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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提言 ⑦ ‘위협받는 三權分立: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

박형준 前 국회사무총장 “문재인 정부, 力點 정책 없으니 야당 도움 필요 없다 판단”

글 : 정호윤  기획위원ㆍ국정리더십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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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태로 드러난 여당, 당내 민주주의 질식한 상태
⊙ 우리나라 대통령, 권력 잡는 순간부터 권력 사적 점유
⊙ 공화주의는 권력남용 금지와 견제·균형의 시스템 가장 중요
⊙ MB와 朴, 공천권 남용으로 보수 궤멸… 공정 공천했다면 탄핵 없었을 것
⊙ 80년대 운동권의 이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욕’… 여기서 위선 탄생
⊙ 정치 의사 결정의 주체 바꿀 내년 총선 위해 보수 혁신과 대안 세력 필요

鄭皓尹
1979년생. 중앙대 법대 졸업 /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 및 홍보수석실 행정관, 국회 정책보좌관,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연구위원, 여의도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 편집자 註
이번 호에서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일곱 번째 제언으로 박형준 前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국회사무총장)의 ‘위협받는 三權分立: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박형준 전 사무총장은 이번 강연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지는 대(對)국회 무시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첫째, 당내 민주주의가 질식된 여당, 둘째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없기 때문에 야당의 도움이 절실하지 않은 정부의 문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자유공화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박 전 사무총장은 조국 사태는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의 ‘권력욕’과 거기에서 탄생한 ‘위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치 의사 결정의 주체를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 보수의 혁신과 대안 세력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 내용이 독자들에게도 우리 헌법 정신과 국가정체성, 정치 의사 결정의 주체,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를 되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대통령제하에서 행정부가 의회를 성가시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나라에서 그렇다.
 
  미국 같은 경우 의회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힘이 세다. 그래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퇴임 시 ‘재임 중에 뭐가 제일 인상적이었느냐’는 질문에 “의원들을 맨날 백악관에 초청해서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가운데에 의원들과 밥 먹은 횟수가 대단히 많다”고 강조하면서 “이것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도 당시에는 국회 선진화법도 없어서 하다 하다 안 되면 동물국회도 만들고 했지만, 당시 내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활동할 때도 보면, 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도 받고 나도 전화를 자주 하고 했다. 당시 여당도 정몽준 대표가 당(黨)대표였는데, 이분도 자존심이 강한 분이시고 친이(親李)계도 아니라서, 거의 매일 정몽준 대표에게 전화를 받았다. 대부분이 싫은 소리의 전화였다. 잔소리도 많이 듣고, 비판도 많이 듣고, 당내 사정도 듣고 했다. 그러면 내가 가서 가교(架橋) 역할도 하고 했다. 그러면서 정몽준 대표와는 대단히 가까워졌다. 사실, 그때는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그나마 정치가 살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노무현 정부 때 국회의원을 했는데, 그 당시에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보면 나는 그때 국회사무총장 하면서 보니까, 당시에 아쉽게 생각했던 게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잘 안 되니까, 이것을 시행령으로 해보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래서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견제권을 강화한다는 국회법을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가 통과시켰다. 그게 사달이 나서 이렇게 됐다. 물론 다른 문제도 있었겠지만.
 
 
  문재인 정부는 新권위주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은 조국 사태를 통해 선동정치라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가 여당을 청와대 심부름센터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당 내에서 항상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표출이 되면서, 청와대에서는 싫긴 하겠지만, 이게 여당이 살아 있는 모습이다.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는 여당의 단일대오를 너무 강조한다. 아무리 여당이지만, 당내 민주주의가 이렇게 질식된 경우가 있었나.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이를 이념으로 삼는 정당이 이렇게 죽어 있는 여당이 있을 수 있나.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당내에서는 끓어오르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의견 표출을 못 하고 있다. 당내의 자율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야당의 입장에서는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줘야 하는데, 손을 안 내밀어주니까 싸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제에서 야당은 ‘Opposition party(반대·적대 정당)’이므로 반대를 할 수밖에 없다. 반대에 대해서 여당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있는 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가 죽어 있고, 의회도 죽어 있다.
 
  법안을 보면 그래도 박근혜 정부 때는 4대 개혁이라고 얘기를 하고, MB 정부 때는 여러 가지 금융위기에 따른 법안들 2008년 노동법, FTA 등등 정부가 하는 주요 법안들이 있었다. 거기에 올인하는 국정을 했다.
 
  지금은 정부가 꼭 국회에서 통과시켜야겠다는 법안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게 있다면 야당을 이렇게 다루지 않는다. 지금 있는 것은 사법개혁안으로 나와 있는 법안 외에는 민생이나 경제와 관련된 핵심적인 법안들이 없다. 그러니 야당의 협조가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야당을 내버려 두고 있고,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면 시행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자꾸 하고 있다. 최근에 검찰과 관련한 법률에서도 모든 것을 시행령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시행령이라고 하는 것은, 물론 법에 따라서 한다고 해도 의회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것 외에도 문재인 정권이 신(新)권위주의적 양상, 바로 포퓰리즘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모든 ‘신권위주의’는 포퓰리즘 경향을 다른 한 축으로 하고, 그러면서 대중과 청와대가, 대통령이 직접 소통한다는 이유로 의회를 자꾸 견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다 신권위주의적 증세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폭넓은 주제인데, 나는 여기서 제일 먼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떠올린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개 민주공화국이란 것을 ‘시나브로 받아들이고 좋은 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민주공화국이란 말속에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국가 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도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는 말을 쓰지만, ‘인민’이란 말이 들어가면서부터 인민민주공화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그 전체주의를 극복하고 지양하는 것이다. 나는 그게 20세기 보편적 문명의 가장 큰 성취라고 생각한다. 전체주의와는 각고의 투쟁을 통해서, 좌·우익 전체주의와의 싸움을 통해서 얻어낸 소중한 가치가 자유의 가치이고, 그 자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그나마 우리 인류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채택하고 구현하는 체제가 바로 민주공화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공화주의와 관련된 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三權分立 의미 잘못 이해
 
지난 10월 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었을 때 그 집중된 권력을 멋대로 남용하는 시스템을 넘어서서, 제도와 제도가 서로 상호보완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삼권분립(三權分立) 정신이라고 하는데, 흔히 우리나라에서 잘못 이해된 것 중 하나이다.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가 자기 팔을 자기가 흔들며 간다는 식으로 삼권분립을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렇지 않다. 행정부가 사법부의 일에 자율성을 충분하게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국가라는 큰 틀 속에서 사법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고 하는 큰 그림 속에서 기구로서 적절하게 견제를 받고 관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우리 제도 속에도 그런 게 들어와 있다. 헌법재판관이나 대법관을 국회에서 선출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그런 것이다. 행정부의 일에 대해서도 행정심판을 통해 언제든지 사법부에서 심의 대상이 되게 한다든지, 또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에서도 행정부가 어떻게 하면 국회에 대해서 책임을 지우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거기서 나오는 개념이 책임정부라는 개념인데, 책임정부라는 것은 Accountability(행정기관이나 공무원이 국민에 대해 져야 하는 설명 책임)를 의미한다. 설명이 안 되는 일, 설명할 수 없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명한다는 말 속에는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하지만, 동시에 국민에게 국민의 뜻에 배치되는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이명박 정부, 권력의 자기절제에는 실패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지만 대통령이 권력을 갖게 되는 순간 권력이 자기 주머니 속에 있는 공깃돌로 생각하고 사적으로 점유하게 된다. 공적으로 써야 할 권력을 마치 내가 점유한, 소유한 그런 물건과 같은 것으로 의제화해서 권력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 공화정신이고 그렇게 해서 책임정부라는 원칙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공화주의라는 것은 권력의 자의적 남용을 금지하는 것과 고도의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또 하나의 공화주의의 중요한 원칙은 시민적 덕성을 대단히 중시하는 원칙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우려되는 것이 우리 민주주의가 정말 위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잘못 운영하면 포퓰리즘이나 전체주의에 빠지기가 쉽다. 어떤 형태로든 선동정치가 지배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걸 막기 위해서 대의제 민주주의라고 하는 의회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자치, 지방자치를 통해서 건전하게 시민의 욕구와 의견이 표출되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발전에서 자신의 혼신을 던져서 1970~80년대 경제발전에 참여하고,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거치면서, 소신을 가지고 일했다. 바깥에 알려진 것처럼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서 움직인 게 아니고 소명으로 살아온 점을 옆에서 많이 봐왔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하에서도 권력에 대한 관념이 과거 정권과 마찬가지로 권력의 공적 성격,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기 때문에 자기절제의 미덕을 살려서 해야 한다는 그런 원칙에는 충실하지 못한 측면이 많이 있었다. 그런 것이 윤리지원관실 문제라든지, 아주 광범하게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그런 일들이 있었다. 청와대에서 당시 노동비서관이 국무총리 윤리지원관실을 관리하게 하는 것은 당시 청와대 내에서도 민정수석실과 갈등이 있었다.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권력제도와 시스템을 충분히 숙지한 국정운영은 아니었다고 본다.
 
 
  MB와 朴 공천권 남용으로 보수 궤멸, 공정한 공천 했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형준 홍보기획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박 전 사무총장은 “MB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권 남용으로 보수가 궤멸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총선에서는 당시에 청와대가 주도한 것은 아니고 당이 주도하긴 했지만, 나도 그때는 청와대에 없었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서 공천 실패의 유탄을 맞고 국회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권력, 정치라는 것은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권력이라는 것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를 결정하기 위한 환경을 잘 만드는 것, 의사 결정을 국민주권의 원칙에 따라서 국민통합의 원칙에 따라서 잘 수행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행하게도 2008년, 2012년, 2016년 공천은 바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적인 인연에 의해서 공천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보수 공천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적을 견제하는 용도로 공천을 사용하는 것도 권력의 자의적 남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 공천을 해놓으니 압승을 했음에도 여권은 쫙 쪼개졌고, 친박연대라는 정치사상 참 듣도 보도 못한 누구의 성(姓)을 딴 조직이 만들어지고, 그 조직이 또 선전을 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집권 세력 내부의 분열 때문에 사실 여권이 통합적으로 운영해도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운데, 여권이 둘로 완전히 갈라졌고, 오늘날에도 그런 피해를 계속 보고 있지 않은가.
 
  또 2012년과 2016년 등 세 번의 공천이 권력의 자의적 남용 형태로 공천이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오늘날 보수가 궤멸된 것이다. 탄핵도, 만일 2016년 공천이라도 정말 공평 공정하면서 이길 수 있는 공천을 했으면, 아마 없었을 것이다.
 
  결국은 그런 후유증들이 누적되어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 그런 점에서 보수 정권이 반성한다고 할 때, 보수 정권들이 가졌던 자기의 기본적인 철학이나 헌법 정치, 기본적인 정치 이념에서 일탈하였던 부분들을 솔직담백하게 얼룩이면 얼룩대로 제대로 반성을 하고 성찰을 해야 다음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보수 세력에 그런 기회가 빨리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우에 과거의 우(愚)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정부가 과거의 원칙에 근거해서 취임사에서 얘기한 대로 폭넓은 포용의 정치를 하고, 권력을 자의적으로 남용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답게 하는 그런 국정운영을 한다면 진보 정권이 장기 집권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적폐청산 건 문재인 정부, 권력의 자의적 남용으로 민주주의 파괴
 
  그런데 집권하자마자 적폐청산을 국정의 제1과제로 채택했다. 그런 것들이 공화주의 원칙이나 민주주의 원칙에서 하지 말라는 1번이다. 왜냐하면 그런 프레임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혁명을 하고 나면, 혁명이라는 것이 반(反)혁명이라는 이미지를 거울로 불러온다. 그러면 혁명을 한 세력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반혁명 세력을 제거하거나 억제하거나 이런 논리이다. 모든 전체주의 정권이 집권하면 반혁명 세력, 우리 같은 경우에는 일종의 적폐 세력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과거 청산 이런 것으로 프레임을 만들어가면 민주주의라는 것은 그야말로 선동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괴리되는 것이다.
 
  또 그것은 불가피하게 그 과정에서 권력의 자의적 남용을 다른 측면에서 가지고 올 수밖에 없고, 이것은 공화주의에도 위배된다.
 
  그리고 ‘공화’라는 말을 쓰는 이유가 공화라는 것이 국가로서의 통합성, 국가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욕구와 행복에 관한 권리를 최종적으로 공동체 속에 맡겨놓은 것이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의 생존과 번영,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평화롭게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요즘 개념으로는 이것을 통합이라고 한다. 그렇게 운영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인데,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분열의 정치로 가는 것이다.
 
 
  현 정부, 공화주의에 반해
 
  과거 중국의 정치 개념으로 얘기하면 패도(覇道)정치이다. 당태종이 이름을 알린 건, 세종도 그런 측면이 있지만, 바로 왕도(王道)정치를 했기 때문에 그렇다. 공화주의 정신이라는 것은 중국의 정치적 맥락의 개념에서 보면 왕도정치를 하라는 것인데, 왕도정치가 아니라 패도정치를 추구하게 되면, 결국에는 아무리 명분을 적폐청산으로 잡아도, 결과적으로는 정치 보복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예상했는데, 2년 만에 그 결과가 나왔다. 지금 2년 만에 나라가 완전히 두 쪽으로 나뉘었다. 나는 거의 정치적 내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조국 사태에서 보이는 좌파와 진보 세력의 내면(內面), 단순히 조국 장관이 위선적인 행위를 했다를 떠나서 지금 진보 세력 전체가 보여주는 관념, 행태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 전체주의를 걷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건 좌파뿐만 아니라 우파도 마찬가지다. 우파도 자유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그간의 행태들을 보면 전체주의적인 행태가 매우 많다. 과거 권위주의를 경험했고 독재체제도 경험했고, 또 그 안에서 국가주의도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반공이 중요한 과제이기도 했다. 이런 것들을 하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아무리 자유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안에도 전체주의적 요소가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훨씬 더 심한 게 현재의 좌파와 소위 말해서 진보 세력이다. 전체주의를 규정하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안에 대한 시시비비를 그때그때 가려주는 것이 아니라 선악을 미리 결정해놓고 선과 악의 세력의 대립으로 만들어놓고 자신들의 선을 무너뜨리거나 공격하는 것을 전부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그 기준에 의해서 모든 정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지영 작가가 스콧 펙이 쓴 책(《거짓의 사람들》)을 거꾸로 되짚어 읽어가지고 지금 자신들은 선한 세력이고 정의 세력인데, 악의 세력들이 거짓말과 헐뜯기로 마녀사냥을 해서 그런 거니까, 그걸 지켜주는 것이 마치 선(善)인 것처럼 완전 주객을 전도시켜서 얘기하는데,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나는 왜 그런지 알고 있다. 1980년대 나도 운동권이었고, 그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당시에 가장 중요하게 가졌던 것이 권력에 대한 욕망이었다. 그때는 독재 권력을 물리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독재 권력을 물리친다는 것은 낭만적으로 독재타도 이게 아니다. 그 이전의 사회운동과 다른 점이 1980년대 이념운동이 막 들어오면서 좌파 사회주의 이념이 들어왔고, 이게 권력에 대한 좌파 사회주의 공산주의까지 포함해서 주체사상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권력을 획득하는 것을 모든 것의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도덕적 기준에서도 1번 순위가 된다.
 
 
  권력욕 앞에서 개인 윤리 부차화하는 386문화
 
  그러니까 권력의지와 권력욕망, 그리고 권력을 지키고 권력을 가지고 오고 지키는 것이 모든 기준에서 1번이 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그 기준에 부합한다고 하면 포용의 폭이 훨씬 커지고, 용납의 폭이 커지는 것이다.
 
  386세대를 보면 문화 속에 강한 권력욕망과 권력의지가 개인적 윤리는 부차화(副次化)하는 속성이 있다. 이게 오늘날의 위선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돈을 벌고 자신이 부를 축적하는 데 이런 수단을 쓰는 것은 자기는 더 거룩한 목적을 위해서 이것을 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영역에서 일어난 이런 것들은 스스로 합리화되고 정당화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합리화, 정당화가 인간은 누구나 위선적이기 때문에 그 도덕적 정당화를 자기 안에서 한다. 그런데 이것이 드러났을 경우 폭로가 되었을 경우에 대개 보수 쪽에 있는 사람들은 염치가 있다. 강한 권력의지로 무장된 사람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의 이기적 욕구에 의해서 살아온 사람이자, 거기에 맞는 시장에서의 도덕률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염치가 있어서 공격을 받으면 물러난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는 것, 조국이 하는 것을 보면 자기 정당화가 실패하니까 외부의 적을 만든다. 적을 만들어서 그쪽으로 화살을 돌린다. 조국 얘기 하면 나경원 얘기를 한다든지, “너희는 깨끗하냐” 하면서 말이다.
 
  영국 속담에 ‘냄비가 주전자 보고 검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식으로 호도하는 것이다. ‘나의 도덕적 합리화나 정당화가 폭로된 것은 너희 때문이다. 너희가 나쁜 놈이고 너희가 사악한 놈들인데, 사악한 놈들이 이런 우리의 정체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막지 않으면 우리가 권력을 잃게 되고, 모든 걸 잃게 될 것이다. 뭉쳐라’ 하면서 검찰을 공격하고 검찰 앞에 가게 되고 이런 논리들을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민주화가 되었고 자유화가 많이 진전이 되었고, 특히 지금의 2030은 자유의 세대임에도 이런 전체주의 논리가 횡행하고 전체주의적 행태들이 확산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섬뜩함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을 걷어내고 바로잡지 않으면 대단히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내년 총선 위해 代案 세력 키워야
 
  정치는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의사 결정에서 힘을 못 가지면 무기력한 것이다. 힘이 없으면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관철할 수 없다. 그래서 권력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되고 정당이든 정치든 진영이든 그것을 위해서 싸우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이고,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굉장히 큰 다중복합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쌓인 부분도 많지만, 이 정부에 들어와서 그런 어떤 위기를 가속화시킨 것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사 결정의 주체를 바꾸는 일을 나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꾸어 내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대안 세력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자유한국당만으로는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이 반복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어서 총선에서 자유한국당만으로도 선전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미흡하다.
 
  하나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아직도 탄핵의 그늘이 깊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이 진전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호감이 두텁기 때문에 이런 것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중도(中道)까지 확장을 하는 그런 정치를, 그런 진용을 갖추지 않으면 내년 선거에서 확실한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 선전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승리를 담보하기는 어렵다. 확실히 승리를 담보해야만, 쟁취를 해야만 그다음 국면에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주체로 그다음 대선까지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여러 가지 실정이나 이런 것들을 저지할 수 있는 견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부족하다.
 
 
  文 정부의 실정에 기대지 말고, 혁신 통한 승리 준비
 
  두 번째는 정말 이제 보수정당이 새로운 정치적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되면서 국민이 부임한 권력을 행사하게 되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그 혁신은 가치와 노선의 혁신이기도 하고 체질과 형태의 혁신이기도 하고, 결국 그런 것들을 가지고 가려면 공천 과정에서 새로운 인적 혁신도 필요하다. 그게 어떤 면에서 보면 국민이 제일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지금 제일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에 힘이 생겨서 반사이익으로 가면서 ‘이대로 해도 좋다’라고 하는 소위 버티기 전략으로 또는 지키기 전략으로 가게 되면 승리도 담보 못 하고 혁신도 담보 못 함으로써 제대로 된 바람직한 대안 세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 현실을 보면 정치 의사 결정 주체를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침체나 위기가 굉장히 오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우리가 추구해왔던 가치에 적합한 새로운 정치 세력을, 나는 그것을 통합적인 세력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통해서 혁신해서 내년 총선에 제대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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