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반공청년회 논산지부원들이 1965년 7월 세워
⊙ 이땅에 흔치 않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물이 절 입구에
⊙ 그는 미륵처럼 한민족을 위해 온 분이 아니었을까
⊙ 이땅에 흔치 않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물이 절 입구에
⊙ 그는 미륵처럼 한민족을 위해 온 분이 아니었을까
- 충남 논산 관촉사 입구에 서 있는 우남 이승만 박사 추모비.
충청남도 논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대한 미륵불이 있다. 관촉사(灌燭寺) 은진미륵이다. 높이가 18.12m나 되는 이 석불은 보물 제218호로, 고려 광종 19년인 서기 968년 혜명(慧明)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만들었다. 불교에서 미륵은 석가모니 부처가 입멸(入滅)한 뒤 56억7000만년 후에 나타나는 부처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미륵이 화림원(華林園)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의 설법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예수가 세상이 멸망할 때 재림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미륵이 나타난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는 세상은 질병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고 사이좋게 사는 유토피아 같은 세상으로 그려진다.
이런 사연이 깃들어 있는 관촉사 입구에서 뜻밖의 비석을 만났다. 앞면에 우남(雩南) 이승만(李承晩) 박사라고 적힌 추모비다. 독립투사로서, 북한의 기습침공으로 시작된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해 냈음에도 ‘독재자’라고 홀대받아 온 건국대통령의 흔적은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들다. 왜 이런 곳에 이런 비가 서 있는 것일까.
뒷면에 그 이유가 적혀 있다. 〈구십평생을 한결같이 조국과 동포를 사랑하시느라 만리이역에 잠자리를 하시다 크신 뜻 다 못이루시고 태평양 파도소리를 벗삼고 조국을 그리시다 님은 가시다. 평생에 이루신 일 모래알같이 많으나 포로석방의 영단으로 조국의 품에 안긴 저희들은 단장(斷腸)의 애도를 드리나니 크신 뜻 조국과 같이 길이 하시고 그 이름 태평양과 같이 만방에 펼치리라.〉
학술원 회장을 지낸 고 김태길(金泰吉) 박사가 쓴 비문 옆에는 ‘1965년 7월3일 대한반공청년회 논산 지부 일동’이라고 적혀 있다. 이로 미루어 6·25 직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이 대통령의 결단으로 석방된 청년 가운데 반공청년회 논산지부에 가입한 몇몇 회원들이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이 추모비를 세웠음을 알 수 있다.
반공포로 석방은 건국대통령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이며 이승만이라는 거인(巨人)이 얼마나 배포 있는 인물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1953년 6월 8일 판문점에서 ‘포로송환협정’이 체결됐다. 협정에 따르면 귀향을 원하는 북한·중공군 포로는 휴전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송환돼야 하지만 이 대통령의 뜻은 달랐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휴전할 수 없으며 반공·애국 포로마저 포로송환협정에 따라 북한으로 보낼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휴전협정 체결에만 신경을 쓰자 그해 6월 18일 새벽 0시를 기해 경북 영천·대구, 충남 논산, 경남 마산, 부산 등 7개 수용소에 있던 반공포로를 일거에 석방했다.
이 대통령의 결단에 세계는 큰 충격
3만7000여 명의 포로 가운데 남한에 남겠다고 결심한 반공포로는 2만7092명이나 됐다. 이 대통령의 결단은 온 세계에 충격을 준다. 유엔(UN)군과 영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이승만 대통령의 동의 없이는 휴전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석방포로 재수용 요구도 완강하게 거절하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말았다.
다시 이야기를 관촉사로 옮겨 본다. 관촉사 미륵불은 얼굴이나 동체는 밋밋한 반면 머리 위에 씌워 놓은 원통형 보관(寶冠)이 너무 높아 기이한 느낌마저 준다. 그래서 이 미륵을 괴석(怪石) 같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왜 고려의 개혁군주로 잘 알려진 광종은 수도 개경에서 머나먼 논산 땅에 이 커다란 미륵불을 세운 것일까?
이것은 고려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후백제 견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견훤이 망명한 후 그를 ‘상부’로 대접했지만 아무래도 적이었던 그의 무덤을 개경 근처에 쓰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견훤이 모악산이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하자 한편으로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견훤에게 향수(鄕愁)를 지닌 후백제 잔존세력이 뭉칠 것을 염려했던 것이다. 광종은 민심을 어루만지면서도 왕조의 힘을 과시할 상징물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은진미륵을 만든 이유였다. 이런 역사를 되짚다 보니 이승만 대통령은 혹시 하늘이 한민족을 위해 보낸 미륵 가운데 한 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불교에서는 미륵이 화림원(華林園)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의 설법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예수가 세상이 멸망할 때 재림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미륵이 나타난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는 세상은 질병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고 사이좋게 사는 유토피아 같은 세상으로 그려진다.
이런 사연이 깃들어 있는 관촉사 입구에서 뜻밖의 비석을 만났다. 앞면에 우남(雩南) 이승만(李承晩) 박사라고 적힌 추모비다. 독립투사로서, 북한의 기습침공으로 시작된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해 냈음에도 ‘독재자’라고 홀대받아 온 건국대통령의 흔적은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들다. 왜 이런 곳에 이런 비가 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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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길이 쓴 비문은 ‘구십평생을 한결같이…’로 시작된다. |
학술원 회장을 지낸 고 김태길(金泰吉) 박사가 쓴 비문 옆에는 ‘1965년 7월3일 대한반공청년회 논산 지부 일동’이라고 적혀 있다. 이로 미루어 6·25 직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이 대통령의 결단으로 석방된 청년 가운데 반공청년회 논산지부에 가입한 몇몇 회원들이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이 추모비를 세웠음을 알 수 있다.
반공포로 석방은 건국대통령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이며 이승만이라는 거인(巨人)이 얼마나 배포 있는 인물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1953년 6월 8일 판문점에서 ‘포로송환협정’이 체결됐다. 협정에 따르면 귀향을 원하는 북한·중공군 포로는 휴전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송환돼야 하지만 이 대통령의 뜻은 달랐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휴전할 수 없으며 반공·애국 포로마저 포로송환협정에 따라 북한으로 보낼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휴전협정 체결에만 신경을 쓰자 그해 6월 18일 새벽 0시를 기해 경북 영천·대구, 충남 논산, 경남 마산, 부산 등 7개 수용소에 있던 반공포로를 일거에 석방했다.
이 대통령의 결단에 세계는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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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은 국내 최대의 불상이다. |
다시 이야기를 관촉사로 옮겨 본다. 관촉사 미륵불은 얼굴이나 동체는 밋밋한 반면 머리 위에 씌워 놓은 원통형 보관(寶冠)이 너무 높아 기이한 느낌마저 준다. 그래서 이 미륵을 괴석(怪石) 같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왜 고려의 개혁군주로 잘 알려진 광종은 수도 개경에서 머나먼 논산 땅에 이 커다란 미륵불을 세운 것일까?
이것은 고려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후백제 견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견훤이 망명한 후 그를 ‘상부’로 대접했지만 아무래도 적이었던 그의 무덤을 개경 근처에 쓰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견훤이 모악산이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하자 한편으로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견훤에게 향수(鄕愁)를 지닌 후백제 잔존세력이 뭉칠 것을 염려했던 것이다. 광종은 민심을 어루만지면서도 왕조의 힘을 과시할 상징물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은진미륵을 만든 이유였다. 이런 역사를 되짚다 보니 이승만 대통령은 혹시 하늘이 한민족을 위해 보낸 미륵 가운데 한 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문형식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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