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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백세 일기 (김형석 지음 | 김영사 펴냄)

‘한번 멋지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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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교수님, 그간 잘 지내셨지요. 《월간조선》 3월호 인터뷰를 위해 뵌 게 얼마 전 같습니다. 어느덧 여름 한중간입니다. 하필 인터뷰 날이 너무 추웠는데다, 남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 뵈었지요.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은 멋진 공간이지만, 한겨울에 긴 얘기를 나누기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와 층고 높은 콘크리트 건물, 100세를 넘기신 인터뷰이(interviewee)가 만나면 인터뷰하는 기자에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날 절절히 느꼈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전화를 못 드렸지요. 혹시라도 추위 때문에 감기라도 걸리셨을까, 2박 3일간 온갖 상상을 했습니다. ‘100세 넘은 철학가, 지각 없는 기자와 인터뷰 끝에 감기’ 이런 헤드라인도 막 떠올랐습니다. 불안에 떨다 교수님 도와주시는 이종옥 선생님에게 전화를 드렸지요. 더 놀랐습니다. 인터뷰 바로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변함 없이 강연을 하셨다고요. 건강하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는 물러날 줄 모르고, 아파트값은 오르고, 내 월급은 안 오르고…. 그저 그런 나날 속에 문득 선생님의 신간 《백세 일기》를 읽었습니다. 대부분 《조선일보》에 실렸던 글인데, 한 권으로 묶으니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백년을 살아보니》를 내고 출판사는 돈을 벌었겠지만, 교수님은 100세라는 게 알려져 큰 손해와 타격을 받으셨다는 토로에 엄청 크게 웃었습니다. ‘인생은 세뱃돈으로 시작해 용돈으로 끝난다’는 말씀엔 산다는 건 뭘까, 잠시 관조하게 됐습니다. ‘당신 운 없으면 120세까지 살게 될 거야!’라며 장수를 희화화했던 그간의 행각을 깊이 반성했습니다.
 
  교수님, 저도 수영을 습관으로 삼고, 자주 고개를 들어 구름을 바라보겠습니다. 무엇보다, 고만고만한 나날 속에 어쩐지 싫증이 날 때면, 교수님 말씀을 떠올리겠습니다.
 
  ‘한번 멋지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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