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도 月刊朝鮮 기자로 일하면서 전 세계 40여 나라를 취재차 다녀왔습니다. 공산 게릴라들과 內戰(내전)이 한창이던 페루, 과테말라를 비롯해 지구상의 貧國(빈국)으로 꼽히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전운이 감돌던 네팔 등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인류의 문명수준을 따질 때 가장 기초적인 복지지수는 끼니마다 밥 굶지 않는 것, 신선한 물의 공급, 위생적인 하수도 처리라고 합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더운 물이 콸콸 나오는 온수 공급, 수세식 화장실, 냉난방이 되는 쾌적한 주거공간, 신분상승을 가능케 하는 공교육 시스템 정도가 되겠지요.
이들 나라는 극히 일부 상류계층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인프라 부족으로 문명세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OECD 국가라 불리는 선진국에도 여러 차례 취재를 갔습니다. 잘 짜인 사회복지 시스템, 완벽한 도시 인프라,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잘 정돈된 하천과 자연, 삶의 질을 추구하는 여유로운 모습들이 부러웠지만, 그들 나라에 비해 한국도 놀라운 인프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사 하루 만에 전화가 연결되고, 즉석에서 휴대폰이 개통되는 나라, 인터넷이나 전화로 은행 입·출금을 대신할 수 있는 나라, 고도의 택배 시스템으로 전 국민이 집안에 앉아서 주문한 물건이나 필요한 서류를 받아볼 수 있는 나라, 거미줄 같은 대중교통망을 보유한 나라, 카드 한 번만 찍으면 버스-지하철 환승을 해도 자동으로 요금이 할인되어 계산되는 나라, 가끔씩 연쇄 살인마들이 나타나 공포에 떨기도 하지만 그런 엽기적인 사건을 제외한다면 치안이 대단히 잘돼 있는 나라, 전 국민을 일사불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제도를 보유한 나라….
지금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오바마의 의료개혁 논란을 보면서 우리가 늘 불만스러워 하는 건강보험이 사실은 ‘미국인들이 오매불망 따라 하고 싶은 선진제도’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됐습니다.
건강보험의 힘
우리는 건강보험 덕에 감기만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아가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받고, 2000~3000원만 내면 며칠분 약을 지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4인 가족 의료보험료가 월 1000달러가 넘기 때문에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이 5000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들은 엄청나게 비싼 치료비와 약값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냅니다.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앰뷸런스에 실려 응급실에 가면 1만 달러가 넘는 고지서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입니다. 오죽하면 “미국은 의료 시스템 때문에 망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배고픈 설움 못지않은 것이 몸 아플 때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설움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제도적 결함이 지적되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건강보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선 돈이 없어 병원 문 앞에도 못 가보는 설움은 당하지 않도록 하자”는 데 전 국민이 뜻을 같이하여 탄생한 것이 우리의 건강보험 아니겠습니까.
1958년 개띠인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엔 미국이 잉여농산물로 제공한 옥수숫가루로 만든 빵을 급식으로 받아먹으며 자랐고, 교실이 모자라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하는 교실에서 2부제, 3부제 수업을 받았습니다.
외국 선교사들이 가끔씩 찾아와 막대사탕을 나눠주기도 했고, 한국을 지칭할 때 후진국이란 말이 창피하다 해서 대신 ‘개발도상국’이란 용어를 사용하던 시절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만 해도 더운 물이 콸콸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집을 주변에서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그 시절엔 정말 몸이 아파도 끙끙 앓아 누워 신음만 할 뿐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낸 이웃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유신독재 철권통치를 하던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맞아 죽고, 군인 출신 대통령이 등장하여 체육관 선거를 자행하는 현실에 절망하여 이 나라가 민주화가 된다는 것, 선진 복지국가가 된다는 것은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동부이촌동으로 이사를 가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대교에서부터 광진교까지 자주 다닙니다. 밤에 반포대교를 지나다 보니 요란한 조명과 함께 음악을 타고 분수가 춤을 추고 있더군요.
강가 곳곳에서 낚시를 강에 담그고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도 자주 만납니다. 반포대교 건너편에 마련된 水邊(수변) 무대에서는 휴일마다 공연이 열립니다. 뚝섬 서울숲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근처 한강가의 벤치에 잠시 앉아 해가 뉘엿뉘엿 기우는 성수대교 쪽을 바라보노라면, 지금 내가 잘사는 외국에 나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죽음의 江’에서 ‘생명의 江’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처음 마주한 한강은 정말 더러웠고, 역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 시절엔 곳곳이 도로로 차단되어 한강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강가로 내려가 봤자 곳곳에 쌓인 쓰레기와 악취로 뒤덮인 황량한 강변 풍경은 ‘개발도상국’의 진면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오늘과 같이 잘 정비된 한강, 아름답고 쾌적한 한강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시발은 全斗煥(전두환) 시절의 한강개발사업일 것입니다. 구불구불한 물길을 직선으로 다듬고, 배가 다닐 수 있도록 강바닥을 준설하고, 잠실대교 아래에 수중보를 건설하여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제방을 튼튼하게 쌓아 올림픽대로를 뚫고, 고수부지를 닦아 잔디를 심고 체육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또 강으로 흘러들던 오·폐수를 별도의 하수관로로 모은 다음 이를 정수하여 한강으로 흘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20여 년, 이제 한강을 비롯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선 물고기와 새떼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한강가엔 강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통로 건설공사,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 분리 공사, 문화 체육시설 설치공사가 한창입니다. 한강이 단순히 물이 흐르는 통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산책과 사색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 수영과 테니스, 조깅, 농구와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복지공간으로 탈바꿈한 덕입니다.
20년 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현실화됐고, 날마다 그런 인프라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한편에서 4대강 유역 정비가 환경재앙을 불러온다는 억지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께 시간을 내서 한강가를 한 번 산책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자연보호나 환경보호는 구호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얻어진다는 것을 한강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주말에 한남대교 옆 선착장에서 요트를 타고 강화도로 나가 낚시와 휴식을 즐기다 서울로 돌아오는 문화가 개막될 것입니다.
그때쯤이면 극성을 이루던 골프문화도 점차 시들해질 것이고, ‘경부운하는 환경을 파괴하는 亡國(망국)의 지름길’이란 선동도 잠잠해지지 않을까요.
교육비 지출, 연구개발투자 2위
지난 8월 14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종합국력’ 분석 결과를 보니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산업화된 20개 국가(G20) 중 과학기술력은 7위, 국방력 8위, 경제력과 교육력 각각 11위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종합국력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13위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국이 GDP 대비 공·사교육비 지출 2위, 연구개발투자 2위라는 점이 발견됐습니다. 교육과 연구개발 투자 덕에 과학기술력 7위라는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망치 국회, 공중부양 국회의원이 상징하듯 정치력은 14위, 국가 이미지를 나타내는 문화력 13위, 사회 각 계층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사회자본력 15위, 외교영향도는 13위에 불과했습니다.
이 수치를 통해 우리는 정치 외교 분야에서는 분발을 요구하고, 연구개발과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선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분야가 대한민국 대표기업들의 저력입니다. 全(전) 지구적인 경기침체로 GM·GE·도요타·노키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우리 대표기업들은 怪力(괴력)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판기업들은 올 상반기 매출과 이익, 시장점유율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 崔聖煥(최성환) 박사의 月刊朝鮮 기고문에 의하면 지난 2분기에 우리나라 반도체(삼성전자·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1%, LCD(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는 55%, 휴대폰(삼성전자·LG전자)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7%대,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10%와 4%를 넘어설 기세라고 합니다.
우리 기업들의 고군분투 덕에 불과 20년 만에 우리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적을 이루었으니, 앞으로 20년 후 한국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인류의 문명수준을 따질 때 가장 기초적인 복지지수는 끼니마다 밥 굶지 않는 것, 신선한 물의 공급, 위생적인 하수도 처리라고 합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더운 물이 콸콸 나오는 온수 공급, 수세식 화장실, 냉난방이 되는 쾌적한 주거공간, 신분상승을 가능케 하는 공교육 시스템 정도가 되겠지요.
이들 나라는 극히 일부 상류계층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인프라 부족으로 문명세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OECD 국가라 불리는 선진국에도 여러 차례 취재를 갔습니다. 잘 짜인 사회복지 시스템, 완벽한 도시 인프라,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잘 정돈된 하천과 자연, 삶의 질을 추구하는 여유로운 모습들이 부러웠지만, 그들 나라에 비해 한국도 놀라운 인프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사 하루 만에 전화가 연결되고, 즉석에서 휴대폰이 개통되는 나라, 인터넷이나 전화로 은행 입·출금을 대신할 수 있는 나라, 고도의 택배 시스템으로 전 국민이 집안에 앉아서 주문한 물건이나 필요한 서류를 받아볼 수 있는 나라, 거미줄 같은 대중교통망을 보유한 나라, 카드 한 번만 찍으면 버스-지하철 환승을 해도 자동으로 요금이 할인되어 계산되는 나라, 가끔씩 연쇄 살인마들이 나타나 공포에 떨기도 하지만 그런 엽기적인 사건을 제외한다면 치안이 대단히 잘돼 있는 나라, 전 국민을 일사불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제도를 보유한 나라….
지금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오바마의 의료개혁 논란을 보면서 우리가 늘 불만스러워 하는 건강보험이 사실은 ‘미국인들이 오매불망 따라 하고 싶은 선진제도’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됐습니다.
건강보험의 힘
우리는 건강보험 덕에 감기만 걸려도 종합병원을 찾아가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받고, 2000~3000원만 내면 며칠분 약을 지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4인 가족 의료보험료가 월 1000달러가 넘기 때문에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이 5000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들은 엄청나게 비싼 치료비와 약값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냅니다.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앰뷸런스에 실려 응급실에 가면 1만 달러가 넘는 고지서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입니다. 오죽하면 “미국은 의료 시스템 때문에 망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배고픈 설움 못지않은 것이 몸 아플 때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설움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제도적 결함이 지적되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건강보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선 돈이 없어 병원 문 앞에도 못 가보는 설움은 당하지 않도록 하자”는 데 전 국민이 뜻을 같이하여 탄생한 것이 우리의 건강보험 아니겠습니까.
1958년 개띠인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엔 미국이 잉여농산물로 제공한 옥수숫가루로 만든 빵을 급식으로 받아먹으며 자랐고, 교실이 모자라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하는 교실에서 2부제, 3부제 수업을 받았습니다.
외국 선교사들이 가끔씩 찾아와 막대사탕을 나눠주기도 했고, 한국을 지칭할 때 후진국이란 말이 창피하다 해서 대신 ‘개발도상국’이란 용어를 사용하던 시절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만 해도 더운 물이 콸콸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집을 주변에서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그 시절엔 정말 몸이 아파도 끙끙 앓아 누워 신음만 할 뿐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낸 이웃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유신독재 철권통치를 하던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맞아 죽고, 군인 출신 대통령이 등장하여 체육관 선거를 자행하는 현실에 절망하여 이 나라가 민주화가 된다는 것, 선진 복지국가가 된다는 것은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동부이촌동으로 이사를 가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대교에서부터 광진교까지 자주 다닙니다. 밤에 반포대교를 지나다 보니 요란한 조명과 함께 음악을 타고 분수가 춤을 추고 있더군요.
강가 곳곳에서 낚시를 강에 담그고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도 자주 만납니다. 반포대교 건너편에 마련된 水邊(수변) 무대에서는 휴일마다 공연이 열립니다. 뚝섬 서울숲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근처 한강가의 벤치에 잠시 앉아 해가 뉘엿뉘엿 기우는 성수대교 쪽을 바라보노라면, 지금 내가 잘사는 외국에 나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죽음의 江’에서 ‘생명의 江’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처음 마주한 한강은 정말 더러웠고, 역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 시절엔 곳곳이 도로로 차단되어 한강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강가로 내려가 봤자 곳곳에 쌓인 쓰레기와 악취로 뒤덮인 황량한 강변 풍경은 ‘개발도상국’의 진면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오늘과 같이 잘 정비된 한강, 아름답고 쾌적한 한강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시발은 全斗煥(전두환) 시절의 한강개발사업일 것입니다. 구불구불한 물길을 직선으로 다듬고, 배가 다닐 수 있도록 강바닥을 준설하고, 잠실대교 아래에 수중보를 건설하여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제방을 튼튼하게 쌓아 올림픽대로를 뚫고, 고수부지를 닦아 잔디를 심고 체육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또 강으로 흘러들던 오·폐수를 별도의 하수관로로 모은 다음 이를 정수하여 한강으로 흘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20여 년, 이제 한강을 비롯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선 물고기와 새떼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한강가엔 강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통로 건설공사,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 분리 공사, 문화 체육시설 설치공사가 한창입니다. 한강이 단순히 물이 흐르는 통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산책과 사색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 수영과 테니스, 조깅, 농구와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복지공간으로 탈바꿈한 덕입니다.
20년 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현실화됐고, 날마다 그런 인프라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한편에서 4대강 유역 정비가 환경재앙을 불러온다는 억지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께 시간을 내서 한강가를 한 번 산책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자연보호나 환경보호는 구호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얻어진다는 것을 한강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주말에 한남대교 옆 선착장에서 요트를 타고 강화도로 나가 낚시와 휴식을 즐기다 서울로 돌아오는 문화가 개막될 것입니다.
그때쯤이면 극성을 이루던 골프문화도 점차 시들해질 것이고, ‘경부운하는 환경을 파괴하는 亡國(망국)의 지름길’이란 선동도 잠잠해지지 않을까요.
교육비 지출, 연구개발투자 2위
지난 8월 14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종합국력’ 분석 결과를 보니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선진국 및 산업화된 20개 국가(G20) 중 과학기술력은 7위, 국방력 8위, 경제력과 교육력 각각 11위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종합국력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13위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국이 GDP 대비 공·사교육비 지출 2위, 연구개발투자 2위라는 점이 발견됐습니다. 교육과 연구개발 투자 덕에 과학기술력 7위라는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망치 국회, 공중부양 국회의원이 상징하듯 정치력은 14위, 국가 이미지를 나타내는 문화력 13위, 사회 각 계층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사회자본력 15위, 외교영향도는 13위에 불과했습니다.
이 수치를 통해 우리는 정치 외교 분야에서는 분발을 요구하고, 연구개발과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선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분야가 대한민국 대표기업들의 저력입니다. 全(전) 지구적인 경기침체로 GM·GE·도요타·노키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우리 대표기업들은 怪力(괴력)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판기업들은 올 상반기 매출과 이익, 시장점유율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 崔聖煥(최성환) 박사의 月刊朝鮮 기고문에 의하면 지난 2분기에 우리나라 반도체(삼성전자·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1%, LCD(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는 55%, 휴대폰(삼성전자·LG전자)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7%대,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10%와 4%를 넘어설 기세라고 합니다.
우리 기업들의 고군분투 덕에 불과 20년 만에 우리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적을 이루었으니, 앞으로 20년 후 한국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