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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의 제왕’ 에셋플러스자산운용 姜芳千 회장

“위험할 때가 좋을 때다”

글 : 이근미  월간조선 객원기자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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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하는 모든 펀드가 상위 5% 이내 실적을 올린 에셋플러스. 세계 주식전문가 99인 가운데 한 명인 강방천 회장은 약세장에서 관망만 하는 이들에게 지금이 투자할 때라고 말한다. 기업이익을 내는 일등기업을 선택하라고 권하는 강 회장이 말하는 주식과 경제전망.

姜芳千
⊙ 53세. 한국외국어大 경영정보학과 졸업.
⊙ 쌍용투자증권(現 굿모닝증권)·동부증권 펀드매니저, (주)이강파이낸셜서비스 전무이사 역임.
⊙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주) 설립.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주) 설립, 現 회장.
    저서 《강방천과 함께하는 가치투자》.
불황일 때 변별력 발휘
  지루한 약세장 속에서 여유자금을 가진 이들이 대체 언제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고 있다. 대형서점의 눈에 띄는 자리에 있던 주식서적 코너가 사라지고, 증권가에서는 암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상황이다. ‘주식의 달인’으로 불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을 만나 주식투자는 언제쯤 해야 하고, 우리 경제의 돌파구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1987년에 펀드매니저로 출발했다가 1995년 개미투자자로 변신, 주식투자에 성공해 1999년 창업한 강방천 회장은 《THE WORLD'S 99 GREATEST INVESTORS》(세계 99명의 위대한 투자자들)이라는 책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수록된 주식전문가이다. 스웨덴 저널리스트 겸 헤지펀드 운용사 CEO(최고경영자)인 매그너스(Magnus Angenfelt)가 쓴 이 책에는 사망한 사람까지 포함하여 세계적인 주식전문가 99명의 성공 비밀이 담겨 있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조지 소로스 등이 선정되었으며 아시아인으로는 강방천 회장 등 11명이 소개되었다.
 
  강 회장은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때란 따로 없다”며 “바로 지금 투자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장 위험할 때가 오히려 좋은 때입니다. 모든 시장이 이익을 나눠 가질 때는 수익을 올리기 힘듭니다. 불황일 때 기업들이 변별력을 발휘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건강하고 불황을 즐기는 기업, 산업별 일등기업을 주시하십시오.”
 
  지난 7월 16일 코엑스 오디토리엄의 1000석이 꽉 찬 가운데 에셋플러스펀드 출시 5주년 운용성과 보고대회가 열렸다. 질문시간에 보니 언론사 기자, 다른 회사 주식 관계자, 지방에서 온 일반투자자 등 참석자가 다양했다. 행사 전에 홈페이지와 전화로 참가 신청을 미리 받을 만큼 호응이 뜨거웠다.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에셋플러스는 2008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투자자문사일 때는 2억원 이상의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었으나 5년 전부터 공모 펀드를 출시해 소액 투자자들도 에셋플러스와 함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투자자문사는 100여 개, 자산운용사는 8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현재 80여 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오너가 펀드매니저 출신인 곳은 에셋플러스가 유일하다. 80여 개 자산운용사가 운영하는 펀드는 8000여 개에 이른다. 에셋플러스는 출발 당시부터 코리아펀드, 글로벌펀드, 차이나펀드 등 3개의 펀드만 운영하고 있다. 코리아펀드는 5년 누적수익률 78.59%, 글로벌펀드는 60.57%, 차이나펀드는 16.3%를 기록했다. 코리아펀드와 글로벌펀드는 업계 상위 1%, 차이나펀드가 상위 5%의 성적이다.
 
  “한 운용사에서 펀드를 100개, 500개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철학도 기획논리도 없이 눈길을 끄는 펀드를 만드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펀드 숫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운용사는 펀드를 만드는 데 급급하고,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판매사는 팔기만 하고, 투자자는 인기 있는 것만 찾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죠.”
 
  에셋플러스는 적자가 날 때도 펀드 숫자를 늘리지 않았다.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쉽게 팔 수 있는 인기 펀드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냅니다. 금이 오르면 금 관련 펀드, 브릭스가 뜨면 브릭스 관련 펀드를 그때그때 만드는 식이죠. 인기에 영합해 빨리 만들고(운용사) 쉽게 팔고(판매사) 단기수익에 취하는 건(고객) 지양해야 합니다. 좋은 펀드란 10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펀드를 말합니다. 단기펀드는 만들자마자 돈이 됩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50%여도 판매만 하면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꾸 만드는 거죠. 우리가 적자일 때도 펀드 숫자를 늘리지 않은 이유는 오래 가지 못할 펀드는 만들어도 안 되고, 팔아서도 안 되고, 사서도 안 된다는 철학 때문입니다.”
 
 
  직접 판매 고수
 
  에셋플러스는 지난해 말까지 펀드를 판매사에 맡기지 않는 직접판매를 고수했다. 고객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회사로 방문해 펀드에 관한 운용원칙과 콘셉트, 기획의도, 투자전략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펀드를 고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에셋플러스는 올해부터 일부 간접판매도 실시하고 있다.
 
  “여전히 직접판매를 중점적으로 합니다만 10개 증권사를 통해 간접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얘기를 전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와 공간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간접판매도 병행하게 된 거죠. 유튜브, 회사 홈페이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펀드의 존재이유와 에셋플러스의 운용철학을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에셋플러스가 2008년에 ‘직접판매’ 카드를 들고 자산운용을 시작하자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편하게 사면 되는데 누가 귀찮게 운용사를 찾아가 설명을 듣겠냐며. 예상은 빗나가 에셋플러스는 현재 1조1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80여 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에셋플러스의 운용규모는 20~30위 정도에 해당한다.
 
  “우리 회사 전체 직원 60명 가운데 20여 명이 운용직원입니다. 우리 회사의 능력에 비해 운용자금이 적은 편이죠. 직접판매를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자산을 운용할 수 있지만,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에셋플러스가 운영하는 3개의 펀드는 어떻게 높은 실적을 냈을까. 글로벌펀드는 명품과 혁신기업 위주로 펀드를 구성했다고 한다.
 
  “명품이란 새로운 소비자가 등장해야 매출이 생깁니다. 신흥부자가 지갑을 여는 기업, 즉 소비를 이끌어 내면 매출과 이익이 발생합니다. 몇 년 전 중국 소비자가 지갑을 열 때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어디일까 생각하니 럭셔리 기업이었습니다. 유럽 경제가 좋지 않았지만 명품산업은 중국 소비자들로 인해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애플 같은 혁신기업을 주시했습니다.”
 
  차이나펀드는 중국내 식음료, 맥주, 자동차 등 일등 내수기업을 눈여겨봤다. 중국은 내수시장에서 브랜드가 생겨 시장을 장악하면 엄청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왕성한 구매력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코리아펀드 역시 한국 내 각 산업의 일등기업과 불황에 강한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일등기업과 불황에 강한 기업은 거의 일치합니다. 한국의 성장엔진이 될 기업과 저평가된 우량기업도 지켜봤죠. 세 펀드의 공통점은 각 산업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 일등기업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한 자산운용사에서 운영하는 펀드가 모두 상위 5% 안에 드는 수익률을 낸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예라고 한다. 강 회장은 ‘주식을 단순한 유가증권이 아닌 기업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 어떤 기업과 함께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소비자를 만들어 내는 혁신기업, 소비자가 쉽게 떠날 수 없는 즉 전환비용이 많이 드는 기업,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고객이 좋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 불황에 강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이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가치 발견
 
3개 펀드만 운용하는 에셋플러스의 강방천 회장과 3개 펀드 담당 이사들.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강 회장은 생활 속에서, 길거리에서 발견한다고 했다. 최근 한 케이블방송의 ‘천기누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효소’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걸 보고 제약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효소를 먹고 불치병이 나았다는 내용을 방송하더군요. 효소를 약으로 봤을 때 이 약을 먹을 사람이 누군가 생각해 봤어요. 요즘 늘어나는 인구인 노인들이죠. 노인들은 의료비를 많이 쓰기 때문에 제약업체를 주시하게 되었습니다. 효소는 어떤 재료에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첨가하여 만듭니다. 자연히 주요 원자재인 설탕주도 관심있게 보는 중입니다. 그동안 설탕을 고칼로리 제품으로 봤지만 제약의 재료가 되면 좋은 음식으로 인식하게 되겠죠.”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되면 가장 먼저 수요를 살펴봐야 한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니 효소를 먹는 인구도 늘어나겠죠. 효소를 과연 얼마나 오래 먹을지도 따져 봐야 합니다. 막걸리처럼 인기가 금방 사그라들 수도 있기 때문이죠. 수요가 많아야 장기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수요를 따져 본 다음에는 경쟁구도를 봐야 합니다. 세 개 정도에 불과한 설탕업계는 경쟁이 심하지 않을 테니 주주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죠. 하지만 원화 약세가 되면 치명적입니다. 원화가치가 떨어져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이런 다각적인 생각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줄 회사라고 판단되면 주식 매입을 결정합니다. 어떤 회사의 주주가 되려면 삶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계속 해야겠죠.”
 
  강 회장은 수요예측을 할 때 현재 늘어나는 인구인 ‘노인 인구, 모바일 인구, 체류형 인구’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인구가 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데, 앞으로 체류형 인구에 주목해야 합니다. 관광, 쇼핑, 의료, 여행, 회의를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일시 체류하는 사람이 늘면 우리 경제가 활성화됩니다. 4~5년 전부터 체류형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을 비롯해 4시간 거리에 있는 17억명이 더 자주 와서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체류형 인구 500만명을 늘리면 전 인구의 10%가 늘어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제활동인구가 30% 많아집니다. 이런 산업구도로 변환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 주식을 찾는 강 회장은 스티브 잡스에게 관심이 많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는데 그는 ‘끼’를 유통시킨 사람입니다. 끼를 유통시키는 세상, 끼를 발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죠. 싸이도 끼로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한편으로, 스티브 잡스는 눈을 망친 주범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에게 혁신적 제품을 통해 정보와 사실에 대한 무한대 접근을 허용했지만 그 일로 인류는 눈이 나빠졌습니다. 아이패드를 정보 접근성에 대한 기기로만 볼 게 아니라 전 인류가 눈이 상한다는 것도 아울러 생각해야 합니다. 눈이 나빠지면 안과가 잘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학대학원에 진학한 친구 딸에게 안과를 전공하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판교에 계속 들어서는 유리 건물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가장 먼저 유리 제조회사 주식을 떠올릴 텐데, 일단 세 가지 요소를 따져봐야 합니다. 수요의 지속성과 경쟁구도, 원가를 고려해 봐야죠. 수요는 있지만 중국 업체가 등장하여 경쟁이 치열해지고, 원가가 높다면 의미가 없죠. 저는 ‘유리 건물의 청소는 과연 누가 할까, 초고층 건물의 유리를 청소하는 청소용 로봇을 생산하는 회사는 어떨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유리와 로봇산업을 연결해 본 거죠.”
 
  강 회장은, 주식은 기업과 동업하는 일이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면서 이익이 날 것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고 권했다.
 
 
  한국은 이병철·정주영으로 지금까지 버텨
 
  하지만 계속 약세장이 이어지는 상황이니 주식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경기가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주가지수를 결정하는 것은 경기보다 상장기업의 이익입니다. 경기가 나빠도 주주의 몫이 오르면 됩니다. 경기가 좋아도 주주의 몫이 감소하면 주가지수는 떨어지겠죠.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이전에 한국 경제성장률이 10%를 넘나들어도 주가지수가 1000을 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IMF 이후 경제성장률이 4~5%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주가가 2000으로 본격 상승했습니다.”
 
  강 회장은 주가의 본질적인 힘은 가치에서 나오고 가치는 이익에서 나오는데, 한국시장은 1~3년 전부터 상승여력을 잃어 앞으로 2~3년간 기대수익을 높게 잡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걱정했다. 모든 업종에서 상장기업 이익이 커질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나라 경제성장의 네 부분은 ‘민간소비, 기업투자, 정부재정, 해외수요’인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수출지향적인 나라입니다. 그간 중국 기업의 투자가 늘면 우리 기업의 수출도 늘었어요. 중국의 소비자가 아닌 기업들과 거래해 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2008년부터 투자가 이끄는 성장에서 소비가 이끄는 성장으로, 수출이 이끄는 성장에서 내수가 이끄는 성장으로, 인풋(in-put)에서 아웃풋(out-put)으로 구조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이 덕 볼 게 거의 없어졌습니다. 2008년까지 한국은 조선, 철강, 해운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과 반도체로 먹고살았는데 이 산업들이 중국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부딪치는 산업들은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겁니다. 주가지수를 결정하는 것은 상장기업의 이익인데, 이익 관점에서 한국의 산업구조는 중국의 소비경제에 크게 덕 볼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강 회장은 요즘 우리나라는 ‘카지노, 호텔, 화장품’ 외에는 별다른 성장동력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삼성 이병철 회장과 현대 정주영 회장이 이룬 산업으로 지금까지 지탱해왔습니다. 판도를 바꿀 혁신가가 수십 명 필요한데 아직 안 보여요. 옛날에는 정부가 밀어 줬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정반합이 이뤄져야 합니다. 앞으로 2~3년 사이에 산업구조를 서비스와 문화 쪽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합니다. 중국 소비자가 한국에 와서 역동적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로 바뀌어야죠. 모바일 생태계를 잘 활용하는 콘텐츠, 문화에 대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생산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이 필요한데 게임과 영화, 드라마 등 한류가 그나마 선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분야가 가장 유망
 
“지금이 주식에 투자할 때, 불황을 즐기는 기업을 찾으라”고 강의하는 강 회장.
  강방천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전기차 분야라고 했다.
 
  “세상의 축이 ‘중국 소비, 모바일·디지털·네트워크 산업, 셰일가스와 전기차 같은 그린에너지’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어요. 기계공학은 독일이 강하지만 전자공학은 한국이 강합니다. 자동차가 전자공학적으로 바뀌면 배터리와 반도체, 충전소가 필요해요.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는 우리가 세계 1, 2위 기업을 확보하고 있지만 충전소가 약해요. 충전소라는 인프라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신경도 안 쓰고 있어요. 다른 나라는 열심히 충전소를 만들고 있어요. 배터리 충전소를 만들면 보조금을 준다든지, 국가적인 장려를 해야 합니다. 그린 에너지 분야에서 훌륭한 수단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기회를 놓치고 있으니 애석하죠.”
 
  강 회장은 한국 기업은 기업이익이 쉽게 늘지 않아 주가가 오를 여지가 적고 위로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시장이 나쁘다고 주가가 떨어지고, 한국시장이 좋다고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경제로 주가지수를 논하지 말고, 주가지수로 개별기업의 투자를 논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가지수를 볼 게 아니라 어떤 기업과 함께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업을 선택할 능력이 있으면 직접 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좋은 펀드를 찾으면 됩니다. 좋은 철학이 있는지, 철학을 만든 사람이 그 회사에 그대로 있는지, 좋은 운용성과를 낸 사람이 근무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펀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에셋플러스는 앞으로도 펀드 숫자를 늘리지 않고 현재의 3개 펀드를 고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세계 600~700개 기업 내에서 선별한 200개 기업의 주주가 되면 계속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0개 기업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첫 번째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로 ‘누적적 수요가 일어나는 기업’을 꼽았다.
 
  “누적적 수요 제품인 타이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자동차가 작년 500만대, 올해 400만대, 내년 300만대로 매출이 떨어진다면 주가도 떨어지겠죠. 자동차 매출이 줄어들 때 타이어 회사는 어떨까요. 자동차 매출이 감소해도 3년간 판매한 1200만대를 상대로 사업을 하니 비즈니스 모델은 굉장히 건강합니다. 누적적 수요를 상대로 사업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반대로 그림은 어떨까요. 그림은 계속 구매해도 버리지 않아요. 3000년, 2000년, 1000년 전부터 계속 그림이 쌓이고 있으니 보관 장소가 부족합니다. 누적적 공급은 문제가 있어요. 그림의 투자가치는 재고해 봐야 합니다.”
 
  강방천 회장이 눈여겨보는 두 번째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은 ‘네트워크 산업’이다.
 
  “새로운 소비자를 만들고, 소비자가 쉽게 못 떠나고, 고객이 늘면 늘수록 좋아지는 회사가 좋은 기업입니다. 네이버나 구글이 그런 회사입니다. 고객이 늘면 늘수록 고객이 더 좋아하면서 더 몰립니다. 새로운 고객을 계속 창출하죠. 반대로 헬스클럽과 골프장은 어떻습니까? 고객이 늘어날수록 고객의 불만이 커집니다. 네트워크와 안티 네트워크를 곰곰이 따져 보십시오. 고객이 늘어날수록 좋아지는 네트워크 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은 ‘시간이 진입장벽을 만드는 산업’이다.
 
  “시간이 갈수록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펀드평가사, 신용평가사는 수년간의 자료가 쌓여 새로 시작하는 회사가 따라가기 힘듭니다. 블룸버그가 그런 회사죠. 나무농장은 금방 따라할 수 없습니다. 10년, 20년 나무를 길러야 가능합니다. 종자회사도 시간이 주는 진입장벽이 높아요. 임플란트 제조사와 햇반 제조사 가운데 어디가 더 매력적일까요. 임플란트는 한 번 수술하면 30년을 씁니다. 1000원 안팎의 햇반을 자주 사 먹으니 햇반이 더 매력적이죠. 기업의 관점에서 끊임없이 가치를 따져 주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100년 가는 펀드가 소망
 
  창조경제를 주창하는 현 정권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을 묻자 강 회장은 “깨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지노 하나, 병원 하나, 외국인 학교 하나 갖고 싸우니 한심하죠. 전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싱가포르도 카지노를 허용했어요. 대만도 허용했습니다. 태국은 의료법인 상장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영리법인 허용 하나를 갖고 몇 년간 싸우고만 있으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전기차 시장은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데 관심이 없으니 걱정이죠. 이민도 빨리 자율화해야 합니다. 투자이민이든 뭐든 빨리 들어오게 하고 각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인구 5000만명 이상 되는 국가 중에서 생산인구가 늘어나는 유일한 나라는 미국이라고 한다.
 
  “미국이 이민정책을 개방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미국 주가가 오르면 한국 주가도 따라서 오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 미국 주가가 올라도 한국 주가는 움직이지 않아요.
 
  세계가 경제불황이라며 끙끙 앓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세계의 소비시장을 뒤흔드는 중국 소비자와 함께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존슨앤존슨, 디즈니랜드, 첼시, 애플, KFC, 맥도날드 등등 미국은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우리 기업은 눈만 뜨면 중국과 부딪치고, 중국 소비자와 함께하는 기업이 없으니 답답하죠.”
 
  강 회장은 중국 기업과 싸우는 기업은 피하고 중국 소비자와 함께하는 기업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밴쿠버, 하와이 등 중국 소비자가 만들어 놓은 질서 속에서 움직이는 도시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몰려다니면서 음지를 양지로, 양지를 음지로 만들 만큼 힘이 있다고 했다.
 
  김정은이 핵 위협을 할 때 주식시장이 동요하지 않자 우리 국민이 안보에 둔감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북핵 위협이 기업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핵이 기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인지 아닌지 따져 봤을 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거죠. 핵 위협이 계속되면서 주가가 조금 낮아진 것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주가는 기업 이익과 PER에 영향을 받는데 불확실성이 커지면 PER이 떨어집니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업 이익입니다.”
 
  스스로를 ‘고집스런 CEO’라고 평가하는 강 회장은 앞으로도 3개 펀드만 운용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할아버지가 손자한테 물려주는, 100년 가는 펀드를 만드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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