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에게도 생전에는 ‘수령’이라는 호칭 붙이지 않아
⊙ “김정은 ‘수령’ 등극 해당 자료 처음 등장”
⊙ 北, 군과 청년들에게 목숨 바쳐 김정은 지킬 것 강요
⊙ 김정은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할 것”
⊙ 김정은, 軍 내부 뇌물 행위 철저히 뿌리 뽑으라 지시
⊙ 김정은 “청년들 속 괴뢰문화 침투 막기 위해 특별한 노력 기울여야”
⊙ “김정은 ‘수령’ 등극 해당 자료 처음 등장”
⊙ 北, 군과 청년들에게 목숨 바쳐 김정은 지킬 것 강요
⊙ 김정은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할 것”
⊙ 김정은, 軍 내부 뇌물 행위 철저히 뿌리 뽑으라 지시
⊙ 김정은 “청년들 속 괴뢰문화 침투 막기 위해 특별한 노력 기울여야”
- 2021년 10월 11일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열린 국방발전전람회에 입장하고 있는 김정은. 사진=뉴시스
최근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물론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가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어 새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은 ‘김정은의 수령화’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월간조선》은 2021년 9월에 배포된 김정은의 혁명역사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해당 자료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혁명력사’라는 제목으로 배포됐다. 자료는 북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강의 시간은 1시간이다. 또한 자료 첫 페이지에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진행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입수된 자료는 김정은의 혁명역사 시리즈 중 4장 5절과 6절에 해당한다.
김정은 ‘수령’ 칭호 강연 자료 첫 등장
2021년 10월,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은에게 처음으로 ‘수령’이란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호칭은 김일성에게만 부여된 것으로 김정일도 생전에 이를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10월 22일 자 북한 《로동신문》에는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한 표현들이 여러 군데 나온다. 《로동신문》에 나온 관련 내용은 ‘혁명의 걸출한 수령이시며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또 한 분의 위대한 수령’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혁명의 위대한 수령으로’ 등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북한 내부에서는 교양 자료에서 이미 김정은을 수령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이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로동신문》을 통해 국내외에 선전하기 전 강연 자료를 통해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이미 조금씩 세뇌를 시키고 있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자료 해당 부분을 살펴보자.
“이 절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우리 인민군대를 명실공히 수령의 군대, 최고사령관의 군대로 강화 발전시키신 불멸의 업적을 담고 있다.”
“오직 당이 가리키는 한 방향으로만 총구를 내 대고 곧바로 나아가는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분석을 내놨다. 집권 10년 차인 김정은이 통치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을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반열에 올리며 절대 권력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에 대한 ‘수령’이란 호칭은 이전에도 조금씩 나왔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올해부터다”며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호칭은 공공연하게 김일성밖에 쓰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이 이를 사용하면서 김일성과 자신을 동급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김정은의 ‘수령’ 호칭 사용은 집권 10주년을 맞아 통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017년 핵 보유 선언 이후 부쩍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수령이란 호칭은 북한에서 특별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하나의 당의 수장이라는 뜻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도 충분히 ‘수령’이라는 호칭을 쓸 수 있다.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軍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진짜 목적은?
자료에는 김정은이 전군(全軍)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할 데 대한 방침을 제시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건설과 군사 활동에 있어 모든 문제를 김일성·김정일주의의 요구대로 풀어나감으로써 인민군대를 영원한 김일성·김정일의 군대, 완전무결한 당의 군대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료는 설명하고 있다.
왜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부분을 살펴보자.
“주체혁명의 믿음직한 척후대, 억척의 지지점인 인민군대를 불패의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켜야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위업을 무력으로 확고히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더욱 강화해 모든 군인을 자신에게 끝없이 충실하고 원수 격멸의 의지가 용솟음치는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로, 조국통일의 결사대로 튼튼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군대로 키워야 하지만 충성은 자신에게 할 것을 강요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김정은 자신이 필요할 경우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센터장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김일성주의를 내세웠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곧 주체사상화하자는 것으로도 풀이된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외세에 도움 없는 자주국방을 주장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체사상을 다시 꺼내 들었고, 이를 군에 적용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원 연구위원은 “특별한 의미는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할 경우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름을 언제든지 이용할 것”이라며 “자신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선 아직 선대들의 이름이 언제든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료는 또한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기 위해서는 목숨 바쳐 김정은과 당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다.
“인민군대의 모든 일군들과 군인들이 당중앙의 기치 아래 단결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을 따라 혁명의 천만 길을 변함없이 걸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인민군대는 당과 뇌수와 신경, 핏줄을 잇고 언제나 당과 사상과 뜻, 숨결을 같이하며 당의 위업을 받드는 데서 우리 당의 팔다리, 우리 당의 분신이 되어야 한다. 또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명령지시를 즉시 접수, 즉시 토의, 즉시 집행, 즉시 보고하는 혁명적 군풍을 철저히 세워 최고사령관이 과업을 주시면 오직 알겠습니다라는 대답밖에 몰라야 한다. 우리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 동지와 당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서슴없이 바쳐야 한다.”
“인민군 간부들 뇌물 행위 철저히 파헤치라”
북한은 자료에서 인민군 간부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료는 먼저 인민군대의 간부들은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옥중에서 스스로 혀를 끊을지언정 정치적 신념과 혁명적 지조를 절대 굽히지 않는 일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일부 군 간부들은 당과 수령에게 충성하기보다 안면관계, 뇌물 행위로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해 한 부대를 방문한 이후 군 간부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료에 나온 간부 일탈 행위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는 일군들의 사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기이 있게 료해하도록 하시었으며 간부사업에서 당적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실, 안면관계, 뢰물 행위에 따라 간부 문제를 처리하거나 개별적 일군들이 간부사업을 좌우지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시었다.”
한 대북소식통은 “지난해 김정은이 한 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의 식사를 살펴봤다. 그런데 식탁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고 했다”며 “김정은은 당시 만족해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대북소식통의 말이다.
“기분 좋게 돌아간 김정은은 뭔가 이상해 다른 사람을 시켜 조용히 해당 부대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고를 듣고 김정은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옥수수도 없어서 거의 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에 부대 간부들이 군량미를 빼돌리고 뇌물을 받는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보고되면서 김정은이 대로했다고 한다.”
실제로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 간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정행위는 도를 넘었다.
2018년 탈북한 김정봉씨는 “입대할 때부터 뇌물을 써야 한다. 군사동원부(병무청) 간부들에게 돈을 얼마를 주는지에 따라 내가 편한 부대로 갈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며 “이 중에서도 평양에 있는 부대로 가려면 몇만 달러는 줘야 한다”고 증언했다.
실제 북한에 거주하는 소식통은 “최근 딸이 군에 입대했는데 평양으로 보내기 위해서 3만 달러를 군사동원부 간부에게 뇌물로 줬다”고 말했다.
“제국주의자들 청년 대상으로 문화침투 책동 악랄하게 벌여”
자료에는 최근 청년들의 비사회주의 문화를 철저히 단속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도 담겨 있다. “청년들 속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 문화적 침투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사상교양과 사상투쟁에 특별한 힘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자료는 소개했다. 이어지는 자료 내용이다.
“반동적인 사상 문화적 침투와 심리 모략전은 오늘날 적들이 침략책동에서 쓰는 기본수법이며, 여기에서 주되는 대상은 청년들이다. 오늘 제국주의자들과 반동들은 새 세대 청년들을 과녁으로 삼고 그들을 부패 타락시켜 우리의 사회주의를 안으로부터 변질 와해시켜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또 “청년동맹 조직들에서 불순출판선전물을 보거나 류포시키는 행위를 비롯한 비사회주의적이며 이색적인 독초들을 뿌리채 뽑아버리기 위한 대중적인 투쟁을 날카롭게 벌리도록 해야 한다”고 김정은이 지시했다고 명시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의 시청에 대해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과거에도 단속은 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됐다고 알려졌다. 특히 청년들이 외부 이색선전물에 물들지 않도록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에서 수시로 단속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청년들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도 마찬가지다. 결국 북한의 다음 세대를 이어갈 사람들은 청년들이다”며 “청년들이 중요한 핵심이다. 지금 체제를 지탱하고 지지하고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청년들만큼 핵심적인 행위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정은이 청년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야 한다 했다고 자료는 밝혔다. 그러며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경우 북한은 이 세상에서 두려울 게 없는 강국으로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료에 나온 김정은의 말이다.
“우리 당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 펼쳐주신 탁월한 청년 중시 정치를 빛나게 계승할 것이며 청년들의 힘으로 조국 통일의 력사적 위업과 강성국가 건설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올 것이다.”
김정은 자신도 선대들이 했던 방식으로 청년 중시 정치를 펼치며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여기서 청년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라는 것은 주체사상으로 잘 무장해 김정은 자신에게 충성해야 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청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발적이라 선전하는 北”
앞에서 청년들을 중시하는 정치를 편다고 했지만 힘든 일은 청년들에게 떠맡기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자료에도 관련 부분이 나온다.
김정은은 “청년들에게 크나큰 믿음을 안겨주어 그들이 조국보위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모든 전역에서 선봉대, 돌격대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며 “청년들을 우리 당의 척후대, 익측부대로 내세워야 한다. 척후대란 대오의 맨 앞장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임무를 맡아 수행하는 부대를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시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소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는 1995년에 시작해 2016년에 완공된 수력발전소다. 양강도 백암군에 있으며, 총 발전설비 규모는 10만kW이다. 1995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했으나 홍수와 경제난 등으로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2004년부터 청년돌격대 2만 명이 투입돼 본격 건설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발전소 건설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김정은은 2015년 4월과 동년 9월 현장을 방문해 발전소의 명칭을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로 바꿨다. 이후 북한은 2015년 10월 3일 5만kW 용량의 1호기와 2만kW 용량의 2호기 건설을 완료했다. 그러나 무리한 공기 단축 및 부실공사 등으로 수로 일부가 붕괴하며 시험 운전이 한동안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3만kW 규모의 3호기 건설을 다그쳐 70일 전투를 벌이는 등 건설에 매진한 결과, 2016년 4월 완공했다. 하지만 누수 등으로 2016년 초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으며, 3호기는 준공한 지 10일 만에 누수가 발생해 물을 긴급히 방류한 흔적이 인공위성 사진 등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완공을 청년 중시 사상의 성과로 선전하고 있으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에 투입된 청년들의 활약상을 선전하기 위해 백두산영웅청년 정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자료에 적힌 이들의 노력에 대한 치하 내용이다.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을 통해 우리 청년들은 당의 결심은 곧 실천이며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것을 온 세상에 과시하였으며 당의 결심을 관철하는 데서 청년들이 선봉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인명 피해와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공사에 파견된 청년들이 인근 마을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과 도둑질 등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청년돌격대로 해당 공사에 참여했던 한 탈북민은 “죽음의 공사”라고 표현했다. 이어지는 그의 증언이다.
“당시 각 단위 기관들에서 청년들을 동원해 2만 명이 공사에 투입됐다. 식량은 당연히 해당 기관들에서 지원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제대로 조달되지 않아 개인 식량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만 했다. 그러다 식량이 떨어지자 2~3명이 한 조가 되어 인근 마을로 내려가 식량을 훔쳐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사 도중에 인명 피해도 많이 발생했다. 자재가 없어 돌을 등짐으로 날라 발전소 둑을 쌓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음을 맞았다. 정말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
《월간조선》은 2021년 9월에 배포된 김정은의 혁명역사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해당 자료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혁명력사’라는 제목으로 배포됐다. 자료는 북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강의 시간은 1시간이다. 또한 자료 첫 페이지에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진행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입수된 자료는 김정은의 혁명역사 시리즈 중 4장 5절과 6절에 해당한다.
김정은 ‘수령’ 칭호 강연 자료 첫 등장
2021년 10월,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은에게 처음으로 ‘수령’이란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호칭은 김일성에게만 부여된 것으로 김정일도 생전에 이를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10월 22일 자 북한 《로동신문》에는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한 표현들이 여러 군데 나온다. 《로동신문》에 나온 관련 내용은 ‘혁명의 걸출한 수령이시며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또 한 분의 위대한 수령’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혁명의 위대한 수령으로’ 등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북한 내부에서는 교양 자료에서 이미 김정은을 수령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이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로동신문》을 통해 국내외에 선전하기 전 강연 자료를 통해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이미 조금씩 세뇌를 시키고 있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자료 해당 부분을 살펴보자.
“이 절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우리 인민군대를 명실공히 수령의 군대, 최고사령관의 군대로 강화 발전시키신 불멸의 업적을 담고 있다.”
“오직 당이 가리키는 한 방향으로만 총구를 내 대고 곧바로 나아가는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분석을 내놨다. 집권 10년 차인 김정은이 통치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을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반열에 올리며 절대 권력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김정은에 대한 ‘수령’이란 호칭은 이전에도 조금씩 나왔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올해부터다”며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호칭은 공공연하게 김일성밖에 쓰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이 이를 사용하면서 김일성과 자신을 동급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김정은의 ‘수령’ 호칭 사용은 집권 10주년을 맞아 통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017년 핵 보유 선언 이후 부쩍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수령이란 호칭은 북한에서 특별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하나의 당의 수장이라는 뜻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도 충분히 ‘수령’이라는 호칭을 쓸 수 있다.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軍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진짜 목적은?
![]() |
북한 군인들이 모여서 카메라 쪽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왜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부분을 살펴보자.
“주체혁명의 믿음직한 척후대, 억척의 지지점인 인민군대를 불패의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켜야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위업을 무력으로 확고히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더욱 강화해 모든 군인을 자신에게 끝없이 충실하고 원수 격멸의 의지가 용솟음치는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로, 조국통일의 결사대로 튼튼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군대로 키워야 하지만 충성은 자신에게 할 것을 강요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김정은 자신이 필요할 경우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센터장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김일성주의를 내세웠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곧 주체사상화하자는 것으로도 풀이된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외세에 도움 없는 자주국방을 주장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체사상을 다시 꺼내 들었고, 이를 군에 적용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원 연구위원은 “특별한 의미는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할 경우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름을 언제든지 이용할 것”이라며 “자신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선 아직 선대들의 이름이 언제든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료는 또한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기 위해서는 목숨 바쳐 김정은과 당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다.
“인민군대의 모든 일군들과 군인들이 당중앙의 기치 아래 단결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을 따라 혁명의 천만 길을 변함없이 걸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인민군대는 당과 뇌수와 신경, 핏줄을 잇고 언제나 당과 사상과 뜻, 숨결을 같이하며 당의 위업을 받드는 데서 우리 당의 팔다리, 우리 당의 분신이 되어야 한다. 또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명령지시를 즉시 접수, 즉시 토의, 즉시 집행, 즉시 보고하는 혁명적 군풍을 철저히 세워 최고사령관이 과업을 주시면 오직 알겠습니다라는 대답밖에 몰라야 한다. 우리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 동지와 당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서슴없이 바쳐야 한다.”
“인민군 간부들 뇌물 행위 철저히 파헤치라”
북한은 자료에서 인민군 간부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료는 먼저 인민군대의 간부들은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옥중에서 스스로 혀를 끊을지언정 정치적 신념과 혁명적 지조를 절대 굽히지 않는 일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일부 군 간부들은 당과 수령에게 충성하기보다 안면관계, 뇌물 행위로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해 한 부대를 방문한 이후 군 간부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료에 나온 간부 일탈 행위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는 일군들의 사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기이 있게 료해하도록 하시었으며 간부사업에서 당적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실, 안면관계, 뢰물 행위에 따라 간부 문제를 처리하거나 개별적 일군들이 간부사업을 좌우지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시었다.”
한 대북소식통은 “지난해 김정은이 한 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의 식사를 살펴봤다. 그런데 식탁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고 했다”며 “김정은은 당시 만족해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대북소식통의 말이다.
“기분 좋게 돌아간 김정은은 뭔가 이상해 다른 사람을 시켜 조용히 해당 부대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고를 듣고 김정은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옥수수도 없어서 거의 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에 부대 간부들이 군량미를 빼돌리고 뇌물을 받는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보고되면서 김정은이 대로했다고 한다.”
실제로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 간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정행위는 도를 넘었다.
2018년 탈북한 김정봉씨는 “입대할 때부터 뇌물을 써야 한다. 군사동원부(병무청) 간부들에게 돈을 얼마를 주는지에 따라 내가 편한 부대로 갈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며 “이 중에서도 평양에 있는 부대로 가려면 몇만 달러는 줘야 한다”고 증언했다.
실제 북한에 거주하는 소식통은 “최근 딸이 군에 입대했는데 평양으로 보내기 위해서 3만 달러를 군사동원부 간부에게 뇌물로 줬다”고 말했다.
“제국주의자들 청년 대상으로 문화침투 책동 악랄하게 벌여”
![]() |
북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사진=북한 선전매체 |
“반동적인 사상 문화적 침투와 심리 모략전은 오늘날 적들이 침략책동에서 쓰는 기본수법이며, 여기에서 주되는 대상은 청년들이다. 오늘 제국주의자들과 반동들은 새 세대 청년들을 과녁으로 삼고 그들을 부패 타락시켜 우리의 사회주의를 안으로부터 변질 와해시켜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또 “청년동맹 조직들에서 불순출판선전물을 보거나 류포시키는 행위를 비롯한 비사회주의적이며 이색적인 독초들을 뿌리채 뽑아버리기 위한 대중적인 투쟁을 날카롭게 벌리도록 해야 한다”고 김정은이 지시했다고 명시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의 시청에 대해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과거에도 단속은 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됐다고 알려졌다. 특히 청년들이 외부 이색선전물에 물들지 않도록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에서 수시로 단속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청년들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도 마찬가지다. 결국 북한의 다음 세대를 이어갈 사람들은 청년들이다”며 “청년들이 중요한 핵심이다. 지금 체제를 지탱하고 지지하고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청년들만큼 핵심적인 행위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정은이 청년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야 한다 했다고 자료는 밝혔다. 그러며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경우 북한은 이 세상에서 두려울 게 없는 강국으로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료에 나온 김정은의 말이다.
“우리 당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 펼쳐주신 탁월한 청년 중시 정치를 빛나게 계승할 것이며 청년들의 힘으로 조국 통일의 력사적 위업과 강성국가 건설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올 것이다.”
김정은 자신도 선대들이 했던 방식으로 청년 중시 정치를 펼치며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여기서 청년운동의 새로운 전성기라는 것은 주체사상으로 잘 무장해 김정은 자신에게 충성해야 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 |
북한 백두산영웅청년3호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통나무방틀 조립을 하고 있다. 사진=북한 선전매체 |
김정은은 “청년들에게 크나큰 믿음을 안겨주어 그들이 조국보위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모든 전역에서 선봉대, 돌격대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며 “청년들을 우리 당의 척후대, 익측부대로 내세워야 한다. 척후대란 대오의 맨 앞장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임무를 맡아 수행하는 부대를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시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소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는 1995년에 시작해 2016년에 완공된 수력발전소다. 양강도 백암군에 있으며, 총 발전설비 규모는 10만kW이다. 1995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했으나 홍수와 경제난 등으로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2004년부터 청년돌격대 2만 명이 투입돼 본격 건설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발전소 건설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김정은은 2015년 4월과 동년 9월 현장을 방문해 발전소의 명칭을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로 바꿨다. 이후 북한은 2015년 10월 3일 5만kW 용량의 1호기와 2만kW 용량의 2호기 건설을 완료했다. 그러나 무리한 공기 단축 및 부실공사 등으로 수로 일부가 붕괴하며 시험 운전이 한동안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3만kW 규모의 3호기 건설을 다그쳐 70일 전투를 벌이는 등 건설에 매진한 결과, 2016년 4월 완공했다. 하지만 누수 등으로 2016년 초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으며, 3호기는 준공한 지 10일 만에 누수가 발생해 물을 긴급히 방류한 흔적이 인공위성 사진 등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완공을 청년 중시 사상의 성과로 선전하고 있으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에 투입된 청년들의 활약상을 선전하기 위해 백두산영웅청년 정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자료에 적힌 이들의 노력에 대한 치하 내용이다.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을 통해 우리 청년들은 당의 결심은 곧 실천이며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것을 온 세상에 과시하였으며 당의 결심을 관철하는 데서 청년들이 선봉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인명 피해와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공사에 파견된 청년들이 인근 마을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과 도둑질 등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청년돌격대로 해당 공사에 참여했던 한 탈북민은 “죽음의 공사”라고 표현했다. 이어지는 그의 증언이다.
“당시 각 단위 기관들에서 청년들을 동원해 2만 명이 공사에 투입됐다. 식량은 당연히 해당 기관들에서 지원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제대로 조달되지 않아 개인 식량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만 했다. 그러다 식량이 떨어지자 2~3명이 한 조가 되어 인근 마을로 내려가 식량을 훔쳐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사 도중에 인명 피해도 많이 발생했다. 자재가 없어 돌을 등짐으로 날라 발전소 둑을 쌓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음을 맞았다. 정말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