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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코로나 사태

북한의 코로나 실태

국경 봉쇄 후 경제 마비, 쌀값 폭등

글 : 장원재  (사)배우고나누는무지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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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적으로는 의학적 감시대상자 7000명… 사망자는 없다지만, 3명 사망설 돌아
⊙ 평성시 인민병원, 2월 56명 중 60% 이상이 원인 모를 고열로 앓다가 사망
⊙ 軍, ‘1, 2월 사망자 180명, 격리자 3700여 명’… 국경경비대에서 다수 발생
⊙ 1kg당 북한돈 4500~5000원에 거래되던 쌀값이 3월 초 평양 5630원, 혜산 6600원까지 올라

張源宰
1967년생. 고려대 국문학과 졸업, 영국 런던대학 연극학 박사 / 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경기파주영어마을 사무총장,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진행. 現 (사)배우고나누는무지개 대표 / 저서 《끝나지 않은 축구 이야기》 《오태석 연극: 실험과 도전의 40년》 《배우란 무엇인가》 등
공식적인 발표와는 달리 군부대와 평양시 등에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 북한에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있는가.
 
  “있다.”
 
  ― 사망자가 나왔나.
 
  “나왔다.”
 
  ― 전국적으로 퍼졌는가.
 
  “그건 아닌 것 같다.”
 
  ― 앞으로 유행할 가능성은 있는가.
 
  “모른다. 현재까지는 잘 막아내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뚫릴지는 알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와 관련해 탈북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최근 북한과 통화한 탈북자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한 결과다. 김길선 탈북 여기자, 조충희 굿 파머스 연구위원,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신분・이름 공개를 불허한 여러 탈북자로부터 취재를 했다.
 
  김길선 기자는 미사일발사연구원인 제2자연과학원 기자로 17년간 근무했던, 북한 핵심부의 사정에 가장 정통한 이 가운데 하나다. 현재는 유튜브 ‘김길선의 평양만사’를 운영하고 있다. 조충희 연구위원은 북한 수의사 출신으로, 수의방역담당 공무원으로 10년간 근무했다. 최정훈 선임연구원은 청진의대 임상의학부를 졸업한 뒤 신경외과 의사로 일했고, 청진 철도국 위생방역소에서 전염병 대응을 전담하다 2012년 탈북 후 한국에 입국했다.
 
  다음은 위 세 분과 그 외 다수의 탈북자가 최근 북한의 지인과 통화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공식 死因은 ‘급성폐렴’
 
  ― 코로나 환자가 나왔다는 증거는.
 
  “북한의 공식 발표는 ‘환자가 없다’는 것이다. ‘의학적 감시대상자’는 7000명이 있다고 인정했다. 《노동신문》은 3월 1일 ‘비루스 전염병을 막기 위한 선전과 방역사업 강도 높이 전개’ 제목의 기사에서 평안남도에 2420여 명, 강원도에 1500여 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2월 24일 평안북도에 3000여 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가 있다고 방송했다. 사망자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양에서는 현재까지 최소한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1월 27일 사망한 50대 여성, 2월 초에 사망한 40대 중반의 남성, 중국에서 공부하다 설을 쇠러 들어왔던 20대 유학생 1명 등이다.
 
  이들의 신원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도 있다. 50대 여성은 중국 칭다오에서 귀국했고, 40대 중반의 남성은 베이징에서 일하던 외교관 혹은 무역일꾼, 20대 남성은 갓 스무 살의 자비(自費) 유학생이라고 한다(북한은 국비 유학생밖에 없었지만, 2011년부터 자비 유학생을 허용했다. 이른바 ‘돈주’의 자녀들이 주 대상이다. 현재 중국에만 수백 명의 자비 유학생이 있으며, 이는 전체 북한 유학생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수다). 이 3명의 사망자 외에도, 18명의 코로나 확진자를 제3병원에서 격리하고 있다고 들었다. 중국 관광객을 안내하던 안내원, 무역 일을 하며 중국을 오가던 사람이라고 한다.”
 
  1월 27일 사망했다는 50대 여성에 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 여성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이는 코로나에 의한 북한의 첫 사망자다.
 
  “이 여성은 1월 말부터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다 1월 27일,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한다. 공식 사인은 ‘급성폐렴’이다. 그런데 이 여성은 코로나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다. 시체는 오봉산 화장터(낙랑구역에 위치)에서 태우고, 가족에게 시체가루단지(유골함)를 인계했다. 일반 폐렴이라면 이제까지는 가족이 알아서 시신을 처리했다. 그래서 모두들 이 여성이 코로나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며 의심한다. 유족의 사전 동의 없이 시신을 화장(火葬)해서 유골만 전달했기에, 주민들은 당국이 감염증 확산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무조건 火葬 지시
 
  데일리NK는 이와 관련, ‘예전에는 누가 죽어도 눈 한 번 꿈쩍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의사와 인민반장, 보안기관 성원까지 대동하고 나타나 무조건 사망 경위를 따진다’ ‘정권·보건기관에서 외상(外傷)사고나 노환(老患)으로 사망한 사람 모두를 무조건 화장하라고 한다’ ‘(정권·보건기관 관계자들이) 최근 평성시 일대에서 사망한 스무 명 남짓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화장을 지시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매장 대신 화장을 의무화했다는 설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
 
  평성 등 평안남도에 살고 있는 분들과의 통화 내용이다.
 
  “최근 평안남도에서는 인민병원, 시 인민병원, 진료소에 감기나 폐렴 증상을 호소하면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른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만 해도 평성시 인민병원에서 총 사망자 56명이 나왔다. 이 중, 원인 모를 고열로 앓다가 사망한 사람이 60%가 넘는다. 현재 여기서는 도(道)・시(市)급 병원과 진료소를 막론하고 진단키트와 기술이 없어 코로나인지, 감기인지, 아니면 폐렴인지 분간조차 못 하고 있다. 지역 인민위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시체를 무조건 화장하게 강제하고 일상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통제하는 것뿐이다. 지금은 병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화장하라고 해 주민들이 불만이다.”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장(埋葬)을 선호한다. 문화적 이유 외에, 비용 문제도 있다. 북한에서는 화장 비용이 매장 비용보다 훨씬 비싸다. 평양과 평성에 화장터가 있지만, 시신을 태우는 디젤유와 나무를 유족이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성적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정도의 비용이 든다. 먼저 화장을 하고, 화장 현장에는 유족이 입회할 수 없으며, 유골을 건넬 때 화장 비용을 청구하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터이다. 2월 초 평성 인근 지역인 평양의 디젤유 거래 가격은 1kg에 북한 돈 약 5480원, 장작 1m3에 13만원 정도다.
 
 
  건군절 열병식 취소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 근무하는 국경경비대 군인들 사이에서 코로나 사망자들이 다수 발생했다는 정보가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군의 상황도 이례적이다. 인민군 병사들 가운데 벌써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도 있다.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 행사를 취소했다. 이 행사에 동원된 6000명을 격리했다. 1월 초부터 강동사격장에 모여 훈련 중이었는데, 이 중 일부가 설에 고향에 다녀오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 6000명 외에, 초기 평양 방역 작업에 동원되었던 군인들도 격리했다.”
 
  군내(軍內)에서 확진자가 아니라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북한군에서 코로나 의심 사망자가 200여 명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육·해·공·전략군의 군단 및 사령부 종합병원들의 보고를 종합 집계한 결과라고 한다.
 
  “폐렴, 결핵 등 고열로 사망한 인원을 빠짐없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군의국(軍醫局)이 3월 3일 ‘1, 2월 사망자 180명, 격리자 3700여 명’이라는 결과를 최고사령부에 보고했다. 질병으로 두 달 사이 200여 명이 사망한 일은 ‘고난의 행군’ 시절 영양실조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사망자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는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에서 주둔하는 ‘국경경비대’에서 가장 많았다.
 
  그래서 지금 군 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일단 군의국은 ‘시신 소독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지금껏 군 병원에서 사망자들을 화장한 적이 없어 갑자기 화장하면 소문이 퍼질까 봐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
 
  내무반에서 모여 집단생활하는 군부대의 특성상, 코로나가 퍼지면 상황은 심각해질 것이다. 북한군 수뇌부는 ‘메틸알코올 소독 등 방역을 철저히 하라’ ‘병력 감소가 있는 부대는 엄중 책임을 물을 것이다’ ‘영양가 있는 식자재를 투입해 병사들의 면역력을 높여라’며 일선 부대를 다그치고 있다.
 
 
 
‘4월 투어’ 상품 취소

 
  위에서 말한 제3병원에서 격리하고 있는 18명의 확진자는 모두 평양 사람이다. 이들은 누구일까? 관광안내원, 외화식당 종업원 등 중국 관광객과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이 1월 22일 전격적으로 북중 국경을 봉쇄한 후, 현재 북한에 입국했다 발이 묶인 중국인 관광객이 1만명에 육박한다는 소문도 있다. 주로 중국 남부 사람들이라고 한다.
 
  북한의 2019년 공식 수출액은 2억 달러 전후다. 통상 20억 달러 내외를 수출했으나 유엔 제재 이후 수출액의 90% 정도가 감소했다. 절대 부족한 외화(外貨) 수익을 메워주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관광이다. 북한은 2018년 약 20만명, 2019년 약 3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90% 정도가 중국인이었다.
 
  관광 안내는 통일전선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업무였다. 외화가 현찰로 들어오는 일이기에, 김정은을 보위하는 핵심부서에서 챙긴 것이다. 단순히 ‘관광안내원’이 감염된 것이 아닌 이유다. 이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왔다면, 북한 권력 핵심부 안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1월 21일부터 관광 사업을 완전히 중단했다. 중국의 유명 북한 전문여행사 ‘IN DPRK’는 “북한 측이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 때문에 백신 연구 개발이 성공할 때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입경(入境)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통보해왔다”고 공지했다. ‘IN DPRK’는 예약자들에게 사과하고 ‘비용을 환불해주겠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북한여행 상품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던 4월 투어 상품도 예외가 아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춘 9박 10일 패키지는 1495유로(192만원. 입출국을 열차, 비행기로 선택하는 것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정도로 비싼 상품이지만, 아리랑 집단체조와 각종 퍼레이드 및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완판 상품이었다.
 
  4월 12일 예정이던 평양 국제마라톤도 취소했다. 2014년부터 외국인 참가자를 받았고, 지난해 외국인 참가자가 1000명에 달했으며, ‘도심 한가운데서 산들바람을 맛볼 수 있는’ 코스라며 선전하던 인기 상품이다.
 
 
  평양 가는 길 봉쇄
 
  1월 21일, 외국 관광객 입북 중단 조치 이후 북한은 연이어 행동에 나섰다. 1월 22일 북중 국경 폐쇄, 1월 28일 신의주-단둥 세관 폐쇄, 1월 30일 평양-단둥 국제열차 정지, 1월 31일 투먼(圖們)대교 폐쇄 및 북송자 송환 잠정 중단 요청 등이다. 중국과 러시아로 통하는 항공 서비스도 중단했다. 북송자 송환 잠정 중단을 요청한 것은 북한이 코로나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2월 8일 조선중앙방송은 “평양시 비상 방역지휘부가 수도로 들어오는 모든 통로에서 검사와 검역 사업을 깐깐히 진행하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검진과 의학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으로 향하는 길을 사실상 봉쇄한 것이다.
 
  이 방송은 또 “국가의 모든 기관, 부문들에서와 우리나라에 주재,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코로나 격리기간을 무조건 준수하여야 한다”고 했다. 격리 기간은 30일로 연장되었는데, 이는 국제구호 활동가, 국제보건기관 관계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조치다. 2월 24일에는 외국인 380명을 격리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외교 업무도 중단 상태다. 북한은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들을 격리했다. 공관뿐 아니라 거주지도 격리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가 “북한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인터뷰했을 정도다. 평양 문수대에는 외교관 외국인 주택단지가 있다. 북한 당국은 이 주택단지의 입구를 지키며 드나드는 모든 외국인의 체온을 측정했다.
 
  중앙당이 “평양 외교관들과 그 가족을 전원 검진하여 감염자 모두를 추방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외교관 주택 안에까지 들어가 체온 측정을 강요했지만, 외교관들이 반발해 이뤄지지는 않았다. 외교관들이 “집 안 출입은 절대 불가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체온을 측정해서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외교관 주택단지의 사실상 봉쇄 조치는 3월 초 일단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인이든 외국인이든 중국에 드나드는 모든 외교관을 차단하고, 신임 외교관의 입국을 아직까지 차단하고 있는 것은 팩트다. 외교관 거주단지의 봉쇄는 3월 2일경 풀렸지만, 평양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 외교관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9일 현재,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은 공관을 임시 폐쇄했고, 러시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몽골,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은 핵심 요원만 남기고 주재원들을 귀국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 많은 외교관이 북한을 떠났다는데.
 
  “그런 소문이 돌았다. 외국인은 워낙 눈에 뜨이지 않나. 당장 왔다 갔다 하는 사람 숫자가 확 줄었고, 러시아에서 자기네 사람 다 실어 가려고 전용 비행기를 보낸다는 소문도 돌았다. 평양 사람들은 신종 비루스가 좀 심한 독감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연일 방송에 나오고, 우리랑 친했던 중국, 러시아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불안감이 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관 이외에 평양 거주 국제기구 근무자들도 상당수가 이미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전 지역의 마을을 폐쇄하고 마을 입구마다 초소를 설치했으며 이동하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열차도 탑승자들의 신분이나 증명서를 꼼꼼하게 체크한다고 한다. 이것은 새로 생긴 제도는 아니다. 뇌물만 고이면 눈감고 넘어갈 수 있었던 일들이 지금은 ‘규정대로 엄격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만큼 ‘격리’와 ‘차단’에 북한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앞에서 말한 3월 2일이라는 날짜가 시사(示唆)하는 점이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3월 2일 원산에서, 3월 9일 함남 선덕에서 현지지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적어도 3월 2일에는 평양에 없었다는 뜻이다. 3월 2일 이후 평양을 비우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그렇다면, 평양을 봉쇄해서 코로나바이러스19의 확산을 막고, 자신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생각한다면 무리한 추정일까?
 
 
 
“비루스 어느 정도 진정된 듯”

 
  ― 북한이 이처럼 ‘완전차단’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그것이 유일한 대응책이기 때문이다. 확진 장비는 물론 음압병실, 치료주사나 항생제, 해열제 등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시설이 북한에는 없다. 물론 1호 특수병원은 제외지만, 그곳은 극소수의 특권층만 가는 곳이다. 진단키트도 러시아에서 1500세트를 지원했다고 하는데 3월 7일 현재 북한 전역에 반입된 키트는 5000세트가 넘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가 발생할 경우,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영양실조 등으로 주민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니 병에 걸리기 쉽고, 일단 병이 퍼지면 합병증 등 2차, 3차로 문제가 커진다. 그러니 결사적으로 격리를 하는 것이다.”
 
  ― 격리는 잘 되고 있나.
 
  “그렇다.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주민들을 2인 1조 체계로 감시하고, 매일 격리 세대를 돌면서 확인한다. 중앙비상방역지휘부와 도·시·군 비상방역지휘부, 동 진료소와 인민반장, 인민보안서, 규찰대원, 동(洞)당비서나 지구(地區)당비서가 격리 대상들을 2중, 3중으로 감시하고 있다. 격리 대상자가 나오면 집 밖에다 ‘격리’라고 써 붙인다. 창밖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식구들이 다 집에 있는지를 수시로 살피기에 아무도 출입을 할 수 없다. 이건 다른 전염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효과가 있나.
 
  “있다고 본다. 우리식 방역은 선(先) 격리, 후(後)조치다. 국경도 다 막지 않았나. 일단 이동하는 주민 수를 줄였다. 병이 퍼질 가능성을 낮춘 것이다. 2월 말까지는 ‘결혼식, 장례식, 회갑잔치 등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아예 하지 말라’고 했는데, 3월부터는 괜찮다고 한다. 비루스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격리 방침에 반하는 자는 반역행위로 간주”
 
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수송 트럭들.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바람에 북한에서는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사진=조선DB
  1월 이후 북한에서는 당(黨)과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조선소년단 등 조직별로 코로나와 관련한 당국의 격리 방침에 반하는 자는 반역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엄하게 처벌하겠다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방침을 어긴 자들을 총살했다는 국내 매체들의 보도가 있었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1월부터 현재까지 북한 매체는 코로나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과 위생관리의 중요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방호복 차림으로 공공장소를 소독하는 인부들, 전염병 증상에 대한 설명, 마스크 생산공장의 상황 등이 매일 이어진다. 조선중앙방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자’는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현재는 전염병의 전국적 확산은 어떻게든 막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 선임연구원은 “북한 전염병 대응은 평양에 집중돼 있으며 지방에는 진단장비, 격리시설 등이 아예 없거나 절대 부족하다”며 “국경을 차단했어도 밀수 경로를 통해 코로나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당국이 투명하게 국제사회에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먹고사는 문제다. 중국과의 공식 교역량이 줄면서 북한 내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 아예 생산을 멈춘 곳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재료와 연료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밀무역 양이 줄고 북한 내 물품의 유통량이 현저히 줄면서 물가도 올랐다.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소 1kg당 북한돈 4500~5000원에 거래되던 쌀값이 3월 초 평양 5630원, 혜산 6600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3월 6일 통화에서는 평남에서 쌀이 kg당 8000원, 옥수수가 3000원에 거래된다는 전언도 있었다. 밀가루, 식용유, 설탕, 휘발유 등 생필품 값도 갑자기 20~60%가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당장 먹고살 길이 어려워지고, 당국이 무언가를 감추며 속이고 있다고 생각해서다. 45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타고 해외 소식, 국내외 소문과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져나간다.
 
  인적 통제로 감염 확산은 막았지만, 경제가 문제다. 감염 확산을 막은 것인지 아니면 확진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사실은 불확실하다. 국경 봉쇄 이후 북한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방역이냐 생존이냐. 자칫하다가는 ‘수술은 잘 되었지만 환자가 죽었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몇 개월 후 당장 무너질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문제가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위기는 다가오는데, 북한 당국은 아직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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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훈    (2020-04-13) 찬성 : 3   반대 : 1
사악한 북괴에게 내리는 하늘의 천벌이다. 이 번 기회에 북괴놈들 무릎을 완전히 꺽어버려야 한다. 문구라와 586따라지들 처단하고, 북괴까지 무너지면 그 때는 한국에 대운이 터진 것이다.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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