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경북대학교의 한 동아리에서 대학생 241명을 대상으로 통일 찬반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2.7%가 통일을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지난 10월 2일, 선문대학교에서도 같은 조사가 이뤄졌는데 응답자의 33.3%가 통일을 반대했다고 한다.
막연하게나마 남북통일을 언제든 이뤄 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 입장에서 보면 놀랄 만한 통계다.
통일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해설서 한 권이 출간됐다. 워싱턴 특파원, 정치전문기자를 지낸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통일을 주제로 한 따끈한 책을 내놨다. 현대사와 북한·통일·보수주의·정치개혁에 관한 강연을 주로 하는 저자는 김정은 체제하에서 급변이 불가피한 이유와 흡수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남한의 자세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한다.
그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5년을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저자는 2015년을 북한 사회에서의 ‘급변의 해’, 적어도 ‘급변 잉태의 해’라고 말한다. 그 이유를 ‘보일러 이론’에서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김일성, 김정일은 자신들이 먼저 한반도의 보일러 압력을 잔뜩 올려놨고,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이듬해에 죽었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지난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하면서 핵 도발을 시도한 이후 미국의 공세로 코너에 몰리자 1994년 심장마비로 죽었다. 김정일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 행위를 했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이듬해인 2011년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반도에 긴장이 발생해 보일러의 압력이 올라가면 서울은 그대로인데, 평양이 터져 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한다.
이 공식을 김정은에게 적용하면, 김정은은 장성택 숙청이라는 기형적인 도발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물론 장성택 처형 시점이 2013년 12월 12일이지만, 저자는 장성택과 연결된 많은 인사들의 숙청 작업이 이듬해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 사건을 2014년 발(發)로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은이 비록 젊은 나이이나 양쪽 다리를 번갈아 절뚝거리는 등 건강 이상이 감지됐고, 살아남은 장성택 일파 중에서 복수를 꿈꾸는 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우리가 북한의 2015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김정은 암살될 수도
저자는 김정은 체제 붕괴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전망한다. 긴급성 질환으로 급사하거나 ‘통치 불능’의 건강 이상 상태에 빠졌을 경우, 김정은이 측근에 의해 암살당할 가능성 등을 가정한다.
저자는 만일 김정은이 암살된다면 이는 안중근 의사와 같은 ‘정의의 암살’, 혹은 권력갈등에서 암살이 빚어지는 김재규식 ‘권력의 암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쉽게 말해 김정은 정권을 북한 주민과 공화국에 대한 거악(巨惡)으로 규정하고 그 중심인 김정은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있거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중앙위원회 같은 핵심 권력기관 내 갈등으로 인한 암살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끼니를 걱정하는 북한 인민들이 봉기를 일으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20세기 세계 주요 국가는 시민혁명을 통해 다시 태어났지만, 북한에서는 이 같은 일을 기대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궁극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급변은 통일 과정의 시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베트남의 ‘무력적 흡수통일’, 독일의 ‘평화적 흡수통일’, 예멘의 ‘평화적 대등통일’ 중에서 독일식의 통일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예멘이 겉으로는 권력의 균형이 이뤄진 듯 보였지만 사실은 북예멘이 남예멘을 흡수한 것을 볼 때, 국력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체제에서 대등통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의 가난, 북한의 끔찍한 인권탄압, 핵이라는 재앙, 남한의 남남(南南)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미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남한이 통일을 통해 ‘대동강의 기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폐허에서 기적을 이룬 ‘라인강의 기적’이 또 다시 한반도 땅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등 이념과 지역이 끊임없이 대립하는 오늘날 남한의 갈등을 풀 수 있는 묘수로 저자는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북한은 개혁·개방을 안 하면 굶어죽을 지경이지만, 개혁·개방을 하면 정권이 무너지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정권은 점점 벼랑 끝으로 갈 것이고, 그곳에는 급변 사태가 기다리고 있다는 저자의 글에 주목해 보자.⊙
앞서 지난 10월 2일, 선문대학교에서도 같은 조사가 이뤄졌는데 응답자의 33.3%가 통일을 반대했다고 한다.
막연하게나마 남북통일을 언제든 이뤄 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 입장에서 보면 놀랄 만한 통계다.
통일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해설서 한 권이 출간됐다. 워싱턴 특파원, 정치전문기자를 지낸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통일을 주제로 한 따끈한 책을 내놨다. 현대사와 북한·통일·보수주의·정치개혁에 관한 강연을 주로 하는 저자는 김정은 체제하에서 급변이 불가피한 이유와 흡수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남한의 자세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한다.
그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5년을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저자는 2015년을 북한 사회에서의 ‘급변의 해’, 적어도 ‘급변 잉태의 해’라고 말한다. 그 이유를 ‘보일러 이론’에서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김일성, 김정일은 자신들이 먼저 한반도의 보일러 압력을 잔뜩 올려놨고,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이듬해에 죽었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지난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하면서 핵 도발을 시도한 이후 미국의 공세로 코너에 몰리자 1994년 심장마비로 죽었다. 김정일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 행위를 했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이듬해인 2011년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반도에 긴장이 발생해 보일러의 압력이 올라가면 서울은 그대로인데, 평양이 터져 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한다.
이 공식을 김정은에게 적용하면, 김정은은 장성택 숙청이라는 기형적인 도발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물론 장성택 처형 시점이 2013년 12월 12일이지만, 저자는 장성택과 연결된 많은 인사들의 숙청 작업이 이듬해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 사건을 2014년 발(發)로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은이 비록 젊은 나이이나 양쪽 다리를 번갈아 절뚝거리는 등 건강 이상이 감지됐고, 살아남은 장성택 일파 중에서 복수를 꿈꾸는 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우리가 북한의 2015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김정은 암살될 수도
저자는 김정은 체제 붕괴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전망한다. 긴급성 질환으로 급사하거나 ‘통치 불능’의 건강 이상 상태에 빠졌을 경우, 김정은이 측근에 의해 암살당할 가능성 등을 가정한다.
저자는 만일 김정은이 암살된다면 이는 안중근 의사와 같은 ‘정의의 암살’, 혹은 권력갈등에서 암살이 빚어지는 김재규식 ‘권력의 암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쉽게 말해 김정은 정권을 북한 주민과 공화국에 대한 거악(巨惡)으로 규정하고 그 중심인 김정은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있거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노동당 중앙위원회 같은 핵심 권력기관 내 갈등으로 인한 암살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끼니를 걱정하는 북한 인민들이 봉기를 일으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20세기 세계 주요 국가는 시민혁명을 통해 다시 태어났지만, 북한에서는 이 같은 일을 기대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궁극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급변은 통일 과정의 시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베트남의 ‘무력적 흡수통일’, 독일의 ‘평화적 흡수통일’, 예멘의 ‘평화적 대등통일’ 중에서 독일식의 통일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예멘이 겉으로는 권력의 균형이 이뤄진 듯 보였지만 사실은 북예멘이 남예멘을 흡수한 것을 볼 때, 국력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체제에서 대등통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의 가난, 북한의 끔찍한 인권탄압, 핵이라는 재앙, 남한의 남남(南南)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미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남한이 통일을 통해 ‘대동강의 기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폐허에서 기적을 이룬 ‘라인강의 기적’이 또 다시 한반도 땅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등 이념과 지역이 끊임없이 대립하는 오늘날 남한의 갈등을 풀 수 있는 묘수로 저자는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북한은 개혁·개방을 안 하면 굶어죽을 지경이지만, 개혁·개방을 하면 정권이 무너지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정권은 점점 벼랑 끝으로 갈 것이고, 그곳에는 급변 사태가 기다리고 있다는 저자의 글에 주목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