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천동 故 한성옥씨 母子 아사사건 탈북민들 분노
⊙ 對北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지는 탈북민 지원사업
⊙ “지금 탈북민은 미운 오리 새끼다”
⊙ 對北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지는 탈북민 지원사업
⊙ “지금 탈북민은 미운 오리 새끼다”
- 지난 8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민 모자 아사’ 긴급 정책 토론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탈북민 한성옥(42)씨와 아들 김동진(6) 군의 아사(餓死)사건은 탈북민의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올해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40.3%가 가구소득 2000만원 미만이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3022명이다. 이 가운데 많은 탈북민이 한씨 모자(母子)처럼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사각(死角)지대에 놓여 있다.
《월간조선》은 북한 출신 NGO 단체 대표들에게 탈북민에 대한 복지정책과 현 남북관계에 대해 물었다.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탈북민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 남북관계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 사찰이나 탄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단체 이름은 알파벳으로 표기했다.
한씨 모자 아사사건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쪽과 ‘개인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북한 출신 NGO 대표들은 문재인 정부가 낳은 ‘참사’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A단체 대표는 한씨 모자 아사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되지도 않을 남북교류와 협력을 말하면서, 목전의 정치적 치적에만 골몰한 나머지 탈북자들을 외면했다. 단체들의 지원을 끊는 등과 같은 정부의 반(反)탈북자 정책이 사회 곳곳에 만연했기 때문이다”며 “사회복지공무원, 북한이탈주민지원 지역별협의회, 남북하나재단, 하나센터, 통일부, 경찰청 등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탈북자들을 기피하고 사회의 애물단지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탈북민 정책
정부의 탈북자정착지원제도는 문제가 많다. 탈북자 정착 지원은 기본적으로 통일부의 소관 업무로 되어 있다. 탈북자가 처음 남한에 들어와 적응교육을 받는 기관이 바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이다. 하나원을 나온 후엔 남북하나재단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게 탈북자 정착 지원의 기본 뼈대다. 하나원과 남북하나재단 모두 통일부 정착지원과에서 담당한다. 통일부는 홈페이지에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의 수립, 북한 정세 분석, 통일 교육·홍보,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조직으로 스스로를 정의했다. 북한을 연구하고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조직에 가깝단 얘기다. 정부의 대북 기조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8일은 하나원 개소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통일부 장·차관 누구도 이날 열린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의 탈북자들도 정부의 대북 기조에 따라 탈북자 지원사업이 크게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탈북자 정착 지원 업무는 기본적으로 복지정책 성격을 띤다. 실제 남북하나재단에서 하는 사업의 상당 부분이 복지 성격의 지원사업이다. 정책 지휘 기관과 실행 기관이 전혀 다른 조직으로 구성된 셈이다. 게다가 통일부가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통일부 눈에 띄지 않는 어려운 처지의 탈북자는 곧장 복지 사각지대로 몰린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단체 대표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탈북민에 대한 지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A단체 대표는 “김정은이 싫어서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에게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말하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있다”며 “동시에 북한인권 외면, 북한인권 활동 지원 예산의 대폭 삭감, 북한인권법 실행 방해를 도모하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3만여 명의 탈북민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F단체 대표는 “김대중 정부를 시작으로 진보 정권이 들어올 때마다 탈북민들은 ‘미운 오리 새끼’로 변한다. 노무현 정권도 그랬지만, 문재인 정권은 탈북민에 대해 더욱 차별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G단체 대표는 “한씨 사건을 놓고 보면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과 탈북민 정책을 관장하는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 그 밑에 공무원들은 관련 일을 안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그러다 보니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고, 제일 좋아할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文 정부 탈북민 탄압… “이번 정부에서 누구보다 탄압받았다”
지난 3월 미국 국무부가 ‘2018년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들의 대북정책 비판을 막기 위해 온갖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늦추고 있으며, 북한인권법 시행령에 따라 2016년 신설된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자리를 공석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또 탈북자동지회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경찰의 탈북자 단체 방문 및 재정 정보 요청, 경찰의 탈북자 단체 대북전단 살포 저지 등이 탄압 사례들로 열거됐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탈북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비난을 삼가라고 요청했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중 연설이나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북한인권 탄압 비판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며, 나아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인권 탄압을 지원하는 행위라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단체 대표 대부분이 탄압을 받았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인권 단체를 운영하며 방송에도 출연하는 B단체 대표는 자신은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고 말했다. B단체 대표의 말이다.
“나는 탈북자라는 이유 하나로 방송출연이 대부분 금지됐다. 과거에는 종편(종합편성채널)뿐만 아니라 북한 관련 문제가 있을 때는 지상파 방송에서도 출연 요청이 수도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대부분 출연을 정지당했고, 현재는 보수 성향의 채널 두 곳(TV조선, 채널A)에서만 이따금 출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것을 놓고 봤을 때 문재인 정권 들어 누구보다 탄압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 B단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대북문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며 각종 방송에 출연해 북한 독재정권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종편에 근무 중인 김모씨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자들이 북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릴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럴 것”이라며 “실제로 탈북민 전문가들이 방송에서 조금만 김정은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바로 방송사에 경고가 날아오고, 경고가 누적되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 입장에선 탈북민들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단체를 운영 중인 C단체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은 바 있다. C단체 대표는 정보가 차단된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기 위해 USB(이동식 기억장치)에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담아 북한에 보내고 있다. C단체 대표의 말이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찰들이 조금씩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경찰들이 외부 극단적 세력에게서 우리를 보호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에 보낼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검사하는 등이다. USB에 담기는 내용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이 보고 외부 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경찰들이 USB에 담겨 있는 내용이 북한을 비방하거나 북한 정권이 불편해할 내용이면 뭐라고 한마디씩 한다.”
“앞으로 진보 정권이 또 출범하면 이민 가겠다”
북한 출신인 기자는 종종 탈북 NGO 단체 대표들을 만난다. 이들의 눈물겨운 호소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해 8월 중순 탈북민 NGO 단체 대표 10명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9월 평양 정상회담과 대북정책 등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당시 기자는 공통질문으로 그들에게 ‘이민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당시 10명의 NGO 단체 대표는 “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1년 후 그들에게 또다시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나 답은 1년 전과 달랐다. 그들 대부분이 이민을 생각한 적 있거나, 문재인 정권에 희망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A단체 대표는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와대를 장악한 386세대들이 계속해서 북한을 추종하고 굴욕적인 대북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앞으로 또 좌파 정권이 들어선다면 무조건 해외로 떠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B단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우 청와대 참모진 대부분이 ‘종북 세력’ 출신으로, 무조건 북한을 미화하고 추상적 평화에 집착하는 위험성이 있다. 이들을 내버려둔다면 사회주의 위험성은 언제든 엄습할 수 있다. 정권교체를 준비하고 강력한 보수 세력의 단합만이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민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C단체 대표는 “현재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를 빙자하며 독재를 하고, 나중에는 북한과 동조하여 적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이가 어렸다면 지금 당장 이민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F단체 대표는 “김정일과 친화적이었던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뛰어넘어 북한에 끌려다니면서도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속 편하게 다른 나라에 가서 살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혼자 김정은 짝사랑하고 있다”
2018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약속한 사항은 현재까지 결실을 본 것이 없다. 먼저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지난 5월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 신형 무기 개발과 10차례 이상 시험 발사를 강행했다. 급기야 지난 8월부터는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이 갈기는 주제에”라는 등 ‘막말’을 써가며 비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전염성 질병에 대해서도 합의한 바 있다. 평양선언문에 명시된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한 앞뒤 상황을 보면 무색해진 실정이다. 지난 5월 북한에 ASF가 발생하자 통일부는 ‘방역을 위해 협력하자’는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윗선에 보고하고 알려주겠다”고만 할 뿐 4개월 남짓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월 17일 한국에서도 ASF가 발생하자 정부는 우리 측의 발생 상황과 남북방역협력 추진 필요성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대북통지문을 전달했다.
대북통지문을 전달하는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또한 개소한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22일 이후로 7개월 가까이 소장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인원 전원을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가 다시 복귀시키는 상황도 벌어졌다.
여기에 북한은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남한과는 대화를 단절한 상태다. 일명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으로, 핵협상에서 북한이 주로 보여온 태도)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남북 철도 연결 등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혼자 김정은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B단체 대표는 “남북관계는 점점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북한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이걸 알아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선 미국·일본과의 관계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단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전략에 계속 당해왔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도 김정은에게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G단체 대표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말 한마디 못 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주도권은 뒷전이고 김정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며 “그 어느 정부보다 무능하고 낙제점으로도 부족하다. 대북정책은 마이너스다”라고 지적했다.
“文 정부, 비굴한 정상회담으로 구걸하는 대북정책 펼쳐”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외면하여 북남관계를 교착 국면에 빠뜨린 남조선 당국이 무슨 체면으로 아전인수 격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생색내기에 열을 올리는지 실로 가소로운 일.”
지난 6월 28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가 ‘주제넘은 헛소리에 도를 넘어 생색내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북유럽 순방 중 한 발언에 대해 비난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북한은 문 대통령을 향해 계속해서 비난을 일삼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남한을 압박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북한의 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남북이 2019년 다시 경색 모드로 바뀌었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면서 남한과는 상대하지 않는 ‘통미봉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단체 대표들은 현 상황을 이미 예상한 듯했다.
D단체 대표는 “역대 정부 중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장 낙제점이다. 북한은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특히 트럼프의 대선 퍼즐에 자신들의 비핵화 일정을 맞추어놓고 미사일을 마음대로 발사하며 미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북한의 외교정책은 ‘통미봉남’이 아니라 ‘통미원남’(한국을 원망하고) ‘통미조남’(한국을 조롱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E단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남적화통일정책을 너무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북한 정부에 대한 변화를 바라보는 문 대통령과 잘못된 통일정책, 김정은에게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평화를 이뤄보려는 친북 인사들의 잘못된 사고의 결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절대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북한과 대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월간조선》은 북한 출신 NGO 단체 대표들에게 탈북민에 대한 복지정책과 현 남북관계에 대해 물었다.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탈북민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 남북관계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 사찰이나 탄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단체 이름은 알파벳으로 표기했다.
한씨 모자 아사사건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쪽과 ‘개인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북한 출신 NGO 대표들은 문재인 정부가 낳은 ‘참사’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A단체 대표는 한씨 모자 아사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되지도 않을 남북교류와 협력을 말하면서, 목전의 정치적 치적에만 골몰한 나머지 탈북자들을 외면했다. 단체들의 지원을 끊는 등과 같은 정부의 반(反)탈북자 정책이 사회 곳곳에 만연했기 때문이다”며 “사회복지공무원, 북한이탈주민지원 지역별협의회, 남북하나재단, 하나센터, 통일부, 경찰청 등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탈북자들을 기피하고 사회의 애물단지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탈북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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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을 넘어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묘사한 그림. |
지난 7월 8일은 하나원 개소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통일부 장·차관 누구도 이날 열린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의 탈북자들도 정부의 대북 기조에 따라 탈북자 지원사업이 크게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탈북자 정착 지원 업무는 기본적으로 복지정책 성격을 띤다. 실제 남북하나재단에서 하는 사업의 상당 부분이 복지 성격의 지원사업이다. 정책 지휘 기관과 실행 기관이 전혀 다른 조직으로 구성된 셈이다. 게다가 통일부가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통일부 눈에 띄지 않는 어려운 처지의 탈북자는 곧장 복지 사각지대로 몰린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단체 대표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탈북민에 대한 지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A단체 대표는 “김정은이 싫어서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에게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말하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있다”며 “동시에 북한인권 외면, 북한인권 활동 지원 예산의 대폭 삭감, 북한인권법 실행 방해를 도모하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3만여 명의 탈북민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F단체 대표는 “김대중 정부를 시작으로 진보 정권이 들어올 때마다 탈북민들은 ‘미운 오리 새끼’로 변한다. 노무현 정권도 그랬지만, 문재인 정권은 탈북민에 대해 더욱 차별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G단체 대표는 “한씨 사건을 놓고 보면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과 탈북민 정책을 관장하는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 그 밑에 공무원들은 관련 일을 안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그러다 보니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고, 제일 좋아할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文 정부 탈북민 탄압… “이번 정부에서 누구보다 탄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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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단체들이 페트병에 쌀과 USB를 담아 북한으로 보내기 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노체인 제공 |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탈북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비난을 삼가라고 요청했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중 연설이나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북한인권 탄압 비판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며, 나아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인권 탄압을 지원하는 행위라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단체 대표 대부분이 탄압을 받았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인권 단체를 운영하며 방송에도 출연하는 B단체 대표는 자신은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고 말했다. B단체 대표의 말이다.
“나는 탈북자라는 이유 하나로 방송출연이 대부분 금지됐다. 과거에는 종편(종합편성채널)뿐만 아니라 북한 관련 문제가 있을 때는 지상파 방송에서도 출연 요청이 수도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대부분 출연을 정지당했고, 현재는 보수 성향의 채널 두 곳(TV조선, 채널A)에서만 이따금 출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것을 놓고 봤을 때 문재인 정권 들어 누구보다 탄압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 B단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대북문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며 각종 방송에 출연해 북한 독재정권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종편에 근무 중인 김모씨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자들이 북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릴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럴 것”이라며 “실제로 탈북민 전문가들이 방송에서 조금만 김정은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바로 방송사에 경고가 날아오고, 경고가 누적되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 입장에선 탈북민들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단체를 운영 중인 C단체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은 바 있다. C단체 대표는 정보가 차단된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기 위해 USB(이동식 기억장치)에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담아 북한에 보내고 있다. C단체 대표의 말이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찰들이 조금씩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경찰들이 외부 극단적 세력에게서 우리를 보호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에 보낼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검사하는 등이다. USB에 담기는 내용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이 보고 외부 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경찰들이 USB에 담겨 있는 내용이 북한을 비방하거나 북한 정권이 불편해할 내용이면 뭐라고 한마디씩 한다.”
“앞으로 진보 정권이 또 출범하면 이민 가겠다”
북한 출신인 기자는 종종 탈북 NGO 단체 대표들을 만난다. 이들의 눈물겨운 호소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해 8월 중순 탈북민 NGO 단체 대표 10명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9월 평양 정상회담과 대북정책 등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당시 기자는 공통질문으로 그들에게 ‘이민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당시 10명의 NGO 단체 대표는 “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1년 후 그들에게 또다시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나 답은 1년 전과 달랐다. 그들 대부분이 이민을 생각한 적 있거나, 문재인 정권에 희망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A단체 대표는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와대를 장악한 386세대들이 계속해서 북한을 추종하고 굴욕적인 대북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앞으로 또 좌파 정권이 들어선다면 무조건 해외로 떠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B단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우 청와대 참모진 대부분이 ‘종북 세력’ 출신으로, 무조건 북한을 미화하고 추상적 평화에 집착하는 위험성이 있다. 이들을 내버려둔다면 사회주의 위험성은 언제든 엄습할 수 있다. 정권교체를 준비하고 강력한 보수 세력의 단합만이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민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C단체 대표는 “현재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를 빙자하며 독재를 하고, 나중에는 북한과 동조하여 적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이가 어렸다면 지금 당장 이민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F단체 대표는 “김정일과 친화적이었던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뛰어넘어 북한에 끌려다니면서도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속 편하게 다른 나라에 가서 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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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전염성 질병에 대해서도 합의한 바 있다. 평양선언문에 명시된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한 앞뒤 상황을 보면 무색해진 실정이다. 지난 5월 북한에 ASF가 발생하자 통일부는 ‘방역을 위해 협력하자’는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윗선에 보고하고 알려주겠다”고만 할 뿐 4개월 남짓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월 17일 한국에서도 ASF가 발생하자 정부는 우리 측의 발생 상황과 남북방역협력 추진 필요성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대북통지문을 전달했다.
대북통지문을 전달하는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또한 개소한 지 약 1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22일 이후로 7개월 가까이 소장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인원 전원을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가 다시 복귀시키는 상황도 벌어졌다.
여기에 북한은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남한과는 대화를 단절한 상태다. 일명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으로, 핵협상에서 북한이 주로 보여온 태도)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남북 철도 연결 등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 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혼자 김정은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B단체 대표는 “남북관계는 점점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북한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이걸 알아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선 미국·일본과의 관계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단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전략에 계속 당해왔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도 김정은에게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G단체 대표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말 한마디 못 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주도권은 뒷전이고 김정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며 “그 어느 정부보다 무능하고 낙제점으로도 부족하다. 대북정책은 마이너스다”라고 지적했다.
“文 정부, 비굴한 정상회담으로 구걸하는 대북정책 펼쳐”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외면하여 북남관계를 교착 국면에 빠뜨린 남조선 당국이 무슨 체면으로 아전인수 격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생색내기에 열을 올리는지 실로 가소로운 일.”
지난 6월 28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가 ‘주제넘은 헛소리에 도를 넘어 생색내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북유럽 순방 중 한 발언에 대해 비난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북한은 문 대통령을 향해 계속해서 비난을 일삼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남한을 압박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북한의 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남북이 2019년 다시 경색 모드로 바뀌었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면서 남한과는 상대하지 않는 ‘통미봉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민 NGO단체 대표들은 현 상황을 이미 예상한 듯했다.
D단체 대표는 “역대 정부 중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장 낙제점이다. 북한은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특히 트럼프의 대선 퍼즐에 자신들의 비핵화 일정을 맞추어놓고 미사일을 마음대로 발사하며 미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북한의 외교정책은 ‘통미봉남’이 아니라 ‘통미원남’(한국을 원망하고) ‘통미조남’(한국을 조롱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E단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남적화통일정책을 너무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북한 정부에 대한 변화를 바라보는 문 대통령과 잘못된 통일정책, 김정은에게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평화를 이뤄보려는 친북 인사들의 잘못된 사고의 결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절대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북한과 대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