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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 정치인을 만나다 - 조용술 청년365 대표

18년 차 청년 정치인이 보는 이준석式 청년 정치는…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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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배틀이라는 형식 자체가 결국 4명의 승자와 수백명의 패자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정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온 560명의 패자를 품어주는 식은 어땠을까 싶어요.”

⊙ “기성 정치권은 청년을 일회용품·소모품으로 대해 왔다. 정치 활동 함께한 청년 100명 중 3명만 살아남아”
⊙ “청년 기다려준 적 없는 한국 정당… 독일 청소년은 축구하며 정치 배워”
⊙ “청년 정치 부문에서 민주당보다 10년 늦은 보수, 기회의 공정 채택해야”
⊙ “‘나는 국대다’로 뽑힌 대변인들 임기 6개월… 정치 인턴 뽑은 것”

趙庸述
1981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강대 법학박사 수료 / 前 바른미래당 혁신위원, 現 청년365 대표, 꿈꾸는 골목 대표, 《한국일보》 3040뉴스이용자위원회 위원
사진=조준우
  청년 정치인은 이준석(李俊錫) 국민의힘 대표,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7월 6일 대전 유성구의 한 호프집에서 ‘만민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 멀어진 탄소 중립과 에너지 자립’,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만민토론회는 대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순회 토론회 형식으로 개최 중인 행사다.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노무현 정부 노동부 장관), 주대환(周大煥) ‘제3의 길’ 발행인(전 민노당 정책위 의장), 김진욱 변호사(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박인제 변호사(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이명우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등이 주도했다. 이름 그대로 좌우의 구분을 떠나,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빅텐트’ 역할을 하는 행사다.
 
 
  만민토론회의 청년들
 
  7월 6일 열린 대전 토론회에는 예정에 없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참석해 화제가 됐다. 민생 현장을 돌아보는 ‘윤석열이 듣습니다’의 첫 행보였다. 현장에 가서 보니 참석자 중 중·장년층의 비중이 높았다. 청년들도 눈에 띄긴 했다. 패널석엔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공동대표와 고범규 정의당 김포시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했다. 조 대표는 카이스트대학원에서 원자력과 양자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원자력을 전공하는 학생 중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탈원전 반대 서명운동과 1인 시위 등을 해왔다.
 
  만민토론회를 기획하고 준비한 이 중에도 청년이 있다. 조용술 청년365 대표다. 조 대표는 만민토론회 준비 과정에 참여했다. 지난 5월 10일 서울에서 열린 첫 세미나에는 청년 패널로 참석했다. 그 자리에선 ‘사회통합을 위한 대타협 플랫폼’을 제안했다. 7월 8일 그를 만나 청년 정치에 대해 물었다.
 

  — 만민토론회가 기존의 중도보수 연합 모임과 다른 점이 뭔가요.
 
  “각 지역에서 활동 중인 단체들과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게 열린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화두가 되었어요. 광주의 카페 사장 배훈천씨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면, 대전에서는 원자력 정책 관련 시민단체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목소리를 낸 거죠.”
 
 
  청년운동 2기 주도
 
2018년 3월 25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국회에서 영입한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수경 변호사,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서진웅 전 삼양홀딩스 임원, 조용술 청년365 대표. 사진=조선DB
  조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인 2003년, 국회의원실 인턴으로 활동하며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청년365’를 설립해 활동하며 민주당 청년리더로도 활약했다. 2018년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 안철수(安哲秀)의 인재 영입 4호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에 출마했다. ‘박근혜 키즈’로 영입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는 좀 다른 정치 여정을 밟아왔다. 생활 현장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 청년365는 왜 설립했나요.
 
  “2003년부터 야학과 멘토링 자원활동을 해왔어요. 2008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청년 문제가 너무 심각해졌습니다. 청년들의 취업, 주거, 결혼, 교육에 빨간불이 켜진 거죠. 2009년부터 청년들과 관련 분야 스터디를 하며 ‘청년연합36.5’(사단법인 청년365 전신)를 만들었어요.”
 
  — 그 전에 있었던 청년단체와 다른 점이 있나요.
 
  “청년운동의 제2기를 열었다고 할까요. 청년운동 제1기가 운동권 운동이었다면 2기는 생활정치예요. 우리 삶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단체인 거죠. ‘청년유니온’ 같은 단체도 같은 시기에 활동을 시작했어요.”
 
 
  “룰의 공정보다 기회의 공정”
 
조용술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으로 출마했다. 왼쪽 뒤편은 김성동 전 의원.
  — 어떤 활동을 했나요.
 
  “‘마미프로젝트’라는 걸 했어요. ‘마을의 미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저소득가구 아이들에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했습니다. 기회의 공정이지요. 부모 찬스가 있는 애들이 있어요. 그 아이들은 배경 덕에 더 많은 기회를 갖지요. 단순히 룰의 공정만 지키는 게 공정의 모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흙수저의 페널티(penalty)를 벗어날 수 있게 기회의 사다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 교육 활동만 했나요.
 
  “멘토링 활동과 마을 살리기 운동을 했어요. 마포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활동을 확대했지요. 당시 마포구는 지금의 마포구와 달랐어요. 동네 간의 편차가 더 심했지요. 낙후된 골목이 많았어요. 그런 골목을 살리는 운동이었습니다.”
 
  — 골목을 어떻게 살리나요.
 
  “안전하고, 밝고, 깨끗하게 바꿔서 사람들이 골목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마을 경영에 참여해 마을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전반적인 청년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라이더들의 ‘30분 배달제’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어요. 결국 폐지됐어요. 대학 등록금 문제, 경력단절 여성 문제, 육아휴직 문제도 청년의 눈으로 살펴보고 목소리를 내놨습니다. 최근엔 기본소득제도 도입이 바람직한지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했고요.”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
 
  “안철수 대표 측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방선거 출마를 제안해서, 마포구청장으로 출마했습니다. 바른미래당에서 청년정치학교 교무처장, 혁신위원으로 활동했어요.”
 
  2018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역대 최대 기록으로 압승한 선거였다. 조 대표는 원내 5개 정당이 경합한 마포에서 8.7%를 득표했다.
 
  — 선거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역시 선거자금이었어요. 제3정당이었으니 운동원도 부족했지요. 청년에 대해 유권자들이 편견도 갖고 있었어요. ‘너는 젊으니 다음번에 해라’는 말도 많이 들었지요. 30대 구청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젊은 정치인에 대한 갈망 자체는 그때 이미 느꼈어요. 기대와 격려가 많았거든요.”
 
 
  청년을 일회용품 취급한 정치권
 
  — 청년으로서 시민운동과 정치 활동을 해왔는데 힘든 점이 있나요.
 
  “나이 자체가 핸디캡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나이로 모든 걸 평가하는 문화가 있잖아요. ‘경험을 더 쌓아라’는 말을 청년들은 많이 듣습니다. 저는 시민운동과 정치권 활동을 18년 했어요. 정치권에 들어온 지 2~3년 된 50대 정치인들이 저에게 경험을 더 쌓으라고 하더라고요. 젊으니 기회가 더 있지 않으냐면서요. 이런 태도 때문에 양질의 청년들이 정치권으로 영입되는 폭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어요.”
 
  — 영입된 청년 정치인들이 몇 년 후엔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네요.
 
  “기성 정치권은 청년을 일회용품・소모품으로 대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정치적 위기를 청년을 사용해 극복하고 수많은 청년 활동가를 사장시킨 경우가 많았어요.”
 
  — 일종의 행동대장으로 청년을 이용했다는 건가요.
 
  “예를 들면, 한 리더가 청년을 영입합니다. 당의 주도권이 바뀌면 그다음 리더가 자기에게 줄 서 있는 청년을 세워요. 자기 고유의 활동 분야가 없는 청년들이 급히 수혈됩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 정치인이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이 없었어요. 전문성과 경험 있는 청년들 영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정당 차원에서 청년을 영입해 키운 적은 없었나요.
 
  “우리나라 정당은 청년을 기다려준 적이 없습니다. 당에서 만든 청년 정치인 육성 프로그램이 한 번도 길게 간 적이 없어요. 당 지도부가 교체되면 프로그램도 끝나는 식이었어요. 지속적이고 연속적으로 사람을 키워내지 않았고, 연속성이 없다 보니 늘 외부 수혈에 집착했지요. 그렇게 영입된 인재들도 소모품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행태가 악순환됐어요. 그게 한국 정치 발전을 막아온 겁니다.”
 
  — 외국은 어떤가요.
 
  “독일의 경우엔, 정당이 청년 정치인을 기르기 위해 공을 들입니다. 청소년 캠프를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축구 같은 취미활동을 하면서 당과 가까워지게 만들고, 토론과 정책 과정에 참여하게 해요. 이들이 자연스럽게 20대, 30대 지도자로 자랍니다. 한국 정치는 청년이 짧은 시간 안에 스타 탄생 되는 걸 요구해요.”
 
  — 그러다 보니 잠깐 반짝했다가 잊힌 청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제가 처음 정치권에 들어와서 활동했을 때 100명의 동지가 있었다면 지금 남아 있는 친구들은 두셋 정도예요. 생존율이 3% 정도인 거죠. 청년을 체계적으로 길러보겠다며 만든 청년정치학교조차도 바른미래당이 깨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없어졌어요.”
 
 
  민주당보다 10년 늦은 보수
 
  — 민주당은 야권과 좀 다른가요? 청년 정치 활동을 하면서 양당을 지켜봤을 텐데요.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운동권과 시민사회를 통해 많은 인재를 영입하다 보니 인적 풀이 넓잖아요. 청년들의 정치 진출이 국민의힘보다 빨랐던 이유입니다. 국민의힘은 산업화 세대가 발탁식으로 청년들을 뜨문뜨문 영입하다 보니 청년 인적 풀이 좁았어요.”
 
  — 민주당은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기도 했나요.
 
  “청년 정치인을 길러내려면, 첫째는 정당 내의 교육훈련 과정, 둘째는 외부에서 활동가를 영입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민의힘은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부족했어요. 민주당은 ‘노무현 리더십학교’를 운영하면서 길러냈고, 시민사회 출신들을 영입했습니다. 지금 민주당에서 청년리더라고 불리는 정치인 중 상당수가 그렇게 영입됐어요.”
 
 
  이벤트성 영입은 양날의 검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 결승전 후, (왼쪽부터) 신인규(4위), 임승호(1위), 양준우(2위) 대변인과 이준석 대표. 사진=조선DB
  — 보수 진영에 이준석이라는 30대(1985년생) 당대표가 탄생했지요. 이준석 대표 전후로 바뀐 게 있나요.
 
  “30대 당대표 자체가 정치권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고 생각해요. 정치권에선 3040그룹들을 ‘젊은 사람’ ‘어리다’라고 표현해왔는데, 잘못된 표현이란 게 증명된 거죠. 최근에 당내에서 젊은 청년 그룹의 발언권이 그 전보다 세진 것 같습니다.”
 
  — 체감이 되나요.
 
  “야권에선 ‘아직은 젊으니 때를 기다려라’ 이런 표현을 많이 써왔어요. 예전에는 청년을 그저 ‘따르는 자’로 봤다면, 이제는 ‘너는 이 현안을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식의 동지적 관점으로 바뀐 듯합니다.”
 
  — 김소연 변호사(국민의힘 대전시당 시정감시단장)는 이준석 대표를 두고 ‘처음부터 꽃가마 타고 등장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일선에서의 활동가도 필요하지만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활동경력이나 전문성도 없이 정치적 이벤트로 영입되는 게 제일 문제예요. 이준석 대표, 박성민 비서관 모두 청년 정치의 측면에선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벤트식으로 영입됐잖아요. 그렇게 수혈받을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은 수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 박성민 비서관의 등장에 대해서는 청년층에서도 반감이 다소 있는 듯하네요.
 
  “현재의 정당 시스템에선 밖에서 활동한 사람들을 찾아내고 영입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편으론 이해도 됩니다. 청년의 상징성을 갖고 활동해온 인사들이니 잘 해주기 바랍니다.”
 
  — 이준석 대표 출범 후에 ‘나는 국대다’가 화제가 됐는데요. 경선으로 대변인을 뽑았지요.
 
  “기대와 우려가 있어요. ‘룰의 공정’을 실현했다는 점에서는 좋게 봅니다. 가산점, 페널티가 없는 경쟁이었다는 점에선 분명한 성과가 있어요. 우려스러운 건 과연 기회의 공정 측면에선 어떤가 하는 점이에요. 이미 말싸움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들을 뽑는 행사였어요.”
 
  — 토론 배틀로 승자를 정했는데요.
 
  “토론이란 상대와 나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간격을 좁혀가는 과정 아닌가요. 상대를 찍어 누르는 것이 토론이 아니에요. 토론을 배틀이라는 이름으로 오락화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야권에서 이런 행사를 연 건 처음이었는데요.
 
  “2012년에 민주당이 청년비례대표를 뽑았는데 거기에도 토론 배틀이 있었어요. 약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명의 국회의원이 선발됐죠. 그때 뽑힌 게 김광진(金光珍)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장하나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에요. 그때도 후유증이 아주 컸어요. 야권이 여권보다 10년 느린 거죠.”
 
  — 토론 배틀로 대변인을 뽑은 게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배틀이라는 형식 자체가 결국 4명의 승자와 수백명의 패자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정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온 560명의 패자를 품어주는 식은 어땠을까 싶어요. 토론 배틀만으로 정치인을 뽑는 것도 우려스러워요. 짧은 시간 동안 토론 경쟁만으로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을까요? 정치철학과 삶의 흔적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정치는 경연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승자독식의 함정
 
  — 4명의 승자를 배출한 게 아니라 560명의 패자를 탄생시켰단 얘기군요.
 
  “대부분의 청년은 사회 경험이 없어요. 약육강식 개념이 없습니다. 정치를 통해 뭘 바꾸겠다고 뛰어든 애들이 많아요. 토론 배틀에서 떨어졌다? 내가 왜 떨어졌는지 이해를 못 할 수 있어요. 특정 계파와 친한 사람이 뽑혔다, 성적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요. 그런 친구들이 분노를 안 하겠습니까. 500명의 지지자 중 패배에 승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지자에서 비판자로 바뀔 수 있는 모험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형식의 행사가 이어질수록 승자독식(勝者獨食)의 함정에 빠질 수 있어요.”
 
  — 공정한 경쟁이었다면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청년실업을 겪는 청년이 대기업 인턴에 지원했다가, 승복할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지면 기업에 대한 호감이 분노로 바뀔 수 있어요. 청년 활동을 하면서 그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심지어 그 기업 제품은 살면서 두 번 다시 쓰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봤어요. 정당이 굳이 팬을 안티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승복할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진다면 호감(好感)이 악감(惡感)으로 바뀌는 거죠.”
 
  — ‘나는 국대다’ 때문에 국민 전체로 봤을 땐,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왜 2030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보궐선거 때보다 확 떨어졌을까요. 그 말이 맞는다면 지지율이 민주당을 두 배 차이로 이겨야지 왜 내려갔을까요. 최근 만 19~29세 여성 사이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대가 나왔어요. 성공한 행사라면 〈미스터트롯〉이나 〈미스트롯〉처럼 전 국민이 한명의 우승자라도 이름을 알아야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6개월 임기, 인턴 뽑은 것”
 
  — 기왕에 선발한 분들을 잘 양성하면 좋겠네요.
 
  “대변인 임기를 6개월로 정한 것도 어떨지 모르겠어요. 정치 인턴을 뽑은 거에 불과합니다. 임기가 어딨나요. 잘하면 계속 할 수 있어야지요. 일단 기간을 정해놓은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이 행사를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정치라는 건 토론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뽑는 겁니다. 무릎팍 도사도 아니고 면접에서 말 몇마디 한 걸로 사람을 어떻게 판단합니까. 그 사람의 살아온 흔적과 경험을 봐야지요. 흔적이 없다면 정당이 훈련을 하고 가르쳐야지요.”
 
  — 살아온 흔적이요?
 
  “어떤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문성이 있는지, 글과 말, 행동. 그 사람의 족적(足跡)을 말합니다. 토론만으로 뽑는 건 위험하다고 봐요. 대변인으로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만들어진 친구들을 고르고 나머지는 버리는 게 아니라, 나머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방법을 찾는 게 정치의 묘수예요.”
 
  —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뿐 아니라 직접 그들을 영입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단 말이군요.
 
  “서울대 환경미화원 분이 자살하는 비극적인 일이 있었지요. 학교 측에서 환경미화원 분들에게 건물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쓰는 필기시험을 치게 하고, 휴게실에서 쉬었다는 이유로 글을 모르는 분께 반성문을 쓰라고 했답니다. 말 재주만 갖춘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출하면 탁상행정이 될 수 있어요. 삶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영입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 소위 진보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보수에도 필요합니다. 뛰어난 토론 실력을 갖춘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자기의 삶의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권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변인 양성 시작했어야
 
  — 그럼 청년의 입장에서 볼 때, 이준석 대표가 첫 행보를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요.
 
  “임명자의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정치적 동지를 등용했어야지요. 정당정치의 기본은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겁니다. 그동안 정당정치 활동하면서 봐온 사람들이 있었을 거잖아요? 영입을 하든 발굴을 하든 했어야지요. 새로운 사람을 키우고 싶었다면 대변인 인턴을 토론배틀로 뽑는 게 아니라, 대변인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했으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 요즘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공정함을 상당히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키워내고,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게 공정(公正)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기득권이 만든 룰 때문에 피해 보지 않도록 해주는 ‘룰의 공정’은 그다음이고요. 지금 이준석 대표가 하는 행보는 기본적으로 룰의 공정을 우선으로 하는 식이라고 봅니다. 순서가 바뀐 거죠.”
 
  — 룰 적용의 공정함에는 승패에 승복하라는 전제가 깔려 있군요.
 
  “결국 성과만능주의인 거죠. 최근 이슈가 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문제도 그렇습니다.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없애자, 갈아엎자라고 접근하는 것이 과연 보수정당의 접근법으로 적절한지 모르겠어요. 통일부에 대해선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기득권 여성이 아닌 경단녀와 같은 사회적 약자 여성, 나아가 노인, 아동, 장애인까지 돌보는 체제로 재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어떤 조직이 애초에 왜 생겼는지 생각하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보수정당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 그러고 보면 이준석 대표 본인은 정치권 진입뿐 아니라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청년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네요.
 
  “현재 한국의 1020들은 선진국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그들은 산업화, 민주화가 끝난 후의 한국에서 자랐어요. 승자독식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정책이 등장했고, 이제는 기본소득까지 논의되는 시대예요. 정치권도 이제 룰의 공정이 아니라 기회의 공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권이 청년 정치인이라는 미래를 양성하고 싶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깜짝쇼를 벌일 게 아니라 정치적 동지로 양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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