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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진실

왼손잡이는 똑똑한가

왼손잡이 천재보다 오른손잡이 천재가 더 많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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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인구의 10%… 사물을 통합적으로 보는 우뇌 주로 사용
⊙ ‘오른손잡이보다 돈 많이 번다’ ‘펜싱·권투·테니스에 유리하다’는 통계 있어
  “왼손잡이구나. 머리가 좋겠다!”
 
  글씨를 왼손으로 쓰거나, 젓가락질을 왼손으로 하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가 흔히 하고, 듣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왼손잡이는 정상에서 벗어난 마이너리티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금방 들어온다. 그리고 천재, 영재 중에서 왼손잡이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왼손잡이=똑똑하다’는 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알렉산더, 베토벤, 아인슈타인, 에디슨 등 천재들은 왼손잡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왼손잡이다. 1927년 한 해에 홈런 60개를 쳤던 미국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 국내 야구선수인 양준혁, 이승엽도 왼손잡이다.
 
 
  두뇌 회전 빠르다 vs 뇌 역량 떨어진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등은 모두 왼손잡이다.
  호주 국립대의 닉 처버인 박사는 의학 전문지 《신경 심리학》 연구 논문(2020년 11월호)에서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두뇌 회전이 빨라서 컴퓨터 게임, 제트전투기 조종,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의 운전 등에 능하다”고 발표했다. 영국 브리스톨대와 런던왕립대 연구진은 2008년에 남녀 1만2000명을 출생 때부터 관찰한 결과 ‘11~14세의 시험 성적은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떨어지지만, 졸업 후 오른손잡이보다 돈을 더 잘 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왼손잡이는 어린 시절에 오른손잡이 세계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지만, 일단 사회에 적응하면 오른손잡이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이크 니콜 호주 플린더스대 교수는 “왼손잡이는 신(神)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왼손잡이의 뇌 역량은 오른손잡이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5세 어린이 5000명을 대상으로 학습 능력을 조사했다.
 
 
  5세에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결정
 
  왼손잡이에 대한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끊이지 않는다. 8월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다. 1992년 영국 왼손잡이협회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오른손잡이 위주의 세상에서 왼손잡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전 세계에 알려보겠다는 취지로 이날을 왼손잡이의 날로 정했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사람이 특정 손을 더 많이 쓰는 이유는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두뇌 성격이 아이 인생을 결정한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 육아》 등을 집필한 소아 신경학 분야의 권위자다.
 

  “일부 곤충을 포함해 대부분의 동물은 어느 한쪽 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른손잡이 부모의 자녀 중 75%는 오른손잡이가 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소아과 의사였던 게젤(Gesell)은 아기가 한쪽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비대칭 긴장경반사라는 신생아 반사에서 유래한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사회적 압력이나 모방이 한쪽 손을 쓰는 주된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통상 여아는 남아보다 인형을 왼손으로 잡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 이런 성향이 발전하는지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 아이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는 언제 결정됩니까.
 
  “3~5세가 되면 뚜렷하게 한쪽 손을 많이 씁니다. 1~2세경에 왼손잡이였지만 자라서 오른손잡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5세 이후가 돼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 출생 후 꽤 시간이 지나고 알 수 있군요.
 
  “1세 이전에 한쪽 손만을 주로 쓴다면 운동발달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1세 이전에 한쪽 손만을 주로 쓰는 일은 거의 없으며 양쪽 손을 모두 같이 사용합니다. 이 시기에 한쪽 손을 주로 쓴다면 다른 쪽 손의 기능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뇌병변장애나 운동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이런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왼손잡이는 유전입니까.
 
  “왼손잡이는 주로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남자가 특히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빠가 왼손잡이면 아들도 왼손잡이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 외 출생할 때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뇌에 영향을 줘서 후천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한쪽 손을 더 많이 쓰기 시작하는 것은 아이의 뇌가 성장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아이가 자라면서 이런 현상이 늦게 나타나면 다른 발달장애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왼손잡이도 악수는 오른손으로 해야
 
  김영훈 교수의 자료에 의하면 왼손잡이는 전 세계적으로 성인 전체의 1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 중 5%가 왼손잡이다. 전체의 약 2.5~3%가 왼손으로 식사하고, 약 1%가 왼손으로 필기한다. 우리나라의 왼손잡이가 세계적 평균을 훨씬 밑도는 이유는 왼손잡이를 터부시했던 과거 경향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 중에는 왼손으로 연필이나 젓가락을 잡으면 손등을 맞았던 경험을 한 이들이 많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1936)의 마지막 대목이다.
 
  〈나귀가 걷기 시작했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둑시니같이 눈이 어둡던 허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허생원은 젊은 동이의 고향이 봉평이고,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는 데서 아들임을 확신한다. 왼손잡이는 소설에서조차 가장 금기 중 하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뿐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왼손으로 명함을 내밀면 그 협상이 결렬된다. 카지노의 경우 딜러가 왼손잡이면 재수가 없다고 손님들이 다른 테이블로 옮긴다. 이슬람은 왼손을 소변을 보는 불결한 손으로 여긴다. 동유럽은 사람의 오른쪽에는 수호천사, 왼쪽에는 악마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미신으로 액땜을 할 때 왼쪽 어깨에 소금을 뿌린다.
 
  사람을 만나면 악수를 하는 습관은 로마시대의 줄리어스 시저 때 생겼다. 서로 오른손을 잡는 한, 무기를 들 일이 없다는 평화의 몸짓이었다. 시저는 왼손잡이였지만 악수만큼은 꼭 오른손으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뇌를 주로 사용하는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창의력,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러 아이에게 왼손 사용을 권장하는 부모가 늘고 있기도 하다.
 
 
  직관적·통합적·전체적·감성적인 우뇌 사용
 
서유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는 두뇌를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다.
 
  서유헌 서울의대 명예교수는 국내 최고의 뇌 연구자다. 한국뇌학회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40년간 뇌 연구를 한 공로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옥조근정훈장을 받았고, ‘아시아선구연구자’로 뽑힐 만큼 독보적인 학자다.
 
  “인간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크게 나뉩니다. 대부분은 좌뇌가 발달한 오른손잡이이고, 약 10%는 우뇌가 발달한 왼손잡이입니다. 좌우 뇌는 반대방향으로 교차해 내려가기 때문에 방향이 바뀌어 각각 오른손과 왼손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한쪽이 손상을 받으면 다른 한쪽이 그 기능을 대신합니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주지적·언어적·수리적· 계산적·논리적·이성적이어서 ‘로고스 뇌’라고 불립니다. 반면 우뇌는 직관적·비언어적·통합적·전체적·음악적·회화적·감성적이어서 ‘이미지의 뇌’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좌뇌 우세자는 지능지수(IQ)가 높아서 암기 과목에 강하고, 우뇌 우세자는 감성지능(EQ)이 높아서 예체능 과목에 강하다고 알려졌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 좌뇌, 우뇌 중에 더 중요한 쪽은 없지요.
 
  “좌뇌와 우뇌는 기능이 다를 뿐,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우뇌는 책을 읽을 때 전반적인 아웃라인을 인지하고, 이를 자세하게 분석하는 것은 좌뇌가 맡습니다. 가끔 언어를 담당하는 것은 좌뇌이니까, 좌뇌 발달 훈련을 해야 한다는데 이는 옳지 않습니다. 좌뇌가 주로 담당할 뿐, 우뇌도 언어를 사용할 때 작동합니다. 좌뇌 훈련, 우뇌 훈련으로 나누기보다는 뇌가 발달하는 시기에 맞춰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뇌는 발달 시기가 다르군요.
 
  “뇌가 한꺼번에 발달하면 유치원생이 결혼할 수도 있고, 대통령 선거 투표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뇌를 발달시키려면 최소 20년은 필요합니다. 450만 년 전에는 인간의 뇌와 원숭이의 뇌가 400g 정도로 비슷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간의 뇌 무게는 1300~1500g 정도로 발달했으나, 원숭이의 뇌 무게는 변화가 없이 400~500g으로 유지됐습니다. 성인 뇌의 25%인 350g에 불과하던 뇌가 1500g 정도로 발달되기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린 겁니다.
 
  보통 1~3세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전두엽은 도덕성, 인간성, 정서적인 부분을 주로 담당하는데, 이 시기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습득시켜야 합니다.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영어 교육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뇌의 언어중추는 7세 이후인 초등학교 시절에 발달하기 때문에 아이가 한국어와 영어를 잘하기를 원하면 이때 교육해야 합니다. 전두엽이 발달해야 하는 유아기에 과도하게 언어 학습을 강조하면 오히려 뇌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입고, 먹고, 글 쓰고, 행동하고, 웃는 모든 것은 뇌가 시켜서 하는 겁니다. 뇌를 잘 발달시키는 것이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아가느냐와 직결된다는 얘기입니다.”
 
 
  왼손잡이가 희귀하다 보니 똑똑하다는 속설 생겨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
  두 교수에게 ‘왼손잡이는 똑똑하다’는 말은 사실인지를 물었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왼손잡이가 머리가 더 좋다는 선입견은 사실이 아니다. 왼손잡이 중에 운동이 둔한 아이, 뇌전증아동, 정신병자, 범죄자 또한 많다”고 말했다. 서유헌 서울의대 교수는 “왼손잡이가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다 보니 왼손잡이 천재들이 유달리 부각돼서 그런 속설이 생겼다. 사실은 오른손잡이 중에 천재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훈 교수는 ‘왼손잡이가 돈을 잘 번다는 것’과 ‘일부 운동은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것’에 관한 연구는 발표된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왼손잡이가 머리가 더 좋다는 선입견은 사실이 아니지만, 대신 돈을 더 많이 번다는 통계는 사실입니다. 왼손잡이는 ‘우뇌형 사고’에 능해서 다른 사람에게서 공감을 쉽게 이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우뇌는 창조적인 능력, 감성, 느낌 등과 관련 있는데, 왼손을 움직이는 신경이 뇌의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우뇌가 발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양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우뇌와 좌뇌가 모두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또 일부 운동선수의 경우 왼손잡이가 유리할 수가 있습니다.”
 
  ― 어떤 운동입니까.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프랑스 몽펠리에대의 발달 생물학 전문인 미셸 레몽 교수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레몽 교수가 리옹대의 운동선수와 세계 톱 수준의 운동선수들을 분석한 결과, 펜싱, 권투, 테니스 등 마주 보고 하는 경기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이 특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김 교수가 언급한 레몽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테니스의 경우 세계 상위 랭커 중 왼손잡이 비율이 16%였고, 크리켓(영국 연방 국가들이 즐기는 야구와 비슷한 운동)의 투수들은 15~27%가 왼손잡이였다. 특히 예선에서 본선으로 올라갈수록 왼손잡이 비율은 더 높아져서 1979~1993년까지 14년 동안 펜싱 세계대회 본선에 참가한 선수 중 33%가 왼손잡이, 4강 이상에 진출한 선수는 50%가 왼손잡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 마주 보고 하는 종목이 아닌 경우에는 왼손잡이의 비율은 일반인과 비슷했다. 축구 골키퍼는 9.6%, 원반던지기·창던지기·투포환 선수는 10.7%가 왼손잡이였다.
 
  레몽 교수는 “생활환경이 오른손잡이 위주로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왼손잡이 비율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왼손잡이만의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와의 경쟁에서 늘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불편을 모두 감수했고, 이들의 유전적 특성이 꾸준히 후세에 전해졌다”고 했다.
 
 
  오른손과 왼손을 함께 사용하는 ‘전뇌교육’
 
  레몽 교수의 ‘오른손잡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왼손잡이의 진화’에 대해서는 서유헌 교수도 동의한다. 서 교수의 얘기다.
 
  “좌우 뇌는 한쪽이 손상을 받으면 다른 한쪽이 그 기능을 대신합니다. 좌뇌와 우뇌는 서로 다른 점도 있지만 같은 점도 많습니다. 오른손잡이의 90%는 좌뇌가 언어를 담당하지만, 왼손잡이는 65%만 좌뇌가 담당하고, 나머지 35%는 우뇌에 언어 기능이 있습니다. 양쪽 뇌에 언어 기능이 퍼져 있어서, 왼쪽 대뇌 반구가 손상을 입으면 좌뇌에 있는 언어중추 역할을 우뇌가 대신합니다.
 
  일반적으로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뇌 손상을 당했을 때 회복이 더 잘 되는 이유는 오른손잡이는 왼쪽 대뇌에 언어 능력이 있지만, 왼손잡이는 언어 능력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 왼손을 쓰게 되면 언어중추가 좌우로 나뉘기 때문에 한쪽 뇌가 손상을 받아도 언어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언어 능력은 왼손잡이가 낫다고 볼 수 있나요.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중에 누가 우월하냐, 누가 똑똑하냐의 이슈가 아니라 얼마나 뇌를 전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좌뇌, 우뇌를 골고루 쓰는 ‘전뇌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가 더 양쪽 뇌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것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오른손잡이에 치중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손만 쓰고 사는 데 불편함이 없으니까 굳이 우뇌를 발달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잡이의 세상은 불편함이 크니까,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오른손을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자기한테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와중에 뇌가 발달하는 겁니다.”
 
  ― 그럼 양손잡이는 우월합니까.
 
  “우월의 여부는 아니고 양쪽 뇌를 고루 사용하는 ‘전뇌교육’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다수의 오른손잡이가 좌뇌 외에 우뇌도 자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상, 공상 훈련을 하기 위해서 불을 끄고 다니거나, TV 볼륨을 줄이고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 등입니다. 또 오감 충족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손끝 자극을 통해 촉각을 자극하고, 근사한 요리를 해서 시각을 키우고, 냄새를 통해 후각, 맛을 통해 미각, 먹는 소리를 통해 청각을 발전시키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 미술 감상을 할 때 그림을 거꾸로 놓고 감상해 우뇌를 자극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왼손잡이를 억지로 교정하면 부작용이 훨씬 커”
 
  흔히 사람들은 미국에 가보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왼손잡이들이 많다고들 한다. 우리나라가 왼손잡이를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바꾸려는 의도적 행동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얘기다.
 
  “미국의 경우 교사나 부모들이 왼손잡이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는 과정에서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는 것이 왼손잡이 아이들에게 말더듬증, 언어장애, 읽기 능력의 저하, 정서적인 문제까지 가져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 사회에서 왼손잡이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려는 교사나 부모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일반인들도 왼손잡이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왼손잡이로 태어난 아이가 양손잡이로 자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른손보다 왼손의 힘이 좋고 편해서 왼손을 쓴다는 것은 오른손으로 할 때는 그만큼 힘들고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아이 성격상 쉽게 순응하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 안에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세상이 오른손잡이 위주인 것은 분명한데, 그러면 왼손잡이는 그냥 둬야 합니까.
 
  “시도해보고 안 되면 그냥 살게 놔두는 것이 좋습니다. 왼손잡이 아이들을 오른손잡이로 교정할 때 부작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두뇌 우세와 운동 우세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왼손잡이 아이는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 두뇌의 우세와 맞는 것인데 오른손잡이로 교정해 사용하는 경우 자신이 타고난 뇌와 우세에 맞지 않습니다. 즉 뇌는 우뇌가 발달해서 왼손으로 써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데, 환경적인 필요에 의해 오른손을 쓸 경우에는 효율적이지 못하고, 덜 발달한 좌뇌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왼손잡이를 굳이 오른손잡이로 교정하기보다 그 아이가 가진 특성을 존중하고 그대로 살려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 양손잡이가 머리가 좋다는데요.
 
  “양손 사용이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오류입니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와 비교해 결코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단지 신체 발달상의 개인 차에 의한 조화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손은 제2의 뇌”
 
왼손잡이는 우뇌를 주로 사용하고, 오른손잡이는 좌뇌를 주로 사용한다. 사진=서유헌 교수
  ‘전뇌교육’을 강조하는 서유헌 교수에게 ‘양손잡이가 뇌에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한쪽 뇌만 사용하면 뇌질환이 잘 생긴다”고 못 박았다.
 
  “왼손잡이에게 억지로 오른손 사용을 강요하거나, 반대로 오른손잡이에게 억지로 왼손 사용을 강요하면 물론 뇌에 스트레스를 줘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수준에서 자연스럽게 양손을 사용하는 것은 적극 권장합니다. 억지로 시키는 것은 안 되지만, 좌뇌와 우뇌를 원활히 쓸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손을 정밀하게 많이 사용해서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손 사용이 두뇌 발달에 좋다는 것은 사실입니까.
 
  “손은 제2의 뇌이기 때문에 손의 기능 발달이 뇌 발달과 직결됩니다. 몸짓 언어, 신체 언어 등 사람의 몸동작은 출생 후 14개월 뒤에 나타납니다. 침팬지에게는 없는 기능입니다. 저는 ‘손이 부지런한 교육’이라고 정의합니다. 손으로 적극적으로 집어 들고, 찌르고, 쥐어짜고, 만져보고, 배우고, 구별하고, 춤추고, 밀치면서 터득한 손의 감각은 뇌의 정교한 신경망을 창조합니다. 가령 책을 소리 내지 않고 읽을 때 뇌의 일부분만 자극되지만, 큰 소리로 말하면서 읽을 때는 뇌의 많은 부분이 함께 움직입니다. 뇌는 자극할수록 발달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자극해야 하며, 손을 정밀하게 많이 움직이면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 우리가 살면서 뇌의 1%밖에 사용하지 않고 죽는다고들 하는데요.
 
  “그 역시 왼손잡이가 똑똑하다는 것처럼 잘못된 선입견입니다. 뇌를 1%만 사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화를 하는 순간에도 뇌의 여러 부분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활동합니다. 뇌의 사용은 남자와 여자도 차이를 보입니다. 남자는 좌뇌를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여자는 좌우뇌 모두를 사용한다는 가설이 있는데, 사실로 보입니다.”
 
  ― 그러면 뇌의 활동만으로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우월한 겁니까.
 
  “그렇게 볼 수는 없고, 여자들이 남자보다 우뇌, 좌뇌를 더 잘 사용하기 때문에 인간이 살아가면서 공감해야 하는 능력이 낫다고는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좌뇌만 사용하는 사람, 우뇌만 사용하는 사람이 없듯이 오른손잡이가 우월하다거나 왼손잡이가 머리가 똑똑한 것은 아닙니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모두 타고난 성질의 차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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