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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석의 山이야기

테시랍차 크로스 1 롤왈링히말~테시랍차~쿰부히말 트레킹

빙하수 냉면 먹으며 白玉 같은 雪稜을 넘다

글 : 한필석  전 《월간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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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리상카(7134m), 체키고(6257m), 초부체(6685m) 등 6000~7000m급 설산들이 즐비
에드먼드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등정 2년 전 초오유 등반 때 넘었던 길
1977년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등정 지원했던 셰르파, 동상으로 손가락 잃고 산장 운영
쿰부히말과 롤왈링히말의 경계를 이룬 테시랍차 패스(5750m)는 거칠었다. 포터들이 마지막 설원 구간을 앞두고 숨을 고르고 있다. 그 옛날 에드먼드 힐러리는 이 험악한 길을 어찌 알고 접어들어섰을까.
  낯선 곳에 들어선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가이드북과 개념도를 통해 길과 마을, 산 이름을 익히고 사진을 통해 그곳 설산(雪山) 몇 개를 본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 상태로 히말라야 깊은 골짜기로 들어섰다. 묘했다. 야크·양·염소와 뒤섞여 사는 사람들의 거처는 칙칙했다. 주변은 달랐다. 설봉(雪峯)은 유난히 빛나고, 거벽(巨壁)은 섬뜩할 만큼 위압적이었다.
 
  롤왈링히말(Rolwaling Himal)은 우리나라 트레커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군(山群)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가 솟아오른 쿰부히말(Khumbu Himal)과 붙어 있는 이 산군은 네팔 히말라야를 대표하는 가우리상카(7134m) 외에 체키고(6257m), 초부체(6685m)와 같은 6000~7000m급 설산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설봉들이 운집한 롤왈링계곡을 따라 테시랍차(5750m)를 넘어 쿰부히말의 타메(3800m)를 거쳐 남체(3400m)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1953년 봄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 정상에 올라선 에드먼드 힐러리가 그 이태 전 전초전 삼아 나선 초오유 원정 때 넘었던 길이다.
 
 
  원시 세계에 솟은 神山 가우리상카
 
아침 햇살에 수채화 같은 정취를 자아내는 시미가온.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한나절 거리인 쳇쳇(1450m)에서 성벽처럼 가파른 길 따라 시미가온(2000m) 윗마을(아래 마을과 표고차 150m) 로지에 도착하자 여주인은 신났다. 시즌(2010년 봄) 첫 손님이었다. 주전자를 화덕 위에 얼른 올리며 “밀크티 마시겠느냐, 블랙티 마시겠느냐?”며 싱글벙글한다(물론 다 계산한다).
 
  얼마 지나 황원선·최준회씨와 함께 로지에 도착한 쿡(cook) 펨바 셰르파는 가슴에 품고 온 닭을 노련한 솜씨로 잡더니 백숙을 만들어 저녁 메뉴로 내놓는다.
 
  이튿날, 햇살이 내리쬐자 시미가온은 엊저녁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누렇던 감자밭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너와집들은 고풍스럽고 주민들 표정엔 정감 넘친다. 티베트 쪽 무명봉(無名峯)들은 정수리를 버쩍 치켜세운 채 반짝인다(가우리상카 산줄기는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국경을 이룬다). 히말라야에 와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다.
 
  골짜기로 들어서자 네팔 국화(國花) 랄리구라스 빨간꽃 흰꽃이 반기고 짙푸른 이끼 덮인 산길은 원시 세계로 들어서는 듯 묘하다. 숲을 뚫고 솟구친 가우리상카가 단연 압권이다. ‘신(神)들의 거처’다 싶을 만큼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어제와 달리 여유로운 날이다. 점심 때 머리도 감고, 따스한 햇살도 즐기며 여유를 부린다.
 
베딩으로 향하는 협곡 끝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우리상카.
  길디긴 오르막이 해발 2900m 고지까지 이어진다. 오늘 야영지인 샤크파카르카에서 바라보이는 체키고와 일행의 목표인 파르차모(Parchamo·6273m)의 높이는 엇비슷하다. 골짜기 끝에 솟구친 체키고가 눈에 들어오자 고산(高山)등반 경험이 없는 일행 모두 얼굴이 어두워진다. 특히 최준회씨는 “낮에 머리 감은 게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며 고소증을 걱정한다. 해발 2760m, 이제 시작인데….
 
  이튿날 해발 3000m를 넘어서자 풍광이 다시 변한다. 한층 좁아진 골짜기 끝으로 체키고가 다시 솟구치고 왼쪽으로 가우리상카 남벽이 아름답고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가우리상카는 시바신의 현신(現身) 가우리(남봉·7010m)와 황금 여신의 현신 상카(북봉·7134m) 2개 봉으로 이루어졌다. 1979년 봄 미국의 유명 산악인 존 로스켈리가 상카를 초등(初登)했고, 그해 가을 영국 클라이머 피터 보드맨 팀이 서릉을 통해 가우리를 초등했다. 한국은 1985년 겨울 진주 마차푸차레산악회가 남서릉을 통해 정상에 올라섰다
 
  펨바의 음식 솜씨는 가정주부보다 나을 정도다. 점심 메뉴로 물냉면을 내놓았다. 히말라야 산중에서 냉면을 먹는다는 것은 호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면은 차가운 빙하수(氷下水)로 씻을 수밖에 없고 육수 역시 빙하수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가 많다. 배탈 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식사 후 고도 100m를 올려치니 산길은 완경사 테라스로 올라선다. 지(支)계곡 따라 물을 흘리는 폭포를 구경하며 출렁다리를 건넌 다음 언덕배기를 올라서자 널찍한 평원이 펼쳐지고 절벽 아래 계단식 돌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베딩이다. 윗마을 나가온(4180m)과 합치면 65가구에 500여 명이 거주한다는 베딩은 이 일원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롤왈링계곡 마지막 마을인 베딩에서 만난 야크. 고지대에서 사는 짐승으로 살아서는 젖과 고기, 죽어서는 가죽을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개울가에는 시커먼 야크들이 어슬렁거리며 풀을 뜯고 민가 텃밭 주변에는 염소들이 귀여운 새끼들을 이끌고 저녁 먹거리를 찾아 기웃거린다. 마을 한가운데에서 누군가 팔을 휘젓는다. 다와다. 하얀 염소를 끌어안고 있다. 오늘 스태프들을 위한 희생양이다.
 
  쿡 펨바가 안내한 로지에 들어서자 널찍한 마룻바닥 한쪽 진열대에 옷이 개어져 있고 맞은편에 부처를 모신 제단이 있다. 주인 나왕 텐징 셰르파(2010년 당시 45세)는 에베레스트(8회)를 비롯, 8000m급 고봉을 14회 등정했다는 클라이밍 셰르파이다.
 
  키친보이와 포터들은 염소를 보자 얼굴이 환해진다. 하지만 염소는 ‘제발 살려달라’ 절규한다. 오늘은 염소고기 특식 날이다. 우리의 짐을 나르는 포터와 식사를 담당한 쿡과 키친보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해 염소고기 파티를 여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 저녁 밥상에도 염소 수육에 내장 볶음, 갈비까지 나온다. 좋은 안주에 술이 곁들여지지 않을 수 없는 일. 하지만 히말라야가 초행인 최준회씨와 몸 관리에 철저한 양효용씨는 술을 마시려 하지 않고, 그 덕에 ‘야크 황’ 황원선씨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고상돈 에베레스트 등정 지원했던 셰르파
 
일행 세 사람이 나가온으로 향하다 커다란 바윗덩이 그늘 아래서 쉬고 있다.
  300년 전부터 티베트와 타메에서 넘어온 이들이 살고 있는 베딩은 새날을 맞아 활기가 넘친다. 가우리상카 또한 변신한다. 장벽 같던 산이 2개의 피크에서 3개의 설봉으로 바뀌고, 3개의 설봉을 거대한 동벽이 떠받치고 있다. 산은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감동케 한다.
 
  빙하를 치맛자락처럼 늘어뜨린 장벽을 끼고 걷는다. 왼쪽은 체키고~바몽고(6400m)~캉나추고(6735m)로 이어지는 대장벽이요, 오른쪽은 얄룽리(5630m)와 추키마고(6259m) 2개 봉이 형성한 거대한 사면(斜面)이다.
 
  베딩 출발 3시간 만에 도착한 나가온에는 돌멩이와 야크똥을 뒤섞어 벽을 쌓고 너와나무나 생철 지붕을 인 가옥들이 부락을 이루고 있다. 썰렁한 마을에는 오색 룽다(티베트불교의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 곳곳으로 퍼져 모든 중생이 해탈에 이르라는 히말라야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깃발) 펄럭이는 소리와 까마귀 우짖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나가온에서 로지를 운영하는 도르지 락파 셰르파 부부. 도르지 씨는 1977년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에 참가, 손가락 8개를 잃었다 한다.
  허름한 집에서 늙수그레한 노인이 뛰어나오며 반긴다. ‘롤왈링 마운틴 리조트’ 주인 도르지 락파 셰르파(2010년 당시 54세)는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8개가 동상으로 한 마디 이상씩 잘려 나간 상태인데도 이튿날 헤어질 때까지도 시종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반겨 주었다.
 
  그는 1977년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참가, 고상돈 대원이 정상에 오를 때 사용한 산소통을 마지막 캠프까지 올려주고, 제3캠프(7300m)로 내려가다가 손가락이 동상에 걸렸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이 이루어지기까지 현지인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과 노고가 있었던 것이다.
 
  포터들과 손짓 발짓 섞어 가며 노닥거리다가 아침나절 지나친 라마사원이 떠올라 발길을 돌렸다. 오를 때와 내려갈 때 풍광이 다르다. 골짜기는 오히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절벽 위에 올라앉은 사원은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 한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등은 흰색이요, 꼬리는 보랏빛. 네팔 국조(國鳥) 단테(Dante)다. 경외스런 풍광의 사원 기슭은 온통 측백나무 숲이다. 향이 피어나는 사원이란 뜻인가. 그 위로 치솟은 바위절벽 중턱에 고색창연한 빛을 띤 라마사원이 올라앉아 있다.
 
  사원은 텅 빈 상태. 수도처 같은 분위기다. 곳곳에 걸린 퇴색한 룽다가 바람에 펄럭여 분위기는 한층 고풍스럽고, 동쪽 멀리 초롤파(4540m) 빙하호수 양옆 장벽과 설벽은 영롱한 빛으로 반짝인다.
 
  사원을 내려설 무렵 눈발이 날린다. 서설(瑞雪)인가 싶어 발걸음이 가벼웠으나 저녁 식사 후 다와에게 물어보니 “서쪽 하늘이 좋으면 다음 날 동쪽 하늘이 맑다”고 한다. 서쪽 하늘이 시커멓다. 테시랍차에 올라설 때까지 나흘만 좋으면 되는데….
 
  다행히 이튿날은 환상적인 날씨다. 하늘은 코발트빛, 그 하늘을 향해 솟구친 설산들은 보석처럼 빛난다.
 
  초롤파 퇴석 언덕이 다가오자 골짜기 끄트머리로 또 다른 설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숨을 몰아쉬며 초롤파댐 중턱에 올라서자 피라미드 형상으로 솟은 캉나추고는 암봉들과 장벽을 이루고, 그 우측 뒤로 6000m대 암봉들이 기운차게 솟구쳐 있다.
 
해발 4500m 고지에 올라서자 신천지가 펼쳐졌다. 빙하호수 초롤파는 얼음과 하얀 눈에 덮인 채 눈부시도록 반짝였고, 주변 설산들은 하늘을 찌를 기세로 솟구쳤다.
  둑 위로 올라서자 별천지다. 초롤파는 어마어마한 빙하호수다. 흰눈 덮인 호수 양옆으로 초보제(6689m)와 드라그케르고(6793m)가 솟고, 로비아그페라고샤르(6729m)~비그페라고눕(6666m) 연봉이 뭉게구름처럼 떠오른다. 파르차모는 지도상 비그페라고샤르(6729m) 왼쪽에 솟아 있으나 보이지 않는다.
 
  호숫가 한쪽에 수로가 나 있고 관리소도 있다. 히말라야는 곳곳에 빙하호(氷河湖)의 붕괴 위험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급속히 녹아 내린 빙하수가 스며들면서 수압(水壓)에 못 이겨 둑이 무너지고 그 아랫마을이 급류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다와는 “4월부터 관리소에 사람이 머물며 수위가 높다고 판단될 경우 나가온과 베딩 일원의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린다”고 한다.
 
  초롤파 일원의 아름다운 풍광에 한동안 빠져 있다가 둑 위로 올라섰다. 불현듯 59년 전 이곳을 지났을 힐러리경(卿)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초롤파 역시 탐험 대상이었을까? 호수 뒤편 거대한 설산 역시 도전 대상이었을까? 갑자기 하늘에서 눈이 휘날리기 시작하더니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우리 앞에 엄청난 도전의 대상이 나타나려는 것일까.
 
  저녁 8시경 천둥과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새 눈이다. 새벽 3시경 눈이 그치고 하늘에 간간이 별이 보인다. 눈이 발목을 덮을 정도로 쌓였다. 이런 경우 대개 포터들이 춥고 힘들다고 엄살을 부리기 마련이다. 한데 뜻밖이다. 키친보이 템바 셰르파는 모닝 티를 건네주며 “아름다운 아침”이라 한다. 양효용씨는 “그림 대회에 나가는 꿈을 꾼 걸 보면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한다.
 
 
  혀가 빠지도록 진을 빼는 퇴석 지대와 절벽 길
 
초롤파 둑 아래 위치한 캠프장. 티숍과 취사장이 갖춰져 있다.
  오늘은 험난한 사태(沙汰) 지대와 힘겨운 퇴석(堆石) 지대를 넘어서야 한다. 그런데도 새로 내린 눈에 덮인 히말라야는 감동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다. 백옥 같은 설원을 이룬 초롤파 너머 초부체 남벽에는 구름이 솜사탕처럼 붙어 있고, 그 뒤로 거대한 설산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캠프 출발 1시간 만에 테라스 지대에 올라선다. 표고 200m 이상 높였다. 이제 내일 오를 세락(빙탑지대·氷塔地帶)과 테시랍차에서 등반할 파르차모 설릉(雪稜)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빙하로 내려선다. 고도 4620m. 200m 이상 올라섰다 하여 좋아했는데 원위치했다. 수많은 둔덕이 형성되어 있는 퇴석 지대는 보기만 해도 질린다. 퇴석 지대를 흘러내리는 부연 빙하수를 떠 네팔식 라면을 끓여 허기진 뱃속에 집어넣는다. 눈발이 날린다. 처량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차갑게 식은 김밥과 셔벗 같은 사과를 먹다가 따뜻한 라면 국물이 들어가자 속이 따뜻해지면서 살 만하다 싶어진다.
 
  오후 4시, 해발 4800m대에 올라서자 포터들이 싸락눈을 피해 오버행 바위 아래 앉아 있다. 주변에 캠프사이트도 많고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 있다. 쿠나 캠프(Kuna Camp)? 오늘 캠핑 장소인데 안내판이 서 있지 않으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거친 퇴석지대를 가로지르며 테시랍차를 향해 오르는 포터들.
  오후 3시경 “로프를 깔기 위해 먼저 가겠다”던 사다 다와가 세락 뒤로 이어지는 설사면 끝에서 손을 흔들어댄다. 테시랍차로 가는 길은 어마어마한 세락 왼쪽 바위절벽으로 나 있었다. 좌측으로 눈가루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절벽 길은 미끄러지는 날이면 100여m 아래 빙하로 떨어지는 위험한 구간이다.
 
  고정볼트에 설치해 놓은 로프에 의지해 20m쯤 횡단한 후 짤막한 크랙과 절벽 길을 따라 40m쯤 오르자 바위 지대, 멋진 조망대다. 하지만 일행의 컨디션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포터들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몸놀림이 더디고 텐트 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바람이 윙윙 불어대고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텐트 안은 아늑하기 그지없다.
 
  사다가 텐트 문에 얼굴을 들이밀며 포터들이 아프다고 한다. 비상약통 들고 가짜 의사 노릇 하러 왕진을 나선다. 그래 봤자 머리 아픈 사람에게 두통약, 콧물 흘리면 감기약, 무릎이나 허리 아프면 파스를 붙여 주거나 소염진통 효과가 있는 크림을 발라 주는 정도에 약값을 따로 받는 것도 아니니 악덕 의사는 아닐 게다.
 
  저녁을 먹고 나자 눈보라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잠잠해지고 달이 떠오른다. 이틀 후면 테시랍차에서 파르차모 등반이 시작되는데…. 설사면? 설벽? 세락? 정상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상상하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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