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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복고풍’ 대남공작인 전단 살포 작전

북한,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약 241만여 장 삐라 뿌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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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하루 평균 4000여장의 전단 살포… 윤동철 문화교류국 국장 작품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하자 본격적으로 삐라 살포
⊙ 2016년 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진행되자 ‘촛불민심을 외면한다면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내용 담긴 대남전단 무더기로 뿌려
⊙ 촛불집회가 있을 때마다 시위 선동하는 전단 살포, 남남(南南) 갈등 조장
⊙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 후 서울 타격 문구 있는 삐라 등장… 남한에 전쟁 공포 심으려는 전략
⊙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이런 식의 조악한 선전물인 대남전단 효과 거의 없어
⊙ 반대로 대북전단은 김정은에게 큰 타격
⊙ 문재인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 동료 의원 27명과 함께 ‘대북전단 중단 촉구 결의안’ 발의
  북한의 ‘복고풍’ 대남 공작이 부활하는 모양새다. 《월간조선》이 합동참모본부(합참)의 ‘북한의 대남 심리전단 회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북한은 2016년 1월 12일부터 대남 전단(삐라)을 본격적으로 살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 12일부터 2017년 현재(9월말 기준) 발견된 삐라는 약 241만(241만6736장)여 장에 달했다. 하루 평균 4000여 장의 삐라가 뿌려지는 것이다.
 
  북한은 두 가지 방법으로 삐라를 살포한다. 첫째, 잘 알려진 대로 기구를 사용한다. 삐라를 비닐 풍선에 담아 목표 상공에 도달하면 시한장치를 이용해 터뜨리는 것이다. 둘째는 한강을 이용한다. 최신식이다. 여름철에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기 때문에 기구를 띄워 남쪽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김포 북쪽의 북측 지역에서 삐라를 비닐봉지 수십 개에 담아 띄워 보낸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의 이야기다.
 
  “2016년 7월 해병대 정찰팀이 삐라가 포장된 비닐봉지 수십 개를 김포 인근 한강에서 발견했다. 관계 기관의 조사 결과 북한이 김포 북쪽의 북측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띄워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해병대 정찰팀이 김포 동쪽 한강 지역에서 수거한 수십 개의 비닐봉지는 가로 11cm, 세로 24cm로 라면 봉지 정도 크기다. 각 봉투 속에는 조잡하게 만든 대남 전단 20장 내외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북한이 뿌린 삐라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 경내에까지 유입됐다. 2017년 10월 16일 오전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앞마당 잔디밭과 담벼락 밑에서 대남 전단이 60여 장 발견됐다. 춘추관 주변 도로(청와대로·삼청로 7길)에도 있었다. 전단이 어떤 경로로 청와대 안까지 들어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인왕산이나 북악산에 있던 대남 전단이 바람을 타고 청와대까지 날아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등 도심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삐라가 수백~수만 장씩 발견되는 일이 급증했지만, 청와대 경내에서까지 발견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삐라 내용 살펴보니
 
2017년 9월 23일 양천구 안양천 일대에서 발견된 삐라에는 일본 훗카이도와 미국 괌에 대한 무자비한 정벌, 미군이 살길을 찾아 평택으로 떠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살포한 삐라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월간조선》은 관계부처, 제보자 등으로부터 입수한 삐라를 분석했다. 2016년 1월 14일 서울과 의정부·동두천·김포·파주·양평 등지에서 발견된 다양한 크기의 전단에는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해 북남 관계 약화시킨 박근혜 패당(패거리) 미친개 잡듯 때려잡자’ ‘전쟁 도화선에 불 다는(붙이는) 대북 심리전 방송 당장 그만두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우리의 비대칭 전력으로 꼽힌다. 실제 2017년 6월 귀순한 북한 최전방 부대원은 탈북 동기로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 탈북자들이 전하는 한국의 발전상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2016년 1월 20일 서울 양천구에 살포된 삐라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자축, 박근혜 대통령 사진에 사자를 합성하거나 미국과 일본의 지도자를 비난하는 내용 등이 있었다. 2016년 3월 15일 관악산과 서울대 캠퍼스 내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삐라는 작은 상품권 크기로, 북한의 핵실험을 찬양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비롯해 청년들에게 군대에 가지 말라고 권유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6년 5월 6일 김정은은 노동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1980년 제6차 노동당 대회 때 김일성이 제시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재차 제시했다. 이후 국내서 발견된 삐라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일성 주석님께서 제시하신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 두 개 정부에 기초한 연방제방식의 민족통일국가를 창립하는 것이다.〉
 
  1960년대 들어 북한은 내부적으론 민주기지론을 견지하면서 겉으론 과도적 형태의 남북연방제를 처음 내세웠다. 일종의 이중 전략이었다. 김일성은 1960년 ‘8·15 해방 15주년 기념연설’에서 “남조선이 남북 총선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과도적 대책으로 연방제를 제의한다”고 했다. 북한이 무력통일론 대신 연방제를 주장한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남한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7달러로 남한의 1.5배였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력통일론 대신 연방제를 앞세워 남한 사회를 흔들고, 지하당 조직을 통해 남한 내부의 공산 혁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1971년 4월 제안한 ‘남북연방제’에는 남북 총선거에 의한 통일 방안이 사라졌다. 당시 한국 경제가 북한을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총선거를 하면 북한에 불리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북한은 1973년 6월 김일성 유일 지배 체제 확립과 7·4 남북공동성명 합의,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을 내놓았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 해소와 합작·교류, 대민족회의 소집 등을 거쳐 남북연방제인 고려연방공화국을 수립하자는 내용이었다.
 
  북한의 고려연방제는 점차 통일 과도기를 장기화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북한은 1980년 10월 제안한 ‘고려민주연방제’를 통해 처음으로 ‘남북 1국가·2체제’를 공식화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중 수교, 소련의 지원 축소, 한국의 국력 신장 등에 따라 내부 불안감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였다. 김일성은 1991년 ‘1민족·1국가·2체제·2정부’에 기초한 연방제를 제안했다. 1980년대 연방제 방안에 ‘2정부’를 추가, 분단 체제를 공고화한 것이다.
 
  최악의 식량난인 ‘고난의 행군’을 겪은 김정일 정권은 2000년 체제 유지형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기했다. 연방제를 하되 남북 정부가 정치·군사·외교권 등을 유지하자는 내용이다.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은 처음부터 노동당(김일성·김정일)의 영도와 주체사상의 기치 아래 완전한 통일(적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과도적 통일, 전술적 목표로 제시된 것이며, 이 목표는 여전하다.
 
  2016년 한강을 이용해 뿌린 전단에는 〈7·27 전승 63돐〉이란 제목 아래 ‘3년간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3컷짜리 만화 형태로 무수단 미사일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고 적힌 표적을 맞혀 떨어트리는 장면이 담겼다.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북한의 전쟁 승리 기념일로 왜곡하면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이용해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촛불집회 있을 때마다 시위 선동 전단 살포
 
2016년 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진행중일 당시 북한이 뿌린 삐라. 북한은 촛불집회가 있을 때마다 시위를 선동하는 전단을 살포해 왔다.
  2016년 11월 24일 인천의 한 주택가에서 발견된 삐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수두룩했다. 박 대통령을 ‘×× 마녀’라고 비난하는 내용과 ‘종미 굴종의 상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막자’는 문구 등이 담겼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과 핵무장 필요성을 선전하는 내용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 발견된 삐라에는 ‘남북관계 개선이냐, 동족대결이냐 촛불민심에 대답하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적폐청산국민행동’이라는 단체의 이름으로 보이는 것도 쓰여 있었다. 적폐청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 1순위다. 현 정부는 적폐청산의 하나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을 하루 평균 10건도 안 된다는 인터넷 댓글로 수사 중이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 중인 2016년 말에는 〈현 정부는 각성하라〉는 제목의 전단이 발견됐다. 이 전단에는 ‘촛불민심을 외면한다면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초반 촛불집회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완전한 ‘평화 시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평택 미군기지 반대, 제주 해군기지 저지 등 반미 시위를 이끌었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의 목소리가 커졌다. 많은 시민이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것은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는데, 그들은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촛불집회의 순수성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런 점을 잘 아는 북한은 그간 촛불집회가 있을 때마다 시위를 선동하는 전단을 살포해 왔다. 초점이 흐려진 촛불집회를 확산시켜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려고 한 것이다.
 
  2017년 8월 26일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무더기로 뿌려진 삐라에는 ‘위대한 수령 덕분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었다. 조만간 남한 인민들을 구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2017년 9월 23일 양천구 안양천 일대에서 발견된 삐라에는 일본 홋카이도와 미국 괌에 대한 무자비한 정벌, 미군이 살길을 찾아 평택으로 떠나고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 ‘조선민족의 한을 푼 작전’ ‘태평양에서의 군사작전의 첫걸음’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라는 자극적인 표현도 있었다.
 
  당시 미국과 북한은 격한 말싸움을 이어 가고 있었다. 9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경고했다. 이에 21일 북한 김정은은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용호 외무상도 23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트럼프를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 ‘과대망상의 정신이상자’라고 비난했다. 이날 트럼프는 곧장 트위터에 “만약 그가 ‘리틀(꼬마)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반영했다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2017년 9월 28일 서울 성북구 정릉 3동 국민대학교 인근에서 발견된 불온전단에는 ‘침략자들은 절대로 살아 돌아가지 못한다’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초토화해 버릴 것이다’ ‘명실상부한 핵 강국’ 등 북한 정권의 군사력 선전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용산구에서도 대남전단이 발견됐다. 해당 전단 역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서 성공했다는 선전,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이 주된 내용이었다.
 
  며칠 뒤인 9월 31일 디지털미디어시티 역 공항철도 노선 9번 출구 인근 보도에서 우연히 주운 4가지 종류의 삐라에는 앞뒤 양쪽마다 굵은 글씨로 북한 핵 옹호 및 김정은 찬양과 트럼프 미 대통령을 저속한 표현으로 비방하는 내용이 나열돼 있었다.
 
  〈▲백승명장 김정은 장군님 미국의 종국적 멸망을 선언 ▲북의 핵은 민족의 존엄이며 후손만대의 번영을 위한 억척의 기둥이다 ▲북의 핵보유, 핵 무력고도화는 주권국가의 정정당당한 자위권이다 ▲핵 강국 북은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하고 최후승리를 이룩할 것이다 ▲스스로 화를 청한 미친개 트럼프는 북의 불소나기를 기다리라 ▲히틀러도 무색케 할 정신병자 트럼프는 핵전쟁 부르는 아가리 다물라.〉
 
  2017년 10월 청와대 경내에서 발견된 가로 10cm, 세로 2cm 크기의 전단엔 ‘북이 무서워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미국에 안보를 구걸하는 정부 참으로 가련하다’ ‘북의 무서운 핵 주먹 트럼프가 더는 잡소리 못하게, 설쳐대지 못하게 단호히 징벌할 것이다’ ‘김정은 최고영도자님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단호히 성명’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시기를 감안했을 때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 군사대응 공조 강화를 비판하고 북의 보복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이후… 서울, 워싱턴, 도쿄 등을 타격목표로 삼는다는 삐라 발견
 
2017년 7월 28일 북한은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를 했다. 시험발사 직후 북한이 살포한 전단.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 이후 〈특대사변, 미 본토 타격 확증〉이라는 제목의 전단이 발견됐다.
 
  ‘미국 내 탄핵, 국제사회계의 대북제재 반대, 남한의 사드 반대로 고립되고 몰리우는 가련한 트럼프’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북한이 평북 구성시 방현 일대에서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최대 고도는 약 2802km, 비행 거리는 약 933km였다.
 
  24일 후인 7월 28일 북한은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했다. 직후 북한이 살포한 삐라를 보면 이런 내용이 담겼다.
 
  〈백두령장이 안아온 위대한 승리, 미 본토 전역을 강타할 수 있는 최강의 전략무기, 주체무기,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서 또다시 성공.〉
 
  7월 28일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의 고도는 약 3724.9km, 비행 거리는 약 998km였다. 미사일 사거리는 최대 고도의 약 3배에 달한다. 때문에 2차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의 사거리는 최소 1만1175km로 추정됐다. 평양에서 워싱턴 DC까지의 거리는 약 1만1000km다. 지금까지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전통적 핵 경쟁국을 제외하고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가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은 북한이 처음이다.
 
  북한은 ICBM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 이후 관영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 갔다. 조선중앙통신은 7월 31일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만건 노동당 군수공업부장을 비롯해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김정식·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 원장, 전일호 당 중앙위원회 위원 등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핵심들이 총출동했다.
 
  북한의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 이후인 2017년 8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 뒤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도 ‘대통령으로서 내 첫번째 명령은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면서 ‘우리의 핵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이 힘을 결코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발언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경고 발언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에 “항복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공중에서 파괴의 비가 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전쟁) 최후통첩을 했다”고 보도했다.
 
  직후 발견된 〈백두산혁명강군은 빈말을 모른다!〉라는 제목의 삐라는 ‘천출명장 김정은 장군님을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백두산혁명강군은 미국이 감히 우리 국가를 건드린다면 강력한 핵 타격으로 미 본토를 초토화해 버릴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단에서는 ‘침략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놈부터 박살 낼 것이다’, ‘서울, 워싱턴, 도쿄 등을 타격목표로 삼는다’ ‘타격목표는 명확하다’ 등의 내용이 실렸다.
 
 
  윤동철 문화교류국 국장 작품
 
  2016년 들어 하나같이 혐오스런 이미지와 자극적인 문구로 한·미·일 지도자를 비방하거나 핵무장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삐라가 자주 출몰하는 데는 윤동철 문화교류국 국장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윤동철이 문화교류국을 이끌게 된 만큼 북한의 대남 공작이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화교류국은 1946년 북로당 산하 ‘서울공작위원회’가 모태가 됐으며 이후 문화연락부, 사회문화부, 대외연락부, 225국 등으로 불리다 2015년 4월 문화교류국으로 바뀌었다. 1992년 여간첩 이선실 사건, 2006년 일심회 사건, 2011년 왕재산 사건 등 여러 간첩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등장했고 1997년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씨를 암살하기도 했다. 이씨가 《김정일 로열패밀리》라는 책을 발간해 김정일의 치부를 폭로하자 문화교류국은 3인조 간첩을 남파시켜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이씨를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암살했다. 북한에서 ‘선생’이라는 호칭을 듣는 이곳 공작원들은 정치·경제·국제·문화에 해박하고 ‘뼛속’까지 공산주의 이념으로 무장된 공작원 중에서 선발된다고 한다. 문화교류국의 수장인 윤동철은 1990년대 초 간첩으로 남파돼 당시 최대 간첩 사건인 남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1992년)에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북의 삐라는 효과가 있나?
 
《월간조선》이 입수한 삐라. 조악한 선전물이라는 지적이다.
  과연 북한에 대한 정보가 넘치는 시대 이런 식의 조악한 선전물이 효과가 있을까. 젊은 층은 “종이 질(質)이 나쁘고 내용도 유치한 삐라를 북한이 왜 자꾸 날려 보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을 찬양하고 우리 정부와 미국을 비방하는 내용의 북한 삐라(대남 전단)가 젊은 층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본인을 20대 초반이라고 한 대학생은 “삐라만 봐도 북한 인쇄술이 얼마나 낙후돼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돈도 없으면서 왜 아깝게 종이를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우린 거기(북한) 안 간다”고 했다.
 
  25세의 직장인 신모씨는 “쓰레기를 보내면 어떡하느냐”고 비꼬았다. 한 블로거는 북한 삐라 사진을 올려놓고 “1996년 처음으로 본 삐라에서 조금도 발전이 없다. 글씨체와 그림체는 읽기 싫을 정도로 혐오스럽고 선전·선동 방법도 너무 유치하다”고 꼬집었다.
 
  북한 특유의 과장과 위협도 놀림거리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세계가 가져본 적 없는 강위력한(위력이 강한) 최첨단 공격 수단을 다 갖춘 백두산혁명강군’이란 북한의 선전 문구를 인용하면서 ‘6·25 때 쓰던 장비 아직도 쓰고 있을 텐데, 역시 허위·과장 광고의 급이 다르다’는 글을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2016년 5월 30일 서울 은평구에서 발견된 삐라 뭉치에는 선전 영상이 담긴 CD(콤팩트디스크)가 동봉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아, 우리는 이거(CD) 볼 수도 없다. 요새 남한에선 CD 같은 거 안 쓴단 말이다’라고 했다.
 
  물론 최근 잦아진 대남전단 살포 현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북한이 남한에) 전쟁 공포를 심어, 남한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 주고 전쟁은 하지 말자’는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전단을 활용한 심리전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북한이 집중하는 분야인 만큼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문화일보》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전단 살포는 주로 남남갈등과 체제교란을 목적으로 하는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군사적 수단에 대해서만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비군사적 수단에 대한 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 우리의 대북 안보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북한에 보내는 대북 전단은 효력 있어
 
  일부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복고풍 전략인 대남 전단 살포가 우리에겐 효과가 미미할지 몰라도 반대로 우리가 북한으로 보내는 대북 전단은 김정은을 정말 아프게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가중되는 작금의 상황에 우리 군도 라디오, 확성기 방송에 그치지 않고 LED 전광판을 활용한 시각심리전과 대북 전단 살포 등 다양한 심리작전을 수행해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북한을 정말 아프게 하는 건 효과도 적은 대북 경제 제재가 아니라 심리전”이라며 “평양 상공에 드론(무인기)으로 ‘삐라(대북 전단) 바다’를 만들고 북한 전역에 남한 TV를 송출하고 특히 북한주민이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김정은은 정말 아파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살포되는 대북전단은 북한 세습 체제와 빈곤, 국제 고립 등을 지적하는 내용과 함께 한국 체제의 우위와 정당성, 부유함 등을 소개해 북한 정권이 극도로 꺼린다. 민간 보수 단체 등이 풍선에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전단을 북쪽으로 살포하면 북측이 풍선을 떨어뜨리기 위해 고사포를 쏘면서 우리 측이 대응 사격을 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주장에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뒤 열린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관련 보고를 받고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자칫 불필요한 우발적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통제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 동료 의원 27명과 함께 ‘대북 전단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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