25 후 근검절약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시간절약에 민감했다. 유년기부터 여가경력(leisure career)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주어져도 적극적으로 다채로운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저는 젖먹이일 때 50년대를 지나 별다른 기억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참 뛰어놀 나이인 60년대엔 해질 때까지 축구만 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좀 할 줄 아는 몇 가지 구기(球技)를 제외하면 배드민턴, 볼링, 스키, 골프 등은 40세를 전후해 배웠네요. 등산, 트레킹은 50세 안팎에 본격적으로 시작했고요. 고스톱, 포커 등은 할 줄은 알지만 즐기지는 않습니다. 제법 많다고 생각했는데, 헤아려 보니 그리 많은 게 아니군요. 저보고도 남들이 “놀 줄 모른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는 시간 활용법을 고민하는 휴가였으면
제대로 놀 줄 모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남자의 경우, 집에 있으면 TV 리모컨 싸움, 밖에 나가면 술타령을 하기 십상일 것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든 바람직한 중장년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서 leisure career를 쌓자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낚시·등산, 여행 등과 같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것, 여럿이 편을 갈라 할 수 있는 스포츠 등에 취미를 붙여 놓자는 것이지요. 어느 정도는 실력이 붙어야 함께 어울릴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몇 가지 정도는 더 할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또 하나는 사회봉사 활동입니다. 국내도 좋고 국외도 좋습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일 중에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용돈 정도를 벌 수 있다면 일석이조지만, 단순한 봉사도 보람있는 일일 것입니다. 올해 1월 말 제가 글로벌평화재단(GPF) 관계자와 함께 아프리카 케냐에 갔었는데 정말 도와줄 일이 무궁무진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몇 달, 몇 년 정도 그런 일에 봉사하는 것도 우리의 남은 삶을 기름지게 하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월을 지나고 있는데 날씨는 벌써 여름입니다. 이른 휴가를 떠나는 분들도 많이 눈에 띕니다. 쉬는 동안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지요. ‘난 정말 잘 놀고 있는 것일까’, ‘만약 은퇴를 한다면 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
저도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노는 법’에 관한 한 쌓아 놓은 career가 빈약하단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제가 주변의 많은 친구들을 잃은 것도 워낙 각종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간지 기자 생활의 특성이라는 것이 있는 데다 저는 그중에서도 바쁘다는 정치부·사회부만 돌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남들은 그런 사정을 이해해 줄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leisure career를 위해서 연구를 하고 몇 가지를 더 배워 둬야겠다는 각오를 다져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