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같은 일이 1년에 한 번씩만 일어났으면 좋겠다.”
탈북자들의 단체를 맡고 있는 사람들과 북한 전문가들이 모인 사석에서 나온 얘기란다. 한동안 재미를 본 게 방송에 단골로 출연하는 북한 관련 평론가들만은 아닐 게다. ‘장성택 시리즈’는 불륜(리설주와의 염문설)에 괴기함(사냥개로 처형했다는 설)까지 접목되며 점점 진화해 왔다.
북한에서 중앙당 간부로 있다 넘어온 탈북자 A씨는 장성택 시리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소설 1위로 ‘장성택-리설주 염문설’을 들었다. 그야말로 아무 근거도 없는 소설 자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이사는 장성택 시리즈 중 참신한 소설 2위로 ‘김여정 실세설’을 들었다. 1987년생, 이제 스물일곱의 여성, 게다가 격리된 생활로 북한 실상을 제대로 알고나 있을지 의문인 김여정이 과연 고모부를 처형하고 통치자금을 주무르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게 김 이사의 주장이다.
기자는 장성택 뉴스가 한창이던 지난 연말, 취재를 위해 남태평양의 섬에 체류 중이었다. 태평양에서 문득 로버트 카플란을 생각했다. 저널리스트이자 지정학 전문가인 카플란은 2006년 한국을 다녀간 뒤, ‘북한이 붕괴할 때’라는 기사를 《애틀랜틱 먼슬리》에 썼다. 미국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 그가 예상한 북한 붕괴 시나리오는 이렇다.
▲1단계 자원 고갈 ▲2단계 자원 고갈로 사회기반시설 유지가 어려워짐 ▲3단계 중앙정부의 통제가 무너지기 시작, 지방 관료와 군벌이 통제하는 독자적 영지 등장 ▲4단계 독자적 세력이 커졌다고 판단한 김씨 정권이 이들을 압박 ▲5단계 중앙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 ▲6단계 북한 체제 분열 ▲7단계 새로운 정권 등장.
장성택 사태를 지켜보며 기자는 북한 상황이 4단계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봤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5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가다. 남한 정부와 언론이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장성택 시리즈를 덮으며 드는 생각이다.⊙
탈북자들의 단체를 맡고 있는 사람들과 북한 전문가들이 모인 사석에서 나온 얘기란다. 한동안 재미를 본 게 방송에 단골로 출연하는 북한 관련 평론가들만은 아닐 게다. ‘장성택 시리즈’는 불륜(리설주와의 염문설)에 괴기함(사냥개로 처형했다는 설)까지 접목되며 점점 진화해 왔다.
북한에서 중앙당 간부로 있다 넘어온 탈북자 A씨는 장성택 시리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소설 1위로 ‘장성택-리설주 염문설’을 들었다. 그야말로 아무 근거도 없는 소설 자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이사는 장성택 시리즈 중 참신한 소설 2위로 ‘김여정 실세설’을 들었다. 1987년생, 이제 스물일곱의 여성, 게다가 격리된 생활로 북한 실상을 제대로 알고나 있을지 의문인 김여정이 과연 고모부를 처형하고 통치자금을 주무르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게 김 이사의 주장이다.
기자는 장성택 뉴스가 한창이던 지난 연말, 취재를 위해 남태평양의 섬에 체류 중이었다. 태평양에서 문득 로버트 카플란을 생각했다. 저널리스트이자 지정학 전문가인 카플란은 2006년 한국을 다녀간 뒤, ‘북한이 붕괴할 때’라는 기사를 《애틀랜틱 먼슬리》에 썼다. 미국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 그가 예상한 북한 붕괴 시나리오는 이렇다.
▲1단계 자원 고갈 ▲2단계 자원 고갈로 사회기반시설 유지가 어려워짐 ▲3단계 중앙정부의 통제가 무너지기 시작, 지방 관료와 군벌이 통제하는 독자적 영지 등장 ▲4단계 독자적 세력이 커졌다고 판단한 김씨 정권이 이들을 압박 ▲5단계 중앙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 ▲6단계 북한 체제 분열 ▲7단계 새로운 정권 등장.
장성택 사태를 지켜보며 기자는 북한 상황이 4단계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봤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5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가다. 남한 정부와 언론이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장성택 시리즈를 덮으며 드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