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제언] 군 개혁은 ‘조직 바꾸기’보다 ‘지휘관의 자질향상’에 초점 맞춰야 /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재활용하자 : 월간조선

군 개혁은 ‘조직 바꾸기’보다 ‘지휘관의 자질향상’에 초점 맞춰야

張浩根 예비역 공군소장·정치학 박사

지난 1월 26일 김관진(金寬鎭) 국방장관은 ‘아덴만 여명작전’ 결과를 언론에 설명하면서 “아덴만 작전은 군(軍)과 언론의 합동작전이었다. 이번 작전에 언론이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보도유예)를 끝까지 지켜준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원래 ‘비밀주의’를 표방하는 군과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언론은 그 속성상 견제와 갈등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특수한 관계임을 감안할 때, 이번 작전에서 언론의 협조는 국가안보에 대한 한국 언론의 성숙함을 보여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최근 국가안보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성향을 보면서 어떤 경우는 지나치게 상세하게 보도함으로써 국가안보에 위해(危害)를 줄 수도 있었던 사례와 함께, 그 반대의 경우로 대단히 중요한 사안임에도 언론의 무관심과 과소평가로 인해 국가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례가 있었음을 적시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 과다노출의 위험성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면 평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소한 사실까지도 언론의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이를 과다노출(excessive visibility)의 문제라고 한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건일수록 이러한 과다노출의 문제는 국가안보를 다루는 언론이 안고 있는 심각한 딜레마 중의 하나가 된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대행하는 언론, 그리고 자신들이 행하는 일을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정부의 이해가 서로 맞물릴 경우, 노출의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국방부의 아덴만 여명작전 홍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는 “알 권리와 홍보는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면서 과다노출의 위험성을 지적했고, 언론도 이에 동의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국가안보를 다루는 데 있어 언론이 갖고 있는 딜레마의 또 다른 하나는 무노출(invisibility)의 문제다. 언론의 무관심으로 인해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나 표면적으로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경우, 언론 보도와 여론향배에 민감한 정부와 국가안보 기관의 관심도 비례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국방자원과 노력분배 등 주요 국방정책 수립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합참에 대한 평가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6단계 작전계획을 4시간58분에 걸쳐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작전성공의 요체는 합참이 현장 지휘관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데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도발사건 때 문제투성이라고 그토록 언론의 뭇매를 맞았던 합참조직이 이제 보니 매우 효율적인 조직이었다는 점은 언론에서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눈에 안 보이는 교훈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번에 성공한 ‘아덴만 여명작전’도 현재의 합참이 지휘했고, 작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때도 현재의 합참 조직이 대응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합참의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군을 관리하는 지휘관의 자질(資質)이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의 합동군사령부 추가설치 건의는 합동성과 전투력 발휘가 왜 부족했고, 적시(適時)에 시행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만든 대안(代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체제를 개편해야만 된다는 선입견이 틀렸다는 것을 여기서 배워야 한다. 그러나 아덴만 작전에서 배운, 이러한 눈에 안 보이는 점을 지적하는 언론의 보도가 아직 없어 매우 아쉽다.

이번 아덴만 여명작전 사례에서 눈에 안 보였던 교훈(hindsight)을 찾아,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foresight)이 절실하다. 이러한 눈에 안 보이는 요소를 찾아내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또한 문제다. 유능한 지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또 받아들일 수 있는 혜안(慧眼)을 가진 자다. 여하튼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며, 구출작전 중에 총상(銃傷)을 당한 석해균 선장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재활용하자

곽인식 도서출판 흙의 문화사 대표

공공기관, 휴게소, 각급 학교, 군(軍)부대, 음식점, 가정, 병원, 장례식장, 호텔, 뷔페, 유통업소, 집단급식소 등에서는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매일 버려지는 잔반은 1만5000톤이나 되는데, 300만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저소득층 150만명, 결식아동 45만명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분량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을 돈으로 환산하면 1일 404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1인당 연간(年間) 31만4700원, 국가적으로 1년에 15조원을 버리는 셈이 된다. 1년간 음식물 버린 것을 처리하는 비용은 4000억원에 달한다. 반면에 세계 각국에서는 날마다 5세 미만의 어린아이 3만여 명, 연간 108만명이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식량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다행히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 사료(飼料)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 회사는 음식물쓰레기로 사료를 만드는 ‘팹스자원화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경기도 내 학교, 골프장, 식당 등 500여 곳에서 매일 50톤의 잔반을 직접 수거해 돼지사료로 만들 뿐 아니라, 돼지 8000마리를 길러 큰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홍콩 환경청 장관도 2004년 이 회사를 방문해 직접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이런 사업이 더 많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정부 당국에 건의하고 싶다.

우선 각 매스컴에서 음식물쓰레기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잔반처리 방법을 다룬 20분 정도의 연속극을 만들어 TV를 통해 방송한다.

지자체에서는 읍·면·동을 몇 개 지역씩 묶어서 최신 돈사(豚舍), 계사(鷄舍)를 짓는다. 미화원들이 잔반을 수거해 일정한 장소에 갖다놓으면, 노인회 회원들이 가축들에게 사료를 주고 부산물을 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환경오염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외국산 사료수입에 들어가던 외화가 절감되고, 국내 축산업이 일어나 외국산 고기 수입이 줄어들며, 노인 일자리도 생기게 될 것이다.

우리는 1948년 건국 당시 1인당 평균 소득 50달러,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국민이 95%인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다.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고 해서 가난했던 시절을 잊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음식물쓰레기를 엄청나게 배출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무심코 버리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환경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