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에서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그리고 주민들 간의 연일 찬반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무덥다는 금년 여름의 무더위와 겹쳐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사드의 전자파 문제가 명쾌하게 해명된 지금도 여전히 야당과 종북(從北) 세력, 그리고 일부 여당 의원들조차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갤럽의 8월 여론조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비율이 56%대 31%로 7월의 50%대 32%보다 찬성이 6%포인트 증가하고 반대가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대다수 국민의 의사와는 달리 사드 배치를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안위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정쟁거리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알면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왜 발생했는지를 냉철하게 반성해 보면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카고 대학의 현실주의적 국제정치학의 대가인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강대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가를 이용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이 지구상에서 이름이 없어졌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106년 전 강대국들의 파워게임으로 나라를 빼앗겨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졌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망각하며 국가의 안위보다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정쟁을 일삼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의 주장을 되새기면서, 우리는 또다시 중국과 일본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무서운 기세로 한반도를 요리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망명한 고(故) 황장엽 비서도 평소에 “남한이 지역감정과 여야 간의 정쟁, 그리고 남남(南南) 갈등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북통일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걱정을 토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그리고 화생방 무기 등으로 무장하여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 무장해제한 상태에서 북한의 침략을 기다리고 있는 양상을 나타내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모를 리 없는데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를 미국의 대(對)중국 탐지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해상 및 위성 레이더 등으로 중국 전역의 미사일 배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 배치되어 있는 X-밴드 레이더로도 중국을 안방같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로 한·미·일 삼각동맹의 강화, 중국의 팽창정책 저지, 그리고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개입정책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이다.
최근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주장과 남중국해 진출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覇權)을 추구하려는 정책의 하나라고 봐야 하며, 최소한 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저지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국이 사드 배치를 통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충분한 명분과 이유가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남한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최소한의 자위적(自衛的) 조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 문제로 우리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 주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드 배치나 한미동맹 강화 등은 북한 태도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 북한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이 강력한 압박수단을 사용하여 북한을 비핵화시킨다면 우리도 사드 같은 것을 배치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중국과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에 할 수 있는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적 차원의 대응이며, 중국과는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소통을 통한 타협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사드 배치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9월 5일 항저우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의한 바와 같이 한·미·중 3자가 전략적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한국갤럽의 8월 여론조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비율이 56%대 31%로 7월의 50%대 32%보다 찬성이 6%포인트 증가하고 반대가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대다수 국민의 의사와는 달리 사드 배치를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안위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정쟁거리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알면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왜 발생했는지를 냉철하게 반성해 보면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카고 대학의 현실주의적 국제정치학의 대가인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강대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가를 이용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이 지구상에서 이름이 없어졌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106년 전 강대국들의 파워게임으로 나라를 빼앗겨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졌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망각하며 국가의 안위보다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정쟁을 일삼고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의 주장을 되새기면서, 우리는 또다시 중국과 일본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무서운 기세로 한반도를 요리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망명한 고(故) 황장엽 비서도 평소에 “남한이 지역감정과 여야 간의 정쟁, 그리고 남남(南南) 갈등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북통일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걱정을 토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그리고 화생방 무기 등으로 무장하여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 무장해제한 상태에서 북한의 침략을 기다리고 있는 양상을 나타내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모를 리 없는데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를 미국의 대(對)중국 탐지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해상 및 위성 레이더 등으로 중국 전역의 미사일 배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 배치되어 있는 X-밴드 레이더로도 중국을 안방같이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로 한·미·일 삼각동맹의 강화, 중국의 팽창정책 저지, 그리고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개입정책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이다.
최근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주장과 남중국해 진출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覇權)을 추구하려는 정책의 하나라고 봐야 하며, 최소한 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저지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국이 사드 배치를 통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충분한 명분과 이유가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남한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최소한의 자위적(自衛的) 조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 문제로 우리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 주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드 배치나 한미동맹 강화 등은 북한 태도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 북한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이 강력한 압박수단을 사용하여 북한을 비핵화시킨다면 우리도 사드 같은 것을 배치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중국과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에 할 수 있는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적 차원의 대응이며, 중국과는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소통을 통한 타협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사드 배치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9월 5일 항저우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의한 바와 같이 한·미·중 3자가 전략적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