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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수학〈23〉 결과는 무엇일까?

- 추론의 매력

글 : 이충국  CMS에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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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演繹法,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명제를 전제로 하여 새로운 명제를 결론으로 이끌어내는 추론 방법, 삼단논법이 대표적
⊙ 歸納法, 각각의 참인 전제들로부터 일반적인 결론을 예측하는 논증
⊙ 歸謬法,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려 할 때 그 명제의 결론을 부정함으로써 假定 또는 公理 등이 모순됨을 보여 간접적으로 그 결론이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

이충국
1963년생.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 생각하는 수학교실(CMS에듀의 전신) 설립, 세계수학올림피아드 WMO (World Mathematical Olympiad) 부위원장, CMS에듀 대표이사(2003.7~) / 《초등학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똑똑한 수학 공부법》 《엄마도 꼭 알아야 할 똑똑한 수학 공부법》 《잠자는 수학 두뇌를 깨우는 창의사고 수학》 출간
  우리는 추리하는 것을 즐긴다. 추리(推理) 소설, 추리 영화 등과 같은 추리물에서 각종 단서들을 바탕으로 결론을 추리하고 예상과 결과가 일치할 때 짜릿함을 느끼곤 한다. 여기서의 추리는 어떠한 판단을 근거로 삼아 다른 판단을 이끌어 내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논리에서의 ‘추론(推論)’과 동의어이다. 이번 글에서는 ‘추론’의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자.
 
  추론의 한 예로 2002년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공공의 적〉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형사는 부모의 죽음에 슬퍼서 울고 있는 아들이 다리를 떨고 있는 것을 목격한 후 아들이 범인일 것이라고 추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왜 형사는 아들이 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을까?
 
  이번 글의 주제는 이러한 흥미로운 추론을 위한 다양한 추론법을 소개하고 직접 추론해 보는 것이다. 그동안 어려워서 피했던 수학의 증명도 추론을 이용하여 도전해 보기로 하자.
 
 
  추론의 준비단계
 
  여러 가지 추론을 살펴보기에 앞서 필요한 몇 가지 용어에 대해 정리해 보자. 이미 많이 접해 봤을 만한 용어들이다.
 
  1) 명제: 그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문장이나 식
  2) 논증: 명제들이 둘 이상 모여서 어떤 주장을 하는 것
  3) 결론: 주장을 나타내는 명제
  4) 전제: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사용된 명제들
 
  일반적으로 전제 p가 성립하면 결론 q도 성립한다는 조건문을 ‘p→q’의 기호로 나타낸다. 이와 ‘역’ ‘이’ ‘대우’의 관계에 있는 조건문들을 다음 〈그림 1〉같이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q’는 ‘q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주어진 조건문이 참인데 결론이 성립하지 않으면 전제도 성립하면 안 되므로 ‘p→q’가 참이면 그 대우인 ‘~q→~p’도 참이라는 관계가 성립된다. 이는 추론에서 많이 활용되는 관계이다. 단, 역과 이는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추론하기 1 - 연역적 추론
 
  다시 〈공공의 적〉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형사가 내린 결론은 타당한가? 슬퍼서 우는 사람은 다리를 떨지 않는다는 것이 형사의 주장이다. 형사의 주장을 하나의 명제로 보고 p→q의 형태로 놓자.
 
  p: 슬퍼서 우는 사람이다.
  q: 다리를 떨지 않는다.
 
  p→q는 일반적으로 참인 명제이다.
 
  이 명제를 대우인 ~q→~p의 형태로 바꿔보자. 위의 명제의 관계에 따라 대우 명제 또한 참이어야 한다.
 
  ~q: 다리를 떤다.
  ~p: 슬퍼서 우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다리를 떨면 슬퍼서 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영화 속 형사는 이러한 대우 명제를 활용한 추론을 통해 부모가 죽었는데 아들이 슬퍼하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용의자로 지목한 것이다.
 
  이렇게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명제를 전제로 하여 새로운 명제를 결론으로 이끌어내는 추론 방법을 ‘연역법(演繹法)’이라 한다. 연역법의 대표적인 방법이 삼단논법인데, 두 개의 전제를 통해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즉 p→q이고, q→r이면, p→r이 성립하는 것이다. 삼단논법을 이용하여 간단한 수학적 증명을 해보자. 삼단논법은 벤다이어그램을 이용하면 추론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벤다이어그램을 활용하여 다음의 명제를 증명해 보자.
 
[명제1] 마름모는 점대칭 도형이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음의 전제를 사용할 수 있다.
 
  전제1: 모든 평행사변형은 점대칭 도형이다.
  전제2: 모든 마름모는 평행사변형이다.
 
  전제를 벤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는 전제를 각각 벤다이어그램으로 그린 것이고, 〈그림 3〉은 두 벤다이어그램을 하나로 합쳐 그린 것이다.
 
  〈그림 3〉을 보면 평행사변형은 마름모를 완전 포함하고, 평행사변형도 점대칭 도형에 포함되므로 마름모는 점대칭 도형이 된다. 따라서 [명제1]은 참인 명제가 된다. 또한 삼단논법은 이와 같은 논증을 일반화한 것으로 항상 타당성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연역적 추론은 참인 전제로부터 결론을 타당하게 도출하는 추론 방식이다.
 

 
 
  추론하기 2 - 귀납적 추론
 
  앞서 살펴본 연역적 추론을 통한 결론은 전제에서 알고 있는 사실을 통해 도출되기 때문에 결론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전제가 포함하는 사실이 전부다. 다시 말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추론법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비연역적 추론인 귀납적(歸納的) 추론은 결론의 내용이 전제가 포함하는 내용을 넘어선다. 귀납적 추론은 각각의 참인 전제들로부터 일반적인 결론을 예측하는 논증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귀납적 추론의 대표적인 예이다.
 
  〈예1〉
  전제1: 사람 A는 죽었다.
  전제2: B는 죽었다.
  전제3: C는 죽었다.
  전제4: D는 죽었다.
  결론: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귀납적 추론의 함정 1 - 성급한 일반화
 
  미투 운동이 한창인 요즘, 아래의 〈예2〉와 같이 성급한 귀납적 추론의 일반화로 많은 남성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귀납적 추론을 통한 결론일지라도 특수한 사례를 근거로 일반화해선 안 됨을 명심하자.
 
  〈예2〉
  전제1: 미투 사건 A의 가해자는 남자이다.
  전제2: 미투 사건 B의 가해자는 남자이다.
  전제3: 미투 사건 C의 가해자는 남자이다.
  결론: 성추행의 가해자는 모두 남자이다.
 
  논증 방식은 똑같은데 〈예1〉의 결론이 더 타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1〉은 앞의 결론이 더 많은 전제를 뒷받침하고 반례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귀납적 추론이 결론의 참을 확실하게 보증하지 못하지만 귀납법은 우리가 실제로 확인한 것으로부터 확인하지 않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학이나 자연과학에서 애호되는 추론 방법이다.
 
 
  귀납적 추론의 함정 2 - 귀납적 추론과 확률
 
  성급한 일반화와 더불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또 다른 귀납적 추론의 함정이 있다. 바로 귀납적 추론으로 가능성과 확률을 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전을 10번 던진다고 할 때, 5번째까지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앞으로 대부분 뒷면이 나올 것이라 추론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확률이 동일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률이 동일하다면 언제나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은 항상 반반인 50%이다.
 
  또한 현재 타율이 4할 1푼인 어떤 야구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5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오늘 경기에서 안타를 한 번도 치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 선수가 이번엔 안타를 칠 것이라 기대한다. 왜냐하면 안타를 치는 확률이 40% 이상이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율은 현재까지 몇 타석에 들어섰는지, 방어율이 낮은 투수를 상대로 얻은 결과인지 등의 요인들을 모두 고려하여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인간은 생활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비중으로 확률에 근거한 귀납적 추론을 한다. 이러한 귀납적 추론의 오류를 늘 인식하여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추론하기 3 - 귀류법으로 증명하기
 
  수학의 증명에 많이 사용되는 추론은 귀류법(歸謬法)이다. 귀류법은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려 할 때 그 명제의 결론을 부정함으로써 가정(假定) 또는 공리(公理) 등의 모순됨을 보여 간접적으로 그 결론이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간접 추론 방법이다.
 
  귀류법을 이용하여 √2가 유리수가 아님을 증명해 보자.
 
  증명해야 할 명제의 결론을 부정하여 모순을 보이면 된다. 따라서 명제의 부정을 가정하여 증명해야 한다.
 
  가정: √2가 유리수라고 하자.
 
  전제1: 모든 유리수는 분자와 분모가 정수인 기약분수로 표현된다.(단, 분모는 0이 아니다.)
 
  결론: √2=b/a일 때, a와 b는 서로소 관계이다.
 
  따라서 양변을 제곱하면, 2=b2/a2 이므로 2a2=b2이고, b2은 짝수이다.
 
  b2이 짝수이면 b도 짝수이다. 따라서 b2은 4의 배수가 된다.
 
  a2도 짝수이고 a도 짝수이다.
 
  따라서 a와 b 모두 짝수이므로 b/a는 기약분수가 아니다.
 
  전제1에 위배되므로 √2=―b/a는 유리수가 아니다.
 
  증명의 또 다른 추론 방법은 수학적 귀납법이다. 수학적 귀납법은 사실 연역법이다. 일반화를 할 때 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다음의 예를 통해 살펴보자.
 
  n=1일 때 성립한다.
  n일 때 성립한다면 n+1일 때도 성립한다.
  따라서 모든 자연수에 대해 성립한다.

 
  자연수가 이 과정으로 모두 만들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기에 가능한 추론 방법이다.
 
  이렇게 막막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수학적 증명도 귀류법을 이용하여 추론하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완벽하지 않은 추론 - 역설
 
  앞서 배웠던 타당한 추론의 방법으로 참된 명제에서 결론을 찾았는데 그 결론이 모순되는 것을 역설(逆說·paradox)이라 한다. 역설은 반대라는 뜻의 ‘para’와 상식적 견해라는 뜻의 ‘doxa’가 합성된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상식에 거스르는 견해를 뜻한다. 대표적인 몇 가지 역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
 
  아킬레스는 조금이라도 먼저 출발한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아킬레스가 거북이의 위치에 갔을 때, 거북이는 조금이라도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얼핏 들으면 아킬레스의 주장에 문제가 없는 듯하다. 아무리 작은 수여도 무한히 더하면 무한대의 수가 나온다는 가정에서 나온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더해지는 수의 성질을 간과한 잘못된 추론이다. 더해지는 수가 일정하게 작아지는 수는 무한히 더하여도 유한값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등교과 과정에서 배웠던 무한등비급수의 합이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항이 a, 공비(위에서 언급한 일정하게 작아지는 수)가 r인 무한등비수열 a, ar, ar2, ar3, ……에서 무한등비급수는 다음이 성립한다.
 
  a ≠ 0, | r | 〈 1일 때, 무한등비급수는 a/1-r에 수렴한다.
 
  따라서 수렴 값을 지나는 순간 아킬레스의 주장은 모순이 된다.
 
 
  2) 거짓말쟁이 역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에피메니데스(Epimenides)는 크레타인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에피메니데스도 크레타인이었기 때문에 에피메니데스의 주장은 모순이다. 만약 크레타인이 모두 거짓말쟁이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크레타인인 에피메니데스도 거짓말쟁이여야 한다. 하지만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에 에피메니데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모순이다.
 
 
  3) 이발사의 역설
 
  한 마을의 유일한 이발사는 자신이 사는 마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을 이발해 준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이발을 하는 사람은 제외하고. 그렇다면 이 이발사 자신은 어떨까?
 
  이발사가 스스로 이발한다고 할 때, 스스로 이발하는 사람은 제외한 규칙을 어기게 된다. 만약 스스로 이발하지 않는다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를 이발한다는 것을 어기게 된다.
 
  따라서 이발사의 주장은 모순이다.
 
  별거 아닌 논리 같지만 역설의 수학적 성과는 엄청나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수학의 증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추론 방법인 귀류법은 이 역설을 이용하여 탄생한 추론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아직 인간을 넘어서지 못한 분야가 몇 가지 있는데 감정적인 부분과 바로 역설의 모순을 피한 프로그램 처리이다. 컴퓨터 알고리즘에서 각각이 참인 명령을 입력했어도 서로 모순되는 명령이 상충하면 실행을 무한 반복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모순을 피하는 인공지능은 설계되지만 역설의 모순의 원리를 찾고 이를 해결하여 완벽하게 추론하는 것은 아직 인공지능이 침범하지 못한 인간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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