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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김건희 함정 몰카’ 최재영의 ‘위태로운 친북관’

“김일성 부자는 인민 위해 일하다가 과로사”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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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은 “종교는 반동”… 그런데도 北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 북한 주민 10명 중 1명이 ‘노예’로 사는데 ‘노동 안 할 권리’ 누린다는 궤변
⊙ “北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세계인권선언’ 준수”
⊙ “수구정권 비호 아래 극우집단들이 탈북자 이용해 北 왜곡”
⊙ “남쪽 교회는 화려한 교회당 건축에 몰입… 北은 사회 참여에 적극적”
⊙ “수십 년간 北 지도자 악마화해 낭설 난무”
⊙ “남쪽 대통령들은 존경받을 만한 삶과 죽음 아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 사진=뉴스1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金建希) 여사를 만나면서 무단 촬영을 할 수 있는 손목시계 형태 카메라로 불법 촬영하고, 해외 유명 상표인 ‘크리스찬 디올’ 파우치백을 건네는 장면을 뒤늦게 밝혀 ‘몰카 공작’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 최재영씨의 ‘친북(親北)’ 행적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그가 그간 수차례 북한을 드나들었고, ‘북한 바로 알리기’란 핑계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최재영 목사가 친북 단체를 만들고,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며 북한을 선전하는 전형적인 친북 행위를 볼 때, 그의 행위의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1월 25일)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최재영 목사의 몰카 영상은 4·10 총선을 위한 대남공작”(2월 2일)이라고 주장했다.
 
 
  《북 바로 알기 100문 100답(1)》 공저자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최재영 목사의 몰카 영상이 4·10 총선을 위한 대남공작”(2월 2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씨가 북한에 대해 무슨 주장을 했는지, 북한을 위해 무슨 활동을 했는지는 지금껏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최씨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의 내용을 토대로 그의 ‘대북관’을 살펴보기로 한다.
 
  최재영씨는 2019년 7월에 출간된 《북 바로 알기 100문 100답(1)》이란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4·27시대연구원(문재인-김정은의 1차 회동인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회동을 기념하는 의미)’ 인사들이 공동으로 쓴 책이다. 4·27시대연구원 부원장이자 해당 책 공저자 중 한 명인 이정훈씨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6월,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만나고 수차례 통신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북 바로 알기 100문 100답(1)》의 공저자들은 그간 우리 사회에서 연구되고 언급된 북한의 모습은 ‘가짜’라고 주장한다. 조작된 북한 정보들을 주입해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지 못한다는 식으로 강변한다. 이 책 저자들은 자신들이 ‘진짜 북한’을 알리겠다며 각종 주장을 스스럼없이 했다.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책 전체에 걸쳐 무수히 많다. 그중 해당 책의 성격을 바로 알게 하는 부분이 바로 해당 책의 첫 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북한 독재 정권은 우리나라 ‘헌법’상 반국가단체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한다. 북한 독재 정권은 대한민국 영토 북반부를 참절하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에 불과하다. 북한을 ‘국가’ 또는 정통성을 갖춘 체제로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
 
  특히 그들이 정부를 참칭하면서 내세우는 직함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법·논리·상식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해당 책 저자들은 김정일을 ‘국방(國防)위원장(국토방위를 총괄하는 직)’, 김정은을 ‘국무(國務)위원장(나라의 정무를 이끄는 직)’이란 식으로 꼬박꼬박 ‘위헌적 표현’들을 붙였다.
 
 
  “김정은, 자격 갖춰 권력 세습”
 
  해당 책에서 소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란 대목을 기술한 전 민주노동당 기관지 편집장 김동원씨는 ‘김정은의 3대 세습’을 옹호했다. ‘100문 100답’ 중 첫 번째 문답에 드러나 있다. 질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떻게 북의 후계자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남쪽에서는 ‘3대 세습’이란 주장도 있었다”이다. 이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손자인 만큼 3대째 북의 최고지도자가 한집안에서 나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봉건 왕위 세습과 동일시할 수 있는 걸까요? (중략) 즉 “신망이 높고 뛰어난 인물이라도 선임자와 혈통이 같으면 후계자가 될 수 없다는 법도 성립되지 않고, 똑같은 논리로 제아무리 신망이 없고 무능한 인물이라도 선임자와 혈통이 같다면 무조건 후임자로 될 자격이 있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에서 말하는 수령의 후계자 승계 문제는 ‘혈통 승계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이다”라고 김 박사는 강조합니다. 후계자 선정 기준은 ‘인물’이지 ‘혈연’이 아니란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수령의 후계자가 지녀야 할 자격 요건은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 뛰어난 사상이론적 예지, 탁월한 영도력, 고매한 덕성”이랍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런 자격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후계자가 됐다는 게 북의 입장인 거겠지요.〉
 

  결국 해당 책의 공저자들은 처음부터 ‘북한의 3대 세습’을 옹호하고, ‘북한 핵 보유’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식의 주장들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내용도 북한 김정은 독재 정권의 궤변을 그대로 인용해 각종 주장을 전개한다. 이게 바로 이들이 얘기한 ‘북 바로 알기’의 목적인 셈이다. 424쪽에 달하는 해당 책의 내용은 북한의 이른바 ‘조선중앙방송’ 또는 《로동신문》이 유포하는 ‘북한 미화성’ 억지 주장과 다를 게 없다. 북한 독재 정권을 합리화하는 친북 또는 종북 세력들의 그 ‘내재적 접근법(있는 그대로의 북한, 북한 입장에서 보는 북한)’이 책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北은 종교 탄압 안 해”
 
  4·27시대연구원의 해외자문위원인 최재영씨는 책에 ‘북한의 종교’에 대해 기술했다. 그 분량은 42쪽이다. 최씨는 스스로 67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최씨는 이에 대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즉문즉답 형식으로 꾸몄다”고 했는데, 이는 ‘자문자답’이라고 해야 옳다.
 
  이 책에서 최씨는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나요? 남쪽은 물론 많은 서방국가 사람들은 북이 종교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거로 아는데 사실인가요?”라고 스스로 물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한마디로 북은 종교를 탄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헌법은 물론 노동당, 내각 등도 인민들의 종교 생활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또 간섭할 이유나 근거도 없다”며 “국가의 어떤 정보기관이나 권력기관도 인민들이 교회에 가든 절에 가든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인민들끼리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든 어떤 종교단체를 세우든 순수한 의도의 종교 활동을 결코 통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씨 주장과 달리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자유’ 자체가 없는 체제인데, 새삼스레 ‘종교의 자유’가 있을 리 없다. 법적으로는 형식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제한하는 데 중점을 둔다. 북한 독재 정권은 김일성 때부터 종교를 배척했다. 김일성은 “종교는 일종의 미신” “예수를 믿든지 불교를 믿든지 그것은 본질상 다 미신을 믿는 것” “종교는 반동적이며 비과학적인 세계관” “종교는 아편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김일성의 지침에 따라 북한에서는 반(反)종교 정책을 추진했다.
 
  1955년경부터 모든 종교단체의 활동이 중단됐다. 종교의식도 사라졌다. 김일성 유일사상 체제가 등장한 이후에는 지하 종교 활동조차 1960대 이후로는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 ‘김일성 유일신교’ 외에 다른 종교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철저하게 탄압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들어서서 이른바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북한에 마치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대외 선전을 하기 위해 ‘조선기독교도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등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처럼 꾸몄다. 이들 단체는 모두 북한 노동당의 외곽 단체다.
 
  또한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점이다. 1998년 발표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미국 국무부는 2001년부터 22년째 북한을 ‘종교의 자유 특별우려국(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으로 지정했다.
 
 
  “北 주민도 ‘근로의 권리’ 누린다”
 
  최재영씨는 책에서 “우리 예상과 달리 북녘 인민들은 노동할 권리도 있고 안 할 권리도 있으며, 종교 생활을 할 권리도 있고 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북한에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북한에서 중등교육을 마친 이는 군에 입대하거나, 정권 기관이 강제로 배치한 직장에서 일해야 한다.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북한 정권은 또 강제로 ‘노동 돌격대’를 조직해 필요에 따라 각종 사회기간시설 건설 등에 동원한다. 심지어 학생들마저도 강제 노역을 시킨다. 국제연합(UN)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북한에서는 구금시설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강제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2019년에 북한을 대표적인 현대판 노예제 사회로 꼽았다.
 
  UN 인권 특별보고관들은 2021년 6월 북한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18세 미만 아동들을 대상으로 탄광 같은 유해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을 시키는 것은 최악의 아동 노동 형태이자 국제법이 금지하는 현대판 노예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FF)은 지난해 5월 발간한, 〈2023 세계 노예 지수 보고서〉를 통해 “약 269만6000명의 북한 주민들이 ‘현대판 노예’로 살고 있다”고 고발했다. 2021년 상황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북한의 ‘노예 지수’는 1000명당 104.6명이다. 이는 조사 대상 160개국 중 ‘최악’이다. 이 단체는 2018년에도 같은 통계를 발표하고, 동일한 내용의 지적을 한 바 있다. 북한의 ‘인권 탄압’ ‘노동 착취’ ‘신(新) 노예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도 최재영씨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처럼 ‘근로의 권리’를 누린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다.
 
 
  “北을 ‘종교 탄압 국가’로 매도”
 
평양 봉수교회 예배 모습이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 제68조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북한이탈주민은 “성경책을 보면 처벌받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최재영씨는 북한 내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서 “(북한) 헌법 제68조에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 이 권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질서를 해치는 데 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이를 토대로 인민들의 종교 활동을 확고히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다만, 종교 활동을 구실로 사회를 혼란시키거나 제국주의 외세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자주적인 관점에서 제한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영씨는 또 “북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지켜야 할 세계인권선언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도 준수하는데도, 미국 등이 앞장서서 북을 악마화하여 종교 탄압 국가로 매도하고 있는 실정” “남쪽 사회에서도 그동안 수구보수 정권의 비호 아래 극우집단들이 탈북자들을 이용해 북을 심각하게 왜곡해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소위 ‘헌법’에서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질서를 해치는 데 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사실상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 이에 대해 최씨는 “하지만 북의 헌법 68조 끝 부분을 자세히 보면 사실 ‘고무줄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스스로 묻고, 다음과 같이 자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자주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단서라고 봅니다. ‘외세’ 제국주의로 규정한 미국과 일본, 그리고 보수 기독교가 팽배한 남쪽도 포함됩니다. 종교를 빙자해 불순한 의도로 체제 전복을 시도하거나 최고지도자를 모독하는 행위 등을 할 때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 적대 행위로 간주해 철저히 단속하고 경계하려는 겁니다. 특히 북과 70년 이상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이 그동안 대북첩보와 적대 행위들을 주로 기독교 선교 네트워크를 이용한 휴민트(정보원) 방식으로 시도해왔기 때문에 북이 매우 민감히 여깁니다.”
 
 
  근거 없는 ‘北 가정교회 500개’ 설
 
  최재영씨는 “북한에 500개 정도의 가정교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정교회는 대형 교회당이 아닌 각각의 가정에 모여 신앙생활을 한다는 뜻을 가진 표현이다. 북한 독재 정권은 자신들 체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면서 외부 인사들에게 평양 내 ‘가정교회’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기만술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최씨는 “북의 가정교회에 관심이 많았고, 북 당국이 소개한 가정교회들이 보여주기식 교회인지, 진정한 교회인지 예민하게 관찰해왔다”며 “전국(북한) 각 시도에 약 500개 정도가 실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최씨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북한의 선전 내용 그대로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기구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초청에 따라 평양 방문을 한 이들은 이와 비슷한 주장을 접했지만, 근거는 전혀 없다. 그들이 평양에서 본 ‘가정교회’가 이밖에 얼마나 더 있는지, 북한 전역에 500개가 있는지, 어느 지역에 있는지를 확인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세월이 흘러도 그 ‘가정교회’ 수가 계속 500개에 머물고 있는 점도 불신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씨는 “남쪽 교회가 추구하는 외형적인 부흥과 성장은 북녘의 신자들에겐 별 의미가 없다”며 “그들의 기독교 정체성은 주체 문화와 공존하면서 민족 종교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최재영씨는 또 가상의 북한 기독교 신자를 치켜세우는 한편 남한 교회를 비하하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북의 가정교회 교인들은 형식 따위를 싫어한다. 그들은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당 건물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왜 교회 건물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최씨는 “남쪽 교회가 수십억짜리 화려한 교회당을 건축하는 데 몰입하고 있다면, 북의 기독교는 반대로 현실 문제와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씨는 북한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발각되면 즉결 처형을 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낸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에 대해 ‘근거 없는 모략’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자국민이 순수한 의도로 종교를 믿는다고 하는데 왜 억압을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소위 ‘북한 헌법’의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질서를 해치는 데 리용할 수 없다”는 대목을 그대로 읊어댄 셈이다. 그러면서 “탈북자들의 그런 증언들은 악의에 찬 근거 없는 모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美 사주로 南 정보기관이 날조”
 
  최재영씨는 “북한은 불교 역시 탄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그는 “북에선 불교 신자들에 대해 종교 탄압을 가하진 않나요?”라고 스스로 묻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
 
  “불교 신자들에 대한 탄압은 전혀 없습니다. 북의 인민들은 지금도 점집이나 무속인의 집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언제든 사찰에 가거나 불교 신앙을 가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사주를 받는 남쪽 정보기관과 공안당국이 그동안 정권 차원의 비호 아래 북의 정치범 수용소와 종교에 대해 날조해왔고 그 결과는 지금 통제 불능 상태입니다. 공안기관에 매수된 일부 탈북자들이 조작된 증언을 바탕으로 인권 탄압과 종교 탄압 문제를 제기하고 수십 년간 북의 지도자들을 악마화하니 터무니없는 낭설들이 난무합니다. (중략) 북쪽 지역에는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와 유적지들이 많기 때문에 대중의 종교 선호도와 친밀도에 있어 타 종교에 비해 오히려 유리하다고 볼 수 있으며 불교 탄압이나 통제는 전혀 있을 수 없습니다.”
 
  최씨는 현재 우리가 아는 북한 독재 정권의 종교 박해, 그 밖의 ‘반 인도 범죄’ 행태는 미국의 사주를 받은 ‘남쪽 정보기관’의 조작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는 괴뢰 또는 ‘반(半)식민지’”란 인식을 내포하는 주장이다. 우리의 공안기관을 외세의 사주를 받고 움직이는 ‘폭압 통치기구’란 식으로 헐뜯은 것 역시 같은 취지다. 또한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는 북한 독재 정권의 인권 탄압 행태를 ‘매수된 일부 탈북자’들의 ‘조작된 증언’에 따른 허위사실이란 식으로 강변했는데, 이에 대한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김씨 독재 위한 ‘궤변’이 민족 전통?
 
  최재영씨는 또 ‘주체사상’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남쪽 사회는 주체사상에 대해 많은 오해와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주체사상이라면 무조건 ‘김일성 사상’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데 그건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주체사상은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 속에 자주와 주권 의식을 지닌 민중 속에 면면히 이어져 왔으며 특히 해방 직후부터 지금까지 북녘 인민들의 사회 구조 속에 뿌리 깊이 자리 잡아 영성화된 정서이며 사상 문화”라고 했다.
 
  중국과 소련의 하수인으로 일했던 김일성과 소련의 괴뢰 정권으로 시작한 북한 체제는 애초부터 ‘주체’와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북한 독재 정권은 이 같은 태생적 한계, 수령 유일 지배 체제의 공고화,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세뇌 등을 위해 ‘주체’를 강조했다.
 
  지금 북한이 내세우는 이른바 ‘주체사상’은 과거 김일성이 연안파(친중), 소련파(친소) 등 정적을 숙청하고, 북한 통치 체제를 ‘일당 독재’에서 ‘수령 독재’로 바꾸는 과정에서 내놓은 ‘궤변’에서 유래했다. 일제 시대 김일성은 중국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소련으로 도망갔다. 소련에서는 소련공산당 명령을 수행했고, 해방 후 소련 점령군과 함께 평양에 들어왔다. 이후 그들의 낙점을 받고,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 이런 김일성과 ‘주체’란 표현은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김일성은 1958년, 소련과 중국이 서로 ‘교조주의’ ‘수정주의’란 식으로 비난하며 공산 진영의 주도권을 놓고 충돌하는 틈을 타서 ‘수령 독재 체제’를 강화했다.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년) 사후 니키타 흐루쇼프(1894~1971년)가 집권한 후 소련에서는 수령의 독점적 역할을 강조했던 스탈린에 대한 격하 운동이 진행됐다. 이런 기류가 북한에 유입돼 통치 기반이 위태로워질 것을 걱정한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 외세의 영향력을 거부하고 어디까지나 우리의 관점으로 주체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느닷없이 ‘주체’를 내세웠다.
 
  1997년 귀순해 2010년 사망한 황장엽씨는 1960년대에 김일성대 총장 시절 이를 체계화해 ‘주체사상’을 만들었다. 김정일의 ‘주체사상 개인 강사’ 역할도 했다. 북한은 1972년, 이른바 사회주의 헌법에 통치 이념으로 ‘주체사상’을 명기했다. 이후 북한은 신격화된 김일성이 통치하는 사실상의 ‘신정(神政) 체제’가 됐다. 그런데 최씨는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 속에 자주와 주권 의식을 지닌 민중 속에 면면히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
 
 
  “北 인민에게 반드시 종교가 필요한가”
 
  최재영씨는 북한의 이른바 ‘주체사상’을 언급하면서 스스로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이는 북한에는 이미 주체사상이 있는데 다른 종교가 굳이 필요한가란 취지다.
 
  “목사님! 철저한 사회주의 국가(우리 헌법상 북한은 국가가 아니라 반국가단체-기자 주)인 이북은 주체사상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북 사회의 특성상 인민들에게 반드시 종교가 필요한가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다.”
 
  최씨는 이에 대해 또 스스로 “바람직한 고민”이라고 답하면서 독일의 친북(親北) 여류 작가 루이제 린저의 주장을 인용했다. 린저는 독일에서 활동하던 ‘친북 음악가’ 윤이상과 친분이 깊은 인물이다. 윤이상은 독일에 있으면서 북한을 줄기차게 드나들었고, 독일 귀화 이후에는 공공연하게 ‘친북’ 활동을 지속했다. 후일 ‘이적(利敵)단체’로 규정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의 해외본부 의장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친북 인사’다. 린저는 이런 윤이상과 절친했다. 1977년에는 윤이상과의 만남을 다룬 《상처받은 용》이란 책도 썼다. 린저는 윤이상의 영향을 받아 친북 성향을 갖게 됐다. 이후 북한에 들어가서 김일성과 수차례 만나고 와서, 서구 사회에 김일성과 북한 독재 정권을 미화해 소개했다.
 
  최씨는 책에서 그 ‘루이제 린저’를 언급했다. 그는 “생전에 북을 여덟 차례나 방문했던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 여사는 ‘내가 만나본 북조선 인민들은 모두가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이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며 “서구 사회처럼 드높은 십자가 종탑이 세워진 교회당들은 눈에 띄지 않지만 북녘 사회에 사는 모든 인민이야말로 또 다른 이름의 그리스도인들이라는 말이지요”라고 주장했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란 개념은 예수의 복음을 접하지 않았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비슷한 언행을 하며 사는 사람들은 기독교 신자가 되지 않더라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할 때 제시된 것이다.
 
 
  수령이 뇌수인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최재영씨는 ‘영생탑’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른바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생탑 전면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있다. 사진=조선DB
  전후 맥락을 고려했을 때 최씨의 이 같은 기술은 북한에는 이미 ‘주체사상’이 있고, 북한 주민들은 그 사상에 따라 이미 여느 종교의 신자 못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으니 굳이 ‘종교 활동’이 필요치 않다는 취지로 이해될 가능성이 크다.
 
  최재영씨는 또 북한 곳곳에 설치된 소위 ‘영생탑’을 설명하면서 이른바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영생탑 전면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 “사회주의 국가인 이북 사회에서 강조하는 ‘영생’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생’은 분명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 측면에선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며 “인간은 다른 생명체들과 달리 ‘육체적 생명’뿐 아니라 ‘사회정치적 생명’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육체적 생명’과 ‘사회정치적 생명’을 풀이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전형적인 북한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이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이란, 사회정치적 존재인 개개인이 당의 영도 밑에 수령을 중심으로 하여 조직사상적으로 결속하면 영생하는 생명력을 지닌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룰 수 있다는 궤변이다.
 
  북한은 ‘주체사상’의 근본 원리로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서도 “인민 대중에 의한 혁명은 그 자체가 고도의 의식적·조직적 운동이며 심각한 계급투쟁을 동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최고영도자인 ‘수령’의 지도를 받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야말로 자가당착인 셈이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은 1986년 7월 15일, 북한 김정일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 일꾼들 앞에서 내놓은 “주체사상 교양에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라는 담화에서 최초로 제시했다. 당시 김정일은 “인민 대중은 당의 영도 밑에 수령을 중심으로 조직 사상적으로 결속함으로써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룰 때 역사의 자주적인 주체가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수령’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 뇌수다. ‘당’은 수령을 중심으로 조직사상적으로 공고하게 결합한 인민 대중의 중추다. ‘인민 대중’은 ‘세포’에 불과하다. 즉 입으로는 ‘주체’ 또는 ‘자주’ 운운하고, ‘주체사상’을 들먹이지만 결국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의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란 식의 기만술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이 이처럼 해괴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강조한 이유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수령 독재’와 북한 주민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역대 대통령은 비하… ‘김父子’는 칭송
 
최재영씨는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 “북쪽의 두 지도자는 인민들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다가 집무실 안에서 혹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과로사했다”고 칭송했다. 사진=뉴시스
  최재영씨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비하하면서 ‘민족반역자’이자 ‘전쟁범죄자’인 김일성과 ‘북한 주민 300만 명’을 굶겨 죽이고 각종 억압과 착취를 일삼았던 김정일을 가리켜 “인민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다가 과로사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스스로 “영생탑에서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렇다면 두 지도자도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생명체로 부활해 인민들과 영원히 함께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묻고선, 다음과 같이 자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두 지도자를 종교적인 차원으로 우상화하려는 문구가 결코 아닙니다. 그동안 일반 인민들이 존경하고 따르던 영웅 열사들의 죽음처럼 여긴 것입니다. 그동안 남쪽 대통령들의 말로를 보면 비참합니다. 횡령죄나 쿠데타, 반란죄 등으로 감옥을 가든지 혹은 국민들에게 쫓겨나 망명 가서 죽든지, 아니면 부하의 총에 맞아 죽는 등 결코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을 만한 삶과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고인이 된 북쪽의 두 지도자는 인민들을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다가 집무실 안에서 혹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과로사로 운명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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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초이    (2024-03-06) 찬성 : 15   반대 : 0
어느 교단에서 목사안수 받았는지 모르지만 안수해 준 교단은 평생 대한민국에 큰 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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