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심층정보] 2013년 김정은을 바라보는 北 권력층의 시선 : 월간조선

북한 권력층 사이에 김정은의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들어서부터다. 그해 1월 중순경 중앙당,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네 기관에 ‘김정일 말씀’이 내려왔다. 이들 4개 중앙기관 청사의 본관에는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에 김일성 교시가, 오른쪽에는 김정일 말씀이 붙어 있다. 그 무렵 “동무들이 지금까지 나를 받들어 일을 잘해온 것처럼 앞으로 청년장군 ‘김정운’ 대장동지를 잘 받들어 모시고 수령님이 개척한 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는 요지의 김정일 말씀이 하달됐다.

그때 김정운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처음 접했다. 그 이전에 후계자 얘기가 나올 때 ‘김정훈’이라는 이름이 거론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김정일 말씀을 보니까 김정운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김정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 김정은은 인민무력부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조직부국장이 김정각이었는데 김정은이 특별명예직으로 업무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은 공화국 창건 60돌이 되는 해였다. 그런데 9·9절 행사에 김정일이 나오지 않았다. 그 무렵 김경희가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김정일이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죽어서 국가행사에 안 나왔다는 얘기였다. 그 당시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사실은 한국에 와서 알았다. 아무튼 2008년 10월부터 그 소문을 퍼뜨린 놈을 잡는다고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가 난리를 쳤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김정일 영결식 때 운구차를 호위한 군부 4인방을 실각시키거나 한직으로 보냈다.

2009년 들어 당은 김정은을 내세우기 위한 특별 포치(명령)를 내렸다. 1월 8일이 청년장군 생신이라면서 ‘발걸음’이라는 노래도 나왔다. 이 노래는 주요 중앙기관에 보급됐다. 그 무렵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를 담당했다. 김정은은 미국산 승용차 링컨 9대를 보위부 주요간부들에게 선물로 줬다. 그때 인민보안부(우리의 경찰청)에서는 “지금이 평화시기인데 보위부보다 인민보안부를 더 중요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불만이 나왔다. 사실 김정일은 인민보안부를 안 좋게 보고 있었다. 채문덕(사회안전부장 당시 심화조 사건으로 숙청) 사건 때문이었다.

2009년 6월 25일 청년장군 지시의 특별명령이 하달됐다. 사회주의에 반하는 무리를 척결하는 조직인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조직됐다. 6·25그루빠라는 별칭을 달았다. 김정은의 지시는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중앙검찰소에 하달됐다. 이게 김정은의 첫 공식 지시이다. 지시 내용은 ‘평양시내 공원 곳곳에서 청년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주패(카드놀이)와 장기놀이 등 도박하는 것을 척결하라’는 것이었다.

국가안전보위부 1부부장이 6·25그루빠 산하 중앙상무그루빠를 책임지고 중앙검찰소 부소장, 보위사령부 부사령관, 인민보안부 부부장 등 네 명이 중앙상무그루빠를 편성했다. 각 구역보안서에 이르기까지 구역보위부와 구역검찰소 등 합동그루빠를 편성했다. 각 지방 보안국도 기동타격대를 편성해 평양시에 파견했다. 인민보안부 정치대학, 국가안전보위부 정치대학 졸업생들로 구성한 그루빠도 있었다. 2009년 8~9월 한 달 동안 평양에서 400여 가구가 추방됐다. 도박을 했던 해외 노동자까지 잡아들였다. 북한에서는 러시아 건설 노동자로 나가는 사람들이 발령을 받고 한두 달 대기를 하는데 그때 공원에서 도박을 하곤 했다. 그들과 같이 도박을 했던 사람들이 해외 노동자 이름을 불었던 것이다. 2009년 8월 중순 전용 비행기를 블라디보스토크에 보내 도박한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왔다. 노동자들이 전세비행기에 들어서는 순간 보위부원들이 곧바로 족쇄를 채워 평양으로 송치했다.

“적을 너무 많이 만든다”

이 조치는 청년장군 김정은이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첫 명령이었다. 6·25그루빠 조치로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다. 심지어 일흔이 넘은 노인들도 다 잡아갔던 것이다.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공원에 나가지 말라는 인민반의 지시도 내려왔다. 주요 기관 간부들 사이에는 “적을 너무 많이 만든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정은은 2010년 9월 초 개최 예정이었던 당대표자회를 한 달 가까이 연기시키기도 했다. 이유는 평양시내에 있는 불법거주자, 꽃제비를 전원 소탕하기 위해서였다. 그해 8월 초 당대표자회를 위한 준비는 거의 마무리 상태였다. 그런데 8월 중순 청년장군의 특별지시가 내려왔다. ‘평양시에 꽃제비가 너무 많고 지방에서 온 불법거주자도 많아 평양시 질서를 문란시킨다’는 것이었다. 이들 수치가 대략 70만명에 이른다고 보고됐다.

평양 인구는 시내 중심구역이 250만명 정도고 주변구역까지 합치면 400만 정도 된다. 지방사람이 평양에 들어오는 것은 통행증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해 8월 말부터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중앙검찰소가 한 달 동안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오물장(쓰레기하치장)에 있는 꽃제비들, 지방사람들 심지어 지하철마다 오가는 사람들을 붙잡아 신분증을 확인했다. 지방출신이면 거주 증명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무조건 구류장에 처넣었다. 당대표자회를 열기 보름 전부터는 평양을 완전히 봉쇄했고, 이틀 전부터는 평양시 거리에 주민들이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그해 9월 28일 당대표자회를 개최했다.

꽃제비 소탕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는 꽃제비들을 상당수가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꽃제비들은 평양에 있는 당간부 거주 아파트를 찾아가 구걸하는 경우가 많았다. 꽃제비들이 눌러대는 초인종 소리에 짜증이 날 정도였다. 그들 중에는 갓난아이 업고 동냥하는 이들도 많다. 남자들도 어린아이 업고 ‘처가 죽었는데 아이한테 밥 한 숟가락만 먹여달라’고 애원하는 경우도 있다.

“충성을 다한 간부들에 대한 모독”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2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은 2009년 4월 ‘은하2호’ 발사 당시의 모습.

앞서 언급한 두 사례가 평양 주민에게서 반감을 산 조치라면, 2010년 12월에 나온 김정은의 특별지시는 자신을 떠받드는 권력층을 자극한 조치였다. 이 명령은 비서국 간부 자녀들이 군 복무를 하지 않으면 평양 소재 주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도록 한 지시였다. 이로 인해 간부들은 폭풍 같은 반항의식을 보였다.

평양의 주요대학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외국어대학, 경공업대학, 기계대학 등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간부들에게 “만약 굳이 공부를 하려면 군사복무를 한 후 지방대학에 보내라, 그런 후 평양에서 일자리를 잡아라”고 했다.

이 조치가 내려지자 간부들은 김정은이 간부진영을 전원 교체하려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어떤 그룹에서는 “충성을 다해 온 간부들에 대한 모독”이란 말도 나왔다. 사실 김정은의 지시는 말이 안 됐다. 예전에는 5~6년간 군사복무를 하면 대학추천을 받았는데 10년 만기복무 후 대학에 들어갈 때면 나이 30세를 바라본다. 그런데 평양도 아니고 지방대학에 들어가라고 하면 누가 가겠는가. 현재 이 지시는 형식적으로 집행은 되고 있다. 그러나 70% 이상이 사업(로비)을 해서 군대를 빼거나 평양에 있는 대학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2010년 3월에 나온 김정은의 조치도 간부층을 화나게 만들었다. 여자가 대학에 들어가려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조치였다. 군대 갈 사람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1995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에서 비롯됐다. 고난의 행군 때 수십만, 수백만 명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했다. 1995년도 출생자들은 2010년도에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기 시작했는데 1996년도 출생자, 1997년도 출생자들이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이 같은 조치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평양의 여대생들은 대부분 집안이 좋다. 입시생을 둔 딸의 부모들은 이런 조치에 반발했다. 게다가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후 인민군대 내 여성 중대를 없애 남자 중대에 편입시키면서 여군 자리가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여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려면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데 여군 자리가 감소해 대학에 들어갈 기회가 줄어들었다. 예외 사례가 딱 하나 있는데 바로 평양국방대학이다. 군사과학기술의 수재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대학인데 합격만 하면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고등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진학할 수 있다.

김정은이 여성 중대를 없앤 데는 이유가 있다. 김정일이 여성 중대 위주로 현지지도를 한 데 대해 선군방식이 잘못됐다며 여성 중대를 없앤 것이다. 김정은은 ‘나는 여성 중대 안 가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여성 중대는 남자 중대에 편입돼 ‘합중대’가 됐다.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다 보니 부대 내(內) 성문제가 발생했다. 임신과 낙태 사례가 급증했다. 그래서 군부대 병원이든 사회병원이든 여군이 병원을 찾아가면 이름도 안 묻고 수술을 해줬다. 김정은의 지시가 희한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2011년 3월에는 군 복무 기간을 13년으로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현재 13년 복무제는 아직 시행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10년 만기제대를 앞둔 8~9년차 군인들은 근무도 제대로 안 하고 오히려 후배 병사들에게 나쁜 영향만 주고 있다. 그런데 군 복무를 13년으로 늘리면 불량 군인만 늘어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북한에서는 군대를 토벌대라고 하기도 한다. 도적질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민무력부도 13년 복무를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김정은에게 속았다”

2009년 12월 전격 단행된 화폐교환으로 북한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속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김정은 명의의 지시는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검찰소 등 핵심 기관 위주로 하달됐고 일반 사회기관에는 노동당 지시, 김정일 지시 등의 형식으로 내려왔다. 2011년 3월 발생한 함경북도 사건도 총괄 명령은 김정은이 내렸다.

2011년 3월 김정일이 함북에 시찰을 갔다가 현지의 청결상태가 불결하고 부정부패까지 끊이지 않자 ‘함북은 오물장’이라며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한 달 뒤(2011년 4월) 최룡해와 김기남이 함경북도를 초토화하겠다고 나섰다. 도당 책임비서를 비롯해 보위부장, 보안부장 등 도 단위 책임자들을 대부분 잡아들였다. 그중 4명은 현지 총살했다. 초토화 작업을 지시한 사람이 바로 김정은이었다. 그는 특히 최룡해에게 “함경북도에 탈북자가 많으니 단단히 조치하라”며 엄벌을 지시했다.

2009년 12월 전격 단행됐던 화폐교환도 김정은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2009년 12월 7일 화폐교환이 실시됐는데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평양은 완전 마비가 됐다. 담배 한 갑에 5000원 하던 것이 7만원까지 치솟았다. 고기 1kg이 8000원인데 120만원까지 했다. 겨울 동복 한 벌이 700만원까지 했다. 한마디로 평양시내는 아비규환이었다. 왜냐하면 1가구당 새 화폐를 30만원까지만 바꿔줬기 때문이다. 그 외의 돈은 휴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때 평양의 권력층 사이에는 구 화폐를 신 화폐로 바꾸지 못해 안달이 난 이들이 많았다. 은행에서 갓 발행된 것처럼 깨끗한 뭉칫돈들이 하루아침에 종이조각이 된 것이다.

화폐교환 직후 미화(美貨) 100달러는 북한 돈으로 3100원에 거래됐다. 북한사람들은 화폐교환이 있은 지 일주일 동안은 진정한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하는 줄 알았다. 교환 직후 고기 1kg의 가격이 7원이었다. 담배 한 갑은 50전이었다. 가격이 1960년대 수준이었다.

문제는 2010년 1월 1일 새해 시작부터 나타났다. TV방송에서 ‘청년장군님의 높은 배려로 1월 1일부터 평양시내 각 백화점에서 국정가격에 각종 테레비, 냉동기 같은 가전제품과 가구를 구입할 수 있으니 백화점에 가서 상품을 사라’는 방송이 나왔다.

이 방송이 나가자 새해 하루 전날부터 평양시민들이 주요 백화점 앞에 줄을 섰다. 사람이 갑자기 몰려 4명이 깔려 죽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이튿날 새해 아침 백화점이 문을 열고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TV 한 대에 1만원이었고 다른 제품들도 국정가격보다 훨씬 비쌌다. TV 한 대에 100원 정도 생각했던 시민들은 김정은에게 속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결국 화폐교환은 실패로 돌아갔고 화폐교환을 주도했던 박남길은 총살당했다. 그때 상업상도 같이 총살됐다. 상업상이 1월 1일날 가격을 제멋대로 올려 당과 대중을 이탈시켰다는 죄목이었다.

“김정은, 어떻게 하루아침에 대장을 달았느냐”

최룡해(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은을 위해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을 제거할 것이라는 소문이 평양시민들 사이에 파다하다.

그 여파로 2010년 4월경 평양시민 1000여 명이 중앙당사 인근에 모여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살기 어렵다고 호소했던 것이다. 적극적인 시위는 아니었지만 1000여 명이 함께 모여 자신의 생각을 당에다 얘기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곧바로 체포조가 출동해 이들을 전원 잡아들였다. 이 사건은 조용히 처리됐다. 주민 대부분은 그냥 풀려났다. 이 일이 있은 후 김정은은 중국을 통해 독일산(産) 시위 진압장비를 대거 들여왔다. 그때 독가스총(최루가스총)도 함께 수입했다. 나도 그 총을 직접 쏴보고 만져봤다.

북한의 권력층은 김정은 등장 이후 몇몇 조치들을 보고 “노동자, 농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계급을 창설하겠다는 것인데 그건 아니지. 우리가 그렇게 될 수 없지”하는 일종의 반항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군부에서 심했다. “우리는 참된 군인이 된다는 생각에 언 땅에 배를 붙이고 잠복근무를 며칠 동안 했다. 우리는 피와 땀으로 훈련하며 한 계급 한 계급씩 승진했다. 그런데 김정은은 뭐 한 게 있다고 하루아침에 대장을 달았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김정은 정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최근 들어 군부 주요 인사들을 일거에 바꿀 정도로 권력을 장악했다. 북한 권력이 유지되는 것은 김정은에 붙어먹는 최고위층이 있고, 최고위층에 붙어먹는 중간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가 당장 망할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 현실을 잘 모르는 것이다. 북한이 무너지려면 내부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특히 군부를 포함한 중간 권력층, 중간세력이 먼저 들고일어나야 한다. 나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김정은의 핵심 측근으로 박도춘, 조연준, 민병철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2012년 4월 11일 당대표자회 때 모두 등장했는데 박도춘은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으로, 조연준은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민병철은 당 중앙위원이 됐다. 이들의 이름은 2009년부터 자주 거론됐다.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조연준과 민병철이다. 이 두 사람이 뜨면 살아남기 힘들다. 만경대 문 도난 사건으로 옷을 벗은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을 날린 것도 민병철이다. 류경 국가보위부 부부장을 잡은 사람은 조연준이다.

박도춘, 조연준, 민병철의 성장 배경에는 김경희가 있다.

평안남도 순천에서 발생한 돌두령 사건도 비슷한 경우다. 순천에 화강석 광산이 있었는데 그곳 책임자가 부정축재로 문제가 됐다. 그 책임자를 밀어준 사람이 리태남이었는데 장성택의 매부였다. 리태남은 장성택의 친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다시 말해 김경희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던 것이다. 민병철이 돌두령 사건을 계기로 리태남을 제거하려 했다. 그때 장성택이 민병철에게 “매부를 살려달라”며 사정을 했다. 민병철은 리태남의 부정축재 규모가 너무 커 총살하려 했다. 결국 김경희가 나서 리태남을 살려냈다.

포르노物 가득 찬 장성택 초대소

2012년 11월 19일 대장 계급장(왼쪽 원 안)을 단 김격식이 김정은을 수행하는 모습. 김격식의 둘째 아들은 김정은의 특별보좌관으로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김경희와 장성택의 관계는 형식적인 부부에 불과하다. 공개된 인물들이니 이혼은 못 하고 20년 가까이 각자 따로 방을 써왔다고 들었다. 장성택은 김경희에게 꼼짝도 못 한다. 김경희로 인해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장성택을 ‘보○먹세기’라고 한다. 장성택이 건들지 않은 여성은 없을 정도다. 장성택 개인 초대소는 포르노 테이프, 섹스 잡지로 가득 차 있다. 장성택은 돈도 좋아한다. 우암각 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다. 평소 장성택에게 돈을 바쳐온 외화벌이 간부들이 비밀리에 파티를 열다가 발각된 사건을 말한다. 사건 당시 이들은 청춘봉사총국 여성들을 데려다 문란하게 놀았다고 한다.

김정일은 생전에 장성택을 견제하기 위해 최룡해(현 인민군 총정치국장)를 발탁했다. 최룡해는 대(代)를 이어 김정은에게 충성하고 있다. 최룡해는 장성택을 언젠가는 반드시 제거할 것이다. 김경희가 언제까지 살아 있느냐에 달려 있다. 김경희는 현재 건강 상태가 안 좋다. 오죽했으면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났겠는가.

김정은은 최룡해를 일정기간 계속 활용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인민무력부장에 임명한 김격식도 잘 이용할 것이다. 김격식은 머리가 좋지 않다. 그러나 충성심이 대단하다. 김격식은 2009년 2월 서해를 관할하는 4군단장이 된 후 그해 11월 대청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했다. 그는 둘째 아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몇 안 되는 김정은 특별보좌관 중에 김격식 둘째 아들이 있다. 김정은과 제일 가깝다고 들었다. 김격식은 늙어 죽을 때까지 별을 달고 있을 것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해 남한에서 말들이 많은데 북한 소행이 명백하다. 천안함을 폭침시킨 잠수함의 함장과 부함장, 기관장, 갑판장 등 4명이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북은 천안함을 폭침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 2002년 서해 사건(제2연평해전) 때 부상자가 70여 명에 달했다. 부상자들은 평양까지 수송돼 치료를 받았다. 2009년 대청해전 때도 부상자가 많았다. 이듬해 북은 반잠수정을 이용해천안함을 때린 것이다. 작전국이 주도했다. 작전에 투입된 잠수함 승조원들은 중국에서 2년간 특별교육까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