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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소녀시대’ 태연의 교통사고

글 :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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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 옆에 반려견 있었다는 얘기 있어… 도로교통법상 운전석 주위에 반려견 둘 수 없어
⊙ 구급대원이 태연부터 구급차에 태우려 한 것은 ‘여성우선’의 구조원칙에 부합
⊙ 사고 직후 태연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 안 한 것은 잘못…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정 이후 사고 내고도 사과 않는 사람 많아

한문철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최근 교통사고를 낸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2017년 11월 28일 저녁 교통사고를 냈다. 그는 이날 7시4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신호대기 중인 택시를 추돌했고, 택시가 밀려 그 앞에 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충격했다.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택시의 앞뒤 부분이 크게 망가지고 태연이 운전한 벤츠 승용차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사고 충격은 컸다. 사고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앞을 제대로 안 보고 잠시 한눈을 팔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잠시 깜빡 졸았을 수도 있고 건물들의 간판을 보느라 앞을 못 봤을 수도 있다. 눈은 앞을 보고 있지만 딴생각하느라 잠시 멍한 상태였을 수도 있다.
 
 
  옆에 반려견 있었나?
 
운전석 옆에 반려견을 태우는 것은 도로교통법상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태연의 승용차 조수석에 반려견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태연이 기르는 푸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렇다면 조수석에 강아지를 태우고 가다가 강아지가 낑낑거려 달래주려고 잠시 강아지를 만지느라 앞을 못 보고 사고 냈을 가능성도 있다.
 
  도로교통법 제39조 제5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 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운전자가 아기나 동물을 안고 운전하면 아기나 동물이 보채서 앞을 못 볼 수도 있고 아기나 동물이 움직이면 핸들 조작이 어려워 사고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지 말라고 한 것은 운전석 주위에 깨지기 쉬운 물건이나 넘어져 쏟아질 수 있는 물건을 실으면 그 물건이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느라 앞을 못 볼 수도 있고 한 손은 핸들을 다른 한 손은 물건을 붙잡느라 안전운전을 못 할 수 있어서이다.
 
  운전석 주위라는 것은 운전석만을 뜻하는 게 아니고 운전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위치를 다 포함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조수석은 운전석 바로 옆이다. 만일 중국의 택시처럼 운전석과 조수석이 투명 플라스틱으로 분리된 차라면 조수석에 물건을 놔둬도 되겠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이 트여 있는 곳에선 조수석에 물건을 놔둬서는 안 된다.
 
  강아지를 안고 운전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 조수석에 강아지를 놔두는 건 가능할까? 안 된다. 강아지도 법적으로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민법은 살아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거로 나눠서 사람이 아닌 건 물건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살아 있는 동물도 물건이다. 한 가족처럼 지내는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평가하는 데 대해 불만을 가질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강아지도 엄연한 물건이다.
 
  물을 가득 담은 주전자를 조수석에 실으면 섰다가 출발할 때, 멈추기 위해 브레이크 잡을 때, 커브길 지날 때 주전자가 넘어져 물이 쏟아질 수 있어 계속 주전자에 신경이 쓰일 것이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훈련이 잘 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조수석에 앉아 움직이지 않는 강아지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강아지도 있고. 가만히 앉아 있던 강아지가 급제동 시 앞으로 쏠려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사랑스런 반려동물이라 하더라도 조수석에 태우는 것은 운전에 방해된다.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호는 아기나 동물을 안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실어 운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실제로는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사고 시 구호 순서는?
 
  이번 태연 교통사고에서 조수석에 강아지가 있었고 강아지 때문에 앞을 못 봐서 사고 난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건 태연이 앞을 제대로 안 봤기에 (보통은 ‘전방주시 태만’이라고 한다) 사고가 난 것이다. 앞을 잘 보면서 운전했다면 앞의 차들이 신호대기 하느라 멈춰 서 있는 걸 미리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잡아 앞차들 뒤에 정상적으로 멈췄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의 경우 ‘브레이크를 잡았는데도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들었다’라는 얘기는 없다. 운전자인 태연이 앞을 안 봐서 사고 난 것이 명백하다. 아주 평범한 사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신호대기 중인 차를 뒤에서 추돌하는 사고는 지금 이 시각에도 전국에서 여러 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 정도가 가벼운 “콩~” 정도냐 아니면 브레이크를 못 잡거나 브레이크를 늦게 잡아 “콰앙~” 정도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도 태연의 사고는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SNS를 뜨겁게 달구었었다. 인기 연예인도 운전대를 잡았을 땐 연예인이 아니라 운전자의 한 사람일 뿐이다. 평범한 젊은 아가씨가 강남에서 깜빡하여 앞차를 들이받아 택시와 그 앞의 차에 탄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였다면 전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고가 언론과 SNS에서 크게 거론된 이유는 “구급대원이 아우디, 택시 운전자와 승객들보다 태연을 먼저 구급차에 태우려 했다. 태연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를 안 했다”는 내용이 SNS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필자는 119 구급대원이 다른 피해자들을 제쳐 놓고 태연을 먼저 태우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알 수 없다. (물론 태연 차가 제일 뒤에 있었으니 가해 차량이라는 걸 짐작할 수는 있었겠지만) 구급대원은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제일 급한 환자, 즉 제일 많이 다쳐 위험한 환자를 먼저 병원으로 이송한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람이라든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거나 팔다리가 부러져 신음하고 있는 사람을 먼저 구조하고, 특별히 더 많이 다쳐 보이지 않고 비슷비슷해 보이는 환자들이라면 노약자(어린이, 노인, 몸이 불편한 장애인 등)를 먼저 구조하고, 그다음에 성인 남녀들이 있다면 여자를 먼저 구조한다.
 
  위난 시 대피시킬 때 노약자와 여성이 먼저인 것과 같다. 이번 사고도 그랬을 듯하다. 누군가가 훨씬 더 심하게 다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면 119 구급대원은 매뉴얼에 따라 여성인 태연을 먼저 구급차에 태우려 했을 것이다. ‘태연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더 위험한 환자라고 보진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머리를 감싸고 있다면 뇌출혈일 가능성도 있다. 외견상 보이는 모습, 즉 출혈 여부, 의식 여부, 움직일 수 있는지 여부 등으로 판단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단지 환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거나 머리를 만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더 위중한 환자로 판단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해자들은 놔두고 가해자인 태연이 인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먼저 구급차에 태우려 했다’는 주장은 객관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고 내고도 사과 않는 사람들
 
  문제는 두 번째다. 태연이 사고 이후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곧바로 소속사를 통해 사과했고 태연도 나중에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고는 한다. 하지만 이 사고는 앞차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태연의 100% 잘못으로 인한 사고다. 앞에 있던 택시와 아우디 차량이 망가졌고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다쳤다. 휴대폰 보면서 앞을 안 보고 걷다가 멀쩡하게 서 있는 사람을 치게 되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교통사고에 있어서는 잘못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죄송합니다”라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더라도 형사처벌 받지 않고 보험처리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 과속, 횡단보도 사고 등과 같은 12대 중(重)과실에 해당되면 처벌대상이지만, 그 외의 사고는 종합보험 처리로 끝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2017년 12월 3일부터 적재물 추락으로 인한 사고가 포함되어 12대 중과실이 되었다). 가해자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면서 단지 범칙금과 면허벌점만 부과될 뿐이다.
 
  ‘내가 잘못해서 사고 냈지만 나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보험사가 알아서 차도 고쳐주고 사람 다친 것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해줄 것이니 굳이 내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종합보험이 안 된다면 피해자와 합의되어야 처벌을 면할 수 있기에 찾아가 사죄하면서 합의해 달라고 하겠지만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보험으로 모든 게 처리되는데 굳이 내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운전자는 내가 잘못해서 피해자가 다치고 고생하는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들은 “왜 나에게 뭐라고 하느냐? 할 말 있으면 우리 보험사에 하라”면서 “귀찮게 하지 말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그늘
 
  이번 태연의 교통사고는 12대 중과실에 해당되지 않는다. 강아지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 해도 12대 중과실은 아니다. 따라서 종합보험 처리로 끝나고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 태연이 아닌 다른 운전자였다면,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보험사 불러 보험처리 맡긴 후 사과 없이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 운전 잘못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미안하다 소리 안 하게 된 게 언제부터일까?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강조하던 동방예의지국이 언제부터 ‘보험처리 하면 되니까 피해자에게 사과할 이유 없다. 사죄할 필요 없다’로 바뀌었을까?
 
  1982년부터다. 1982년 1월 1일부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시행되었다. 그 법의 요점은 사망사고, 뺑소니, 12대 중과실(처음엔 8대 중과실에서 시작)에 해당되지 않는 교통사고는 종합보험에만 가입되어 있으면 운전자를 처벌하지 않고 보험처리로 끝난다는 내용이다.
 
  그 법이 시행된 지 거의 40여 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법이 없었다면 교통사고 낸 가해자는 당연히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을 것이다. 물론 “배 째라, 몸으로 때우겠다~”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보험으로 처리되는 건 차 고쳐주고, 치료비 대 주고, 입원기간 일 못하고 장해 때문에 손해 본 것에 대한 금전적 배상일 뿐이다. 세상만사 중에 특히 생명과 신체에 대한 건 돈으로 해결될 수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눈에 보이는 일부분뿐이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많이 다쳤든 적게 다쳤든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야 한다. 용서될 때도 있고, 용서 안 될 때도 있겠지만 잘못한 사람으로부터 “잘못했다”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때문에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안 하고도 부끄럼없이 뻔뻔스럽게 활개 치고 다니는 나라가 됐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양심불량법’이라고 하고 싶다. 사람들에게는 양심이 있다. 사람들을 양심 없게 만드는 법은 빨리 없어져야 옳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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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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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de1234    (2018-01-06)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택시 기사 아저씨도 가슴에서 피가 나올정도로 위급했다고 하던데...아닌가요
  ghksxk    (2017-12-22)     수정   삭제 찬성 : 4   반대 : 2
뉴스가 아니라 소설이군요 일수도 있고 일수도 있고 일수도 있다. 이것이 어떻게 뉴스인가

2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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