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지지 기사’ 쓰기를 직접 지시한 언론사 사주도 있었다”
⊙ “대통령 주변 관련 자주 회자되는 천공은 교묘히 친분 사칭하는 인물로 벌 받아 마땅”
⊙ “윤 대통령, 절대로 ‘쇼’를 하지 않는 분… 박근혜 전 대통령, 정말 꼼꼼하고 일만 하는 분”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으로 고위 공직자 감찰 및 인사검증 맡으며 성과 창출
⊙ 박근혜 청와대 부속실에서는 대통령에게 상신하는 보고서 담당
⊙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7시간’ 의혹
⊙ 초등학교 시절부터 품었던 꿈의 실현을 위해 고향에서 걸음을 내딛다
⊙ “대통령 주변 관련 자주 회자되는 천공은 교묘히 친분 사칭하는 인물로 벌 받아 마땅”
⊙ “윤 대통령, 절대로 ‘쇼’를 하지 않는 분… 박근혜 전 대통령, 정말 꼼꼼하고 일만 하는 분”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으로 고위 공직자 감찰 및 인사검증 맡으며 성과 창출
⊙ 박근혜 청와대 부속실에서는 대통령에게 상신하는 보고서 담당
⊙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7시간’ 의혹
⊙ 초등학교 시절부터 품었던 꿈의 실현을 위해 고향에서 걸음을 내딛다
정호윤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이 책 《가짜와의 전쟁》을 펴냈다. 그는 20대에 최연소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와 본격적인 만남을 가진 후 국회의원 보좌관, 박근혜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사)국정리더십포럼 이사장, 《월간조선》 기획위원,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으로서 20여 년간 거짓 선동과 조작 등 가짜와의 전쟁을 벌여왔다.
정 팀장은 이 가짜와의 전쟁을 통해 박근혜, 윤석열 두 대통령의 탄생을 도왔다. 이번에 펴낸 《가짜와의 전쟁》은 그가 지금까지 벌여온 가짜와의 전쟁에 관한 기록이자 비화이며 증언록이기도 하다.
1979년생으로 44세인 그는 지난 2023년 12월 4일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다. 그는 2024년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계획이다. 도전 지역은 그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산 사하을이다.
국회의원 선거 도전을 앞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저서를 내지만 정 전 팀장이 낸 책은 이들이 낸 책과 많이 다르다. 기자들이 탐낼 비화가 가득하다. 자신에 대한 은근한 자랑으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정권의 탄생을 위해 그리고 정권의 탄생 후에는 정권의 심장부에서 보고 겪었던 일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물론 감동은 덤이다.
‘가짜와의 전쟁’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그의 가짜와의 전쟁이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쓴 책 서문의 일부를 인용한다.
〈… 나는 지난 대선에서 거짓과 위선, 허위와 조작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이재명 후보의 불법과 비리, 거짓을 파헤쳐 가짜 후보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렸고, 허위와 조작으로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가짜 뉴스들을 바로잡아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목숨 걸고 뛰었던 데에는 과거 겪었던 쓰라린 아픔 때문도 있었다.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었다. 당시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들이 퍼져나가 대통령의 품격이 땅에 떨어졌고, 국민의 분노가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들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마음의 부채의식은 내 가슴 한편에 돌처럼 남아 있었다.
절치부심하고 다가선 2022년 대선 때도 가짜 뉴스는 여전했다. 이 가짜는 진짜의 목을 조르며, 독처럼 혈관을 파고들어 연탄가스와 같이 사회 공기를 질식시킨다. 영부인의 한숨이 내 가슴을 베었다. 가짜 뉴스 때문에 망가진 삶과 인격은 누가 책임져 주나요.
이제 나는 전장(戰場)에서 직접 가짜와 전쟁을 하고 싶다. 내가 싸우고자 하는 가짜는 가짜 뉴스, 가짜 정치인만이 아니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실제로는 정파적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가짜 정책들, 국민을 옥죄는 가짜 규제들,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을 위해 쓰이지 않고 정치편향적 시민단체 같은 꾼들을 위해 쓰이는 가짜 예산 등 나라를 망치고, 민생을 힘들게 하는 모든 가짜들과 전쟁을 하고 싶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월간조선》 최우석 기자와의 대담으로 꾸며졌다. 정 팀장의 오랜 벗인 최 기자는 질문을 통해 정 팀장의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책에서는 두 사람의 문답에 ‘최우석’ ‘정호윤’으로 표기했으나 이 기사에서는 편의상 최 기자의 질문은 하이픈(-)으로 표기했고 정 팀장의 답변은 큰 따옴표(“”)로 표시했다.
“검증과 사찰은 다르다”
정 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을 떠난 지 얼마 안 된 2021년 4월경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 윤석열 캠프 합류 시기가 빨랐네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대통령의 참모 그룹 중에서는 상당히 일찍 합류한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대통령께서 검찰총장직에서 사퇴(2021년 3월 4일)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합류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 전공(專攻), 전문(專門)이 검증(檢證)이잖아요.
“제가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도 검증팀에서 일했잖아요. 윤석열 캠프에서도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의를 외친 문재인 정권에서 오히려 공정과 상식에 대한 그 목마름이 더 컸습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에 투영됐던 그 열망에 제 마음과 똑같은 가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 상대에 대한 검증을 사찰(査察)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캠프의 검증팀은 일반인을 사찰할 일도, 권한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캠프에서의 검증은 시중에 알려진 상대 후보를 둘러싼 의혹과 정황 등을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과거 권력기관이 정치인이나 국민을 상대로 하던 불법 사찰(査察)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검증했겠네요.
“당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에 기반한 의혹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제 확인한 충격적인 문제들도 있었고요. 당장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이 떠오르네요.”
― 왜죠?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성남FC 구단주를 겸임하며 4개 기업(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프로젝트)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이 사건에 대해 재판을 받고 있지만 대선 때만 해도 ‘의혹’이었죠. 의혹을 혐의로 바꾸는 데 저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 이런 중요 자료와 팩트는 어떻게 입수하고 확인한 것입니까.
“정보 공개 청구와 국회 자료 요구를 통해 입수하고, 그 자료를 정밀 분석해 확인한 사실입니다.”〉
정 팀장은 이외에도 백현동 비리, 이 대표 조카가 자신의 옛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범죄 등을 어떻게 찾아내고 추적했는지도 이 책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위험했던 순간
대선 기간 중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측은 쥴리 등 가짜 뉴스를 동원해 김건희 여사를 공격했다.
〈―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서 일하면서 언제가 최대 위기였습니까.
“우리 후보가 계속 앞서나가다가 2021년 12월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을 당했습니다. 쥴리로 시작한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가 서서히 먹히기 시작한 것이죠. 그때 김건희 여사의 몸과 마음이 참으로 많이 상하셨다고 해요. 자신을 둘러싼 허무맹랑한 거짓이 진실처럼 퍼져가는 상황을 본다면 누군들 괜찮겠습니까.”
― 당시 캠프 분위기는 어땠나요.
“선거라는 게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고 여러 번의 부침을 겪게 되는 것인데, 캠프 내에 ‘이기기 어렵겠다. 이번 선거는 끝났다’고 섣부른 예단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강력하게 경고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앞서고 있었다. 지지율은 언제든지 뒤바뀐다. 그런 이야기할 거면 왜 캠프에 있는 것이냐’라고요.”
― 대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패배’를 확정하는 사람들은 ‘캠프’서 일할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2022년 1~2월로 가면서 우리 후보가 다시 치고 올라갔죠.”
― 다시 역전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우리 대통령께서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계신 후보였어요. 위기가 왔을 때 강력하게 돌파하는 힘이 굉장하시죠. 당시 대통령께서 김종인 총괄위원장이 이끌던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는 동시에 측근으로 꼽혀온 권성동·윤한홍 의원 등도 선대위 직책과 당직에서 물렸습니다. 빠른 결단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봅니다.”
― 정치 초보인데, 고수 같은 결단이었네요.
“습득이 진짜 빠르신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 캠프도 2021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네거티브 대응을 시작했고요.”〉
가짜 뉴스 해소에 정 팀장의 도움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가짜 뉴스로 여성 혐오 범죄까지
〈― 아무리 봐도 영부인이 과거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가명을 쓰고 일했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역겹습니다. 이 정도면 범죄 아닌가요?
“민주당과 좌파 세력들에게 증거 있으면 좀 가져오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접대부라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전형적인 가짜 뉴스이며, 이 정도면 여성 혐오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처벌받을 것이고 꼭 처벌해야 합니다.”
― 2021년 7월 건물 외벽에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도 그려졌었죠.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인격 모독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진보를 가장한 외눈박이 좌파의 행태는 늘 한결같습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그림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권을 유린하더니, 2021년에 또 그림으로 김건희 여사의 인권을 능욕했습니다. 여성의 인권이 이렇게 능멸당하는데도 2012년이나 2021년이나 진보 여성계의 침묵은 한결같더군요. 그들에게 인권은 보편적 인권이 아니라 내 편에만 적용하는 선택적 인권임을 자인한 셈입니다. 우리는 가짜 여성단체, 가짜 인권단체가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겁니다.”
―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그랬고, 현(現) 영부인과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모래알만 한 근거도 없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서 유튜브를 통해 퍼트리고, 일부 언론은 그걸 과대 포장해서 기사화하고, 이 기사를 근거로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어느새 ‘가짜’는 ‘사실’로 둔갑합니다. 피해자들의 말살된 인격은 누가 보상해줍니까. 하루는 영부인께서 사석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가짜 뉴스로 인해 상처 입은 피해자들은 누가 치료해주고, 망가진 명예는 누가 되찾아줄 것이냐고.’ 그때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피해를 몸소 지켜본 제가 직접 가짜와의 전쟁을 해야겠다고 말이죠.”〉
기자들에게 이재명 지지 보도 압박한 언론 사주
정 팀장은 이 책을 준비하면서 이 사실만은 반드시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 언론사 사주의 집요한 대선 개입 이야기다. 정 팀장의 관련 대목 서술 부분이다.
〈대선 기간 중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보도자료를 쏟아냈다.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이자 국민이자 여성이기도 한,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할 정도의 허무맹랑한 가짜 뉴스로 범벅된 보도자료였다. 그런데 아무리 국회의원 이름으로 나온 보도자료라고 해도 기본적인 팩트 체크를 하고, 당사자의 반론을 듣고 이를 반영한 후에 기사화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면책특권 뒤에 숨는 비겁한 국회의원들은 그렇다 쳐도 언론과 언론인은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유독 한 언론사가 이 말도 안 되는 보도자료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기사로 보도했다.
자료를 기사화하는 기자는 나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후배였다. 그래서 그 기자 후배에게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아니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하고 기사를 쓰면 어떡하냐?”고 항의를 했다.
그 기자도 한두 번은 의원 보도자료라 그냥 썼다고 하면서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의 항의가 거의 매일 반복되자 나중에는 양심을 더 이상 속일 수 없었는지 진실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형님 그거 제가 쓴 거 아닙니다. 바이라인(기사를 쓴 기자 이름)만 제 이름을 달고 나간 거고요. 기사는 (민주당)반장이 직접 쓴 겁니다. 우리 사주(社主)가 의원회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기자들을 압박하고 있어요. 이재명 후보를 무조건 지원하라면서 민주당 요청은 그대로 내주라는데 어떡합니까. 저희 반장도 쓰고 싶어서 쓰는 건 아닐 거예요. 저도 미치겠어요. 더는 못 버티겠습니다. 선거 끝나면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후배 기자의 이야기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로는 후배 기자를 나무랄 수가 없었다. 기자를 꼭두각시로 삼아 대선을 조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재명과 민주당뿐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정권과 함께 성장한 이권 카르텔의 주인공들에 특정 기업과 언론도 있었던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이 후배 기자는 결국 더는 그곳에 못 있겠다며 다른 언론사로 이직했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충격적 이야기를 글로 담아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원하지 않으면 절대 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배는 기자가 진실을 감추어서는 안 되지 않겠냐며 사실을 공개하는 데 기꺼이 동의했다.
― 후배가 다칠 수도 있는 너무 민감한 이야기인 거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는 후배라 저도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당연히 전화해서 동의를 구했습니다. 회사도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 상태이고요. ‘내가 당시의 이야기 좀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뭐라고 반대하겠느냐. 마음껏 이야기하시라’고 하더군요. 역시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는 다릅디다.(웃음)”〉
공직기강팀장으로 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검증’이 천직이네요.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과 감찰 업무를 주로 하는 부서입니다.”
― 감찰권이 있나요?
“‘대통령비서실 직제’라는 대통령령(令)을 보면 과거 민정수석실의 업무로 인사 검증과 2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감찰에 대한 권한이 주어져 있습니다. 과거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민정수석실 산하였고, 현재는 민정수석실이 없기 때문에 공직기강실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과 감찰 업무를 맡은 것이죠.”
― 사실 검증이 잘 돼야 좋은 인사가 가능하잖아요.
“그렇죠. 행여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요직에 가면 당연히 안 되잖아요. 철저하게 검증해서 문제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유를 자료로 보고하는 구조입니다.”
― 대통령이 다 들어주시던가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보니 대통령도 청탁하는 거 같던데요.
“대부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이십니다.”
― 민정수석실 폐지에 대해서는 ‘공’도 있지만, 감찰반이 폐지되면서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감찰 기능이 약해졌다는 ‘과’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과거 민정수석실이 하던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예방적 감찰도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 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인데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과거의 공직기강비서관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사기관과 정부부처에서 오신 분들 그리고 변호사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춰 일했습니다.”
― 대통령실로 파견된 늘공(직업공무원)들은 에이스들이 많죠?
“대단한 실력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일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 팀장인데, 팀원들에 비해 젊은 거 같습니다.
“많게는 7~8세 많은 분이 저와 팀을 이뤄서 일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수평적 리더십을 선호하기 때문에 지시 위주의 업무 처리보다는 제가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팀원들과 같이 호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업무 처리가 매우 매끄러웠다고 자부합니다.”
― 리더십을 보여줬네요.
“부끄럽습니다. 다들 훌륭한 분들이라 젊은 팀장의 의견을 잘 이해해주시고 좋은 방향으로 함께 이끌어주셨지요. 어쨌든, 팀장이면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잖아요. 저는 제 일을 미루지 않고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주도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직접 조사에 참여하고, 보고서도 직접 쓰는 스타일입니다. 팀원들에게는 그분들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임무를 배분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놀라더라고요. ‘어공이 어떻게 이렇게 일을 잘하느냐’고요. 다들 좋게 봐주시니까 저도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한 것 같습니다. ‘원팀’으로 더욱 똘똘 뭉쳐서 일했습니다.”
― ‘늘공’은 ‘어공’에 대한 불신이 있잖아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린다면 ‘늘공’은 ‘어공’이 ‘입(口)’으로만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공’ 중에 비리에 노출된 사람이 ‘늘공’보다 많은 것도 사실이었고요. 결국 ‘어공’과 ‘늘공’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에게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인정해야 진정한 ‘원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천공, 정말 나쁜 사람”
〈― 언론을 보면 간혹 측근 사칭 사기 사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대 정부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당시 총무비서관을 사칭해서 유명 건설사에 취업했다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내외와 일면식도 없는 사기꾼들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꽤 있었습니다. 제가 제보받은 사례를 수사기관에 제공해서 구속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통령 내외를 파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국민이 먼저 의심부터 하셔야 하고,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하셔야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아직도 사칭에 속는 사람이 있습니까?
“5분가량의 샘플 목소리만 있으면 어떤 문구로든 특정인의 목소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있지 않습니까. 유치한 보이스피싱과는 차원이 다르죠. 그리고 대통령 내외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사기꾼들이 그럴싸하게 이야기하면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자신이 대통령의 멘토라고 이야기하는 역술인 ‘천공’ 같은 사람은 스스로 ‘측근’이라며 ‘이권’에 개입하거나 그렇진 않나요.
“제가 이번 기회에 천공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천공이란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언론에도 보도된 바가 있는데요. 한 번은 영부인께서 지방 일정을 가시는 걸 보고, 천공이 같은 지역을 방문해서 그 지역 기관장 등에게 안내와 식사 대접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초지종을 잘 모르니까 ‘영부인과 진짜 가까운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고, 대접해주는 것이죠. 영부인과는 정말 아무 상관도 없는데, 모든 비난은 영부인에게로 돌아옵니다. 전혀 근거 없는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고요. 대통령 내외와 정말 가까운 사람이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죠. 천공이란 사람은 과거에 잠시 알았던 사이일 뿐이며, 현재 어떤 관계가 없음에도 어떻게든 대통령 내외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매우 악의적인 사람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 사실인지 아닌지 관심 없는 듯”
― 천공은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죠?
“이 의혹은 천공이 자기가 아니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상대측의 일방적 가짜 뉴스로 사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파악하기로는 천공이 자신의 주변에 마치 자기가 관저 부지에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자기가 관저 부지를 보러 갔는데 자신이 드러날까 봐 마스크를 쓰고 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 차 안에서만 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 천공 본인이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오히려 증폭시킨 거네요.
“그렇습니다. 불순한 의도가 다분한 것이지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거짓이라 해도 과시를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부터 진실만 말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이 아니었습니다.”
― 자신이 대통령 측근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를 퍼트린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한 번은 크게 혼이 나야 할 사람이지요.”
― 이 의혹과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주술의 나라”라는 비판까지 했습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이 언론인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할 수 있는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사실 확인은 해야 합니다. 법을 떠나 그게 기본 도리 아닙니까. 요즘 민주당은 사실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내외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덧씌울 수만 있으면 덮어놓고 공격하다가 가짜 뉴스로 판명 나면 모른 척하지요. 이들이 가짜 뉴스 퍼뜨리는 데 아무런 죄책감도 없는 것은 처벌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이런 게 바로 제가 가짜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입니다.”
‘여성을 서슴없이 짓밟는 세력’
― 대선이 끝나고도 영부인에 대한 가짜 뉴스 공격은 끊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렇고, 영부인도 그렇고 ‘여성’이기 때문에 공격을 더 당하는 것 같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미혼이셨는데, ‘밀회설’ ‘비아그라’ ‘침대’ 등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을 갖다 붙인 제목의 가짜 뉴스, 가짜 영상들이 지금도 버젓이 나돌고 있어요. 영부인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지요. 사업을 하고, 그 경험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분이 갑자기 술집 접대부가 되고…. 이게 말이 됩니까.”
― 가짜 정보로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는 것이죠.
“저는 솔직히 이렇게 여성을 서슴없이 짓밟는 세력을 왜 다수 여성이 지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밀회나 저지르는 사람으로 만들고, 자기의 영역에서 인정받은 분을 호스티스로 만든 세력들은 모두 끝까지 찾아내 반드시 처벌해야 하고, 정치적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 접대부 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가짜 공격 때문에 영부인이 많이 아팠다고 들었습니다.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짜 뉴스는 대서특필됩니다. 수많은 유튜버가 퍼 나르죠. 그런데 이런 가짜 뉴스가 수사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그 수사나 재판 결과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유명인의 ‘성’ 비위는 1면에 나오지만, 이 비위가 무죄로 밝혀졌을 때는 뒷면 단신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사람이 정말 억울하면 그게 마음의 병으로 옵니다. 늘 심신이 괴로운 거죠. 원인 모를 통증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고요. 영부인께서 그러셨어요.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런 모습을 본 대통령은 어땠을까요.
“얼마나 화가 나셨겠어요. 검사 시절 같았으면 철저히 수사해서 사실을 밝혀내셨을 텐데. 엄청 답답하셨을 겁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식 개혁은 잘 추진되고 있는 건가요.
“윤석열 정부는 소위 말해 선거를 앞두고 표만 생각하는 매표성 정책은 추진하지 않습니다. 다소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 추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 보조금 개혁, 노동 개혁,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한 재정 준칙 마련이 그 예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미룬 가스·전기 요금 인상도 표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후세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겁니다. 국민께서 그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솔직히 당장 눈앞의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국가부채를 약 450조원이나 늘렸다고 합니다. 초기 코로나19 보상금, 노인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현금을 뿌리는 데만 앞장섰죠. 정치가 나라를 망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나쁜 것이 포퓰리즘입니다. 2024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 확고하지요. 보수 정부는 나라를 좀먹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 보수 성향 대통령들은 당장 눈앞의 인기가 아닌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본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정치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됩니다. 제가 봤을 때 윤 대통령은 기성 정치를 답습하지 않는 개혁가란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 개혁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통치 스타일에 대한 반감도 있습니다.
“시간이 5년밖에 없으니까요. 당신께서 집권했을 때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흙탕물, 오물이 튀더라도 신속하게 개혁을 추진해나가는 겁니다. 저는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을 알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분입니까.
“방송이나 언론 보도를 보면 ‘회색 경량 패딩’만 입으시잖아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 다니시고요. 소탈하세요. 이런 게 대통령의 진짜 모습이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쇼통’이란 비판을 많이 받았잖아요. 내용보다는 TV에 화려하게 나오는 행사를 좋아해서 붙여진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 반대입니다. 절대 ‘쇼’를 하시지 않죠.”〉
청와대 부속실 근무 시절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검증팀에서 일한 정 전 팀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부속실에서 4년 3개월간 근무했다.
〈― 검증과 조사가 전문인데, 왜 1부속실에서 근무하라 했을까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많이 놀랐습니다. 원래 대선이 끝나면 인수위 구성 후에 캠프 출신들에게 비공식적으로 희망부서 지원을 받습니다. 우리가 대학 갈 때 1지망, 2지망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방식이죠. 저는 당연히 1지망으로 민정비서관실을 적었습니다. 2지망으로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썼고요. 저는 제가 청와대에 간다면 당연히 민정 아니면 공직기강에서 일할 줄 알았거든요. 어쨌든 1부속실로 갔습니다. 청와대는 처음이라 길도 헤맸어요. 부속실은 ‘본관’에 있어서 청와대 연풍문을 통과하고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했거든요. 거기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처음 만났습니다.”
―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는 원래 인연이 있었습니까.
“전혀요. 그날 만남이 처음이었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이셨나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말 꼼꼼하고 일만 하는 분이셨습니다. 부처와 수석실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들을 직접 다 확인하셨습니다. 언론이나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신중한 결정을 위해 보고서를 직접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좀 쉽게 설명하자면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분은 짧은 대면 보고를 듣고,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박 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을 꼼꼼히 다 읽고 직접 장관이나 수석에게 전화를 해서 상의하고 이후에 판단해서 결정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통치 스타일이 다른 것이죠. 박 전 대통령이 밤낮없이 일하시니까 저도 집에 가지 못하거나 새벽까지 남아 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 박 전 대통령이 하루에 소화한 보고서 양이 그렇게 많은가요.
“제가 대통령께 상신하는 보고서를 담당하는 업무를 했는데요. 그 양이 어마어마했죠. 제 기억에 대통령께서는 보고서를 꼼꼼하게 다 보시고 장관과 수석에게 지시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에 대한 추가 보고서가 또 올라왔습니다. 당시 수석과 장관들 사이에서는 ‘대통령께서 자주 전화를 해서 지시해 전화기를 방수 패드에 넣고 샤워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7시간의 진실
〈―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은 뭡니까.
“대통령 취임 후 1~2년 차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행사가 정말 많았습니다. 대통령이 기혼일 경우 배우자와 나눠서 소화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미혼이기 때문에 혼자 행사를 다 소화하셔야 했죠. 요청을 거의 다 들어주려 애쓰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한계에 달한 것이죠. 한번은 규제개혁 관련해서 7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토론을 한 직후에 해외 순방을 떠나셨는데 무리를 하셔서 링거를 맞으면서 외교 활동을 하셨죠. 귀국 직후에 너무 힘드셔서 우리 부속실에 일주일 중 평일 하루만 행사 일정을 빼줄 수 있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보고서와 자료를 검토할 시간도 필요하시다면서요. 우리(부속실)는 논의 끝에 평일의 중간인 수요일에 대외 일정을 잡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수요일에 외부 일정을 안 잡은 그 첫날에 바로 세월호 참사가 터진 겁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은 여성이시잖아요. 남성 대통령하고는 다릅니다. 남성 같은 경우 급한 일이 발생하면 급히 세수만 하고 정장 차려입고 나가면 되는데, 여성 대통령은 다르지 않습니까.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된 부분은 있었으나, 계속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필요한 지시를 하셨습니다. 이런 분에 대해서 굿판을 벌였느니 어쨌느니 하니까 속이 상하다 못해 썩어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 문재인 정권과 괴담 유포 세력은 박 전 대통령이 잘못해 참사가 벌어진 것처럼 몰고 가려고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번에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무죄를 받았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도 무죄가 확정됐지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3명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겁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모두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것이지요.”
― 법정에서 증언을 한 적도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1부속실에서 제 업무 중 하나가 대통령 상신용 보고서를 취합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관련 비서관실에서는 수분 단위로 비슷한 내용의 세월호 상황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방송에 실시간으로 내용이 다 나오고 있었고, 보고서 내용도 수치 일부만 업데이트해서 오는 것이라서 정호성 비서관과 이걸 모두 다 보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일부는 자체적으로 생략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서 수사할 때 저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조사를 받았다면 당시의 정확한 상황과 진실이 좀 더 일찍 밝혀졌을 텐데요. 어쨌든 재판에 증인으로 한 번 나오라고 해서 나갔고 정확한 사실만을 진술했습니다.”〉
‘보좌관급 인턴’
〈―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 부산에서 쭉 자라온 건가요?
“네. 수영구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 때 사하구로 이사를 해서 대동중학교와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 왜 사하구로 이사를 한 겁니까.
“부모님이 사하구에 집을 사셨어요. 그래서 사하구에 터전을 잡게 된 것입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겁니까.
“대학을 서울로 갔습니다.”
― 부산에서 대학을 다닐 수도 있지 않았나요.
“저는 사춘기 시절에도 친구들이 ‘너 나중에 뭐 할 거냐’고 물으면 대답이 한결같았습니다. 항상 ‘나는 정치인이 될 거다’라고 말했죠. 친구들은 황당해했습니다. 공부보다 노는 데 빠져 있는 친구가 정치인이 되겠다고 하니 황당했겠죠. 저는 어느 대학에 가든 정치외교학과에 가고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서울에 가서 더 큰 세상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졸업 후에 국회에 가겠다는 작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죠.”
―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 제 나이 만 25세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순식간에 사실상의 가장이 된 것이죠. 제가 대학 졸업 후인 2003년에 인턴으로 국회에 처음 들어가게 됐습니다. 당시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실이었죠.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인턴인데도 집에 가지도 않고 일만 했습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보좌관(4급)이 저를 기특하게 생각했습니다. 많은 일을 해볼 수 있었죠. 인턴으로 일한 첫해에 국정감사를 치렀는데, 주변 사람들이 ‘보좌관급 인턴’이라는 별명도 붙여주었습니다. 제 자랑이라 민망하긴 하지만 저는 당시 남들보다 2~3배는 더 일했습니다. 그런데 재선을 앞둔 총선 과정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죠. 그때의 충격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26세 때 5급 국회의원 비서관
― 인턴 보수가 많지 않았을 텐데요.
“그 당시는 월 100만원이었습니다. 저 혼자 쓰기에도 빠듯한데 그걸 쪼개서 어머니에게 보내드렸지요. 그래도 꿋꿋이 열심히 일한 결과가 빛을 발했는지 만 26세에 5급 비서관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파격적인 나이였습니다.”
― 최연소 아니었나요?
“당시는 국회 보좌진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당시에는 20대가 5급 비서관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17대 국회에서 최연소 비서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특종으로 이름을 날린 보좌진이었습니다.
“국회는 무한경쟁 사회입니다. 보좌진이 되면 공무원이 되지만 별정직이라 신분 보장이 안 되거든요. 업무 능력이 의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날이라도 나가야 하는 곳이 국회입니다. 그때는 실업급여도 없었어요. 다행히 요즘에는 사전예고제가 도입되어서 사직 통보를 받고 한 달은 퇴직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하더군요. 일을 정말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한 결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특종은 뭔가요.
“노무현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이 2006년 8월 한 달 동안에만 정부 전산망을 통해 2924건의 국민 개인 정보를 열람한 것을 밝혀냈습니다.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의 ‘정부기관 월별 행정정보 열람통계’를 확인해 찾아냈죠. 2006년 8월은 국정원 ‘부패척결 태스크포스(TF)팀’의 고모씨가 한나라당 대선 주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 자료를 열람했다고 국정원이 밝힌 시기였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노무현 정권의 국정원이 사찰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죠. 《조선일보》 《동아일보》 1면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자료를 보도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도 그의 꿈은 정치인
정 전 팀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정치인을 꿈꿨다고 한다. 그는 그런 꿈이 담긴 초등학교 시절 쓴 일기장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지난 20년간은 정치의 주변에서 그 꿈을 키워나가던 시간이었다. 이제 그는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정치의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출발지는 그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부산 사하을이다.
부산 사하를 위한 정 전 팀장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직 사표를 낸 당일인 2023년 12월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사하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팀장은 이 자리에서 원 장관으로부터 부산 전체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은 물론, 사하구 주요 숙원사업의 신속 추진 약속을 이끌어냈다.
정 팀장은 원 장관과의 면담에 이어 김오진 1차관, 백원국 2차관과도 만나 사하구 지역 사업의 신속 추진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두 차관은 모두 정 전 팀장과 대통령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처럼 발 빠른 움직임은 그에게 젊음이 있고 20년 동안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정 팀장은 이 가짜와의 전쟁을 통해 박근혜, 윤석열 두 대통령의 탄생을 도왔다. 이번에 펴낸 《가짜와의 전쟁》은 그가 지금까지 벌여온 가짜와의 전쟁에 관한 기록이자 비화이며 증언록이기도 하다.
1979년생으로 44세인 그는 지난 2023년 12월 4일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다. 그는 2024년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계획이다. 도전 지역은 그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산 사하을이다.
국회의원 선거 도전을 앞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저서를 내지만 정 전 팀장이 낸 책은 이들이 낸 책과 많이 다르다. 기자들이 탐낼 비화가 가득하다. 자신에 대한 은근한 자랑으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정권의 탄생을 위해 그리고 정권의 탄생 후에는 정권의 심장부에서 보고 겪었던 일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물론 감동은 덤이다.
‘가짜와의 전쟁’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그의 가짜와의 전쟁이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쓴 책 서문의 일부를 인용한다.
〈… 나는 지난 대선에서 거짓과 위선, 허위와 조작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이재명 후보의 불법과 비리, 거짓을 파헤쳐 가짜 후보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렸고, 허위와 조작으로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가짜 뉴스들을 바로잡아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목숨 걸고 뛰었던 데에는 과거 겪었던 쓰라린 아픔 때문도 있었다.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었다. 당시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들이 퍼져나가 대통령의 품격이 땅에 떨어졌고, 국민의 분노가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들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마음의 부채의식은 내 가슴 한편에 돌처럼 남아 있었다.
절치부심하고 다가선 2022년 대선 때도 가짜 뉴스는 여전했다. 이 가짜는 진짜의 목을 조르며, 독처럼 혈관을 파고들어 연탄가스와 같이 사회 공기를 질식시킨다. 영부인의 한숨이 내 가슴을 베었다. 가짜 뉴스 때문에 망가진 삶과 인격은 누가 책임져 주나요.
이제 나는 전장(戰場)에서 직접 가짜와 전쟁을 하고 싶다. 내가 싸우고자 하는 가짜는 가짜 뉴스, 가짜 정치인만이 아니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실제로는 정파적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가짜 정책들, 국민을 옥죄는 가짜 규제들,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을 위해 쓰이지 않고 정치편향적 시민단체 같은 꾼들을 위해 쓰이는 가짜 예산 등 나라를 망치고, 민생을 힘들게 하는 모든 가짜들과 전쟁을 하고 싶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월간조선》 최우석 기자와의 대담으로 꾸며졌다. 정 팀장의 오랜 벗인 최 기자는 질문을 통해 정 팀장의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책에서는 두 사람의 문답에 ‘최우석’ ‘정호윤’으로 표기했으나 이 기사에서는 편의상 최 기자의 질문은 하이픈(-)으로 표기했고 정 팀장의 답변은 큰 따옴표(“”)로 표시했다.
“검증과 사찰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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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정호윤 팀장. 사진=정호윤 |
〈― 윤석열 캠프 합류 시기가 빨랐네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대통령의 참모 그룹 중에서는 상당히 일찍 합류한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대통령께서 검찰총장직에서 사퇴(2021년 3월 4일)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합류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 전공(專攻), 전문(專門)이 검증(檢證)이잖아요.
“제가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도 검증팀에서 일했잖아요. 윤석열 캠프에서도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의를 외친 문재인 정권에서 오히려 공정과 상식에 대한 그 목마름이 더 컸습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에 투영됐던 그 열망에 제 마음과 똑같은 가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 상대에 대한 검증을 사찰(査察)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캠프의 검증팀은 일반인을 사찰할 일도, 권한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캠프에서의 검증은 시중에 알려진 상대 후보를 둘러싼 의혹과 정황 등을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과거 권력기관이 정치인이나 국민을 상대로 하던 불법 사찰(査察)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검증했겠네요.
“당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에 기반한 의혹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제 확인한 충격적인 문제들도 있었고요. 당장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이 떠오르네요.”
― 왜죠?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성남FC 구단주를 겸임하며 4개 기업(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프로젝트)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이 사건에 대해 재판을 받고 있지만 대선 때만 해도 ‘의혹’이었죠. 의혹을 혐의로 바꾸는 데 저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 이런 중요 자료와 팩트는 어떻게 입수하고 확인한 것입니까.
“정보 공개 청구와 국회 자료 요구를 통해 입수하고, 그 자료를 정밀 분석해 확인한 사실입니다.”〉
정 팀장은 이외에도 백현동 비리, 이 대표 조카가 자신의 옛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범죄 등을 어떻게 찾아내고 추적했는지도 이 책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위험했던 순간
대선 기간 중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측은 쥴리 등 가짜 뉴스를 동원해 김건희 여사를 공격했다.
〈―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서 일하면서 언제가 최대 위기였습니까.
“우리 후보가 계속 앞서나가다가 2021년 12월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을 당했습니다. 쥴리로 시작한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가 서서히 먹히기 시작한 것이죠. 그때 김건희 여사의 몸과 마음이 참으로 많이 상하셨다고 해요. 자신을 둘러싼 허무맹랑한 거짓이 진실처럼 퍼져가는 상황을 본다면 누군들 괜찮겠습니까.”
― 당시 캠프 분위기는 어땠나요.
“선거라는 게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고 여러 번의 부침을 겪게 되는 것인데, 캠프 내에 ‘이기기 어렵겠다. 이번 선거는 끝났다’고 섣부른 예단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강력하게 경고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앞서고 있었다. 지지율은 언제든지 뒤바뀐다. 그런 이야기할 거면 왜 캠프에 있는 것이냐’라고요.”
― 대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패배’를 확정하는 사람들은 ‘캠프’서 일할 자격이 없어 보입니다.
“2022년 1~2월로 가면서 우리 후보가 다시 치고 올라갔죠.”
― 다시 역전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우리 대통령께서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계신 후보였어요. 위기가 왔을 때 강력하게 돌파하는 힘이 굉장하시죠. 당시 대통령께서 김종인 총괄위원장이 이끌던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는 동시에 측근으로 꼽혀온 권성동·윤한홍 의원 등도 선대위 직책과 당직에서 물렸습니다. 빠른 결단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봅니다.”
― 정치 초보인데, 고수 같은 결단이었네요.
“습득이 진짜 빠르신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 캠프도 2021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네거티브 대응을 시작했고요.”〉
가짜 뉴스 해소에 정 팀장의 도움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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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와 정호윤 팀장. 두 사람 앞에 윤 대통령 부부의 반려견이 엎드려 있다. 사진=정호윤 |
“민주당과 좌파 세력들에게 증거 있으면 좀 가져오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접대부라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전형적인 가짜 뉴스이며, 이 정도면 여성 혐오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처벌받을 것이고 꼭 처벌해야 합니다.”
― 2021년 7월 건물 외벽에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도 그려졌었죠.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인격 모독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진보를 가장한 외눈박이 좌파의 행태는 늘 한결같습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그림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권을 유린하더니, 2021년에 또 그림으로 김건희 여사의 인권을 능욕했습니다. 여성의 인권이 이렇게 능멸당하는데도 2012년이나 2021년이나 진보 여성계의 침묵은 한결같더군요. 그들에게 인권은 보편적 인권이 아니라 내 편에만 적용하는 선택적 인권임을 자인한 셈입니다. 우리는 가짜 여성단체, 가짜 인권단체가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겁니다.”
―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그랬고, 현(現) 영부인과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모래알만 한 근거도 없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서 유튜브를 통해 퍼트리고, 일부 언론은 그걸 과대 포장해서 기사화하고, 이 기사를 근거로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어느새 ‘가짜’는 ‘사실’로 둔갑합니다. 피해자들의 말살된 인격은 누가 보상해줍니까. 하루는 영부인께서 사석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가짜 뉴스로 인해 상처 입은 피해자들은 누가 치료해주고, 망가진 명예는 누가 되찾아줄 것이냐고.’ 그때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피해를 몸소 지켜본 제가 직접 가짜와의 전쟁을 해야겠다고 말이죠.”〉
기자들에게 이재명 지지 보도 압박한 언론 사주
정 팀장은 이 책을 준비하면서 이 사실만은 반드시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 언론사 사주의 집요한 대선 개입 이야기다. 정 팀장의 관련 대목 서술 부분이다.
〈대선 기간 중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보도자료를 쏟아냈다.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이자 국민이자 여성이기도 한,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할 정도의 허무맹랑한 가짜 뉴스로 범벅된 보도자료였다. 그런데 아무리 국회의원 이름으로 나온 보도자료라고 해도 기본적인 팩트 체크를 하고, 당사자의 반론을 듣고 이를 반영한 후에 기사화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면책특권 뒤에 숨는 비겁한 국회의원들은 그렇다 쳐도 언론과 언론인은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유독 한 언론사가 이 말도 안 되는 보도자료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기사로 보도했다.
자료를 기사화하는 기자는 나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후배였다. 그래서 그 기자 후배에게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아니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하고 기사를 쓰면 어떡하냐?”고 항의를 했다.
그 기자도 한두 번은 의원 보도자료라 그냥 썼다고 하면서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의 항의가 거의 매일 반복되자 나중에는 양심을 더 이상 속일 수 없었는지 진실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형님 그거 제가 쓴 거 아닙니다. 바이라인(기사를 쓴 기자 이름)만 제 이름을 달고 나간 거고요. 기사는 (민주당)반장이 직접 쓴 겁니다. 우리 사주(社主)가 의원회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기자들을 압박하고 있어요. 이재명 후보를 무조건 지원하라면서 민주당 요청은 그대로 내주라는데 어떡합니까. 저희 반장도 쓰고 싶어서 쓰는 건 아닐 거예요. 저도 미치겠어요. 더는 못 버티겠습니다. 선거 끝나면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후배 기자의 이야기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로는 후배 기자를 나무랄 수가 없었다. 기자를 꼭두각시로 삼아 대선을 조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재명과 민주당뿐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정권과 함께 성장한 이권 카르텔의 주인공들에 특정 기업과 언론도 있었던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이 후배 기자는 결국 더는 그곳에 못 있겠다며 다른 언론사로 이직했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충격적 이야기를 글로 담아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원하지 않으면 절대 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배는 기자가 진실을 감추어서는 안 되지 않겠냐며 사실을 공개하는 데 기꺼이 동의했다.
― 후배가 다칠 수도 있는 너무 민감한 이야기인 거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는 후배라 저도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당연히 전화해서 동의를 구했습니다. 회사도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 상태이고요. ‘내가 당시의 이야기 좀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뭐라고 반대하겠느냐. 마음껏 이야기하시라’고 하더군요. 역시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는 다릅디다.(웃음)”〉
공직기강팀장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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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팀장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호윤 |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과 감찰 업무를 주로 하는 부서입니다.”
― 감찰권이 있나요?
“‘대통령비서실 직제’라는 대통령령(令)을 보면 과거 민정수석실의 업무로 인사 검증과 2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감찰에 대한 권한이 주어져 있습니다. 과거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민정수석실 산하였고, 현재는 민정수석실이 없기 때문에 공직기강실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과 감찰 업무를 맡은 것이죠.”
― 사실 검증이 잘 돼야 좋은 인사가 가능하잖아요.
“그렇죠. 행여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요직에 가면 당연히 안 되잖아요. 철저하게 검증해서 문제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유를 자료로 보고하는 구조입니다.”
― 대통령이 다 들어주시던가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보니 대통령도 청탁하는 거 같던데요.
“대부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이십니다.”
― 민정수석실 폐지에 대해서는 ‘공’도 있지만, 감찰반이 폐지되면서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감찰 기능이 약해졌다는 ‘과’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과거 민정수석실이 하던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예방적 감찰도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 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인데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과거의 공직기강비서관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사기관과 정부부처에서 오신 분들 그리고 변호사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춰 일했습니다.”
― 대통령실로 파견된 늘공(직업공무원)들은 에이스들이 많죠?
“대단한 실력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일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 팀장인데, 팀원들에 비해 젊은 거 같습니다.
“많게는 7~8세 많은 분이 저와 팀을 이뤄서 일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수평적 리더십을 선호하기 때문에 지시 위주의 업무 처리보다는 제가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팀원들과 같이 호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업무 처리가 매우 매끄러웠다고 자부합니다.”
― 리더십을 보여줬네요.
“부끄럽습니다. 다들 훌륭한 분들이라 젊은 팀장의 의견을 잘 이해해주시고 좋은 방향으로 함께 이끌어주셨지요. 어쨌든, 팀장이면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잖아요. 저는 제 일을 미루지 않고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주도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직접 조사에 참여하고, 보고서도 직접 쓰는 스타일입니다. 팀원들에게는 그분들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임무를 배분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놀라더라고요. ‘어공이 어떻게 이렇게 일을 잘하느냐’고요. 다들 좋게 봐주시니까 저도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한 것 같습니다. ‘원팀’으로 더욱 똘똘 뭉쳐서 일했습니다.”
― ‘늘공’은 ‘어공’에 대한 불신이 있잖아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린다면 ‘늘공’은 ‘어공’이 ‘입(口)’으로만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공’ 중에 비리에 노출된 사람이 ‘늘공’보다 많은 것도 사실이었고요. 결국 ‘어공’과 ‘늘공’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에게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인정해야 진정한 ‘원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천공, 정말 나쁜 사람”
〈― 언론을 보면 간혹 측근 사칭 사기 사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대 정부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당시 총무비서관을 사칭해서 유명 건설사에 취업했다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 내외와 일면식도 없는 사기꾼들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꽤 있었습니다. 제가 제보받은 사례를 수사기관에 제공해서 구속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통령 내외를 파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국민이 먼저 의심부터 하셔야 하고,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하셔야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아직도 사칭에 속는 사람이 있습니까?
“5분가량의 샘플 목소리만 있으면 어떤 문구로든 특정인의 목소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있지 않습니까. 유치한 보이스피싱과는 차원이 다르죠. 그리고 대통령 내외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사기꾼들이 그럴싸하게 이야기하면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자신이 대통령의 멘토라고 이야기하는 역술인 ‘천공’ 같은 사람은 스스로 ‘측근’이라며 ‘이권’에 개입하거나 그렇진 않나요.
“제가 이번 기회에 천공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천공이란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언론에도 보도된 바가 있는데요. 한 번은 영부인께서 지방 일정을 가시는 걸 보고, 천공이 같은 지역을 방문해서 그 지역 기관장 등에게 안내와 식사 대접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초지종을 잘 모르니까 ‘영부인과 진짜 가까운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고, 대접해주는 것이죠. 영부인과는 정말 아무 상관도 없는데, 모든 비난은 영부인에게로 돌아옵니다. 전혀 근거 없는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고요. 대통령 내외와 정말 가까운 사람이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죠. 천공이란 사람은 과거에 잠시 알았던 사이일 뿐이며, 현재 어떤 관계가 없음에도 어떻게든 대통령 내외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매우 악의적인 사람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 사실인지 아닌지 관심 없는 듯”
― 천공은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죠?
“이 의혹은 천공이 자기가 아니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상대측의 일방적 가짜 뉴스로 사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파악하기로는 천공이 자신의 주변에 마치 자기가 관저 부지에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자기가 관저 부지를 보러 갔는데 자신이 드러날까 봐 마스크를 쓰고 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 차 안에서만 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 천공 본인이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오히려 증폭시킨 거네요.
“그렇습니다. 불순한 의도가 다분한 것이지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거짓이라 해도 과시를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부터 진실만 말했다면 그렇게 시끄러울 일이 아니었습니다.”
― 자신이 대통령 측근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를 퍼트린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한 번은 크게 혼이 나야 할 사람이지요.”
― 이 의혹과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주술의 나라”라는 비판까지 했습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이 언론인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할 수 있는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사실 확인은 해야 합니다. 법을 떠나 그게 기본 도리 아닙니까. 요즘 민주당은 사실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내외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덧씌울 수만 있으면 덮어놓고 공격하다가 가짜 뉴스로 판명 나면 모른 척하지요. 이들이 가짜 뉴스 퍼뜨리는 데 아무런 죄책감도 없는 것은 처벌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이런 게 바로 제가 가짜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입니다.”
‘여성을 서슴없이 짓밟는 세력’
― 대선이 끝나고도 영부인에 대한 가짜 뉴스 공격은 끊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렇고, 영부인도 그렇고 ‘여성’이기 때문에 공격을 더 당하는 것 같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미혼이셨는데, ‘밀회설’ ‘비아그라’ ‘침대’ 등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을 갖다 붙인 제목의 가짜 뉴스, 가짜 영상들이 지금도 버젓이 나돌고 있어요. 영부인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지요. 사업을 하고, 그 경험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분이 갑자기 술집 접대부가 되고…. 이게 말이 됩니까.”
― 가짜 정보로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는 것이죠.
“저는 솔직히 이렇게 여성을 서슴없이 짓밟는 세력을 왜 다수 여성이 지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밀회나 저지르는 사람으로 만들고, 자기의 영역에서 인정받은 분을 호스티스로 만든 세력들은 모두 끝까지 찾아내 반드시 처벌해야 하고, 정치적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 접대부 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가짜 공격 때문에 영부인이 많이 아팠다고 들었습니다.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짜 뉴스는 대서특필됩니다. 수많은 유튜버가 퍼 나르죠. 그런데 이런 가짜 뉴스가 수사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그 수사나 재판 결과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유명인의 ‘성’ 비위는 1면에 나오지만, 이 비위가 무죄로 밝혀졌을 때는 뒷면 단신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사람이 정말 억울하면 그게 마음의 병으로 옵니다. 늘 심신이 괴로운 거죠. 원인 모를 통증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고요. 영부인께서 그러셨어요.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런 모습을 본 대통령은 어땠을까요.
“얼마나 화가 나셨겠어요. 검사 시절 같았으면 철저히 수사해서 사실을 밝혀내셨을 텐데. 엄청 답답하셨을 겁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식 개혁은 잘 추진되고 있는 건가요.
“윤석열 정부는 소위 말해 선거를 앞두고 표만 생각하는 매표성 정책은 추진하지 않습니다. 다소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 추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 보조금 개혁, 노동 개혁,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한 재정 준칙 마련이 그 예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미룬 가스·전기 요금 인상도 표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후세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겁니다. 국민께서 그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솔직히 당장 눈앞의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국가부채를 약 450조원이나 늘렸다고 합니다. 초기 코로나19 보상금, 노인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현금을 뿌리는 데만 앞장섰죠. 정치가 나라를 망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나쁜 것이 포퓰리즘입니다. 2024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 확고하지요. 보수 정부는 나라를 좀먹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 보수 성향 대통령들은 당장 눈앞의 인기가 아닌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본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정치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됩니다. 제가 봤을 때 윤 대통령은 기성 정치를 답습하지 않는 개혁가란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 개혁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통치 스타일에 대한 반감도 있습니다.
“시간이 5년밖에 없으니까요. 당신께서 집권했을 때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흙탕물, 오물이 튀더라도 신속하게 개혁을 추진해나가는 겁니다. 저는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을 알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분입니까.
“방송이나 언론 보도를 보면 ‘회색 경량 패딩’만 입으시잖아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 다니시고요. 소탈하세요. 이런 게 대통령의 진짜 모습이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쇼통’이란 비판을 많이 받았잖아요. 내용보다는 TV에 화려하게 나오는 행사를 좋아해서 붙여진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 반대입니다. 절대 ‘쇼’를 하시지 않죠.”〉
청와대 부속실 근무 시절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검증팀에서 일한 정 전 팀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부속실에서 4년 3개월간 근무했다.
〈― 검증과 조사가 전문인데, 왜 1부속실에서 근무하라 했을까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많이 놀랐습니다. 원래 대선이 끝나면 인수위 구성 후에 캠프 출신들에게 비공식적으로 희망부서 지원을 받습니다. 우리가 대학 갈 때 1지망, 2지망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방식이죠. 저는 당연히 1지망으로 민정비서관실을 적었습니다. 2지망으로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썼고요. 저는 제가 청와대에 간다면 당연히 민정 아니면 공직기강에서 일할 줄 알았거든요. 어쨌든 1부속실로 갔습니다. 청와대는 처음이라 길도 헤맸어요. 부속실은 ‘본관’에 있어서 청와대 연풍문을 통과하고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했거든요. 거기서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처음 만났습니다.”
―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는 원래 인연이 있었습니까.
“전혀요. 그날 만남이 처음이었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이셨나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말 꼼꼼하고 일만 하는 분이셨습니다. 부처와 수석실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들을 직접 다 확인하셨습니다. 언론이나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신중한 결정을 위해 보고서를 직접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좀 쉽게 설명하자면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분은 짧은 대면 보고를 듣고,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박 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을 꼼꼼히 다 읽고 직접 장관이나 수석에게 전화를 해서 상의하고 이후에 판단해서 결정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통치 스타일이 다른 것이죠. 박 전 대통령이 밤낮없이 일하시니까 저도 집에 가지 못하거나 새벽까지 남아 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 박 전 대통령이 하루에 소화한 보고서 양이 그렇게 많은가요.
“제가 대통령께 상신하는 보고서를 담당하는 업무를 했는데요. 그 양이 어마어마했죠. 제 기억에 대통령께서는 보고서를 꼼꼼하게 다 보시고 장관과 수석에게 지시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에 대한 추가 보고서가 또 올라왔습니다. 당시 수석과 장관들 사이에서는 ‘대통령께서 자주 전화를 해서 지시해 전화기를 방수 패드에 넣고 샤워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7시간의 진실
〈―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은 뭡니까.
“대통령 취임 후 1~2년 차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행사가 정말 많았습니다. 대통령이 기혼일 경우 배우자와 나눠서 소화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미혼이기 때문에 혼자 행사를 다 소화하셔야 했죠. 요청을 거의 다 들어주려 애쓰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한계에 달한 것이죠. 한번은 규제개혁 관련해서 7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토론을 한 직후에 해외 순방을 떠나셨는데 무리를 하셔서 링거를 맞으면서 외교 활동을 하셨죠. 귀국 직후에 너무 힘드셔서 우리 부속실에 일주일 중 평일 하루만 행사 일정을 빼줄 수 있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보고서와 자료를 검토할 시간도 필요하시다면서요. 우리(부속실)는 논의 끝에 평일의 중간인 수요일에 대외 일정을 잡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수요일에 외부 일정을 안 잡은 그 첫날에 바로 세월호 참사가 터진 겁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은 여성이시잖아요. 남성 대통령하고는 다릅니다. 남성 같은 경우 급한 일이 발생하면 급히 세수만 하고 정장 차려입고 나가면 되는데, 여성 대통령은 다르지 않습니까.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된 부분은 있었으나, 계속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필요한 지시를 하셨습니다. 이런 분에 대해서 굿판을 벌였느니 어쨌느니 하니까 속이 상하다 못해 썩어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 문재인 정권과 괴담 유포 세력은 박 전 대통령이 잘못해 참사가 벌어진 것처럼 몰고 가려고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이번에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무죄를 받았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도 무죄가 확정됐지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3명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겁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모두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것이지요.”
― 법정에서 증언을 한 적도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1부속실에서 제 업무 중 하나가 대통령 상신용 보고서를 취합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관련 비서관실에서는 수분 단위로 비슷한 내용의 세월호 상황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방송에 실시간으로 내용이 다 나오고 있었고, 보고서 내용도 수치 일부만 업데이트해서 오는 것이라서 정호성 비서관과 이걸 모두 다 보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일부는 자체적으로 생략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서 수사할 때 저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조사를 받았다면 당시의 정확한 상황과 진실이 좀 더 일찍 밝혀졌을 텐데요. 어쨌든 재판에 증인으로 한 번 나오라고 해서 나갔고 정확한 사실만을 진술했습니다.”〉
‘보좌관급 인턴’
〈―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 부산에서 쭉 자라온 건가요?
“네. 수영구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 때 사하구로 이사를 해서 대동중학교와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 왜 사하구로 이사를 한 겁니까.
“부모님이 사하구에 집을 사셨어요. 그래서 사하구에 터전을 잡게 된 것입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겁니까.
“대학을 서울로 갔습니다.”
― 부산에서 대학을 다닐 수도 있지 않았나요.
“저는 사춘기 시절에도 친구들이 ‘너 나중에 뭐 할 거냐’고 물으면 대답이 한결같았습니다. 항상 ‘나는 정치인이 될 거다’라고 말했죠. 친구들은 황당해했습니다. 공부보다 노는 데 빠져 있는 친구가 정치인이 되겠다고 하니 황당했겠죠. 저는 어느 대학에 가든 정치외교학과에 가고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서울에 가서 더 큰 세상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졸업 후에 국회에 가겠다는 작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죠.”
―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 제 나이 만 25세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순식간에 사실상의 가장이 된 것이죠. 제가 대학 졸업 후인 2003년에 인턴으로 국회에 처음 들어가게 됐습니다. 당시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실이었죠.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인턴인데도 집에 가지도 않고 일만 했습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보좌관(4급)이 저를 기특하게 생각했습니다. 많은 일을 해볼 수 있었죠. 인턴으로 일한 첫해에 국정감사를 치렀는데, 주변 사람들이 ‘보좌관급 인턴’이라는 별명도 붙여주었습니다. 제 자랑이라 민망하긴 하지만 저는 당시 남들보다 2~3배는 더 일했습니다. 그런데 재선을 앞둔 총선 과정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죠. 그때의 충격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26세 때 5급 국회의원 비서관
― 인턴 보수가 많지 않았을 텐데요.
“그 당시는 월 100만원이었습니다. 저 혼자 쓰기에도 빠듯한데 그걸 쪼개서 어머니에게 보내드렸지요. 그래도 꿋꿋이 열심히 일한 결과가 빛을 발했는지 만 26세에 5급 비서관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파격적인 나이였습니다.”
― 최연소 아니었나요?
“당시는 국회 보좌진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당시에는 20대가 5급 비서관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17대 국회에서 최연소 비서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특종으로 이름을 날린 보좌진이었습니다.
“국회는 무한경쟁 사회입니다. 보좌진이 되면 공무원이 되지만 별정직이라 신분 보장이 안 되거든요. 업무 능력이 의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날이라도 나가야 하는 곳이 국회입니다. 그때는 실업급여도 없었어요. 다행히 요즘에는 사전예고제가 도입되어서 사직 통보를 받고 한 달은 퇴직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하더군요. 일을 정말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한 결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특종은 뭔가요.
“노무현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이 2006년 8월 한 달 동안에만 정부 전산망을 통해 2924건의 국민 개인 정보를 열람한 것을 밝혀냈습니다.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의 ‘정부기관 월별 행정정보 열람통계’를 확인해 찾아냈죠. 2006년 8월은 국정원 ‘부패척결 태스크포스(TF)팀’의 고모씨가 한나라당 대선 주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 자료를 열람했다고 국정원이 밝힌 시기였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노무현 정권의 국정원이 사찰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죠. 《조선일보》 《동아일보》 1면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자료를 보도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도 그의 꿈은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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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팀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정 팀장은 2023년 12월 4일 원 장관을 만나 사하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정호윤 |
부산 사하를 위한 정 전 팀장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직 사표를 낸 당일인 2023년 12월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사하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팀장은 이 자리에서 원 장관으로부터 부산 전체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은 물론, 사하구 주요 숙원사업의 신속 추진 약속을 이끌어냈다.
정 팀장은 원 장관과의 면담에 이어 김오진 1차관, 백원국 2차관과도 만나 사하구 지역 사업의 신속 추진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두 차관은 모두 정 전 팀장과 대통령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처럼 발 빠른 움직임은 그에게 젊음이 있고 20년 동안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 가능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