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수술 아무리 해도 觀相은 안 바뀐다”
⊙ “潘基文 사무총장은 極貴의 상” “안철수 의원은 복상”
⊙ “김정은이 33, 34살이 되는 해에 북한의 운이 쇠퇴… 통일 가능성 있다”
⊙ “潘基文 사무총장은 極貴의 상” “안철수 의원은 복상”
⊙ “김정은이 33, 34살이 되는 해에 북한의 운이 쇠퇴… 통일 가능성 있다”
- 영화 <관상>은 단종을 지키고자 하는 김종서 장군과 왕위를 찬탈하려는 수양대군 간의 싸움, 그들 사이에서 관상으로 세상사를 풀어 보려 했던 관상가 내경의 이야기를 담았다.
의아하다. 영화 <관상>의 감상평 말이다. 주위 사람들의 얘길 들어보면 ‘그냥 그렇다’,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런데 영화는 ‘대박’이 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기준으로 10월 10일 현재 누적관객 수 890만명, 개봉 한 달 후에도 일일관객 수가 꾸준한 걸 보면 무난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할 듯하다.
관객 수와 감상평의 불일치는 과연 기자의 느낌일 뿐일까.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영화 평점을 찾아봤다. 10점 만점에 7.5점, 1만2500명 이상이 매긴 점수다. 천만 관객을 넘긴 다른 사극 영화는 어떨까. 1230만명이 본 <광해>는 9.22점이다. 마찬가지로 1230만명이 본 <왕의 남자>는 9.01점이다. 관객 747만명이 든 <최종병기 활>도 평점 8점은 넘겼다.
사극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려면 시쳇말로 ‘고퀄’이어야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고퀄은 높은 품질을 뜻하는 인터넷 은어다. <관상>과 비슷한 평점을 받은 다른 사극 영화의 관객 수는 300만명(<방자전>), 79만명(<나는 왕이로소이다>) 등이다. 종합해 보면, 관객들은 영화 <관상>을 앞다투어 봤으면서 점수는 짜게 줬다는 얘기다.
영화 <관상>이 받는 대접은 우리 사회에서 ‘관상’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는 갖고 있지만, 행여 ‘미신을 믿는다’는 소릴 들을까 싶어 그 사실을 다른 이에게, 혹은 스스로에게도 내비칠 수 없는 호기심의 대상.
시나리오 받고 흥행 예감한 관상가
김용남(金容男)씨를 만나러 가는 길, 기자의 심경도 그러했다. ‘정치인들의 관상 평을 청해 볼까?’, ‘에이 그런 게 어딨어.’ ‘그럼 기업인은?’, ‘에이 그런 걸 어떻게 믿어.’ 마음속에서 자동으로 문답이 오갔다. 김용남씨는 영화 <관상>의 멘토 역할을 한 진짜 관상가다.
김씨를 만난 곳은 서울 신림동에 있는 풍수 관련 학회의 사무실이었다. 영화 속 관상가 내경(송강호)이 한양에 올라와 기생 연홍(김혜수)의 집에 유숙했듯, 김씨도 다른 이의 공간을 빌려 쓰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관상을 강의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김씨에게 대뜸 물었다.
“영화 <관상>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을 알았나요?”
김씨가 웃었다.
“시나리오를 받아 읽어 보고 잘되리라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다시 물었다.
“관상에 그런 건 나와 있지 않나요?”
김씨가 약간 진지해졌다.
“사실 저의 스승이신 회당(會堂) 신기원(申箕源)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올해가 가장 좋은 해다, 크게 될 기초를 닦는 해다, 라고요. 실제 제 관상을 봐도 올해가 그런 해이긴 합니다. 지난해 3월에 시나리오를 받아 봤는데 감수를 보면서 ‘아, 이 영화 때문에 내가 좀 알려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는 예상을 못했죠.”
“그러면 영화 <관상>이 관상가의 덕을 본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웃으며 “워낙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았나. 서로 상부상조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 몇 번이나 김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주로 언론사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영화에 참여했나요.
“내경의 대사를 보면 관상을 평하는 부분이 많잖아요. 관상 용어나 표현 등을 다듬었습니다. 관상가가 주인공이니 관상가만의 습관 등을 제작사 쪽에 알려주기도 했고요.
예를 들면, 영화에서 수양대군의 역심을 알리기 위해 얼굴에 점을 만들잖아요. 눈썹 바로 위 인당 쪽에요. 이 점의 위치를 두고 제작사와 여러 논의를 했어요. 사실은 그 자리가 관상학적으로 맞는 자리가 아닙니다. 《지리대전》이라는 책이 있어요. 얼굴을 포함해 몸의 모든 점을 다룬 책이지요. 이 책에서 성격이 포악하고 윗사람을 거스르는 상을 골라 점 자리를 정해 줬어요. 일월각, 즉 이마 가운데 쯤이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점을 찍으면 망건에 가리거든요. 스토리 전개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위치를 바꿨습니다.”
수양 후보 다섯 명 중 이정재 추천
—영화를 보면 내경이 한명회(韓明澮)에게 ‘당신은 목이 잘려 죽을 상이다’라고 하는데요. 목이 잘릴 상은 어떤 상인가요.
“목에 빨간 줄이 보이면 목이 잘려 죽는다고 해요. 그런데 목에 빨간 줄을 그려도 수염을 기르고 옷깃이 높으니 화면에 잡기가 어렵잖아요. 제가 시나리오에는 넣었는데 안 들어갔어요.”
김씨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수양대군이 역술가들을 불러모은 장면을 예로 들었다.
“수양대군이 역술가들을 모아 놓고 ‘내가 왕의 상이냐’ 묻는 부분이 있잖아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수양대군이 사주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이 사주가 왕이 될 사주냐’ 큰소리를 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역법으로 추적해 수양대군 사주를 뽑았습니다. 생일까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사주를 전문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명리는 공부했거든요. 완성한 수양대군 사주를 명리의 대가에게 보여줬더니 ‘이 사람은 30대에 크게 성공할 사람이다. 그런데 성정은 거칠고 험하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아 합격점에 들 만한 사주를 내가 만들었구나, 생각했어요.”
—그 장면은 왜 빠졌을까요.
“관객 중에 그 사주와 같은 사주인 분이 있을 수 있으니 뺐다 싶어요. 본인의 사주가 수양대군 사주와 같다고 생각하고 기분 나빠할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정재씨를 수양대군 역에 캐스팅한 것도 관련이 있나요.
“제작사 쪽에서 배우 다섯 명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이정재씨 외에 정우성, 공유, 현빈, 장동건씨였어요. 이 중 이정재씨를 선택한 이유는 수양대군의 인생과 배우 이정재의 개인사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예요. 이정재씨 인생에서 30대가 참 안좋은 시기였거든요. 영화도 잘 안 됐고, 드라마도 별 수확이 없었고요. 힘든 시기를 겪은 다음, 자신의 강한 이미지를 억제하고 밖으로 애써 내보이지 않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분출하지 않고 억제하고 있던 수양대군과 맞아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정우성씨 젊었을 때는 기운이 강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기운이 빠졌다고 봤어요. 부드럽게 바뀌는 거죠. 공유씨는 처음부터 너무 부드러운 이미지예요. 험하고 거친 것에 어울리지 않는 상이지요. 현빈씨는 지금이 30대인데 기운이 한창 왕성할 때라 맞지 않고요. 장동건씨는 기세도 강하고 괜찮은 상인데 눈이 너무 커요. 사슴 같은 눈은 수양대군 역할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배우들의 관상은 ‘반짝스타’ 관상
—영화를 보면 김종서(金宗瑞) 장군이 호랑이상이라고 했는데요. 김종서 장군을 연기한 백윤식씨도 호랑이의 상인가요.
“김종서 장군은 본래 문사(文士)였어요. 무사들을 관리하는 직책으로 갔는데 변방에 오래 있다 보니까 무사처럼 된 거죠. 무사들을 이끄는 문사에겐 어떤 형상이 어울릴까. 호두연함(虎頭燕頷), 즉 호랑이의 두상을 가지고 제비의 턱처럼 턱이 넓어야 밖에서는 장군, 조정에 들어와서는 재상이 될 수 있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백윤식씨의 얼굴과는 다르죠.”
—그럼 김종서 장군의 관상을 가진 배우로는 누가 있습니까.
“요즘 나오는 배우 중엔 그래도 맑은 기상을 가진 백윤식씨가 맞아요. 딱 맞는 배우로 고인이 된 조경환(趙卿煥)씨를 들 수 있어요. 예전에 <호랑이 선생님>에서 선생님으로 나오셨던 분 있잖아요.”
“최근 백윤식씨의 개인사가 이슈가 됐다”고 하자 김씨는 웃으며 “원래 예전에 장군들은 다 첩실을 뒀다”고 했다.
—그럼 막상 관상가로 나오는 송강호(宋康昊)씨는 어떤가요.
“송강호씨는 골상이 크고 안신, 즉 눈빛이 강해요. 거기에 맞는 관골(광대뼈)의 기운도 갖고 있고요. 이런 분들은 야심과 야욕이 커요. 예전 배우들과 요즘 젊은 배우들은 관상학적으로 많이 달라요. 요즘 새로 나오는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턱선이 얇고 얼굴이 작잖아요. 관상으로 보면 전성기가 짧은 반짝스타가 될 가능성이 커요. 송강호씨 같은 배우는 대배우죠.”
—영화에 보면 천하의 관상가가 어떻게 자기 아들이 죽는 것도 몰랐느냐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내경은 다 예측했어요. ‘관료로 나가면 큰일을 당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사실 시나리오상에 내경이 계속 거울을 보는 장면이 있었어요. 영화에서는 빠졌지만요. 거울을 본다는 건 관상가도 자기 운명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끔 관찰을 한다는 거죠.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는 거예요. 저도 거울을 매일 봐요. 관상이라는 건 딱 고정되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얼굴도 바뀝니다. 그날의 운명이 그때그때 바뀌는 거예요.”
“아무리 튜닝해도 티코가 그랜저 되지 않아”
—그럼 관상을 봐 가며 성형수술을 해도 운명이 바뀌나요.
“아니요. 바뀌지 않아요. 예를 들면, 코가 재복이 없는 코예요. 그런데 부자의 사진을 가져가서 똑같이 고쳤어요. 그러면 부자가 될까요? 안 돼요. 운명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거예요.
‘연예인 현영씨가 얼굴을 여러 번 고쳐서 성공했다’, 이런 말들을 하지요. 성형을 해서 인기를 얻은 게 아니에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성형은 바퀴를 멋진 바퀴로 바꾸고, 와이퍼를 바꾸는 거예요. 아무리 튜닝을 해도 티코가 그랜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의 운명이 그랜저라도 그 사람의 운로(運路), 즉 길이 고속도로가 아니고 시골길이면 이 차가 오래가지 않죠. 반대로 티코라도 운로를 잘 만나면 고속도로를 달리듯이 잘 나갈 수 있는 거죠.”
—그럼 소위 ‘관상 성형’이라는 게 별 효과가 없는 거네요.
“관상의 제일 첫 번째가 목소리예요. 다음이 몸이고, 세 번째가 얼굴이에요. 얼굴에서도 눈이 가장 중요해요. 다른 곳은 다 바꿔도 눈빛과 목소리를 바꿀 수 있나요? 그 사람의 타고난 영성은 못 바꾸잖아요. 눈에 재복이 있기 때문에 재복이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눈에 재복이 없으면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쳐도 불가능해요. 부자, 관료, 귀한 사람은 눈빛이 살아있죠.”
—좋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인가요.
“설날에 치는 범종 같은 목소리가 가장 귀하고 복이 많은 목소리예요. 울림이 있는 소리죠. 풍채도 중요해요. 정치인이나 재벌을 보면 풍채가 일단 좋지요. 호리호리하게 빼빼 마른 정치인이나 재벌 자제는 없어요. 창업주 중에 이병철(李秉喆) 회장이나 신격호(辛格浩) 회장은 호리호리한 목형(木形)이었지만 눈의 정신력은 살아있죠.”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써서 시력이 안 좋은데요.
“시력하고 눈빛은 상관없어요. 눈은 관상의 100%예요. 결국은 눈을 보기 위해 여러 가지 이목구비의 형상들을 조합하는 겁니다. ‘눈의 정기신이 중요하다’는 건데, 저의 스승이신 신기원 선생이 이 이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계십니다. 저도 선생님께 배우며 그런 이치를 배우다 보니, 아, 이게 정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상이 결코 단순한 게 아니네요.
“그렇죠. 쉬운 게 아니죠. 사람들이 운명을 바꾸고 싶어하잖아요. 눈을 크게 하고,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이런 걸로 안 바뀝니다. 진짜 바꾸고 싶다면 첫 번째로 자선을 행하면 돼요. 베푸는 거죠. 예를 들면, 가수 김장훈씨는 100억을 벌 상이 아니에요. 그런데 100억 넘게 기부했잖아요. 간단히 말하면 기부를 했기 때문에 100억을 번 거예요.
어떤 사람의 타고난 그릇이 10억 부자밖에 안 된다고 하면 10억 그릇이 차기 전에 자선을 통해 내용물을 덜어내는 거죠. 계속 덜게 되면 그게 쌓여 100억이 되는 거예요.”
—기부 안 하고도 잘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은 후손들이 약해져요. 조상이 자선을 통해 덕업을 쌓을수록 후손들이 더 잘살 수 있어요. 사람의 이마를 보면 조상이 얼마나 덕업을 쌓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어요. 내 자손한테 고스란히 물려주는 거죠.”
관상은 통계가 아닌 個體學
김용남씨의 스승 회당 신기원 선생은 손꼽히는 관상의 대가다. 지난 2007년 대선과 2012년 대선 당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각각 이명박(李明博) 당시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당선을 예견하기도 했다. 김씨는 회당에게서 20년 넘게 관상을 배웠다고 한다.
—관상과 사주는 어떻게 다른가요.
“명리는 형이하학적인 거고 관상은 형이상학적인 것이에요. 사주는 통계와 관련이 있지만, 관상은 경험이나 통계가 아니라 개체학이에요. 사람의 얼굴은 만 명이면 만 명 다 달라요. 같은 코라도 눈이 다르고 귀가 다르면 다른 운명을 갖고 태어난 거죠. 통계가 될 수 없는 거예요. 코가 어떻게 생기면 재복이 있고, 귀가 이러면 어떻고, 이런 식으로 보는 것은 기초 단계예요. 어느 정도 고수가 되면 그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전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안목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 것을 ‘개안을 했다’고 해요.”
—선생님은 개안하셨나요.
“신기원 선생님보다는 못하지만 근사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25살 때부터 20년 넘게 관상을 공부했어요. 관상을 보려면 지혜가 깊어야 합니다. 철학, 역사 이런 것을 다방면으로 공부해야 해요. 관상을 소도(小道)라고 부릅니다. 역대 관상서를 쓰신 분을 보면 대부분 도인이었어요. 《마의상법(麻衣相法)》을 쓴 마의(麻衣) 선생이나 그 제자였던 진희 선생도 도인에 가까운 분이지요. 《유장상서(柳莊相書)》를 쓰신 유장(柳莊) 선생은 영락황제(永樂黃帝)의 국사였습니다.”
오바마의 팔자주름이 최고의 법령
정치인들의 관상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과 대선 후보들의 관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단도직입적으로 ‘다음 대선에 누가 유력한지’ 묻기도 했다. 김씨는 “아직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다”면서도 준비해 간 정치인들의 사진을 보며 상평을 내놓았다. 김씨의 상평은 직설적이었다. 현재 주요 대선 후보로 꼽히는 사람들 중 여러 명에게 부정적인 상평을 내놓았다. 그의 상평이 권위(權威)를 갖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니셜로 처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얼굴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던데, 관상으로 봤을 땐 어떤가요.
“좋아졌어요. 국군의날 행사 때 보니까 얼굴색이 많이 환해졌더라고요. 대선 당시엔 많이 어두웠어요. 그늘도 끼고…. 그래서 불안불안했는데, 어떻게 보면 위태롭게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할 수 있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연령대 사람보다 얼굴에 주름이 없는 게 인상적이에요.
“주름을 뭐라고 부르죠? 주름‘살’이라고 하잖아요. 살은 살기를 뜻해요. 이마에 주름이 있으면 초년에 살기가 있다는 뜻이죠. 주름이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더 좋아요.
다만, 일명 ‘팔자주름’이라고 하는 법령(法令)은 말년의 권위와 권세를 상징합니다. 연세 드신 분에게는 수대(壽帶)라고 장수를 의미하는 주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주름은 좋죠. 박사학위를 따서 교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러면 교수가 될 수 없어요. 기자들도 40~50대에 편집장이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럼 못 돼요.”
—법령의 형태도 중요한가요.
“법령이 비대칭이거나 입을 감싸고 돌면 오히려 안 좋아요. 법령이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법과 율령을 뜻해요. 한쪽이 찌그러졌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율령을 지키지 못한다는 의미예요. 법령이 뚜렷한 사람은 자기 부하를 많이 거느려요. 법령은 얼굴살 유무와 관계가 없어요.
가장 좋은 법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법령이에요. 법령이 아주 시원하죠. 그 법령의 힘으로 재선까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기세와 안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에서 밀린 거예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상이 정해져 있는 건가요.
“대선 당시의 기세가 제일 중요해요. 지금 대선이 4년 남았는데 지금부터 미리 기세를 타게 되면 위에서부터 제압을 당할 수 있죠. 조용히 있다가 확 치고 나가는 기세가 대선 무렵 나타나는 게 중요해요. 결국 각 당의 후보가 확정이 된 후에, 그때 각 후보의 기색과 기세가 어떤지 보는 게 가장 확실한 거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그릇인지 아닌지는 그 전에 판단할 수 있어요.”
문재인은 貴相, 안철수는 福相
—지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文在寅) 의원은 어떤가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기색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때 문 후보의 기색이 당선될 수 있는 기색이에요. 기색은 내면에서 나오는 색이에요. 관상을 볼 때 기색이 있고 기세가 있는데, 기색은 문 전 후보가 좋았고 기세로는 박근혜 당시 후보가 더 강했죠. 결국 기세가 좋은 박근혜 후보가 이긴 거예요. 지난 2002년 대선 때도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기세가 가장 좋았어요.
문재인 의원은 차기 대통령으로 출마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그만한 기색이 지금도 있어요.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기색이 있는 거죠. 4년 후 나이를 감안해도 그만한 힘이 실릴 수 있어요. 법령의 기운이 충분히 보좌할 수 있는 형상이에요. 기본적으로 귀기를 타고났어요.”
안철수(安哲秀) 의원은 ‘복상’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복상입니다. 초년부터 지금까지 복이 따라붙는 형상이에요. 풍족한 생활을 해 올 수 있었다는 거죠. 그렇지만 기세는 그렇게 세다고 할 수 없어요.”
지난 대선 당시 ‘다크호스’로 깜짝 주목을 받기도 했던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어떨까.
“김두관 전 장관은 이마의 기세뿐 아니라 턱의 기세도 타고났어요. 야욕과 욕망이 큰 상이에요. 이때 말하는 욕심, 욕망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단 권력에 대한 욕심이에요. 그에 비해 문재인 의원은 아주 날렵하죠. 이런 게 귀기예요. 김두관 전 장관은 문재인 의원에 비하면 귀기는 덜하지만 대권을 잡고자 하는 욕망은 더 큰 거죠.”
—귀기가 어떤 건가요. 대통령 자리에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 이런 건가요.
“그런 건 인상이지요. 인상과 관상은 차이가 커요. 인상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예요.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는 것은 인상을 관리하라는 뜻이잖아요. 인상은 단지 그 사람의 현재 이미지를 보는 거예요. 관상은 내면 깊이의 심리와 조상의 덕업까지 봐요. 차이가 있는 거죠.
귀기가 약하면 아무래도 기세를 타기가 어려워요.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귀한 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청문회 때부터 기세를 타고 올라가서 최고 절정에 다다라 대통령이 된 거예요. 기세를 잘 탄 거죠.”
“손학규는 내면의 지략 대단”
—그럼 대통령 후보로 복상은 어떤가요.
“복상은 흔히 얘기하는 보름달처럼 둥글고 훤한 상이에요. 지금까지 복상이 대통령이 된 예는 없어요. 총리급은 있네요. 정일권(丁一權) 전 총리가 복상이에요. 만약 복상에 기세가 들어가면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권력까지 가질 수 있어요. 칭기즈칸은 기본적으로 복상인데, 이목구비에서 기세를 타고났어요. 결국 중국까지 진출해 대국을 일궜지요.”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어떨까.
“이분은 속에 대단한 지략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밖으로 표출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좀 아쉽네요. 내면의 지모는 뛰어나지만 외부로 표출하는 게 서툰 거예요. 혼자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까요.”
현재 지자체장을 맡고 있고 야권의 잠재 후보 중 한 명인 A씨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했다.
“이분은 지금 맡고 있는 그 자리가 한계예요. 인품이나 행정능력으로 보면 대통령 감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귀기가 떨어져요. 지자체장과 대통령은 급이 많이 다르거든요. 시장급, 지사급, 대통령급 이런 식으로 그릇이 정해져 있는 거죠.”
새누리당의 주요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물었다.
먼저 B씨에 대한 평이다. B씨도 A씨처럼 현재 지자체장을 맡고 있다.
“이분도 지금 맡고 있는 자리가 가장 높이 올라간 자리예요. 지성이나 이런 부분은 나무랄 데 없지만 그 이상 가기엔 귀기가 떨어져요.”
최근 들어 주요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C의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분도 욕심은 많은데 귀기가 많이 떨어져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인기와 기세를 타고 올라간다면 가능성은 있겠지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네요. 조금 기다려 보죠.”
D의원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아예 일축해 버렸다.
“이분은 기세가 많이 꺾였어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기세가 등등했는데 그 이후로 꺾였죠.”
그 기세가 다시 올라갈 순 없는지 물었다. 김씨의 답이다.
“기세가 다시 올라가기엔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이 부족하네요. 그리고 이분의 코를 보면 전형적인 부자 코예요.”
안대희, “가슴 속 야욕 감춰”
안대희(安大熙)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평을 내놓았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지략이 대단한 분이에요. 단지 욕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야욕을 가슴속에 깊이 감추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실현시키는 스타일이에요. 이분 가슴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누구도 모르죠. 헤아릴 수가 없는 거죠.
김두관 전 장관이 대놓고 ‘나는 대권에 도전할 거야’라며 공포하는 상이라면, 이분은 ‘대선이 임박하면 치고나가겠다’며 숨기는 사람이죠. 그만한 기세를 타고났어요. 법령과 입에서 보여요. 제2의 이회창이라고 할까. 이회창(李會昌)씨도 대권주자로서 힘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안 좋았죠. 이회창씨만큼 대쪽같은 그런 분으로 보이네요. 제일 중요한 건 눈에 있어요. 검은 진기가 꽉 차 있어요.”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건 아니지만 인지도와 인기는 어떤 정치인에게도 뒤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반기문(潘基文) 유엔(UN) 사무총장. 그의 관상은 어떨까. 김씨에게 반 사무총장의 사진을 보이자 순간 화색이 돌았다.
“최고의 극귀상이에요. 상귀자라고 하지요. 귀상에도 상중하가 있고 중간급에도 상중하, 천상에도 상중하가 있는데, 이분은 귀상에서도 상급인 상귀자예요.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극귀의 상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김구 선생님이 아무리 임시정부 활동을 하고 독립운동을 열심히 했어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대선에서 이길 수 없었던 거예요.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도 이런 상이에요. 박정희 때부터 고위관리직을 하면서 관료로서 최고의 자리인 총리까지 올라가고, 심지어 나중엔 대통령대행까지 했죠.”
—고건 전 총리는 결국 대통령 선거엔 출마하지 못했잖아요.
“대선에 나오기 직전에 몸 상태가 안 좋았는지 기색이 많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대선을 포기한 게 아닌가 싶어요.”
“영부인 중 최고의 관상은 육영수 여사”
—가장 좋은 관상을 가졌던 영부인은 누군가요.
“육영수(陸英修)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는 최고예요. 봉(鳳)의 눈을 가진 가장 아름다운 상이죠. 수려하다고 할까요. 대표적인 영부인감이에요. 이분은 총상을 입을 당시, 총소리가 나고 총탄이 날아다니는데도 숨지 않고 그대로 소파에 앉아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죽었잖아요. 너무나 놀라운 거죠. 박 대통령도 숨었는데. 부인이 실려 갔는데 다시 연설을 한 대통령도 대단하지만요.
반기문 총장의 부인이 육 여사와 비슷한 상이에요.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金玉淑) 여사도 귀상이에요. 육영수 여사는 수려하게 멋진 상이라면 김옥숙 여사는 기운이 야무지게 뭉쳐 있는 상이에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역시 귀상이에요. 복상으로는 역시 김윤옥(金潤玉) 여사예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孫命順) 여사는 어떤가요.
“이분은 기세가 김영삼 전 대통령보다 더 강하네요.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 큰 그릇이라는 거죠. 만약 김영삼 대통령의 부하가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해서 김 전 대통령이 냉장고 주라고 하면, 이분은 거기에 더 얹어서 챙겨 줄 스타일이에요. 그릇이 큰 거죠. 이런 힘이 뒷받침돼야 남편이 크게 되는 거예요. 흔히 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남자가 부인을 잘 만나야 되는 거예요. 부인을 잘못 만나면 잘나가던 사업가도 망해요.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부인 홍라희(洪羅喜)씨도 그만한 기세와 귀기가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아직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거예요.”
—홍라희씨는 어떻게 보면 남성스러운 이목구비인데요.
“그런 게 기세예요. 그 자식들을 보면 장녀 이부진은 어머니의 기운, 아버지의 기운을 동시에 다 가진 케이스예요. 두 딸을 비교해 보면, 기세로 봤을 때는 차녀 이서현이 강해요. 그런데 전체적인 복량은 이부진이 더 많아요.”
끼가 너무 많은 리설주
북한 주요 인물의 상은 어떨까. 최근 은하수관현악단원들이 처형됐다는 소식과 맞물려 행보가 주목됐던 김정은(金正恩)의 부인 리설주의 사진을 김씨에게 보여줬다.
“리설주는 현재 북한의 국모잖아요. 그런데 국모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상이에요. 얼굴에 복은 있는데 끼가 너무 많아요. 끼라는 것은 연예인 같은 거죠. 정치인들은 보통 끼가 전혀 없어요. 리설주는 끼가 넘쳐요. 끼가 있다는 것은 귀상이 아니고 천상이란 의미거든요. 김정은이 이런 상의 부인을 얻었다는 것은 자신의 복이 깎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끼가 많은 게 부인으로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북한 전체로 봐서는 국운이 약해질 수 있다는 거죠.
반면 김윤옥 여사는 리설주와 반대예요. 끼가 없는 복상이지요. 김 여사가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시장을 대통령으로 끌어올린 거예요. 부인이 100%의 복이 있으니까 남편의 80%를 100%로 채워 줬다는 말이에요. 한마디로 부인이 국모의 상이니까 남편이 서울시장에서 대통령으로 올라간 거예요.”
—끼가 많은 건 어디에 드러나나요.
“눈을 비롯해 얼굴, 몸 곳곳에 드러나요. 예를 들면 촉촉한 눈을 들 수 있어요. 배우 중에 이경영(李璟榮)씨나 최수종(崔秀宗)씨 눈이 그런 눈이에요. 마치 물속에서 갓 건져 올린 것 같은 눈이죠.”
“서너 해 후에 북한의 국운 쇠퇴”
—김정남은 어떤가요.
“천상이에요. 할아버지, 아버지, 심지어 동생과도 다르네요. 김일성은 창업주의 상이에요. 김정일은 그 복을 고스란히 받은 황태자의 상이고요. 김정은은 김정일보다 조금 부족해요. 김한솔은 지모는 있지만 국운을 논하기에는 좀….”
—곱상한 외모 아닌가요.
“관상학적으로 잘생긴 게 아니라 연예인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잘생겼죠. 지모는 있을 수 있는데 나라를 맡을 만한 큰 그릇은 아니에요.”
—김정남, 김정은, 김한솔, 세 명 중에 누가 제일 관상이 좋나요.
“김정은이 지모가 뛰어나요. 눈과 눈썹에 지모를 타고났는데 김정일만큼 복은 못 타고 태어났어요. 북한의 국운이 쇠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거죠. 이마가 너무 좁아요. 김정일은 이마가 굉장히 넓고 복이 이마 양쪽에 붙어 있었는데, 김정은은 그 복이 부족해요.
김정은이 나라를 맡으려면 아버지가 더 오래 살았어야 해요. 김정일이 10년 정도 더 생존해서 나라를 운영하는 법을 배웠어야죠. 김정일이 너무 일찍 죽었어요. 그러니까 나라를 운영할 만한 복량이 적은 거죠. 눈썹에 지모는 타고났는데 얼굴에 비해 이목구비가 너무 작아요. 복량이 작은 거죠. 심포가 작은 거예요. 그러니까 툭하면 사람을 사형시키고 툭하면 심하게 축출하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김정은의 눈썹에 흠결이 있어요. 이때가 33, 34살쯤인데 이때쯤 북한의 국운이 위태로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때마침 우리나라 국운이 그때쯤 승승장구하는 시기예요. 통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김정은의 나이는 불명확하지만 대략 올해 만 서른 살, 즉 1983년생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김용남씨가 말한 국운의 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는 2016년이나 2017년이다.
관상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은 ‘慈善’
—‘사주가 관상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맞나요.
“원래 있는 말은 ‘관상보다 심상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데 사람들이 그 사이에 명리를 붙인 것 같아요. 관상과 사주, 즉 명리는 각각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이에요. 어떤 게 더 맞다 이런 것이 아니고, 두 개가 공존하는 거죠. 초보자가 상학만 공부하면 좀 부족해요. 기본적인 음양오행의 기본원리가 명리에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명리의 기초를 공부한 후에 관상 공부를 하면 훨씬 공부가 잘돼요.
관상이라는 게 그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겁니다. 얼굴을 보려고 하면 힘들죠. 이목구비 따져서 눈은 어떻고 코는 어떻고…. 이목구비가 내포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면 수월해요. 그 단계에까지 가는 게 어렵지요.“
—그럼 마음이 바뀌면 관상이 바뀌나요.
“그렇죠. 마음이 바뀌면 관상이 바뀌죠. 그런데 사람들은 마음을 안 바꾸고 성형을 하잖아요.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첫 번째 ‘자선’과 두 번째 ‘명상’이에요. 명상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자기의 기운을 맑게 깨끗하게 정화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급이 아니라고 감평한 대선 후보 C씨가 명상하고 자선을 베풀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건가요.
“그렇죠. 운명이 바뀌어요. 단시간에는 안 돼요. 적어도 10년간 수행해야 해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들어도 실천하는 사람이 있고 안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게 바로 귀상과 천상의 차이에요. 그것도 관상 따라 갑니다.”
—좀 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얼굴에 나타나는 현상은 다 오장육부에 근원을 둔 거예요. 오장육부가 차가우면 얼굴이 차갑게 식어 있고, 오장육부가 따뜻하고 기운이 넘치면 얼굴에도 기운이 넘치는 기세가 나옵니다. 결국 몸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몸이 따뜻할 수 있도록 운동을 한다든가 할 수 있겠지요.”
건강 관리하면 관상도 바뀌어
기자는 인터뷰를 위해 김용남씨와 두 번 만났다. 처음 인터뷰를 하는 날, ‘그래도 관상가를 만나러 가는데…’ 생각하며 잘 안 하던 화장을 했다. 손에 익지 않아서였는지, 그날따라 분장하다 만 피에로 같은 얼굴이 됐다. 이날 김씨가 기자의 관상을 평한 내용은 거의 맞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날 때는 평소 얼굴로 갔다. 이날의 몇 가지 감평은 비교적 잘 맞았다.
기자에게 관상은 흥미롭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분야다.
영화 <관상>의 제작사 사람들은 관상을 믿을까. 주피터필름의 방미정 이사는 “관상을 믿느냐”는 질문에 “관상은 원래 안 본다”고 답했다. 회사의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란다. “왜 많은 관객이 들었을까”라고 묻자,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 때문이라는 얘기다. 기자도 ‘파도를 만드는 바람’이 아닌 ‘파도’만 보고 있는 걸까.⊙
관객 수와 감상평의 불일치는 과연 기자의 느낌일 뿐일까.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영화 평점을 찾아봤다. 10점 만점에 7.5점, 1만2500명 이상이 매긴 점수다. 천만 관객을 넘긴 다른 사극 영화는 어떨까. 1230만명이 본 <광해>는 9.22점이다. 마찬가지로 1230만명이 본 <왕의 남자>는 9.01점이다. 관객 747만명이 든 <최종병기 활>도 평점 8점은 넘겼다.
사극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려면 시쳇말로 ‘고퀄’이어야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고퀄은 높은 품질을 뜻하는 인터넷 은어다. <관상>과 비슷한 평점을 받은 다른 사극 영화의 관객 수는 300만명(<방자전>), 79만명(<나는 왕이로소이다>) 등이다. 종합해 보면, 관객들은 영화 <관상>을 앞다투어 봤으면서 점수는 짜게 줬다는 얘기다.
영화 <관상>이 받는 대접은 우리 사회에서 ‘관상’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는 갖고 있지만, 행여 ‘미신을 믿는다’는 소릴 들을까 싶어 그 사실을 다른 이에게, 혹은 스스로에게도 내비칠 수 없는 호기심의 대상.
시나리오 받고 흥행 예감한 관상가
 |
| 영화 <관상>의 자문을 맡은 김용남씨. 회당 신기원 선생의 제자로 21년간 관상을 배웠다고 한다. |
김씨를 만난 곳은 서울 신림동에 있는 풍수 관련 학회의 사무실이었다. 영화 속 관상가 내경(송강호)이 한양에 올라와 기생 연홍(김혜수)의 집에 유숙했듯, 김씨도 다른 이의 공간을 빌려 쓰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관상을 강의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김씨에게 대뜸 물었다.
“영화 <관상>이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을 알았나요?”
김씨가 웃었다.
“시나리오를 받아 읽어 보고 잘되리라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다시 물었다.
“관상에 그런 건 나와 있지 않나요?”
김씨가 약간 진지해졌다.
“사실 저의 스승이신 회당(會堂) 신기원(申箕源)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올해가 가장 좋은 해다, 크게 될 기초를 닦는 해다, 라고요. 실제 제 관상을 봐도 올해가 그런 해이긴 합니다. 지난해 3월에 시나리오를 받아 봤는데 감수를 보면서 ‘아, 이 영화 때문에 내가 좀 알려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는 예상을 못했죠.”
“그러면 영화 <관상>이 관상가의 덕을 본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웃으며 “워낙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았나. 서로 상부상조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 몇 번이나 김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주로 언론사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영화에 참여했나요.
“내경의 대사를 보면 관상을 평하는 부분이 많잖아요. 관상 용어나 표현 등을 다듬었습니다. 관상가가 주인공이니 관상가만의 습관 등을 제작사 쪽에 알려주기도 했고요.
예를 들면, 영화에서 수양대군의 역심을 알리기 위해 얼굴에 점을 만들잖아요. 눈썹 바로 위 인당 쪽에요. 이 점의 위치를 두고 제작사와 여러 논의를 했어요. 사실은 그 자리가 관상학적으로 맞는 자리가 아닙니다. 《지리대전》이라는 책이 있어요. 얼굴을 포함해 몸의 모든 점을 다룬 책이지요. 이 책에서 성격이 포악하고 윗사람을 거스르는 상을 골라 점 자리를 정해 줬어요. 일월각, 즉 이마 가운데 쯤이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점을 찍으면 망건에 가리거든요. 스토리 전개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위치를 바꿨습니다.”
수양 후보 다섯 명 중 이정재 추천
 |
| 영화에서 김종서 장군, 관상가 내경, 수양대군으로 각각 분한 백윤식, 송강호, 이정재(왼쪽부터). 배우들의 얼굴을 크게 담은 티저 포스터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
“목에 빨간 줄이 보이면 목이 잘려 죽는다고 해요. 그런데 목에 빨간 줄을 그려도 수염을 기르고 옷깃이 높으니 화면에 잡기가 어렵잖아요. 제가 시나리오에는 넣었는데 안 들어갔어요.”
김씨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수양대군이 역술가들을 불러모은 장면을 예로 들었다.
“수양대군이 역술가들을 모아 놓고 ‘내가 왕의 상이냐’ 묻는 부분이 있잖아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수양대군이 사주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이 사주가 왕이 될 사주냐’ 큰소리를 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역법으로 추적해 수양대군 사주를 뽑았습니다. 생일까지는 알 수 있으니까요. 사주를 전문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명리는 공부했거든요. 완성한 수양대군 사주를 명리의 대가에게 보여줬더니 ‘이 사람은 30대에 크게 성공할 사람이다. 그런데 성정은 거칠고 험하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아 합격점에 들 만한 사주를 내가 만들었구나, 생각했어요.”
—그 장면은 왜 빠졌을까요.
“관객 중에 그 사주와 같은 사주인 분이 있을 수 있으니 뺐다 싶어요. 본인의 사주가 수양대군 사주와 같다고 생각하고 기분 나빠할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정재씨를 수양대군 역에 캐스팅한 것도 관련이 있나요.
“제작사 쪽에서 배우 다섯 명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이정재씨 외에 정우성, 공유, 현빈, 장동건씨였어요. 이 중 이정재씨를 선택한 이유는 수양대군의 인생과 배우 이정재의 개인사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예요. 이정재씨 인생에서 30대가 참 안좋은 시기였거든요. 영화도 잘 안 됐고, 드라마도 별 수확이 없었고요. 힘든 시기를 겪은 다음, 자신의 강한 이미지를 억제하고 밖으로 애써 내보이지 않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분출하지 않고 억제하고 있던 수양대군과 맞아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정우성씨 젊었을 때는 기운이 강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기운이 빠졌다고 봤어요. 부드럽게 바뀌는 거죠. 공유씨는 처음부터 너무 부드러운 이미지예요. 험하고 거친 것에 어울리지 않는 상이지요. 현빈씨는 지금이 30대인데 기운이 한창 왕성할 때라 맞지 않고요. 장동건씨는 기세도 강하고 괜찮은 상인데 눈이 너무 커요. 사슴 같은 눈은 수양대군 역할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배우들의 관상은 ‘반짝스타’ 관상
 |
| 김용남씨는 김종서 장군에 적합한 배우로 조경환을 들었다. 우연인지, 조경환은 1998년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왕과 비>에서 김종서 장군 역할을 맡았다. |
“김종서 장군은 본래 문사(文士)였어요. 무사들을 관리하는 직책으로 갔는데 변방에 오래 있다 보니까 무사처럼 된 거죠. 무사들을 이끄는 문사에겐 어떤 형상이 어울릴까. 호두연함(虎頭燕頷), 즉 호랑이의 두상을 가지고 제비의 턱처럼 턱이 넓어야 밖에서는 장군, 조정에 들어와서는 재상이 될 수 있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백윤식씨의 얼굴과는 다르죠.”
—그럼 김종서 장군의 관상을 가진 배우로는 누가 있습니까.
“요즘 나오는 배우 중엔 그래도 맑은 기상을 가진 백윤식씨가 맞아요. 딱 맞는 배우로 고인이 된 조경환(趙卿煥)씨를 들 수 있어요. 예전에 <호랑이 선생님>에서 선생님으로 나오셨던 분 있잖아요.”
“최근 백윤식씨의 개인사가 이슈가 됐다”고 하자 김씨는 웃으며 “원래 예전에 장군들은 다 첩실을 뒀다”고 했다.
—그럼 막상 관상가로 나오는 송강호(宋康昊)씨는 어떤가요.
“송강호씨는 골상이 크고 안신, 즉 눈빛이 강해요. 거기에 맞는 관골(광대뼈)의 기운도 갖고 있고요. 이런 분들은 야심과 야욕이 커요. 예전 배우들과 요즘 젊은 배우들은 관상학적으로 많이 달라요. 요즘 새로 나오는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턱선이 얇고 얼굴이 작잖아요. 관상으로 보면 전성기가 짧은 반짝스타가 될 가능성이 커요. 송강호씨 같은 배우는 대배우죠.”
—영화에 보면 천하의 관상가가 어떻게 자기 아들이 죽는 것도 몰랐느냐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내경은 다 예측했어요. ‘관료로 나가면 큰일을 당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사실 시나리오상에 내경이 계속 거울을 보는 장면이 있었어요. 영화에서는 빠졌지만요. 거울을 본다는 건 관상가도 자기 운명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끔 관찰을 한다는 거죠.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는 거예요. 저도 거울을 매일 봐요. 관상이라는 건 딱 고정되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얼굴도 바뀝니다. 그날의 운명이 그때그때 바뀌는 거예요.”
“아무리 튜닝해도 티코가 그랜저 되지 않아”
—그럼 관상을 봐 가며 성형수술을 해도 운명이 바뀌나요.
“아니요. 바뀌지 않아요. 예를 들면, 코가 재복이 없는 코예요. 그런데 부자의 사진을 가져가서 똑같이 고쳤어요. 그러면 부자가 될까요? 안 돼요. 운명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거예요.
‘연예인 현영씨가 얼굴을 여러 번 고쳐서 성공했다’, 이런 말들을 하지요. 성형을 해서 인기를 얻은 게 아니에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성형은 바퀴를 멋진 바퀴로 바꾸고, 와이퍼를 바꾸는 거예요. 아무리 튜닝을 해도 티코가 그랜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의 운명이 그랜저라도 그 사람의 운로(運路), 즉 길이 고속도로가 아니고 시골길이면 이 차가 오래가지 않죠. 반대로 티코라도 운로를 잘 만나면 고속도로를 달리듯이 잘 나갈 수 있는 거죠.”
—그럼 소위 ‘관상 성형’이라는 게 별 효과가 없는 거네요.
“관상의 제일 첫 번째가 목소리예요. 다음이 몸이고, 세 번째가 얼굴이에요. 얼굴에서도 눈이 가장 중요해요. 다른 곳은 다 바꿔도 눈빛과 목소리를 바꿀 수 있나요? 그 사람의 타고난 영성은 못 바꾸잖아요. 눈에 재복이 있기 때문에 재복이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눈에 재복이 없으면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쳐도 불가능해요. 부자, 관료, 귀한 사람은 눈빛이 살아있죠.”
—좋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인가요.
“설날에 치는 범종 같은 목소리가 가장 귀하고 복이 많은 목소리예요. 울림이 있는 소리죠. 풍채도 중요해요. 정치인이나 재벌을 보면 풍채가 일단 좋지요. 호리호리하게 빼빼 마른 정치인이나 재벌 자제는 없어요. 창업주 중에 이병철(李秉喆) 회장이나 신격호(辛格浩) 회장은 호리호리한 목형(木形)이었지만 눈의 정신력은 살아있죠.”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써서 시력이 안 좋은데요.
“시력하고 눈빛은 상관없어요. 눈은 관상의 100%예요. 결국은 눈을 보기 위해 여러 가지 이목구비의 형상들을 조합하는 겁니다. ‘눈의 정기신이 중요하다’는 건데, 저의 스승이신 신기원 선생이 이 이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계십니다. 저도 선생님께 배우며 그런 이치를 배우다 보니, 아, 이게 정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상이 결코 단순한 게 아니네요.
“그렇죠. 쉬운 게 아니죠. 사람들이 운명을 바꾸고 싶어하잖아요. 눈을 크게 하고,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이런 걸로 안 바뀝니다. 진짜 바꾸고 싶다면 첫 번째로 자선을 행하면 돼요. 베푸는 거죠. 예를 들면, 가수 김장훈씨는 100억을 벌 상이 아니에요. 그런데 100억 넘게 기부했잖아요. 간단히 말하면 기부를 했기 때문에 100억을 번 거예요.
어떤 사람의 타고난 그릇이 10억 부자밖에 안 된다고 하면 10억 그릇이 차기 전에 자선을 통해 내용물을 덜어내는 거죠. 계속 덜게 되면 그게 쌓여 100억이 되는 거예요.”
—기부 안 하고도 잘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은 후손들이 약해져요. 조상이 자선을 통해 덕업을 쌓을수록 후손들이 더 잘살 수 있어요. 사람의 이마를 보면 조상이 얼마나 덕업을 쌓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어요. 내 자손한테 고스란히 물려주는 거죠.”
관상은 통계가 아닌 個體學
김용남씨의 스승 회당 신기원 선생은 손꼽히는 관상의 대가다. 지난 2007년 대선과 2012년 대선 당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각각 이명박(李明博) 당시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당선을 예견하기도 했다. 김씨는 회당에게서 20년 넘게 관상을 배웠다고 한다.
—관상과 사주는 어떻게 다른가요.
“명리는 형이하학적인 거고 관상은 형이상학적인 것이에요. 사주는 통계와 관련이 있지만, 관상은 경험이나 통계가 아니라 개체학이에요. 사람의 얼굴은 만 명이면 만 명 다 달라요. 같은 코라도 눈이 다르고 귀가 다르면 다른 운명을 갖고 태어난 거죠. 통계가 될 수 없는 거예요. 코가 어떻게 생기면 재복이 있고, 귀가 이러면 어떻고, 이런 식으로 보는 것은 기초 단계예요. 어느 정도 고수가 되면 그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전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안목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 것을 ‘개안을 했다’고 해요.”
—선생님은 개안하셨나요.
“신기원 선생님보다는 못하지만 근사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25살 때부터 20년 넘게 관상을 공부했어요. 관상을 보려면 지혜가 깊어야 합니다. 철학, 역사 이런 것을 다방면으로 공부해야 해요. 관상을 소도(小道)라고 부릅니다. 역대 관상서를 쓰신 분을 보면 대부분 도인이었어요. 《마의상법(麻衣相法)》을 쓴 마의(麻衣) 선생이나 그 제자였던 진희 선생도 도인에 가까운 분이지요. 《유장상서(柳莊相書)》를 쓰신 유장(柳莊) 선생은 영락황제(永樂黃帝)의 국사였습니다.”
오바마의 팔자주름이 최고의 법령
 |
| 김용남씨는 오바마 美대통령의 법령(팔자주름)을 최고의 법령으로 들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얼굴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던데, 관상으로 봤을 땐 어떤가요.
“좋아졌어요. 국군의날 행사 때 보니까 얼굴색이 많이 환해졌더라고요. 대선 당시엔 많이 어두웠어요. 그늘도 끼고…. 그래서 불안불안했는데, 어떻게 보면 위태롭게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할 수 있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연령대 사람보다 얼굴에 주름이 없는 게 인상적이에요.
“주름을 뭐라고 부르죠? 주름‘살’이라고 하잖아요. 살은 살기를 뜻해요. 이마에 주름이 있으면 초년에 살기가 있다는 뜻이죠. 주름이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더 좋아요.
다만, 일명 ‘팔자주름’이라고 하는 법령(法令)은 말년의 권위와 권세를 상징합니다. 연세 드신 분에게는 수대(壽帶)라고 장수를 의미하는 주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주름은 좋죠. 박사학위를 따서 교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러면 교수가 될 수 없어요. 기자들도 40~50대에 편집장이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럼 못 돼요.”
—법령의 형태도 중요한가요.
“법령이 비대칭이거나 입을 감싸고 돌면 오히려 안 좋아요. 법령이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법과 율령을 뜻해요. 한쪽이 찌그러졌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율령을 지키지 못한다는 의미예요. 법령이 뚜렷한 사람은 자기 부하를 많이 거느려요. 법령은 얼굴살 유무와 관계가 없어요.
가장 좋은 법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법령이에요. 법령이 아주 시원하죠. 그 법령의 힘으로 재선까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기세와 안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에서 밀린 거예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상이 정해져 있는 건가요.
“대선 당시의 기세가 제일 중요해요. 지금 대선이 4년 남았는데 지금부터 미리 기세를 타게 되면 위에서부터 제압을 당할 수 있죠. 조용히 있다가 확 치고 나가는 기세가 대선 무렵 나타나는 게 중요해요. 결국 각 당의 후보가 확정이 된 후에, 그때 각 후보의 기색과 기세가 어떤지 보는 게 가장 확실한 거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그릇인지 아닌지는 그 전에 판단할 수 있어요.”
문재인은 貴相, 안철수는 福相
 |
| 지난해 대선 유세 당시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 김용남씨는 당시의 문재인 후보 기색이 당선도 가능할 정도였다고 했다. |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기색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때 문 후보의 기색이 당선될 수 있는 기색이에요. 기색은 내면에서 나오는 색이에요. 관상을 볼 때 기색이 있고 기세가 있는데, 기색은 문 전 후보가 좋았고 기세로는 박근혜 당시 후보가 더 강했죠. 결국 기세가 좋은 박근혜 후보가 이긴 거예요. 지난 2002년 대선 때도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기세가 가장 좋았어요.
문재인 의원은 차기 대통령으로 출마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그만한 기색이 지금도 있어요.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기색이 있는 거죠. 4년 후 나이를 감안해도 그만한 힘이 실릴 수 있어요. 법령의 기운이 충분히 보좌할 수 있는 형상이에요. 기본적으로 귀기를 타고났어요.”
안철수(安哲秀) 의원은 ‘복상’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복상입니다. 초년부터 지금까지 복이 따라붙는 형상이에요. 풍족한 생활을 해 올 수 있었다는 거죠. 그렇지만 기세는 그렇게 세다고 할 수 없어요.”
지난 대선 당시 ‘다크호스’로 깜짝 주목을 받기도 했던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어떨까.
“김두관 전 장관은 이마의 기세뿐 아니라 턱의 기세도 타고났어요. 야욕과 욕망이 큰 상이에요. 이때 말하는 욕심, 욕망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단 권력에 대한 욕심이에요. 그에 비해 문재인 의원은 아주 날렵하죠. 이런 게 귀기예요. 김두관 전 장관은 문재인 의원에 비하면 귀기는 덜하지만 대권을 잡고자 하는 욕망은 더 큰 거죠.”
—귀기가 어떤 건가요. 대통령 자리에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 이런 건가요.
“그런 건 인상이지요. 인상과 관상은 차이가 커요. 인상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예요.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는 것은 인상을 관리하라는 뜻이잖아요. 인상은 단지 그 사람의 현재 이미지를 보는 거예요. 관상은 내면 깊이의 심리와 조상의 덕업까지 봐요. 차이가 있는 거죠.
귀기가 약하면 아무래도 기세를 타기가 어려워요.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귀한 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청문회 때부터 기세를 타고 올라가서 최고 절정에 다다라 대통령이 된 거예요. 기세를 잘 탄 거죠.”
“손학규는 내면의 지략 대단”
—그럼 대통령 후보로 복상은 어떤가요.
“복상은 흔히 얘기하는 보름달처럼 둥글고 훤한 상이에요. 지금까지 복상이 대통령이 된 예는 없어요. 총리급은 있네요. 정일권(丁一權) 전 총리가 복상이에요. 만약 복상에 기세가 들어가면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권력까지 가질 수 있어요. 칭기즈칸은 기본적으로 복상인데, 이목구비에서 기세를 타고났어요. 결국 중국까지 진출해 대국을 일궜지요.”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어떨까.
“이분은 속에 대단한 지략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밖으로 표출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좀 아쉽네요. 내면의 지모는 뛰어나지만 외부로 표출하는 게 서툰 거예요. 혼자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까요.”
현재 지자체장을 맡고 있고 야권의 잠재 후보 중 한 명인 A씨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했다.
“이분은 지금 맡고 있는 그 자리가 한계예요. 인품이나 행정능력으로 보면 대통령 감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귀기가 떨어져요. 지자체장과 대통령은 급이 많이 다르거든요. 시장급, 지사급, 대통령급 이런 식으로 그릇이 정해져 있는 거죠.”
새누리당의 주요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물었다.
먼저 B씨에 대한 평이다. B씨도 A씨처럼 현재 지자체장을 맡고 있다.
“이분도 지금 맡고 있는 자리가 가장 높이 올라간 자리예요. 지성이나 이런 부분은 나무랄 데 없지만 그 이상 가기엔 귀기가 떨어져요.”
최근 들어 주요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C의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분도 욕심은 많은데 귀기가 많이 떨어져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인기와 기세를 타고 올라간다면 가능성은 있겠지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네요. 조금 기다려 보죠.”
D의원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아예 일축해 버렸다.
“이분은 기세가 많이 꺾였어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기세가 등등했는데 그 이후로 꺾였죠.”
그 기세가 다시 올라갈 순 없는지 물었다. 김씨의 답이다.
“기세가 다시 올라가기엔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이 부족하네요. 그리고 이분의 코를 보면 전형적인 부자 코예요.”
안대희, “가슴 속 야욕 감춰”
 |
| 안대희 전 대법관은 눈이 검은자로 가득차 있어 야심을 속에 숨기고 있는 관상으로 평가받았다. |
“지략이 대단한 분이에요. 단지 욕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야욕을 가슴속에 깊이 감추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실현시키는 스타일이에요. 이분 가슴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누구도 모르죠. 헤아릴 수가 없는 거죠.
김두관 전 장관이 대놓고 ‘나는 대권에 도전할 거야’라며 공포하는 상이라면, 이분은 ‘대선이 임박하면 치고나가겠다’며 숨기는 사람이죠. 그만한 기세를 타고났어요. 법령과 입에서 보여요. 제2의 이회창이라고 할까. 이회창(李會昌)씨도 대권주자로서 힘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안 좋았죠. 이회창씨만큼 대쪽같은 그런 분으로 보이네요. 제일 중요한 건 눈에 있어요. 검은 진기가 꽉 차 있어요.”
 |
| 반기문 내외에 대해서 “부부가 모두 귀한 상을 타고 났다”고 김용남씨는 평했다. |
“최고의 극귀상이에요. 상귀자라고 하지요. 귀상에도 상중하가 있고 중간급에도 상중하, 천상에도 상중하가 있는데, 이분은 귀상에서도 상급인 상귀자예요.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극귀의 상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김구 선생님이 아무리 임시정부 활동을 하고 독립운동을 열심히 했어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대선에서 이길 수 없었던 거예요.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도 이런 상이에요. 박정희 때부터 고위관리직을 하면서 관료로서 최고의 자리인 총리까지 올라가고, 심지어 나중엔 대통령대행까지 했죠.”
—고건 전 총리는 결국 대통령 선거엔 출마하지 못했잖아요.
“대선에 나오기 직전에 몸 상태가 안 좋았는지 기색이 많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대선을 포기한 게 아닌가 싶어요.”
“영부인 중 최고의 관상은 육영수 여사”
—가장 좋은 관상을 가졌던 영부인은 누군가요.
“육영수(陸英修)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는 최고예요. 봉(鳳)의 눈을 가진 가장 아름다운 상이죠. 수려하다고 할까요. 대표적인 영부인감이에요. 이분은 총상을 입을 당시, 총소리가 나고 총탄이 날아다니는데도 숨지 않고 그대로 소파에 앉아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죽었잖아요. 너무나 놀라운 거죠. 박 대통령도 숨었는데. 부인이 실려 갔는데 다시 연설을 한 대통령도 대단하지만요.
반기문 총장의 부인이 육 여사와 비슷한 상이에요.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金玉淑) 여사도 귀상이에요. 육영수 여사는 수려하게 멋진 상이라면 김옥숙 여사는 기운이 야무지게 뭉쳐 있는 상이에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역시 귀상이에요. 복상으로는 역시 김윤옥(金潤玉) 여사예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孫命順) 여사는 어떤가요.
“이분은 기세가 김영삼 전 대통령보다 더 강하네요.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 큰 그릇이라는 거죠. 만약 김영삼 대통령의 부하가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해서 김 전 대통령이 냉장고 주라고 하면, 이분은 거기에 더 얹어서 챙겨 줄 스타일이에요. 그릇이 큰 거죠. 이런 힘이 뒷받침돼야 남편이 크게 되는 거예요. 흔히 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남자가 부인을 잘 만나야 되는 거예요. 부인을 잘못 만나면 잘나가던 사업가도 망해요.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부인 홍라희(洪羅喜)씨도 그만한 기세와 귀기가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아직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거예요.”
—홍라희씨는 어떻게 보면 남성스러운 이목구비인데요.
“그런 게 기세예요. 그 자식들을 보면 장녀 이부진은 어머니의 기운, 아버지의 기운을 동시에 다 가진 케이스예요. 두 딸을 비교해 보면, 기세로 봤을 때는 차녀 이서현이 강해요. 그런데 전체적인 복량은 이부진이 더 많아요.”
끼가 너무 많은 리설주
북한 주요 인물의 상은 어떨까. 최근 은하수관현악단원들이 처형됐다는 소식과 맞물려 행보가 주목됐던 김정은(金正恩)의 부인 리설주의 사진을 김씨에게 보여줬다.
“리설주는 현재 북한의 국모잖아요. 그런데 국모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상이에요. 얼굴에 복은 있는데 끼가 너무 많아요. 끼라는 것은 연예인 같은 거죠. 정치인들은 보통 끼가 전혀 없어요. 리설주는 끼가 넘쳐요. 끼가 있다는 것은 귀상이 아니고 천상이란 의미거든요. 김정은이 이런 상의 부인을 얻었다는 것은 자신의 복이 깎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끼가 많은 게 부인으로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북한 전체로 봐서는 국운이 약해질 수 있다는 거죠.
반면 김윤옥 여사는 리설주와 반대예요. 끼가 없는 복상이지요. 김 여사가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시장을 대통령으로 끌어올린 거예요. 부인이 100%의 복이 있으니까 남편의 80%를 100%로 채워 줬다는 말이에요. 한마디로 부인이 국모의 상이니까 남편이 서울시장에서 대통령으로 올라간 거예요.”
—끼가 많은 건 어디에 드러나나요.
“눈을 비롯해 얼굴, 몸 곳곳에 드러나요. 예를 들면 촉촉한 눈을 들 수 있어요. 배우 중에 이경영(李璟榮)씨나 최수종(崔秀宗)씨 눈이 그런 눈이에요. 마치 물속에서 갓 건져 올린 것 같은 눈이죠.”
“서너 해 후에 북한의 국운 쇠퇴”
—김정남은 어떤가요.
“천상이에요. 할아버지, 아버지, 심지어 동생과도 다르네요. 김일성은 창업주의 상이에요. 김정일은 그 복을 고스란히 받은 황태자의 상이고요. 김정은은 김정일보다 조금 부족해요. 김한솔은 지모는 있지만 국운을 논하기에는 좀….”
—곱상한 외모 아닌가요.
“관상학적으로 잘생긴 게 아니라 연예인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잘생겼죠. 지모는 있을 수 있는데 나라를 맡을 만한 큰 그릇은 아니에요.”
—김정남, 김정은, 김한솔, 세 명 중에 누가 제일 관상이 좋나요.
“김정은이 지모가 뛰어나요. 눈과 눈썹에 지모를 타고났는데 김정일만큼 복은 못 타고 태어났어요. 북한의 국운이 쇠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거죠. 이마가 너무 좁아요. 김정일은 이마가 굉장히 넓고 복이 이마 양쪽에 붙어 있었는데, 김정은은 그 복이 부족해요.
김정은이 나라를 맡으려면 아버지가 더 오래 살았어야 해요. 김정일이 10년 정도 더 생존해서 나라를 운영하는 법을 배웠어야죠. 김정일이 너무 일찍 죽었어요. 그러니까 나라를 운영할 만한 복량이 적은 거죠. 눈썹에 지모는 타고났는데 얼굴에 비해 이목구비가 너무 작아요. 복량이 작은 거죠. 심포가 작은 거예요. 그러니까 툭하면 사람을 사형시키고 툭하면 심하게 축출하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김정은의 눈썹에 흠결이 있어요. 이때가 33, 34살쯤인데 이때쯤 북한의 국운이 위태로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때마침 우리나라 국운이 그때쯤 승승장구하는 시기예요. 통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김정은의 나이는 불명확하지만 대략 올해 만 서른 살, 즉 1983년생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김용남씨가 말한 국운의 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는 2016년이나 2017년이다.
관상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은 ‘慈善’
—‘사주가 관상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맞나요.
“원래 있는 말은 ‘관상보다 심상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데 사람들이 그 사이에 명리를 붙인 것 같아요. 관상과 사주, 즉 명리는 각각 형이하학과 형이상학이에요. 어떤 게 더 맞다 이런 것이 아니고, 두 개가 공존하는 거죠. 초보자가 상학만 공부하면 좀 부족해요. 기본적인 음양오행의 기본원리가 명리에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명리의 기초를 공부한 후에 관상 공부를 하면 훨씬 공부가 잘돼요.
관상이라는 게 그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겁니다. 얼굴을 보려고 하면 힘들죠. 이목구비 따져서 눈은 어떻고 코는 어떻고…. 이목구비가 내포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면 수월해요. 그 단계에까지 가는 게 어렵지요.“
—그럼 마음이 바뀌면 관상이 바뀌나요.
“그렇죠. 마음이 바뀌면 관상이 바뀌죠. 그런데 사람들은 마음을 안 바꾸고 성형을 하잖아요.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첫 번째 ‘자선’과 두 번째 ‘명상’이에요. 명상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자기의 기운을 맑게 깨끗하게 정화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대통령급이 아니라고 감평한 대선 후보 C씨가 명상하고 자선을 베풀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건가요.
“그렇죠. 운명이 바뀌어요. 단시간에는 안 돼요. 적어도 10년간 수행해야 해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들어도 실천하는 사람이 있고 안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게 바로 귀상과 천상의 차이에요. 그것도 관상 따라 갑니다.”
—좀 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얼굴에 나타나는 현상은 다 오장육부에 근원을 둔 거예요. 오장육부가 차가우면 얼굴이 차갑게 식어 있고, 오장육부가 따뜻하고 기운이 넘치면 얼굴에도 기운이 넘치는 기세가 나옵니다. 결국 몸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몸이 따뜻할 수 있도록 운동을 한다든가 할 수 있겠지요.”
건강 관리하면 관상도 바뀌어
기자는 인터뷰를 위해 김용남씨와 두 번 만났다. 처음 인터뷰를 하는 날, ‘그래도 관상가를 만나러 가는데…’ 생각하며 잘 안 하던 화장을 했다. 손에 익지 않아서였는지, 그날따라 분장하다 만 피에로 같은 얼굴이 됐다. 이날 김씨가 기자의 관상을 평한 내용은 거의 맞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날 때는 평소 얼굴로 갔다. 이날의 몇 가지 감평은 비교적 잘 맞았다.
기자에게 관상은 흥미롭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분야다.
영화 <관상>의 제작사 사람들은 관상을 믿을까. 주피터필름의 방미정 이사는 “관상을 믿느냐”는 질문에 “관상은 원래 안 본다”고 답했다. 회사의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란다. “왜 많은 관객이 들었을까”라고 묻자,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 때문이라는 얘기다. 기자도 ‘파도를 만드는 바람’이 아닌 ‘파도’만 보고 있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