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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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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미얀마의 봄’은 더디 올 것 같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신들이 정부를 장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과 정부 고위 인사들을 가택연금 시켰다.
 
  미얀마 군부는 1962년 네 윈의 쿠데타 이후 2015년까지 53년 동안 정권을 잡았다. 2015년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민주주의민족동맹)가 승리하며 군부정권은 마침표를 찍었다. NLD당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군부는 총선 직후 지속적으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계엄령 선포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미얀마 곳곳에서는 군부독재 타도를 위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혈사태로까지 번진 상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제사회도 팔을 걷어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11일(현지시각)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최고사령관 등 쿠데타 주역 10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산 동결 및 거래 금지 조치를 부과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쿠데타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수치 고문의 즉각적인 석방,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복원 등의 요구사항을 담았다.
 
  수치 고문은 1945년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났다. 두 살 때 아버지가 암살된 뒤 인도와 영국에서 성장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을 공부하고 미국 뉴욕 유엔(UN)본부에서 근무했다. 1988년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미얀마에 왔다가 인생이 뒤바뀌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정(軍政)의 총칼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시위 전면에 나섰던 그는 이듬해인 1989년 군정으로부터 구금을 당했다. 장장 15년간이었다. 구금 상태던 1991년에는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남편과 두 아들이 대리 수상하는 상징적 장면에 전 세계가 미얀마를 주목했다. 1995년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구금과 석방을 반복하다가 2010년 말 전격 석방됐다.
 
  2012년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제도권 정치에 발을 디뎠다. 2015년 11월 총선에서는 NLD가 의회 과반을 차지하며 정권 교체도 이뤄냈다. 국가고문 겸 외교장관에 취임했지만 대통령은 되지 못했다. 군부가 만든 헌법 때문이었다. 헌법에 없는 국가고문(국가자문역)이라는 자리를 만들었고,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됐다.
 

  그러나 집권 이후 행보는 인권을 위해 몸 바쳤던 운동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族)에 대한 군부의 대대적인 탄압을 묵인한 게 대표적이다. 2017년부터 이뤄진 군의 축출 작전으로 로힝야인 수천명이 학살당했고, 수백 개 마을이 불탔다. 그러나 그는 이에 침묵했다. 미얀마 국내 여론이 로힝야족에 비판적인데다가 군부에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는 직접 군부의 대량 학살 혐의를 부인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세계의 반발이 커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하라는 청원이 이어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수치에게 2009년 수여한 최고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박탈했다.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는 그의 명예시민 자격을 철회했다. 이때 ‘아시아의 수치(羞恥)’라는 혹평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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