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북서부, 미국의 시애틀에 위치한 올슨 쿤딕(Olson Kundig)은 창의적인 공간 설계로 유명한 건축 스튜디오다. 창립자 짐 올슨(Jim Olson)이 1960년 회사를 세우고 톰 쿤딕(Tom Kundig), 커스틴 머레이(Kirsten Murray), 쿠도킹(Kevin M Kudo-King), 그리고 알란 마스킨(Alan Maskin)이 합류하면서 다섯 명의 대표가 130명의 직원을 이끄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는 유럽, 아시아, 호주 그리고 북남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올슨 쿤딕 제공

- 올슨 쿤딕의 디자이너들. 왼쪽부터 알란 마스킨, 짐 올슨, 톰 쿤딕, 커스틴 머레이.
다섯 명의 올슨 쿤딕 대표 중 알란 마스킨은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예술을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높이 평가 받는다.
“저는 어릴 적부터 뉴욕의 미술관과 실험적인 갤러리를 다니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했습니다. 미술과 미술학을 전공하고 미술 교사로 지내던 중 보스턴의 미술관에서 건축가가 전시한 설치작품을 보고 한눈에 반했습니다. 건축이라는 형태가 예술작품에 흡수된 것이지요. 그로부터 예술과 디자인이 접목된 형태의 작업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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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 LA 캘리포니아. ⓒ Grant Mudford |
그는 단순한 건축 디자인에서 더 나아가 인테리어를 하나의 설치미술로 수준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열중했다. LA 인근 유대인 박물관인 ‘스커벌(Skirball) 문화센터’ 내 어린이 놀이공간인 ‘노아의 방주’가 그 대표작이다.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그 안에 설치하는 동물 조형 작품 전체를 미술가와 협업해 디자인했다. 박물관을 내외관뿐만 아니라 설치작품까지 통째로 디자인한 셈이다. 인테리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건축 디자인을 승화시킨 것. 그는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도 오랜 기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상설 옥외 테마파크 ‘주라지(Zooraji)’와 의정부점의 ‘S 가든’이 그의 작품. ‘주라지’는 동물원을 뜻하는 ‘Zoo’와 공룡시대 ‘쥐라기(Jurassic)’를 합친 말로, 약 3950m²(1200평) 규모의 옥상공원에 공룡이 사는 상상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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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슨 쿤딕 전시. 오마하, 네브래스카. ⓒ Alan Maskin |
“한국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관계가 우리의 작업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뢰를 쌓아 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건축 인테리어를 하나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디자인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알란 마스킨은 ‘이런 것도 디자이너가 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을 때 가장 신이 난다고 말한다. 디자이너가 놀이터를 만들고, 설치미술이 하나의 인테리어가 되는, 그의 상상 속에서 예술과 디자인이 하나로 녹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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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옥상정원. 의정부 한국. ⓒKevin Sco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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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혁신센터(역사 산업 박물관). 시애틀 워싱턴. ⓒ Lara Swimm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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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파사드. 시애틀 워싱턴. ⓒ Chris Burns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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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재단 방문객 안내소. 시애틀 워싱턴. ⓒ Chris Burns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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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마(Studhorse). 윈슬롭 워싱턴. ⓒ Benjamin Benschnei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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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네 루터 교회. 시애틀 워싱턴. ⓒ Benjamin Benschnei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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