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빈슨 크루소 스토리와 전체적인 구성이 비슷해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로 불리는 영화 〈마션〉
⊙ 영화를 위해 현재 6개월째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朴興津
⊙ 71세. 서울대 사범대 독어교육과 졸업.
⊙ 《한국일보》 기자, 인천과 이천서 교직. 《미주한국일보》 부장·편집국장 역임.
現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LA영화 비평가협회(LAFCA) 회원.
⊙ 영화를 위해 현재 6개월째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朴興津
⊙ 71세. 서울대 사범대 독어교육과 졸업.
⊙ 《한국일보》 기자, 인천과 이천서 교직. 《미주한국일보》 부장·편집국장 역임.
現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LA영화 비평가협회(LAFCA) 회원.
- 맷 데이먼의 신작인 우주모험영화 〈마션〉.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흥미 있고 지적인 우주모험영화 〈마션(The Martian)〉의 주인공 맷 데이먼(45)과의 인터뷰가 지난 9월 1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있었다. 맷 데이먼은 영화에서 동료 우주인들과 함께 화성탐사를 갔다가 달랑 혼자 남게 된 뒤 온갖 기지와 생존술을 동원해 구출 받을 때까지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우주인 마크 와트니로 나온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로도 불린다.
짧은 머리에 간편한 셔츠 차림의 데이먼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질문에 대답했는데 그를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은 점은 그가 도무지 수퍼스타 티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약간 수줍어하는 미소와 함께 소박하고 정이 가는 태도가 바로 이웃집에 사는 마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서 아주 편하다. 그래서 그는 필자가 속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 회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소감은 어땠습니까.
“난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처럼 우주인 노릇 하기를 즐겼지요. 그러나 내가 각본을 읽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마크의 유머가 있는 성격이었습니다. 내가 느낀 도전은 어떻게 하면 원작인 책의 유머와 마크가 처한 위험을 함께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영화를 흥분감으로 가득 채우면서 아울러 낙천적이요 재미 있게 만든다는 도전이었지요.”
—마크는 고립과 동거하며 사는 셈인데, 당신과 혼자 있는다는 것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완전히 고립된 상황에 처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에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지금 난 아이가 넷이나 돼 화성에서 시간을 좀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의 난 좀처럼 혼자 있는 경우가 없어요. 일을 할 때도 우리 가족은 함께 여행하지요. 혼자 있었을 때를 찾는다면 내가 LA에서 배우가 되려고 애쓸 때라고 하겠습니다. LA는 고독을 아주 쉽게 느낄 수가 있는 곳입니다. 특히 실직자일 경우는 더하지요. 따라서 내가 혼자 고립됐을 때를 찾으려면 과거로 돌아가야 합니다.”
—고독의 느낌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요.
“그냥 마주 대하는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말하자면 지금 할리우드에는 고독에 시달리는 배우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따라서 서로 친구가 돼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고독에 대처하는 한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과학에 바치는 戀書”
—마크는 생존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재활용하는데 당신도 실제로 그렇습니까. 그리고 또 마크는 아주 숫자와 수학에 능한데 당신도 그런 것에 능한지요.
“우린 철저히 모든 것을 재활용합니다. 이 영화는 지능과 셈에 관한 것이기도 해서 난 각본을 쓴 드루 고다드에게 이 영화는 과학에 바치는 연서라고 말했지요. 이 영화는 지능과 용감하면서도 똑똑한 사람들에 대한 찬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난 우리나라가 점점 더 멍청해 가고 있는 요즘 이런 영화를 내놓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숫자와의 관계를 말하자면 마크만은 못하나 그런대로 괜찮아요. 팁계산도 잘해요. 그런 정도입니다.”
—당신이 마크라면 동료 우주인들이 당신이 죽은 줄 알고 지구로 귀환한 것이 더 나쁩니까, 아니면 화성에서 생존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더 나쁩니까.
“혼자 남게 됐구나 하고 처음에 깨달았을 때가 가장 나쁜 순간이라고 봅니다. 그 후로는 마크가 아주 치밀하게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 나가고 또 언제나 뭔가 할일들이 있기 때문에 혼자 있어도 미칠 지경은 아니라고 봅니다.”
—당신은 세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도 아주 가깝고 또 손수 그들의 일도 돕는데 어떻게 그들과 그렇게 친합니까.
“세트에 가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요. 그래서 오히려 세트에 가면 긴장이 풀려요. 또 리들리같이 훌륭한 감독은 늘 각자로 하여금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마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분위기지요. 또 세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영화에서도 만나기 때문에 아주 가깝게 됩니다. 그런 협조적 분위기에서는 최선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처음 배우가 됐을 땐 외톨이처럼 행동했으나 이젠 다릅니다.”
—살면서 완전한 고독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요.
“생각하면 우스운데, 난 이 영화와 바로 전의 〈인터스텔라〉에서 모두 엄청난 고독을 경험했지요. 그러나 실제론 그렇게까지 격심한 고독을 겪어 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크는 계속해 지상의 카메라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이 관찰되기 때문에 로빈슨 크루소보다는 덜 고독한 셈입니다. 또 마크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스스로도 카메라에 기록으로 남기면서 훗날의 우주인들이 그것을 보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고독이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크는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터득하고 또 과학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삶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전신 나체 역은 헝가리 사람이 대역
—마크는 자신과 동료 우주인들의 인분으로 감자를 재배하는데 당신은 어느 감자요리를 좋아합니까. 그리고 감자 키울 줄 압니까.
“으깬 감자요. 추수감사절에도 그걸 먹어요. 이 영화 덕분에 감자 재배법을 배웠지요. 촬영장 바로 옆에 감자밭을 만들어 놓고 감자를 키웠지요. 속성 감자재배법입니다. 따라서 난 이제 감자를 재배할 줄 압니다.”
—당신의 전신 나체 모습은 대역이 했는데 당신 뜻입니까.
“내 뜻이 아닙니다. 원래는 내가 체중을 줄일 예정이었으나 그렇게 하면 다음 장면을 위해 다시 체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제작상 쉬운 일이 아닙니다. 화성 외부 장면은 요르단에서 찍고 화성의 우주인 거처 장면은 헝가리에서 찍었는데 내 대역은 그래서 헝가리 사람입니다. 그러나 난 감독이 허락했다면 나체로 나올 의향이 있습니다.”
—마크는 영화에서 탐사팀장(제시카 채스테인)이 가져온 디스코 음반을 들으면서 끔찍한 음악이라고 인상을 쓰는데 당신은 어떻습니까. 또 영화에 데이빗 보위 노래가 나오는데 그를 만난 적이 있는지요.
“나도 딱 마크가 좋아하는 만큼만 디스코 음악을 좋아합니다. 보위는 못 만났어요. 누가 내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스코 노래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 윌 서바이브’라고 말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실종 스토리로 구성한 영화인데 역시 실종에 관한 얘기인 당신이 나온 〈인터스텔라〉와 비슷하다고 봅니까.
“난 〈라이언 일병 구출작전〉을 생각했습니다. 둘은 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목숨을 내거는 일이 과연 값어치가 있는 것이냐를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둘 다 한 사람의 생명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마찬가지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대답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비록 재난의 영화이기도 하나 또 한편으로는 매우 희망적이요 낙천적입니다.”
—마크는 자기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는데 당신도 그런 의료기술이 있습니까.
“난 아직 그렇게까지 심각한 경우를 당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내 세 아이가 동시에 구토를 하는 것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마크 것만은 못하지요.”
—리들리 스콧과 일한 경험은 어떤지요.
“그는 배우들로 하여금 자기 하고픈 대로 하라고 놔두는 감독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에 들면 그것을 키우는 식입니다. 그러곤 배우에게 다가가서 ‘거참 좋은 아이디어다. 아주 잘했어’라고 말하지요. 그는 배우들이 스스로 운전을 하게 하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면 시정해 주는 감독입니다.”
—요즘같이 로봇이 모든 것을 하는 때에 왜 화성에 로봇을 보내지 않고 인간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탐험 때문이지요. 그리고 나는 우리 인간들이 언젠가는 지구에서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혹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어린아이들도 볼 수 있는 것인데 당신도 그것이 기쁩니까.
“네, 그래요. 내 17세 난 딸이 오늘 영화 프리미어에 옵니다. 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든 것이 아주 흥분됩니다. 사실 난 그동안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이나 제트추진연구소 직원들에게 자문을 했는지요.
“네, 그들은 기술적인 면에서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책을 쓴 앤디 위어의 기본 착상은 고도로 훈련을 받은 우주인이 과연 혼자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질문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답을 해 갑니다. 그들은 아직 영화같이 인간이 화성에는 못 갔지만 불원간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인분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법과 우주에서 인간의 몸이 받는 영향 등 모든 것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나는 역을 위해 현재 우주정거장에 6개월째 체류하고 있는 우주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영화에는 많은 기술적·과학적 용어가 있어 잘 이해를 못하겠는데 당신은 다 이해했는지요.
“마크는 공기와 음식과 물 등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기 때문에 나도 내가 작업하고 말해야 하는 것은 다 이해했습니다. 책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으나 보통사람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도 사실 NASA 직원들의 전문용어는 이해하기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로켓과학자들의 용어인 만큼 별수 없지요. 우리하곤 다르지 않습니까.”
“난 과학자보다는 예술가”
—학교 다닐 때 과학 성적이 어땠는지요.
“난 좋은 과학자가 못 됩니다. 난 과학자보다는 예술가인 편이지요.”
—당신의 일상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요.
“내 아이들과 아내입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순진한 눈으로 보는 것을 보면 참담한 경우에도 희망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로 인해 나는 스스로를 재충전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게 됩니다.”
—다시 제이슨 번 역을 맡게 된 소감은 어떤지요.
“역을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트레이닝을 많이 했습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첫 장면에서 내 모습이 볼썽사나우면 영화는 끝장이라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내가 육체적으로 완벽하기를 원했습니다. 나긋나긋하면서도 강인한 몸을 만들기 위해 많은 훈련을 받았지요. 지금 1주일간의 촬영을 마쳤는데 굉장합니다. 다시 폴과 함께 일하면서 옛 역을 맡으니 아주 좋군요. 우린 함께 3편의 번시리즈를 만들었지요. 이제 또 다른 한 편을 만들자니 흥분이 되네요. 아주 좋은 작품 만들 준비가 돼 있습니다. 내년 7월에 개봉합니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지나 난 잿빛 머리를 하고 나옵니다.”
—왜 할리우드의 남자배우가 여자배우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받는다고 생각합니까.
“잘 모르겠네요. 출연료는 변화가 심하고 최근 할리우드의 장사가 다소 침체하면서 출연료도 많이 깎였어요. 내 출연료도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바른 대답을 할 수가 없군요. 영화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출연료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기준이 없습니다. 그것은 각자가 관객들에 의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 하는 데 달렸다고 봅니다. 이젠 DVD시장이 없는 셈입니다. 따라서 출연료 지불 구조가 지난 10년간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나보다 더 많이 받는 여배우도 있지요. 모든 것은 시장에 달렸다고 봅니다.”
—스콧 감독은 카메라를 여러 대 쓰는 것으로 아는데요.
“동시에 4대의 카메라를 사용했어요. 다각도에서 찍는데 장면 구성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4대로 찍은 모든 장면이 완벽해요. 그는 그 장면들을 영화에 다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는 촬영을 하면서 편집을 합니다.”⊙
짧은 머리에 간편한 셔츠 차림의 데이먼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질문에 대답했는데 그를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은 점은 그가 도무지 수퍼스타 티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약간 수줍어하는 미소와 함께 소박하고 정이 가는 태도가 바로 이웃집에 사는 마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서 아주 편하다. 그래서 그는 필자가 속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 회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소감은 어땠습니까.
“난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처럼 우주인 노릇 하기를 즐겼지요. 그러나 내가 각본을 읽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마크의 유머가 있는 성격이었습니다. 내가 느낀 도전은 어떻게 하면 원작인 책의 유머와 마크가 처한 위험을 함께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영화를 흥분감으로 가득 채우면서 아울러 낙천적이요 재미 있게 만든다는 도전이었지요.”
—마크는 고립과 동거하며 사는 셈인데, 당신과 혼자 있는다는 것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완전히 고립된 상황에 처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에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지금 난 아이가 넷이나 돼 화성에서 시간을 좀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의 난 좀처럼 혼자 있는 경우가 없어요. 일을 할 때도 우리 가족은 함께 여행하지요. 혼자 있었을 때를 찾는다면 내가 LA에서 배우가 되려고 애쓸 때라고 하겠습니다. LA는 고독을 아주 쉽게 느낄 수가 있는 곳입니다. 특히 실직자일 경우는 더하지요. 따라서 내가 혼자 고립됐을 때를 찾으려면 과거로 돌아가야 합니다.”
—고독의 느낌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요.
“그냥 마주 대하는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말하자면 지금 할리우드에는 고독에 시달리는 배우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따라서 서로 친구가 돼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고독에 대처하는 한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과학에 바치는 戀書”
—마크는 생존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재활용하는데 당신도 실제로 그렇습니까. 그리고 또 마크는 아주 숫자와 수학에 능한데 당신도 그런 것에 능한지요.
“우린 철저히 모든 것을 재활용합니다. 이 영화는 지능과 셈에 관한 것이기도 해서 난 각본을 쓴 드루 고다드에게 이 영화는 과학에 바치는 연서라고 말했지요. 이 영화는 지능과 용감하면서도 똑똑한 사람들에 대한 찬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난 우리나라가 점점 더 멍청해 가고 있는 요즘 이런 영화를 내놓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숫자와의 관계를 말하자면 마크만은 못하나 그런대로 괜찮아요. 팁계산도 잘해요. 그런 정도입니다.”
—당신이 마크라면 동료 우주인들이 당신이 죽은 줄 알고 지구로 귀환한 것이 더 나쁩니까, 아니면 화성에서 생존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더 나쁩니까.
“혼자 남게 됐구나 하고 처음에 깨달았을 때가 가장 나쁜 순간이라고 봅니다. 그 후로는 마크가 아주 치밀하게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 나가고 또 언제나 뭔가 할일들이 있기 때문에 혼자 있어도 미칠 지경은 아니라고 봅니다.”
—당신은 세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도 아주 가깝고 또 손수 그들의 일도 돕는데 어떻게 그들과 그렇게 친합니까.
“세트에 가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요. 그래서 오히려 세트에 가면 긴장이 풀려요. 또 리들리같이 훌륭한 감독은 늘 각자로 하여금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마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분위기지요. 또 세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영화에서도 만나기 때문에 아주 가깝게 됩니다. 그런 협조적 분위기에서는 최선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처음 배우가 됐을 땐 외톨이처럼 행동했으나 이젠 다릅니다.”
—살면서 완전한 고독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요.
“생각하면 우스운데, 난 이 영화와 바로 전의 〈인터스텔라〉에서 모두 엄청난 고독을 경험했지요. 그러나 실제론 그렇게까지 격심한 고독을 겪어 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크는 계속해 지상의 카메라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이 관찰되기 때문에 로빈슨 크루소보다는 덜 고독한 셈입니다. 또 마크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스스로도 카메라에 기록으로 남기면서 훗날의 우주인들이 그것을 보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고독이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크는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터득하고 또 과학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삶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전신 나체 역은 헝가리 사람이 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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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션〉의 주연 맷 데이먼과 필자. |
“으깬 감자요. 추수감사절에도 그걸 먹어요. 이 영화 덕분에 감자 재배법을 배웠지요. 촬영장 바로 옆에 감자밭을 만들어 놓고 감자를 키웠지요. 속성 감자재배법입니다. 따라서 난 이제 감자를 재배할 줄 압니다.”
—당신의 전신 나체 모습은 대역이 했는데 당신 뜻입니까.
“내 뜻이 아닙니다. 원래는 내가 체중을 줄일 예정이었으나 그렇게 하면 다음 장면을 위해 다시 체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제작상 쉬운 일이 아닙니다. 화성 외부 장면은 요르단에서 찍고 화성의 우주인 거처 장면은 헝가리에서 찍었는데 내 대역은 그래서 헝가리 사람입니다. 그러나 난 감독이 허락했다면 나체로 나올 의향이 있습니다.”
—마크는 영화에서 탐사팀장(제시카 채스테인)이 가져온 디스코 음반을 들으면서 끔찍한 음악이라고 인상을 쓰는데 당신은 어떻습니까. 또 영화에 데이빗 보위 노래가 나오는데 그를 만난 적이 있는지요.
“나도 딱 마크가 좋아하는 만큼만 디스코 음악을 좋아합니다. 보위는 못 만났어요. 누가 내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스코 노래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 윌 서바이브’라고 말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실종 스토리로 구성한 영화인데 역시 실종에 관한 얘기인 당신이 나온 〈인터스텔라〉와 비슷하다고 봅니까.
“난 〈라이언 일병 구출작전〉을 생각했습니다. 둘은 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목숨을 내거는 일이 과연 값어치가 있는 것이냐를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둘 다 한 사람의 생명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마찬가지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대답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비록 재난의 영화이기도 하나 또 한편으로는 매우 희망적이요 낙천적입니다.”
—마크는 자기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는데 당신도 그런 의료기술이 있습니까.
“난 아직 그렇게까지 심각한 경우를 당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내 세 아이가 동시에 구토를 하는 것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마크 것만은 못하지요.”
—리들리 스콧과 일한 경험은 어떤지요.
“그는 배우들로 하여금 자기 하고픈 대로 하라고 놔두는 감독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에 들면 그것을 키우는 식입니다. 그러곤 배우에게 다가가서 ‘거참 좋은 아이디어다. 아주 잘했어’라고 말하지요. 그는 배우들이 스스로 운전을 하게 하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면 시정해 주는 감독입니다.”
—요즘같이 로봇이 모든 것을 하는 때에 왜 화성에 로봇을 보내지 않고 인간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탐험 때문이지요. 그리고 나는 우리 인간들이 언젠가는 지구에서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혹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어린아이들도 볼 수 있는 것인데 당신도 그것이 기쁩니까.
“네, 그래요. 내 17세 난 딸이 오늘 영화 프리미어에 옵니다. 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든 것이 아주 흥분됩니다. 사실 난 그동안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 미 국립항공우주국(NASA)이나 제트추진연구소 직원들에게 자문을 했는지요.
“네, 그들은 기술적인 면에서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책을 쓴 앤디 위어의 기본 착상은 고도로 훈련을 받은 우주인이 과연 혼자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질문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답을 해 갑니다. 그들은 아직 영화같이 인간이 화성에는 못 갔지만 불원간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인분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법과 우주에서 인간의 몸이 받는 영향 등 모든 것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나는 역을 위해 현재 우주정거장에 6개월째 체류하고 있는 우주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영화에는 많은 기술적·과학적 용어가 있어 잘 이해를 못하겠는데 당신은 다 이해했는지요.
“마크는 공기와 음식과 물 등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기 때문에 나도 내가 작업하고 말해야 하는 것은 다 이해했습니다. 책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으나 보통사람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도 사실 NASA 직원들의 전문용어는 이해하기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로켓과학자들의 용어인 만큼 별수 없지요. 우리하곤 다르지 않습니까.”
“난 과학자보다는 예술가”
—학교 다닐 때 과학 성적이 어땠는지요.
“난 좋은 과학자가 못 됩니다. 난 과학자보다는 예술가인 편이지요.”
—당신의 일상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요.
“내 아이들과 아내입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순진한 눈으로 보는 것을 보면 참담한 경우에도 희망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로 인해 나는 스스로를 재충전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게 됩니다.”
—다시 제이슨 번 역을 맡게 된 소감은 어떤지요.
“역을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트레이닝을 많이 했습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첫 장면에서 내 모습이 볼썽사나우면 영화는 끝장이라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내가 육체적으로 완벽하기를 원했습니다. 나긋나긋하면서도 강인한 몸을 만들기 위해 많은 훈련을 받았지요. 지금 1주일간의 촬영을 마쳤는데 굉장합니다. 다시 폴과 함께 일하면서 옛 역을 맡으니 아주 좋군요. 우린 함께 3편의 번시리즈를 만들었지요. 이제 또 다른 한 편을 만들자니 흥분이 되네요. 아주 좋은 작품 만들 준비가 돼 있습니다. 내년 7월에 개봉합니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지나 난 잿빛 머리를 하고 나옵니다.”
—왜 할리우드의 남자배우가 여자배우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받는다고 생각합니까.
“잘 모르겠네요. 출연료는 변화가 심하고 최근 할리우드의 장사가 다소 침체하면서 출연료도 많이 깎였어요. 내 출연료도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바른 대답을 할 수가 없군요. 영화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출연료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기준이 없습니다. 그것은 각자가 관객들에 의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 하는 데 달렸다고 봅니다. 이젠 DVD시장이 없는 셈입니다. 따라서 출연료 지불 구조가 지난 10년간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나보다 더 많이 받는 여배우도 있지요. 모든 것은 시장에 달렸다고 봅니다.”
—스콧 감독은 카메라를 여러 대 쓰는 것으로 아는데요.
“동시에 4대의 카메라를 사용했어요. 다각도에서 찍는데 장면 구성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4대로 찍은 모든 장면이 완벽해요. 그는 그 장면들을 영화에 다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는 촬영을 하면서 편집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