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정권교체를 이루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1인 지배체제가 굳어진 정당,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지금과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한국 정치는 신뢰의 상실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역량을 가진 정당이 나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합니다.”
“총재의 개혁의지를 모르겠습니다. 또 측근들이 총재를 둘러싸고 (당을) 끌고 가는 것을 깨뜨릴 수 없었습니다.”
언제 누가 한 말로 짐작이 됩니까. ‘총재’라는 말이 거슬리긴 하지만, 대선 정국에 본격 돌입한 지금 어느 당에서든 나올 법한 말입니다. 당이 민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이거든요. 지금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사당화(私黨化) 논란이나 민주통합당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친노(親盧·친노무현)의 전횡 비판을 대입시키면 거의 그대로입니다. 투표 부정이 확인된 통합진보당 같은 경우는 이런 반열에서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수준조차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혜(朴槿惠)씨입니다. 앞에 인용한 것은 2002년 3월, 뒤의 것은 그 한 달 전 이야기입니다. 그해 2월엔 한나라당 부총재였고, 3월엔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신당을 구상 중이라고 밝히고 있을 때입니다.
박근혜, 2002년 제왕적 총재 비판하며 탈당
잠시 시곗바늘을 10년 전으로 돌리겠습니다.
2002년 1월 중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을 취재하던 저는 박근혜 부총재에게 독대(獨對)를 신청했습니다. 1월 중순은 박 부총재가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향해 ‘정당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국민경선제 도입, 집단지도체제 채택, 대선 전 당권·대권 분리 등이 핵심입니다. ‘제왕적(帝王的) 총재’란 말도 이때 나왔습니다. 박 부총재는 자신의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거론하면서 ‘정당 개혁이 안 되면 출마 안 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정계 입문 이래 목소리를 좀처럼 높이지 않던 그가 연일 이회창 총재에 ‘도발’하는 것을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진의(眞意)를 확인하기 위해 만나자고 했던 것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공격적으로 질문을 했지요. ▲활동을 오래한 당원이 엄연한데 이들의 대통령 후보 선출권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정치 정신에 맞지 않는다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당내 민주화가 이뤄지느냐 ▲당권·대권을 나눈다고 해서 명실상부한 분권(分權)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느냐 등으로 기억합니다. 박 부총재는 조목조목 답변을 하더군요. 하나씩 반박(反駁)을 한 것입니다. 1시간가량 토론식 취재를 했습니다.
그 후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정치부 기자 경력이 남다릅니다. 이종찬(李鍾贊), 이인제(李仁濟)씨 등 대선후보 경선을 거부했거나 낙선 후 탈당한 정치인을 맡았죠. 그 사람들에 대해 밖에서 뭐라 비난해도 전 그들의 심경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심리 상태도 짐작할 수 있고요. 박 부총재를 보면 딱 그런 코스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게 성공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당 민주화를 위한 열정보다도 결국 탈당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박 부총재는 정색을 하더군요. “정치를 너무 음모적으로 보기 때문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무슨 계획을 세워가면서 정당 민주화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어떻습니까. 제왕적 총재 밑에서 당내 민주화는 숨을 쉬고 있지 못하잖아요. 기자님도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이회창, 박근혜 찾아가 정당개혁 협상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부총재 간 갈등은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더군요. 이회창 총재의 측근들은 박 부총재의 ‘압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사석에선 상스런 욕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 여기저기서 ‘박근혜’ ‘박근혜’를 거론하고 있지만, 당시 박 부총재의 당내 위상은 미미했지요. 국민경선이든 뭐든 어떤 걸 해도 이회창 총재의 적수는 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총재 측근들로서는 얼마나 같잖았겠습니까.
처음엔 무시하다가 김덕룡(金德龍)씨 등 비주류가 가세하자 이 총재 측도 마지못해 반응을 했지요. 선택2002준비위원회(선준위)라는 것을 만들어 전당대회 방법·시기와 당 개혁방안 등을 논의하게 했습니다. 대선후보 선거인단을 대의원, 당원, 모집당원 각 1만5000명으로 하자는 선준위안을 이 총재가 대의원 1만5000, 당원 1만, 모집당원 2만5000으로 하자고 했을 정도니까요. 선거인단의 50%를 모집당원으로 하는 것이지요. 기자인 제가 봐도 당시로선 합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안을 들고 이 총재는 국회의원회관으로 박 부총재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탈당 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한 제스처이긴 합니다만, 이런 일을 못 하거나 안 하기로 유명한 이 총재로서는 체면을 버린 셈입니다.
박 부총재는 그 자리에서 “대선 전에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최소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와 총재의 중복출마를 불허하고 상향식 공천제도를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이 총재는 2002년 2월 26일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대선후보와 총재의 중복출마 불허를 받아들이겠다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박 부총재의 한나라당 탈당은 바로 그 이틀 뒤였습니다. 원래부터 계획에 있던 것처럼 말이지요. 탈당 회견에서 박 부총재는 “정당 개혁이 됐다면 내가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떠나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몽준, “박근혜는 1인 체제에 안주”
시계를 원위치해 2012년 5월 7일의 모습입니다. 정몽준(鄭夢準) 전 한나라당 대표가 민심 경청 버스 투어 도중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박 위원장이 1인 체제에 지나치게 안주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박 위원장이 당내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면서도 걱정됩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이) 완전국민경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게 방법입니다. 안 할 이유가 없지요.”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李在五) 의원 역시 “지도부에 출마하는 사람이 국민적 공감대를 갖고 있는 완전국민경선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어려운 국면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엄정하게 치러낼 수 있을 것인가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을 2002년으로, 정몽준·이재오를 박근혜·김덕룡으로 환치(換置)하면 표절을 의심해야 할 정도로 똑같습니다. 강산(江山)이 한 번 변했는데도 한국 정당의 모습이 이렇게 같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묘하고 희한한 일입니다.
박근혜는 어떤 대응을 할까
그럼 2012년의 박근혜씨는 2002년의 이회창씨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국민경선 요구에 대해 그는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 룰을 바꾸자고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일축했습니다. 제스처라도 썼던 이회창씨와 상당한 차이가 있네요. ‘과거 일’이라고 쉬이 잊은 탓일까요.
당내 민주화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근혜씨는 투표 전날 서울 용산을 찾았습니다. 용산은 친박(親朴) 이한구씨의 러닝 메이트인 진영씨의 지역구입니다. “원내대표론 이한구를 찍으라”는 사인을 낸 것입니다. 대표 경선에서도 친박인 황우여씨가 당선됐습니다.
얼마 전 총선 공천에선 친박 실세가 공천을 전횡했다는 후문이 파다합니다. 새누리당이 비상 상황에 들어가면서부터 당내 민주화는 질식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친박 아니면 명함도 내밀기 어렵게 됐습니다.
총선 후 지도부 구성이 끝나자 이제는 완벽하게 ‘박근혜 제왕’ 정당이 됐습니다. 물론 2002년 노무현을 당선시킨 정몽준이 2002년의 박근혜처럼 행동하진 않겠지요. 그런데도 왠지 정몽준 전 대표가 뭔가 ‘행동’을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2002년 제왕’이었던 이회창씨는 2012년 5월 9일 방송 인터뷰에서 “2002년의 경우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때를 지켜본 저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웃음이 나옵니다.⊙
“총재의 개혁의지를 모르겠습니다. 또 측근들이 총재를 둘러싸고 (당을) 끌고 가는 것을 깨뜨릴 수 없었습니다.”
언제 누가 한 말로 짐작이 됩니까. ‘총재’라는 말이 거슬리긴 하지만, 대선 정국에 본격 돌입한 지금 어느 당에서든 나올 법한 말입니다. 당이 민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이거든요. 지금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사당화(私黨化) 논란이나 민주통합당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친노(親盧·친노무현)의 전횡 비판을 대입시키면 거의 그대로입니다. 투표 부정이 확인된 통합진보당 같은 경우는 이런 반열에서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수준조차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혜(朴槿惠)씨입니다. 앞에 인용한 것은 2002년 3월, 뒤의 것은 그 한 달 전 이야기입니다. 그해 2월엔 한나라당 부총재였고, 3월엔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신당을 구상 중이라고 밝히고 있을 때입니다.
박근혜, 2002년 제왕적 총재 비판하며 탈당
잠시 시곗바늘을 10년 전으로 돌리겠습니다.
2002년 1월 중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을 취재하던 저는 박근혜 부총재에게 독대(獨對)를 신청했습니다. 1월 중순은 박 부총재가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향해 ‘정당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국민경선제 도입, 집단지도체제 채택, 대선 전 당권·대권 분리 등이 핵심입니다. ‘제왕적(帝王的) 총재’란 말도 이때 나왔습니다. 박 부총재는 자신의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거론하면서 ‘정당 개혁이 안 되면 출마 안 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정계 입문 이래 목소리를 좀처럼 높이지 않던 그가 연일 이회창 총재에 ‘도발’하는 것을 보면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진의(眞意)를 확인하기 위해 만나자고 했던 것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공격적으로 질문을 했지요. ▲활동을 오래한 당원이 엄연한데 이들의 대통령 후보 선출권을 제한하는 것은 정당정치 정신에 맞지 않는다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당내 민주화가 이뤄지느냐 ▲당권·대권을 나눈다고 해서 명실상부한 분권(分權)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느냐 등으로 기억합니다. 박 부총재는 조목조목 답변을 하더군요. 하나씩 반박(反駁)을 한 것입니다. 1시간가량 토론식 취재를 했습니다.
그 후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정치부 기자 경력이 남다릅니다. 이종찬(李鍾贊), 이인제(李仁濟)씨 등 대선후보 경선을 거부했거나 낙선 후 탈당한 정치인을 맡았죠. 그 사람들에 대해 밖에서 뭐라 비난해도 전 그들의 심경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심리 상태도 짐작할 수 있고요. 박 부총재를 보면 딱 그런 코스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게 성공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당 민주화를 위한 열정보다도 결국 탈당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박 부총재는 정색을 하더군요. “정치를 너무 음모적으로 보기 때문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무슨 계획을 세워가면서 정당 민주화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어떻습니까. 제왕적 총재 밑에서 당내 민주화는 숨을 쉬고 있지 못하잖아요. 기자님도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이회창, 박근혜 찾아가 정당개혁 협상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부총재 간 갈등은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더군요. 이회창 총재의 측근들은 박 부총재의 ‘압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사석에선 상스런 욕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 여기저기서 ‘박근혜’ ‘박근혜’를 거론하고 있지만, 당시 박 부총재의 당내 위상은 미미했지요. 국민경선이든 뭐든 어떤 걸 해도 이회창 총재의 적수는 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총재 측근들로서는 얼마나 같잖았겠습니까.
처음엔 무시하다가 김덕룡(金德龍)씨 등 비주류가 가세하자 이 총재 측도 마지못해 반응을 했지요. 선택2002준비위원회(선준위)라는 것을 만들어 전당대회 방법·시기와 당 개혁방안 등을 논의하게 했습니다. 대선후보 선거인단을 대의원, 당원, 모집당원 각 1만5000명으로 하자는 선준위안을 이 총재가 대의원 1만5000, 당원 1만, 모집당원 2만5000으로 하자고 했을 정도니까요. 선거인단의 50%를 모집당원으로 하는 것이지요. 기자인 제가 봐도 당시로선 합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안을 들고 이 총재는 국회의원회관으로 박 부총재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탈당 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한 제스처이긴 합니다만, 이런 일을 못 하거나 안 하기로 유명한 이 총재로서는 체면을 버린 셈입니다.
박 부총재는 그 자리에서 “대선 전에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최소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와 총재의 중복출마를 불허하고 상향식 공천제도를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이 총재는 2002년 2월 26일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대선후보와 총재의 중복출마 불허를 받아들이겠다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박 부총재의 한나라당 탈당은 바로 그 이틀 뒤였습니다. 원래부터 계획에 있던 것처럼 말이지요. 탈당 회견에서 박 부총재는 “정당 개혁이 됐다면 내가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떠나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몽준, “박근혜는 1인 체제에 안주”
시계를 원위치해 2012년 5월 7일의 모습입니다. 정몽준(鄭夢準) 전 한나라당 대표가 민심 경청 버스 투어 도중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박 위원장이 1인 체제에 지나치게 안주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박 위원장이 당내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면서도 걱정됩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이) 완전국민경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게 방법입니다. 안 할 이유가 없지요.”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李在五) 의원 역시 “지도부에 출마하는 사람이 국민적 공감대를 갖고 있는 완전국민경선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어려운 국면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엄정하게 치러낼 수 있을 것인가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을 2002년으로, 정몽준·이재오를 박근혜·김덕룡으로 환치(換置)하면 표절을 의심해야 할 정도로 똑같습니다. 강산(江山)이 한 번 변했는데도 한국 정당의 모습이 이렇게 같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묘하고 희한한 일입니다.
박근혜는 어떤 대응을 할까
그럼 2012년의 박근혜씨는 2002년의 이회창씨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국민경선 요구에 대해 그는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 룰을 바꾸자고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일축했습니다. 제스처라도 썼던 이회창씨와 상당한 차이가 있네요. ‘과거 일’이라고 쉬이 잊은 탓일까요.
당내 민주화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근혜씨는 투표 전날 서울 용산을 찾았습니다. 용산은 친박(親朴) 이한구씨의 러닝 메이트인 진영씨의 지역구입니다. “원내대표론 이한구를 찍으라”는 사인을 낸 것입니다. 대표 경선에서도 친박인 황우여씨가 당선됐습니다.
얼마 전 총선 공천에선 친박 실세가 공천을 전횡했다는 후문이 파다합니다. 새누리당이 비상 상황에 들어가면서부터 당내 민주화는 질식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친박 아니면 명함도 내밀기 어렵게 됐습니다.
총선 후 지도부 구성이 끝나자 이제는 완벽하게 ‘박근혜 제왕’ 정당이 됐습니다. 물론 2002년 노무현을 당선시킨 정몽준이 2002년의 박근혜처럼 행동하진 않겠지요. 그런데도 왠지 정몽준 전 대표가 뭔가 ‘행동’을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2002년 제왕’이었던 이회창씨는 2012년 5월 9일 방송 인터뷰에서 “2002년의 경우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때를 지켜본 저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웃음이 나옵니다.⊙
유경룡
(2012-05-27)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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